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정년단축과 관련하여 단체협약에 반하는 하위규범인 인사규정을...

번호
2003구합20913
일자
2004-02-22

참가인들에게 적용될 정년단축의 경과조치와 관련한 인사규정 부칙 제2항은 상위규범인 단체협약에 반하고 그 불이익한 변경에 대하여 근로자의 동의를 얻지 못한 것으로서 어느 모로 보나 무효라고 할 것이므로, 원고 공단이 개정된 인사규정 부칙 제2항에 근거하여 참가인들에게 정년퇴직을 명한 것은 부당해고라고 할 것이다.

【원 고】 서울특별시 시설관리공단 대표자 이사장 이○조

【피 고】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피고보조참가인】 허○대 외 9인

【변론종결】 2003.10.23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중앙노동위원회가 2003.6.23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들 사이의 2003부해207 부당해고구제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 공단은 정부의 공기업 구조조정 혁신방안에 따라 근로자들의 정년을 58세에서 57세로 단축하는 것을 포함한 10가지 항목에 대하여 근로자 과반수로 구성된 노동조합과 노사협의를 진행한 결과, 1999.12.29 정년을 57세로 단축한다는 합의가 이루어져, 노사 대표는 부속합의서 제2항으로 “개정된 규정에 의거 2002.12.31 이내 정년퇴직 해당자는 본인의 희망에 따라 개정전 규정(58세)을 적용한다”는 경과규정을 마련하고 부속합의서에 각 서명하여, 이를 전 사업장에 공고, 게시하였다.

나. 원고 공단은 실제로 노사합의가 이루어진 내용은 단축된 정년규정의 적용을 3년간 유예하여 1944년생까지만 58세 정년을 적용한다는 것이었는데, 위 부속합의서 제2항은 1945년생까지 58세 정년을 적용하는 것으로 해석되어 논란의 소지가 있으므로 이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는 이유로, 2000.1.27 위 노사합의에 따라 정년을 57세로 단축하는 것으로 인사규정을 개정하면서 그 부칙 제2항으로 “시행당시(종전)의 규정에 의거 2002.12.31 이내 정년퇴직 해당자는 본인의 희망에 따라 개정전 규정(58세)을 적용한다”는 경과규정을 두었다.

다. 참가인들은 모두 1945년생으로서 개정된 정년규정에 의거 2002년에 57세 정년에 도달하므로 위 가.항의 부속합의서 제2항에 근거하여 원고 공단에 정년연장을 신청하였으나, 원고 공단은 위 나.항의 인사규정 부칙 제2항에 근거하여 참가인들은 개정전 규정 적용대상자가 아니어서 57세 정년이 적용된다는 이유로, 2002.12.30 참가인들에 대하여 2002.12.31일자로 정년퇴직을 명하였다.

라. 참가인들이 위 정년퇴직조치가 부당하다면서 제기한 부당해고구제신청에 대하여,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03.3.10 단체협약과 동일한 효력이 있는 노사합의 부속합의서 제2항에 반하여 원고 공단이 하위규범인 인사규정을 통해 그 경과조치를 근로자들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한 것은 효력이 없다는 이유로 위 정년퇴직조치를 부당해고로 인정하여 구제명령을 발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도 2003.6.23 같은 이유로 원고 공단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증 거] 다툼 없는 사실, 갑1, 2, 5-1, 7-3~5, 8-2, 3(=을1-1, 2), 을2-1, 2(=갑9), 5-1, 2, 6, 증인 박○○(일부), 변론 전체의 취지

2.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에 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원고 공단의 정년단축은 정부의 방침에 의한 것으로 그 시행을 피할 수 없는 것이었기에, 이에 대한 노조의 안도 정년 단축에는 동의하되 그 적용에 있어서 3년의 유예 기간을 달라는 것이었고, 원고 공단의 안은 최장 1년 9월의 유예기간을 두어 나이에 따라 차등적용 한다는 것이었으므로, 1999.12.29 노사협의회에서 원고 공단이 양보하여 노조의 안을 수용함으로써 이루어진 노사합의의 내용은 인사규정 부칙 제2항과 같이 ‘종전 58세 정년규정에 따라’2002.12.31 이전에 정년에 도달하는 1944년생까지 종전 정년규정을 적용함으로써 노사합의일로부터 3년간 종전 정년규정을 더 적용한다는 것이었는데, 부속합의서를 급히 작성하는 과정에서 실무자의 착오로 제2항이 ‘개정된 57세 정년규정에 따라’2002.12.31 이전에 정년에 도달하는 1945년생까지 종전규정을 적용하는 것으로(즉 위 노사합의일로부터 4년간 종전규정을 더 적용하는 것처림) 잘못 작성되었다.

따라서 부속합의서 제2항 첫머리의 “개정된 규정”은 “시행당시(종전)의 규정”의 명백한 오기라 할 것이고, 원고 공단은 부속합의서 작성 직후 이러한 오기를 발견하고 인사규정을 개정하면서 노조 위원장의 동의를 받아 원래 이루어진 노사합의 내용대로 부칙 제2항을 둔 것이어서, 이는 노사합의에 반하는 것이 아니라 노사합의내용을 정확하게 반영한 것으로 유효하다 할 것이므로, 원고 공단이 개정된 인사규정 부칙 제2항에 근거하여 참가인들에게 정년퇴직을 명한 것은 정당하다.

더욱이 참가인 허○○, 최○○, 손○○(이하 위 참가인 3인을 ‘참가인 허○○ 등’이라 한다)는 노조 가입자격이 없는 1~4급의 관리직 직원으로 인사규정만이 적용될 뿐, 원고 공단과 노조 사이의 부속합의서 제2항이 적용될 여지가 없으므로, 적어도 원고 공단의 참가인 허○○ 등에 대한 정년퇴직 조치는 정당하다.

나. 판 단

(1) 단체협약서는 일종의 처분문서로서 노사간의 단체관계를 규율하는 문서이므로, 그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이상 그 기재 내용을 부정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는 한 외부로 표시된 기재 내용에 의하여 그 문서에 표시된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하여야 할 것이고, 단체협약은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유지ㆍ개선하고 복지를 증진하여 그 경제적, 사회적 지위를 향상시킬 목적으로 노동자의 자주적 단체인 노동조합이 사용자와 사이에 근로조건에 관하여 단체교섭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그 명문의 규정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해석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6.9.20 선고, 95다20454 판결 등).

(2) 그런데 이 사건에서 위 ‘1. 가.’항에서 본 바와 같이 정년단축의 경과규정과 관련한 “개정된 규정에 의거 2002.12.31 이내 정년퇴직 해당자는 본인의 희망에 따라 개정전 규정(58세)을 적용한다.”는 원고 공단과 노조 사이의 부속합의서 제2항은 노사 대표가 모두 서명한 단체협약서로서 그 내용은 개정된 57세 정년규정에 의하여 2002.12.31 이전에 정년퇴직에 해당하는 근로자들(결국 1945.12.31 이전 출생자)에게 본인의 희망에 따라 개정전의 58세 정년규정을 적용한다는 것임이 명백하므로, 이하에서는 원고의 주장과 같이 위 부속합의서 제2항의 기재가 명백한 오기로서 그 문언에도 불구하고 위 인사규정 부칙 제2항과 같이 해석될 수 있는지, 즉 위 부속합의서 제2항의 기재 내용을 부정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증거가 있는지에 관하여 살펴본다.

(3) 원고의 위 주장에 부합하는 자료로서 ① 원고 공단의 노사협의회 회의록[갑7-6, 갑8-4]에는, 1999.12.24 이루어진 정기노사협의회에서 임금구조개선 등에 관하여는 합의가 이루어졌지만 정년단축에 관하여는 노조측에서 최소한 3년의 유예기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면서 조합원의 의견수렴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다고 하여 일단 정회하였다가, 1999.12.29 속개된 노사협의회에서 2002.12.31 퇴직자까지 3년간의 유예기간을 두자는 내용의 토론이 이루어진 결과 결국 ‘개정된 규정’에 의거 2002.12.31 이내 퇴직자까지는 58세 정년 규정을 적용한다는 내용의 합의가 이루어졌다는 취지의 기재가 있고, ② 원고 공단의 인사규정 개정안을 이사회에 부의한 공문[을2-1] 표지의 결재란에 노조위원장이 서명을 하였으며, 또한 ③ 위 노사협의회에 사용자 위원으로 참석한 증인 박○○도 같은 취지로 진술하면서 위 회의록을 노조 대표자들도 모두 회람하였으며 인사규정을 개정할 때에도 부속합의서 제2항이 오기임을 노조간부들에게 통지하여 확인을 받고 이를 바로잡아 부칙 제2항을 두는 데 대하여 동의를 얻었다고 증언하였다.

(4) 그러나 위 회의록은 원고 공단이 작성한 것으로 이를 노조 대표자들이 모두 회람하여 그 기재 내용을 인정하였다거나, 노조간부들이 부속합의서 제2항이 오기임을 인정하였다는 데에 대하여는 사용자 위원이던 증인 박○○의 일방적인 증언 이외에는 더 이상 아무런 객관적인 자료가 없을 뿐 아니라, 원고의 주장 자체로도 원고 공단이 노조의 안을 그대로 수용하여 노사합의가 이루어졌다고 하는데, 1999.12.29 속개된 노사협의회에서 배포된 회의자료[갑8-6]에도 노조안으로 부속합의서 제2항과 정확하게 일치하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어 그러한 노조의 안대로 노사합의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는 점, 원고 공단이 인사규정 개정안을 이사회에 부의할 때 그 표지의 결재란에 노조위원장의 서명을 받기는 하였지만, 그 내용 중에 단체협약 부속합의서 제2항에 노사합의에 반하는 오기가 있어 인사규정 부칙 제2항으로 이를 바로잡는다는 데 대한 아무런 언급이 없어[을2-2], 위 서명만으로는 노조위원장이 부속합의서 제2항이 노사합의 내용과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인사규정 부칙 제2항을 부속합의서 제2항과 다르게 규정하는 데 동의한 것이라고는 보기 어려운 점, 만일 단체협약의 일부인 부속합의서에 오기가 있고 이를 노조측도 인정하였다면 인사규정의 개정에 앞서 당연히 잘못된 부분을 정정하여 노사 쌍방의 대표자가 정정인을 찍고 이미 공고, 게시한 부속합의서의 내용이 잘못되었음을 다시 공고하는 등 이를 바로 잡고 근로자들에게 알리는 절차를 거쳤어야 할 것인데 원고 공단은 그러한 절차를 전혀 밟지 아니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 (3)에서 든 증거들만으로는 부속합의서 제2항이 원고의 주장과 같이 명백한 오기라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뒷받침할 증거가 없다.

(5) 그렇다면 원고 공단의 정년단축에 있어서는 1999.12.29일자 부속합의서 제2항의 규정에 표시된 문언과 같이 개정된 57세 정년규정에 의하여 2002.12.31 이전에 정년 퇴직에 해당하는 근로자들(결국 1945.12.31 이전 출생자)에게 본인의 희망에 따라 개정 전의 58세 정년규정을 적용한다는 내용으로 단체협약이 이루어졌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위 단체협약에 반하여 참가인들의 정년을 단축하도록 규정한 인사규정 부칙 제2항은 상위규범인 단체협약에 반하여 무효라고 할 것이다.

(6) 그리고 참가인 허○대 등은 노조원이 아니어서 부속합의서의 적용을 받지 아니한다고 하더라도, 정년퇴직에 관한 사항은 근로기준법 제96조 제4호에 의하여 취업규칙으로 정하여야 할 내용으로 이를 단축하여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기 위하여는 같은 법 제97조 제1항 단서의 규정에 따라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야 할 것인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 공단은 단체협약 부속합의서의 내용대로의 경과규정에 한하여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었다고 할 것인데, 이를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인사규정 개정안을 이사회에 부의하면서 해당 조항인 부칙 제2항에 대하여 별도로 아무런 언급이 없이 단지 부의안 표지에 노조위원장의 서명을 받은 것만으로는 그러한 불이익한 변경에 대하여 노조의 동의를 얻었다고 볼 수 없고, 그 밖에 인사규정을 개정함에 있어서 달리 다른 방법으로 노조의 동의를 얻었거나 노조원이 아닌 관리직 과반수의 동의를 얻었다고 볼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으므로 위 개정된 인사규정 부칙 제2항은 이 점에서도 무효로서 참가인 허○○ 등에게도 적용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7) 결국, 참가인들에게 적용될 정년단축의 경과조치와 관련한 인사규정 부칙 제2항은 상위규범인 단체협약에 반하고 그 불이익한 변경에 대하여 근로자의 동의를 얻지 못한 것으로서 어느 모로 보나 무효라고 할 것이므로, 원고 공단이 개정된 인사규정 부칙 제2항에 근거하여 참가인들에게 정년퇴직을 명한 것은 부당해고라고 할 것이다.

3. 결 론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할 것이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해현(재판장), 이범균, 조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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