판례
거액의 손해를 발생시키는 직무상 잘못을 한 근로자에 대해 ...
- 번호
- 2002누3340
- 일자
- 2003-08-25
원고가 거액의 손해를 발생시켰음을 자인하고서도 변상을 회피하고 그 환수책임을 피해자에게 전가하는 것이라 할 것이니, 원고 주장의 사유만으로 원고의 직무수행능력 회복이나 근무태도 개선 등 직위해제사유가 소멸되어 마땅히 직위를 부여하여야 할 사정이 있음에도 합리적 이유 없이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하는 등의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대기 발령 기간 3개월 동안 직위 부여 없이 위 기간이 만료하자 행하여진 이 사건 당연면직처분이 위법하다고는 할 수 없다.
[원고, 항소인 겸 피항소인] 김○호
[피고, 피항소인 겸 항소인]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임종률
[피고보조참가인] 재단법인 한국발명진흥회 대표이사 이○희
[제1심판결] 서울행법 2002.2.1 선고, 2001구2828 판결
[변론종결] 2003.4.11
1. 제1심 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한다.
2. 위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3.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4. 소송 총비용은 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중앙노동위원회가 2000.12.11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 한다) 사이의 2000부해482호 부당대기발령및부당해고구제재심신청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항소취지
가. 원고 : 제1심 판결 중 원고패소부분을 취소하고, 중앙노동위원회가 2000.12.11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2000부해482호 부당대기발령 및 부당해고구제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 중 부당대기발령에 관한 부분을 취소한다.
나. 피고 : 주문과 같다.
1. 재심판정의 경위
갑 제1 내지 7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와 제1심 법원의 특허청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1985.8.31 특허청 산하단체인 참가인법인에 입사한 뒤 1995년경 그 부설기관인 특허기술정보센터(원래는 독립된 법인격이 없었으나, 2002.1.2 ‘재단법인 H정보원’이라는 명칭의 법인체로 독립하였다)의 설립팀에 참여하였고, 1995.8.1부터 정식으로 T정보센터의 기획관리팀장(2001.2.16 조직개편이 되면서 ‘기획팀장’으로 명칭이 변경되었다)으로 근무하면서 기획, 홍보, 인사, 총무(비서ㆍ계약 관련 업무 포함) 등의 직무를 맡아보았다.
나. 원고는 T정보센터의 ‘1996년 전산장비 도입ㆍ설치계약’의 체결과 관련한 실무를 맡게 되었는데, 도입대상인 전산장비의 품목별 예정가격기초금액을 산정함에 있어 원래 34,333,000으로 기재하여야 할 Intersys Communication Services Lic. 제품(1식은 구체적으로 ① Intersys Communication Services Lic., ② WAL/HP-UX 3.x SDK, P/S, ③ WAL/Win 4.x Runtime Lic, P/S, ④ WAL/HP-UX 3.2 Inst Guide, ⑤ WAL/Win 3.x Prog Ref 등 5개의 제품으로 구성되는 바, 이하 ‘이 사건 제품’이라고 한다) 2식의 예정단가를 68,666,000원으로 잘못 기재하였고, 그로 인하여 참가인법인이 1996.12.3 P주식회사(이하 ‘HP’라고 한다)와 위 전산장비 도입ㆍ설치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도 이 사건 제품의 단가가 68,700,000원으로 산정되게 되었다.
다. 1998.8.23부터 1999.9.4까지 실시된 특허청 감사결과 원고의 위와 같은 잘못이 드러나게 되자, T정보센터소장은 2000.2.24 ‘직무수행능력이 현저히 부족하거나 근무성적이 극히 불량한 자(인사규정 제25조 제1항 제1호)’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원고의 직위를 해제하여 대기발령을 명(이하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이라고 한다)하고, 5000.5.24 ‘3개월의 기간 동안 대기발령사유가 소멸되거나 해소되지 아니하였다(인사규정 제17조 제4호, 제25조 제3항)’는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당연면직처분(이하 ‘이 사건 당연면직처분’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라. 원고는 2000.5.22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에 대한 구제신청을 2000.6.14 이 사건 당연면직처분에 대한 구제신청을 각 제기하였으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00.9.14 2000부해352, 432호 사건에서 원고의 위 구제신청을 모두 기각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도 2000.12.11 2000부해482호 사건에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의 주장
원고는 단순한 사무착오에 의하여 이 사건 제품의 예정단가를 잘못 산정한 것이고 대기발령 기간 중에도 근무태도 개선 등의 사유가 있었으므로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 및 당연면직처분은 위법하고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참가인은 원고가 고의로 이 사건 제품의 예정단가를 과다계상하였고 대기발령 기간 중에도 근무태도 개선 등의 의지를 보이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 및 당연면직처분은 적법하고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고 주장한다.
나.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의 적법여부
(1) 먼저 원고는 참가인이 원고를 징계하기 위하여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였다가 징계시효로 징계가 불가능하게 되자 이를 회피하기 위하여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을 하였으므로 이는 인사권의 남용에 해당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다.
살피건대, 직위해제는 일반적으로 근로자가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하거나 근무성적 또는 근무태도 등이 불량한 경우 등에 있어서 당해 근로자가 장래에 있어서 계속 직무를 담당하게 될 경우 예상되는 업무상의 장애 등을 예방하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당해 근로자에게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함으로써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잠정적인 조치로서의 보직의 해제를 의미하므로, 과거 근로자의 비위행위에 대하여 기업질서 유지를 목적으로 행하여지는 징벌적 제재로서의 징계와는 그 성질이 다른 것이고, 직위해제 처분의 정당성은 근로자에게 당해 직위해제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나 직위해제에 관한 절차규정을 위반한 것이 당해 직위해제처분을 무효로 할 만한 것이냐에 의하여 판단할 것인바(대법원 1996.10.29 선고, 95누15926 판결) 어떠한 비위사실에 대하여 징계시효가 지났다 하더라도 직위해제 처분은 여전히 가능한 것이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나아가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이 절차규정을 위반하여 위법하다고 볼 만한 아무런 자료도 없으므로 이 사건 직위해제사유가 존재하는가 여부에 관해서만 살핀다.
우선, 원고가 산정한 이 사건 제품의 예정단가가 과다계상된 것임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런데 그 원인이 원고의 고의인지의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위에 든 증거와 을 제8호증의 1내지 3, 을 제9, 16호증의 각 기재, 당심 증인 강○수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원고는 1995년에도 전산시스템 도입설치계약의 실무를 맡아 보는 등 이미 전산시스템 도입계약을 체결한 경험이 있었던 점, 1996년의 전산장비 도입설치계약은 그 계약금액이 1,945,266,000원에 이르는 거액이므로 개별 제품의 단가 등에 관하여도 충분히 주의를 기울였을 것으로 보이는데 단가 34,333,000원인 이 사건 제품의 가격을 그 두배인 68,666,000원으로 착각하였다는 것은 쉽사리 납득이 가지 아니하는 점, 1996년의 전산장비 도입설치계약의 체결과정에서 이 사건 장비를 생산한 한국전자계산 주식회사(이하 ‘KCC’라고 한다) 및 그 공급대행을 한 HP가 T정보센터로 수차 발송한 견적서의 기재로 보아 원고가 HP 및 KCC의 계약담당자들과 미리 담합을 하였던 것으로 의심할만한 정황이 있는 점 등을 종합할 때 원고가 고의로 이 사건 제품의 예정단가를 과잉계상하였다는 의혹이 크다.
그러나 가사 이 사건 제품의 예정단가가 과잉계상된 것이 원고의 사무착오에 기인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업무처리에 조금만 더 신중을 기울였다면 위와 같은 착오를 일으키지 아니하였을 것이고 또한 그로 인하여 참가인 내지 재단법인 한국특허정보원(이하 ‘참가인 등’이라고 한다)이 입게 된 손해가 적지 아니한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위와 같은 업무처리는 중대한 과실에 기인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는 직무수행능력이 현저히 부족하거나 근무성적이 극히 불량한 경우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대법원 1996.10.29 선고, 95누15926 판결 참조),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은 적법하다.
다. 이 사건 당연면직처분의 적법여부
(1) 직위해제처분에 이은 당연면직처분은 이를 일체로서 관찰할 때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따라 근로계약 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으로서 실질상 해고에 해당하고, 따라서 그 처분에 있어서는 근로기준법에 의한 제한을 받는다 할 것이나, 인사규정상 직위해제 처분을 받은 자는 그 자체의 효력에 의하여 일정하 조건하에 당연면직처분을 당할 수 있는 상당한 개연성을 가지게 되고, 반면 당연면직처분은 직위해제 후 3개월 동안 직위를 부여받음이 없이 직위해제 상태가 계속됨으로 인하여 이루어지는 처분이므로, 일단 직위해제처분이 정당하게 내려진 경우라면 그 후 3개월의 기간 동안 직무수행 능력의 회복이나 근무태도 개선 등 직위해제사유가 소멸되어 마땅히 직위를 부여하여야 할 사정이 있음에도 합리적인 이유 없이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하는 등의 경우가 아닌 한, 당연면직처분 그 자체가 인사권 내지 징계권의 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1995.12.5 선고, 94다43351 판결).
(2) 위에 든 증거에 의하면 앞서 본 바와 같은 원고의 잘못으로 7,000만원 정도의 대금을 더 지급하는 손해가 참가인 등에게 발생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바, 원고는 피해액을 환수하기 위하여 변호사의 자문을 거쳐 HP의 담당자들과 수차례 접촉을 하고 HP측에 대한 환수조치를 추진하는 문건을 기안하는 등 나름대로 노력을 기울였으므로 원고의 직무수행능력의 회복이나 근무태도의 개선이 이루어진 것이라 할 것인데도 참가인이 원고에게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하다가 3개월의 기간이 만료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 당연면직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HP측이 부당이득을 부인하고 환수를 거부하고 있는 사실, 원고가 참가인 등의 손해를 현재까지 변상하지 아니하였고 구체적인 변상계획을 밝히지도 않고 있는 사실, 원고는 위 재단법인 H특허정보원으로부터 서울지방법원 2000가합71543호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당하여 위 소송이 현재까지도 계속되어 있는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이 법원에 현저한 바, 사정이 이러하다면 원고가 거액의 손해를 발생시켰음을 자인하고서도 변상을 회피하고 그 환수책임을 피해자에게 전가하고 있는 것이라 할 것이니, 원고 주장의 사유만으로 원고의 직무수행능력 회복이나 근무태도 개선 등 직위해제사유가 소멸되어 마땅히 직위를 부여하여야 할 사정이 있음에도 합리적인 이유 없이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하는 등의 경우에 해당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할 것이고, 따라서 대기발령기간 3개월 동안 직위 부여 없이 위 기간이 만료하자 행하여진 이 사건 당연면직처분이 위법하다고는 할 수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직위해제 및 당연면직처분이 적법하다고 본 이 사건재심판정은 적법하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 바, 제1심 판결 중 이와 결론을 달리한 피고패소부분은 부당하고 이와 결론을 같이한 원고패소부분은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피고패소부분을 취소하고 원고의 항소는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광렬(재판장), 국상종, 한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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