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근로자의 통근 과정이 사용자의 지배 관리하에 있다고 볼 수...
- 번호
- 2003구합14277
- 일자
- 2004-04-29
근로자의 출퇴근시에 발생한 재해는, 비록 출퇴근이 노무의 제공이라는 업무와 밀접ㆍ불가분의 관계가 있다 하더라도, 일반적으로 출퇴근 방법과 경로의 선택이 근로자에게 유보되어 있어 통상 사업주의 지배 관리하에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근로자가 자신이 임의로 마련한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출퇴근하던 중에 교통사고로 인하여 사망하였을 경우 이를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으나 이러한 경우라도 근로자의 통근 과정이 사용자의 지배 관리하에 있다고 볼 수 있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통근 중의 재해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될 수 있다 할 것이다.
【원 고】 최○호 외 5인
【피 고】 근로복지공단 이사장 김○영
【변론종결】 2003.10.21
1. 피고가 2003.2.10 원고들에게 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1. 처분의 경위
가. 최○○는 1996.6.18 주식회사 ○○○소속 근로자로 채용되어 ○○시 ○○면 ○○리 141-39에 있는 ○○○리조트 골프장에서 근무하던 중 2002. 10.14 07:30경 오토바이를 타고 출근하면서 골프장 정문을 통과하여 골프장 클럽하우스 사무실 방면으로 약 400m 진행하다가 반대 차로로 진입하여 마침 손님 차를 주차장으로 이동시키기 위하여 마주 오고 있던 문○○이 운전하는 경기 ○○모○○○○호 소나타 승용차의 좌측 앞부분과 충돌하였고, 그 충격으로 도로에 넘어져 같은 날 17: 55경 아주대학교 병원에서 급성경막하출혈 등으로 인한 뇌간부전으로 사망하였다.
나. 망인의 형제자매인 원고들은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하면서 피고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의 지급을 신청하였으나, 피고는 망인이 업무로 인하여 사망한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이를 부지급하기로 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인정근거】다툼없는 사실, 갑 1, 갑 2, 갑 3, 갑 4, 갑 5-1, 갑 6-1, 2, 을 1, 을 2, 을 3, 을 5, 을 6, 을 7, 을 8
2.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인정사실
(1) 이 사건 교통사고가 발생한 도로는 골프장 정문에서 시작하여 골프장 클럽하우스 사무실까지 이어지는 도로인데, 정문에서 클럽하우스 방면으로 400m 정도 진행한 지점부터 잔디와 가로수가 식재된 중앙분리대에 의하여 클럽하우스로 진입하는 차로(진입 차로)와 정문쪽으로 나가는 차로(진출 차로)가 나뉘어진다. 중앙분리대가 시작되기 전에 진입하는 차량은 진출 차로로 진입하지 말라는 취지로 진출차로 방면의 도로 바닥에 세개의 화살표 위에 가위표가 그려진 그림이 흰색으로 큼직하게 그려져 있고, 진입 차로를 가리키는 화살표가 진입 차로쪽으로 그려져 있으며, 중앙분리대의 진출 차로쪽 입구에 진입금지라고 씌어진 나무 푯말이 세워져 있다.
(2) 중앙분리대가 시작되는 지점에서 클럽하우스 방면으로 약간 진행하면 차로 오른쪽에 주차장이 설치되어 있고, 다시 약 200~300m 더 진행하면 두 차로가 다시 만나게 되며, 그 전방 100m~200m에 클럽하우스가 위치하고 있다. 그런데 중앙분리대를 사이에 두고 갈라진 차로 중 진출 차로가 진입 차로에 비하여 오르막 경사가 완만하였고, 오토바이로 출근하고 있는 망인을 비롯한 주식회사○○○ 근로자 4, 5명은 그와 같은 이유로 평소 출근길에 중앙분리대 좌측 진출 차로를 이용하여 왔으나, 회사측으로부터 진출 차로를 이용하여 출근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은 사실은 없었다.
(3) 위 사고 당일 도로 주변에는 시야가 3m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안개가 짙게 끼어 있었고, 망인은 진출 차로의 2차로 중 1차로로 진입하여 중앙분리대쪽 가장자리로 약간 진행하다가 위와 같이 문○○이 운전하던 승용차와 충돌하였다.
(4) 문○○은 주식회사 ○○○과 주차관리 및 시운전관리업무에 대한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그 업무를 수행하다가 위와 같은 사고를 야기하였으며, 2003.2.24 수원지방법원에 이 사건 교통사고로 망인을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는 등의 공소사실로 벌금 500만원에 약식 기소되었다.
【인정근거】앞에서 든 각 증거, 갑 7, 을 4-1, 증인 남○○, 변론 전체의 취지
나. 판 단
(1) 근로자의 출퇴근시에 발생한 재해는, 비록 출퇴근이 노무의 제공이라는 업무와 밀접ㆍ불가분의 관계가 있다 하더라도, 일반적으로 출퇴근 방법과 경로의 선택이 근로자에게 유보되어 있어 통상 사업주의 지배 관리하에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근로자가 자신이 임의로 마련한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출퇴근하던 중에 교통사고로 인하여 사망하였을 경우 이를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으나 이러한 경우라도 근로자의 통근 과정이 사용자의 지배 관리하에 있다고 볼 수 있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통근 중의 재해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될 수 있다 할 것이다.
(2) 돌이켜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망인이 재해를 당한 지점은 주식회사 ○○○사업장 내에 설치된 도로로서 그 사업장 시설의 일부에 속하여 사용자의 지배ㆍ관리권이 미치는 영역이라고 할 것이므로 망인의 출근 과정이 사업주의 지배ㆍ관리하에 있었다고 볼 수 있고, 이 사건 교통사고를 야기한 문○○이 망인이 근무하던 주식회사 ○○○ 의 골프장 관리업무의 일부에 해당하거나, 아니라 하더라도 직접적으로 관련된 업무라 할 것이어서 망인은 골프장 관리업무와 관련하여 재해를 당하였다고 하지 않을 수 없으며, 비록 짙은 안개로 인하여 전방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반대 차로로 진입한 잘못이 망인에게 있다고 할지라도, 망인을 비롯하여 오토바이로 출근하던 근로자들은 그 동안 오르막 경사가 완만한 반대 차로를 이용하여 출근하여 왔고, 이에 대하여 회사측으로부터 지적받은 적은 없는 점, 오토바이 운전자의 경우 자동차운전자와는 달리 중앙분리대쪽 가장자리로 직행할 경우 차로를 변경하지 않더라도 마주 오는 차량과의 충돌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 망인 역시 이 사건 사고 당시 차로의 중앙분리대쪽 가장자리로 진행한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교통사고가 통상적인 출근행위의 위험성과는 별개로 오로지 망인의 지나치게 무모한 운전행위에 의하여 발생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할 것이어서 결국 망인의 사망은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도로에는 진출 차로의 진입을 금지하는 안전표지가 그려져 있는 바, 망인이 진출 차로로 진입하다가 교통사고를 당하여 사망에 이르게 된 것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시행규칙 제35조 제2항이 정한 사업주의 구체적인 지시사항을 위반한 행위로 인하여 사상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같은법시행규칙 제35조 제2항은 사업주가 관리하고 있는 시설(차량ㆍ장비 등을 포함한다)의 결함 또는 사업주의 시설관리 소홀로 인하여 재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그 재해가 작업시간 외의 시간 중에 발생한 때에도 당해 근로자의 자해행위 또는 사업주의 구체적인 지시사항을 위반한 행위로 인하여 사상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를 업무상 재해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는 바, 망인의 사망은 위와 같은 사업장 시설의 결함 또는 시설관리 소홀로 인하여 발생한 재해가 아닐 뿐만 아니라, 위와 같은 안전표지가 사업주의 구체적인 지시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
(3) 따라서,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이와 달리 보고 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창석(재판장), 류용호, 문주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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