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회사의 법률고문으로 위임돼 업무를 수행했다 하더라도 경업금...
- 번호
- 2002다40487
- 일자
- 2002-12-09
원고가 피고회사측이 정하는 일정한 근무장소 및 근무시간 내에서 근로를 제공한 점, 원고의 소속 회사나 근무부서가 피고회사측에 의해 일방적으로 정하여지는 점, 업무와 관련하거나 그 밖의 피고회사에 대한 원고의 의무와 책임, 원고의 업무처리 과정과 방식, 원고의 보수가 피고회사에 의해 일방적으로 정하여지고 원고가 정기적ㆍ계속적으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았으며 근로소득세 등이 원천징수된 점을 비롯한 원고와 피고회사 사이의 근로관계의 실질내용 등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인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는 근로기준법 제14조 소정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원고, 상고인] 송○섭
[피고, 피상고인] 일진다이아몬드 주식회사 일진다이아몬드 서울지점 대표이사 김○섭, 최○
소송대리인 변호사 황규범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통상적으로 회사의 임원이 실질적으로는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가 아니더라도 회계의 편의나 후생적 차원에서 각종 세금 및 보험료, 연금 등이 원천징수되고 있고, 동종 업종 사이에 있어 회사의 비밀보호 차원에서 회사의 전 임직원에게 영업비밀의 보호 및 경업금지의 약정을 강제화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점을 아울러 고려하여 볼 때, 원고에게 세금, 보험료, 연금 등을 원천징수하였다든가 원ㆍ피고가 경업금지 약정을 맺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원고를 근로기준법 소정의 근로자라고 볼 수는 없고, 오히려 업무의 독자성, 급여체계, 근무관계,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 및 사용자에의 전속성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는 피고회사의 법률고문으로서 피고회사의 법률문제와 관련된 소송업무 및 법률자문업무에 한하여 피고회사로부터 위임받은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고, 원고는 그 위임사무를 처리해 온 것으로 봄이 상당한 바, 그렇다면 원고와 피고회사 사이의 계약의 성질은 민법상의 위임계약에 해당하여 근로기준법 소정의 근로계약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원고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계약의 형식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인지 또는 도급계약인지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 개별적인 지휘ㆍ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이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ㆍ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4.12.9 선고 94다22859 판결, 1997.12.26 선고 97다17575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1994.1.8 주식회사 일진을 비롯한 계열사들로 이루어진 일진그룹에 의해 채용되어 일진그룹 기획조정실장의 인사명령에 따라 주식회사 일진에 소속되어 파견 형식으로 일진그룹 기획조정실에서 법률고문이라는 직함을 가지고 근무하기 시작하였다가, 그 후 인사명령에 따라 1996.10.1부터는 소속회사가 일진그룹 계열사인 피고회사로 변경되었고, 1997.11.1부터는 근무부서가 관리지원실로 변경된 사실, 피고는 다른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매일 정시에 피고회사측이 원고의 근무장소로 정한 사무실에 출근하여 근무하다가 정시에 퇴근하였고, 근무 도중 외출할 경우에는 다른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외출현황표에 외출목적, 행선지, 귀가시각 등을 기재한 사실, 원고의 보수는 입사 당시인 1994년도에 연봉 금 3,000만원으로 정하여져 다음 해에도 그대로 금 3,000만원이다가 1996년도부터 피고회사측에 의해 일방적으로 인상되거나 삭감되는 등 임금조정시기에 원고의 의사와 무관하게 조정되어 원고에게 통고된 사실, 원고가 피고회사로부터 급여를 지급받을 때 각종 근로소득세, 주민세, 의료보험료, 국민연금, 고용보험료가 원천징수된 사실, 원고는 매주 토요일에 주간 업무처리 및 예정보고서를 회사에 제출하고 월요일마다 팀장회의에서 발표하였으며 분기별, 반기별 및 연도별 업무실적서를 회사에 제출하였는데 이러한 일은 회사의 요구에 의해 의무적으로 이루어진 사실, 원고는 일진그룹 계열회사들의 요청에 따라 소송에 관한 서류를 작성할 경우 당해 회사의 의견을 물어 작성하고 작성된 서류는 반드시 회사에 보내 결재를 받았으며, 소송의 진행상황을 회사에 보고하고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는 그 지시에 따라 업무를 처리한 사실, 원고는 다른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신년시무식, 망년회, 회사창립기념일, 심사분석회의, 세미나 등에 의무적으로 참여한 사실, 원고는 피고회사측과 1994.7.1 및 1999.6.5 영업비밀보호 및 경업금지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계약서에서 ‘고용인으로서 고용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조건으로 약정한다’고 하면서 ‘고용기간, 고용관계 ’등의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 사실, 원고는 다른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매월 급여에서 사우회비를 원천징수 당하였고, 피고회사측에 의해 소속 회사가 일방적으로 변경될 때마다 사우회전별금을 수령하였으며, 피고회사의 법인등기부에 이사 등 임원으로 등재된 바가 없었던 사실 및 원고는 피고회사에 입사하기 전에 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약 9년간 주식회사 현대건설 등의 기획 및 해외업무 부서에서 근무하였고, 그 후 약 5년간 주식회사 한샘 등의 법제팀에서 근무하였을 뿐 변호사 등의 소송이나 법률에 관련된 어떠한 자격도 갖추지 아니한 사실을 알 수 있는 바, 그렇다면 원고가 피고회사측이 정하는 일정한 근무장소 및 근무시간 내에서 근로를 제공한 점, 원고의 소속 회사나 근무부서가 피고회사측에 의해 일방적으로 정하여지는 점, 업무와 관련하거나 그 밖의 피고회사에 대한 원고의 의무와 책임, 원고의 업무처리 과정과 방식, 원고의 보수가 피고회사에 의해 일방적으로 정하여지고 원고가 정기적ㆍ계속적으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았으며 근로소득세 등이 원천징수된 점을 비롯한 원고와 피고회사 사이의 근로관계의 실질내용 등 위에서 본 제반 사정을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인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는 근로기준법 제14조 소정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원고를 근로기준법 소정의 근로자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고 만 것은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근로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지른 경우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송진훈(대법관), 변재승, 윤재식, 이규홍
출처: 원본 자료실에서 보기 ↗
본 자료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구체적 사안은 전문가 상담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