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심사청구만을 거친 채 취소소송을 제기할 경우 제소기간은 심...
- 번호
- 2002두12670
- 일자
- 2003-05-13
보험급여에 관한 결정에 대하여 불복이 있는 사람으로서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심사청구 및 재심사청구를 거치지 아니하고 바로 취소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임의적으로 심사청구 및 재심사청구를 모두 거친 후에 비로소 취소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을 뿐만 아니라, 임의적으로 심사청구만을 하여 그 결정을 받은 후 바로 취소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할 것인 바, 이와 같이 임의적으로 심사청구만을 거친 채 취소소송을 제기할 경우에는 행정소송법 제20조 제1항의 규정에 따라 그 제소기간은 심사청구에 대한 결정의 정본을 송달받은 날로부터 기산하여야 한다
[원고, 상고인] 이○재
[피고, 피상고인] 근로복지공단 대표자 이사장 방○윤
소송수행자 임동민 외 9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의 판단
원심이 인용한 제1심 판결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가 2000.11.17 피고에게 자신의 평균임금이 80,000원이 아니고 130,000원이라고 주장하면서 평균임금을 정정하여 달라고 신청하였고, 이에 대하여 피고는 2001.3.21 원고의 신청을 거부하는 평균임금정정불승인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한 사실, 피고가 2001.3.21 이 사건 처분서를 원고의 주소지로 발송하여 같은 달 26일 원고가 이를 수령한 사실, 원고는 2001.5.18 받는 사람을 ‘근로복지공단북부지사장’으로 하여 ‘진정서’라는 제목으로 ‘실제 1일 평균임금이 130,000원이므로, 재심사를 하여 평균임금을 80,000원에서 130,000원으로 정정하여 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하였고, 이에 피고의 부산북부지사장은 ‘진정서 처리결과 알림’이라는 제목의 2001.6.4자 문서를 통하여 이미 2001.3.21자 불승인처분을 한 바 있고, 원고의 진정 내용은 2001.3.21자 불승인처분 당시 원고의 신청내용과 동일한 내용이므로 평균임금정정은 불가하다는 내용의 회신을 한 사실, 원고는 2001.8.1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의 진정은 상대방, 형식, 방법 및 절차 등에 비추어 관계 법령에 정한 심사청구로 볼 수 없고, 이 사건 소는 원고가 이 사건 처분서를 수령한 날로부터 90일이 경과한 후 제기된 것으로 부적법하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2. 이 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이를 수긍할 수 없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법’이라 한다) 제88조, 제94조 제3항, 동법 시행령(이하 ‘법시행령’이라 한다) 제93조, 제94조의 규정 취지와 심사청구제도의 목적에 비추어 보면 행정소송의 전치요건인 심사청구 및 재심사청구는 엄격한 형식을 요하지 아니하는 서면행위로 해석되므로, 위법 부당한 행정처분으로 인하여 권리나 이익을 침해당한 자로부터 그 처분의 취소나 변경을 구하는 서면이 제출되었을 때에는 그 표제와 제출기관의 여하를 불문하고 이를 법 제88조의 심사청구로 보고, 불비된 사항이 보정가능한 때에는 보정을 명하고 보정이 불가능하거나 보정명령에 따르지 아니한 때에 비로소 부적법 각하를 하여야 할 것이며, 더욱이 심사청구인은 일반적으로 전문적 법률지식을 갖고 있지 못하여 제출된 서면의 취지가 불명확한 경우도 적지 않으나, 이러한 경우에도 행정청으로서는 그 서면을 가능한 한 제출자의 이익이 되도록 해석하고 처리하여야 하는 것이다(대법원 1995.9.5 선고, 94누16250 판결;1995.11.10 선고, 94누12852 판결;1997.2.11 선고, 96누14067 판결;2000.6.9 선고, 98두2621 판결 등 참조).
한편, 법 제88조 제1항, 제90조 제1항, 제3항, 제94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하면, 보험급여에 관한 결정에 대하여는 심사청구 및 재심사청구를 할 수 있고 다만, 재심사청구를 하고자 할 때에는 심사청구를 거쳐 그에 대한 결정의 통지를 받은 날부터 소정의 기간 내에 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을 뿐이며 보험급여에 관한 결정에 대하여 불복이 있는 사람이 임의적으로 심사청구를 하여 결정을 받은 경우에 반드시 더 나아가 재심사청구까지 거쳐야 한다고 해석할 법률상의 근거규정이 없으므로, 보험급여에 관한 결정에 대하여 불복이 있는 사람으로서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심사청구 및 재심사청구를 거치지 아니하고 바로 취소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임의적으로 심사청구 및 재심사청구를 모두 거친 후에 비로소 취소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을 뿐만 아니라, 임의적으로 심사청구만을 하여 그 결정을 받은 후 바로 취소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할 것인 바, 이와 같이 임의적으로 심사청구만을 거친 채 취소소송을 제기할 경우에는 행정소송법 제20조 제1항의 규정에 따라 그 제소기간은 심사청구에 대한 결정의 정본을 송달받은 날로부터 기산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2.11.26 선고, 2002두6811 판결 참조).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처분을 송달받은 후 2001.5.18 근로복지공단 북부지사장을 상대로 ‘진정서’라는 제목의 문서를 제출하고 있는데, 그 형식이 심사청구서로서의 형식을 다 갖추지 못한 것은 사실이나 원고의 주소와 성명, 처분청, 이 사건 처분이 있었던 사실, 이 사건 처분이 있음을 안 날, 재심사를 바라는 이유와 취지 등이 명시되어 있는 사실을 알 수 있는 바, 위 문서는 비록 제목이 ‘진정서’로 되어 있고, 법시행령 제93조 소정의 사항들을 구분하여 기재하고 있지 아니하여 심사청구서로서의 형식을 다 갖추고 있다고 볼 수는 없으나 피청구인인 처분청과 청구인의 이름과 주소가 기재되어 있고, 청구인의 기명이 되어 있으며, 위 문서의 내용에 의하여 심사청구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의 내용과 심사청구의 취지 및 이유, 처분이 있은 것을 안 날을 알 수 있고, 거기에 기재되지 않은 사항 등 불비한 점은 보정이 가능하므로 이를 이 사건 처분에 대한 심사청구로 볼 수 있다고 할 것이고, 더 나아가 위 진정서에 대한 피고의 회신은 이를 심사청구에 대한 거부결정으로 볼 수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들에 의하면 원고가 이 사건 처분서를 2001.3.26 수령하였고, 위 진정서를 같은 해 5.18 피고에게 제출하였다가 같은 해 6.4 피고로부터 진정서에 대한 회신을 받았고, 그 후 같은 해 8.1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는 것이므로 이 사건 처분이 원고에게 고지되어 처분이 있음을 안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원고가 위 진정서를 제출하였고, 위 진정서에 대한 회신을 받은 후 90일 이내에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음은 역수상 명백하다.
따라서 원고는 이 사건 처분이 있음을 안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심사청구서로 볼 수 있는 위 진정서를 피고에게 제출하였고, 위 심사청구에 대한 거부결정으로 볼 수 있는 위 진정서에 대한 회신을 받은 후 90일 이내에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이 사건 소는 제소기간을 준수한 적법한 소라고 할 것임에도, 원심이 이 사건 소가 제소기간을 준수하지 아니하여 부적법하다고 판단한 것은 행정소송의 제소기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을 범하였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H주식회사가 부산광역시로부터 하도급받아 시행하는 도로표지판 정비공사의 현장책임자로 근무하던 중, 1999.11.3 부산 남구 문현교차로 소재 주택은행 앞 노상에서 이정표를 세우는 작업을 하던 중 넘어지는 이정표에 오른쪽 무릎을 충격당하여 우측슬관절 내측부인대 관절낭 및 내측반월상 연골파열 등의 상해를 입고, 피고로부터 요양승인을 얻어 요양급여 및 휴업급여를 지급받아온 사실, 원고는 최초 요양신청시 평균임금을 80,000원으로 신고하였고, 1999.12.27 문답조서 작성시 일용노임이 80,000원이라고 진술한 후 본인이 위 문답조서에 서명날인한 사실, 원고는 그로부터 1년여가 경과한 후 일용노임으로 130,000원씩을 받았었다고 주장하면서 그 증거로 노무비지급명세서(기록 35면)를 제출하고 있으나, 이는 원고가 그 전에 제출하였던 노무비지급명세서(기록 82면)와 그 내용이 달라, 두 노무비지급명세서가 모두 사후에 일괄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사실, H주식회사에서는 원고의 일용노임과 관련하여 갑근세를 납부한 적이 없고, 사후에 갑근세납부실적이 문제로 되자 원고가 2001.5.31 스스로 갑근세를 납부한 후 그 영수증을 뒤늦게 제출하고 있는 사실을 알 수 있고,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가 위 사고 당시 일용노임으로 130,000원씩을 받고 있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소가 부적법하다고 하여 이를 각하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원심판결은 파기되어야 마땅하나,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청구는 기각될 것임이 분명한 데 원고만이 상고한 이 사건에서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상 상고인인 원고에게 불이익하게 판결을 할 수는 없는 것이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는 대신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한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서성(재판장), 이용우, 배기원(주심), 박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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