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수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인정되는다른 ...
- 번호
- 2002두6620
- 일자
- 2002-12-03
원심이 확정한 사실관계와 같이 원고가 경찰공무원으로서 자신이 담당하는 사건의 고소인으로부터 그 사건 처리와 관련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향응을 제공받거나 양주를 선물받는 등 뇌물을 수수하였을 뿐만 아니라, 거기서 더 나아가 자신의 위 뇌물수수 범행을 은폐하기 위하여 위 뇌물수수 사실을 진정한 위 고소인을 무고하는 범죄행위까지 하였다면, 이는 원심이 인정하지 않은 징계사유를 제외하더라도 경찰공무원으로서 성실의무 및 청렴의무에 크게 위배되는 행위로서, 경찰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야기시키고, 경찰 전체의 품위를 손상시키는 행위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원고, 피상고인] 김○철
[피고, 상고인] 서울특별시 지방경찰청장
소송수행자 신우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1.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제1심은, 원고는 1982.3.6 순경으로 임명되어 2000.2.17부터 강남경찰서 수사과 조사계에서 근무하던 중, 2000.11.8 피고로부터 ① 2000.3.15 20:00경 원고가 맡고 있는 사건의 고소인인 황○주로부터 사건을 잘 처리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395,000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받은 점, ② 같은 날 21:30경 황○주로부터 100만원을 지급받은 점, ③ 같은 해 4월 1일 20:00경 황○주로부터 양주 1병을 교부받은 점, ④ 위와 같이 뇌물을 수수한 것이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2000.6.7 뇌물을 공여하였다고 진정한 황○주에 대하여 동인이 허위 사실로 원고를 무고하였으니 처벌하여 달라는 고소장을 제출하여 동인을 무고한 점을 징계사유로 하여 원고를 해임한다는 이 사건 징계처분을 받은 사실, 그런데 위 징계사유 중 자신이 맡고 있는 사건의 고소인인 황○주로부터 사건을 잘 처리해 달라는 취지의 청탁을 받고 ①, ③ 사실과 같이 뇌물을 수수한 사실 및 그 후 원고가 위 고소사건의 피고소인에 대하여 혐의 없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자 이에 불만을 품은 황○주가 강남경찰서에 사건처리에 대한 불만과 피고인의 뇌물 수수사실 등을 진정하자, 원고는 사실은 위 황○주로부터 위와 같이 2회에 걸쳐 뇌물을 수수하였으면서도 ‘황○주가 2000.3.15 분당에 좋은 술집이 있으니 같이 가자고 제안을 하였으나 이를 거절하고 집으로 귀가하였고, 같은 해 4월 1일 하남시 횟집에서 황○주와 식사를 한 사실이 없는데도 황○주가 소직을 경찰에서 몰아내려고 위와 같이 뇌물을 공여하였다는 취지의 허위 진정을 하여 무고하고 있으니 처벌해 달라’는 내용의 고소장을 분당경찰서에 제출하여 위 황○주를 무고한 사실(징계사유 ④사실)은 인정되나, 위 징계사유 ②사실과 같이 원고가 황○주로부터 100만원을 교부받았다는 점에 부합하는 피고 제출의 증거는 믿을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징계사유 중, 앞에서 인정된 사실만으로도 국가공무원법 제78조 제1항 제1, 2, 3호, 제56조, 제61조 소정의 징계사유에 해당되나, 원고가 18년 7개월 동안 성실하게 근무하면서 내무부장관표창 2회 등 총 14회의 표창을 받은 점, 이 사건 처분은 원고가 위 황○주로부터 100만원을 수수하였다는 위 ②사실의 징계사유도 고려된 것인데 앞서 본 바와 같이 그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 점, 위 황○주로부터 제공받은 향응도 원고의 몫은 8만원 정도에 불과하고, 황○주로부터 교부받은 양주도 그 자리에서 그와 함께 나누어 마신 것인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해임처분은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것으로서 재량권을 일탈, 남용한 위법이 있다는 이유로 이를 취소하였다.
2. 그러나 공무원인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그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한 것이라 할 것이고, 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 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하며(대법원 1997.11.25 선고 97누14637 판결 등 참조), 수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도 당해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아니하다 할 것이다(대법원 1991.11.22 선고 91누4102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살피건대, 원심이 확정한 사실관계와 같이 원고가 경찰공무원으로서 자신이 담당하는 사건의 고소인으로부터 그 사건 처리와 관련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향응을 제공받거나 양주를 선물받는 등 뇌물을 수수하였을 뿐만 아니라, 거기서 더 나아가 자신의 위 뇌물수수 범행을 은폐하기 위하여 위 뇌물수수 사실을 진정한 위 고소인을 무고하는 범죄행위까지 하였다면, 이는 원심이 인정하지 않은 징계사유를 제외하더라도 경찰공무원으로서 성실의무 및 청렴의무에 크게 위배되는 행위로서, 경찰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야기시키고, 경찰 전체의 품위를 손상시키는 행위라고 보지 않을 수 없고, 또한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1997.5.23에도 이 사건과 유사한 징계사유인 금품수수를 이유로 정직 3월의 중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음을 알 수 있는 바, 원고가 저지른 위 비위의 정도(특히 무고까지 한 점) 및 위 중징계 전력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장기간 경찰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14회에 걸쳐 표창을 받았다거나, 원고가 제공받은 향응이나 수수한 뇌물의 가액이 적다거나, 위 뇌물수수를 받고서도 위 사건 처리에 있어서 고소인 황○주에게 불리한 결론을 내린 점 등 기록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참작하더라도 피고의 이 사건 해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을 정도로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하여 그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한 것으로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는 없고 오히려 이 사건 해임처분은 그 타당성이 충분히 수긍될 수 있는 경우로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 해임처분이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해임처분을 취소한 원심판결에는 징계처분의 재량권의 한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는 그 이유 있다 할 것이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하여 살펴볼 필요도 없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송진훈(재판장), 변재승, 윤재식(주심), 이규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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