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형식적으로 유효하게 보이는 단체협약도 그것을 무효라고 주장...

번호
2002두9919
일자
2003-04-08

단체협약이 형식적으로 유효한 것으로 보이지만 단체협약을 무효라고 주장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도 노동조합으로서는 단체협약의 유효기간 중에 사용자에게 단체협약을 무효라고 주장하는 근거를 제시하면서 기존의 단체협약의 개폐를 위한 단체협약을 요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며, 이러한 경우 사용자로서는 기존의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이 남아 있고, 따라서 노동조합의 위와 같은 행위가 평화의무에 반하는 것이라는 이유만을 내세워 단체교섭 자체를 거부할 수는 없다고 판결한 사례.

[원고, 상고인] 부광실업 주식회사 대표이사 강○록

소송대리인 변호사 주인중, 이승환

[피고, 피상고인]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최정희

[피고보조참가인]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대표자 분회장 강○규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서울지역택시노동조합 부광실업분회 대표자 분회장 서○규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상고이유를 본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관하여

가. 이른바 평화의무 위반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단체협약이 체결된 경우에 협약당사자인 노사양측은 그 협약내용을 준수하여야 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단체협약의 유효기간 중에 단체협약에서 이미 정한 근로조건이나 기타 사항의 변경ㆍ개폐를 요구하는 쟁의행위를 하지 아니할 이른바 평화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것이나, 이러한 평화의무는 단체협약에 규정되지 아니한 사항이나 단체협약의 해석을 둘러싼 쟁의행위 또는 차기 협약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둘러싼 쟁의행위에 대해서까지 그 효력이 미치는 것은 아니므로 단체협약 유효기간 중에도 노동조합은 차기의 협약체결을 위하거나 기존의 단체협약에 규정되지 아니한 사항에 관하여 사용자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또한 단체협약이 형식적으로는 유효한 것으로 보이지만 단체협약을 무효라고 주장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도 노동조합으로서는 단체협약의 유효기간 중에 사용자에게 단체협약을 무효라고 주장하는 근거를 제시하면서 기존의 단체협약의 개폐를 위한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며, 이러한 경우 사용자로서는 기존의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이 남아 있고, 따라서 노동조합의 위와 같은 행위가 평화의무에 반하는 것이라는 이유만을 내세워 단체교섭 자체를 거부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므로 위와 같은 경우에 단체협약 등의 개폐를 요구하는 노동조합의 행위를 평화의무에 반하는 것이라 볼 수는 없다고 전제한 다음, 원고회사와 피고보조참가인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서울지역택시노동조합 부광실업분회(이하‘참가인 분회’라 한다)의 대표자로서 단체협약 등을 체결할 권한이 있는 김○우에 의하여 작성된 1998.5.22자 단체협약서 및 1999.5.1자 임금협정서는 일응 유효하므로 그 후 참가인 분회로부터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체결에 관한 권한을 위임받은 소외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서울지역택시노동조합(이하‘소외 조합’이라 한다)에서 위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의 유효기간이 경과하기 이전에 새로운 단체협약 등의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요구한 것은 평화의무에 위반한 것이라고 볼 여지가 있으나, 그 채용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실 즉, 원고회사가 김○우와 사이에 체결하였다고 주장하는 1998년 단체협약서의 경우 일부의 글자체가 상이하여 이미 완성되어 있던 단체협약에 일부 내용을 추가한 것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 이와 같이 추가된 부분에 대하여 원고회사와 김○우의 날인 등도 없는 사실, 1998년 단체협약의 경우 그 이전에 존재하던 1993년 단체협약에 비하여 근로자에게 훨씬 불리한 내용이 규정되었는데 위와 같이 1998년도 단체협약을 체결할 당시에는 노사간에 단체협약의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던 사실, 원고회사 소속 근로자들은 참가인 분회가 결성되기 전까지는 위 1998년 단체협약 및 1999년 임금협정서가 존재한다는 것 자체를 모르고 있었고, 이에 따라 소외 조합에서도 1993년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이 이미 만료하였음을 전제로 새로운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을 체결하자고 요구하였던 사실, 김○우가 조합장 재직 당시 조합원의 지지를 받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조합비 등 공금을 횡령하여 잠적한 사실, 원고회사는 소외 조합의 여러 차례에 걸친 단체교섭 요구를 위 1998년 단체협약서 및 1999년 임금협정서의 존재 및 그 유효기간 만료를 이유로 거절하면서도 그 단체협약서와 임금협정서를 제시하지 아니하다가 소외 조합이 원고회사를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소하자 서울북부지방노동사무소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비로소 제출한 사실 등에 비추어 보면, 소외 조합으로서는 위 1998년 단체협약 및 1999년 임금협정의 효력을 다툴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소외 조합에서 위 단체협약 등이 무효임을 전제로 새로운 단체협약 등의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요구한 것이 평화의무에 반하는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이에 관한 원고 회사의 주장을 배척하였는 바,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나. 노동쟁의조정의 대상인 노동쟁의의 존재 여부에 관하여

원심은 나아가, 원고회사가 유효하다고 주장하는 1998.5.22자 단체협약 및 1999.5.1자 임금협정은 앞서 본 바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소외 조합이 그 효력을 부인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일 뿐만 아니라 이러한 소외 조합의 단체교섭 요구는 원고회사가 유효하다고 주장하는 위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의 유효기간이 경과한 이후의 차기의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 요구로도 볼 여지가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소외 조합에서는 원고회사를 상대로 기존의 단체협약의 개폐를 위한 단체교섭을 요구할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고 인정되는 반면, 원고회사는 소외 조합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1998년도 단체협약 등을 제시하지도 아니한 채 유효기간이 남아 있다는 추상적인 주장만을 내세우면서 단체교섭 자체에 응하지 않았고, 소외 조합에서 기존의 단체협약의 효력을 의심할 만한 사정을 주장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원고회사는 이러한 의문점에 대하여 별다른 설명도 하지 않았던 점, 원고회사는 소외 조합의 고발로 인하여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조사받는 과정에서 근로감독관의 중재하에 노사간이에 단체교섭을 실시하기로 약속하고도 별다른 근거 없이 단체교섭을 진행하지 않은 점에 비추어 보면 비록 원고회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위 1998.5.22자 단체협약 및 1999.5.1자 임금협정의 유효기간이 남아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원고회사가 소외 조합의 단체교섭을 거부할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할 것인 반면에, 이 사건에 있어 비록 원고회사와 소외 조합 사이의 단체교섭 과정에서 원고회사가 평화의무 위반을 이유로 단체교섭 자체에 불응함으로써 개별적인 근로조건의 내용에 관한 당사자 사이의 의견교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원고 회사가 정당한 사유 없이 단체교섭 자체를 거부함으로써 발생한 것이어서, 이 사건 중재재정 신청일 당시에는 개별적인 근로조건에 관한 당사자 사이의 주장의 불일치로 인하여 더 이상 자주적인 교섭에 의한 합의의 여지가 없는 노동쟁의가 발생한 상태였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여 이에 관한 원고 회사의 주장을 배척하였는 바,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주장과 같은 노동쟁의조정의 대상인 노동쟁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관하여

중재재정에 대한 불복은 중재재정이 위법하거나 월권에 의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므로 중재재정이 단순히 노사 어느 일방에게 불리하여 부당하거나 불합리한 내용이라는 사유만으로는 불복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7.10.10 선고 97누4951 판결, 1994.1.11 선고 93누11883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이와 같은 법리를 전제로 징계위원회의 구성, 정년, 해고사유, 학자금의 지급, 유계 결근시의 임금지급, 감원 등 인사조치에 관한 부분, 유효기간에 관한 중재재정이 판시와 같은 이유로 위법하거나 월권에 의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주장과 같이 중재재정의 불복사유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변재승(재판장), 송진훈, 윤재식, 이규홍(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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