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는 경...

번호
2003구합32275
일자
2004-07-19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는 경우라도, 그 고용이 계절적·임시적인 것이 아니고 상당기간 반복갱신되어 계속적인 고용이 기대되고 있는 때에는 해고제한의 법리가 유추적용되어 경제사정의 변동에 의한 잉여인력의 발생 등과 같은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합리적인 이유없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신의칙상 허용될 수 없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경우 기간 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원 고】 서울올림픽기념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 이○인

【피 고】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피고보조참가인】 김○희

【변론종결】 2004.3.18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중앙노동위원회가 2003.9.1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2003부해235호 부당해고구제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 공단은 서울올림픽대회를 기념하고 국민체육진흥을 위한 사업을 시행하기 위하여 국민체육진흥법 제24조에 의하여 설립된 특수법인으로서 매년 공개채용절차를 거쳐 일용계약직 근로자를 채용하여 왔다.

나. 피고보조참가인(이하‘참가인’이라 한다)은 1997년 3월경 원고 공단의 일용계약직 공개채용에 응시하여 투표종사원으로 채용된 이래 아래 <표>와 같이 매년 근로계약이 갱신되어 오던 중 2002년 12월 초순 원고 공단이 실시하는 2003년도 경륜일용계약직 공개채용에 다시 응시하였으나, 원고 공단은 2002.12.30 투표종사원의 정년인 50세를 초과하였다는 이유로 참가인에게 채용거절의 의사를 통지하였다.

다. 참가인은 2003.1.20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위 채용거절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위 지방노동위원회는 2003.3.17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03.9.1 위 채용거절이 실질적으로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위 지방노동위원회의 결정을 취소함과 아울러 원고 공단에게 근로계약 체결 및 임금지급을 명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증거] 다툼없는 사실, 갑1, 3, 11, 갑7의 1 내지 3, 변론 전체의 취지

2.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기초사실

(1) 원고 공단은 경륜·경정법에 따라 매년 연간 경륜개최일수와 경륜횟수 등을 기재한 경주개최계획을 작성한 다음 이를 문화관광부장관으로부터 승인받아 잠실 본장 및 14개 장외사업소에서 주3일(금, 토, 일) 경륜을 개최하고 있고, 또 위와 같이 승인된 경주 개최계획에 따라 매년 경륜장의 운영과 발매 등에 필요한 인력을 공개채용 절차를 통하여 일용계약직(이하 ‘경륜일용계약직’이라 한다)으로 채용해 오고 있는데, 겨울에는 경륜이 열리지 않기 때문에 보통 그 기간을 제외한 9월 내지 10월을 계약기간으로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왔다.

(2) 원고 공단에는 현재 1,200여명의 근로자들이 참가인과 같은 투표종사원으로 근무하고 있고, 그들은 대부분 여성으로 잠실본장 및 장외사업소에서 수납·매표·매표보조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1주일 중 경륜이 열리는 3일(금, 토, 일)만 근무를 한다.

(3) 원고 공단은 경륜일용계약직 근로자를 공개채용함에 있어서 신규채용과 경력직원의 계약갱신을 구분하여, 신규채용의 경우에는 입사지원서 등의 서류심사를 통하여 채용결격 사유에 해당하는 자를 배제한 후 2차 전형으로 면접 및 직무교육을 거쳐 상위점수를 얻은 자를 채용하여 왔고, 경력직원의 경우에는 입사지원서만을 제출받은 뒤 ‘전년도 상·하반기 근무평정점수가 70점 이상이고, 채권압류 등 신용불량 사실이 없으며, 기타 채용에 문제가 없다고 인정되는 자’를 신규지원자에 우선하여 채용하여 왔다.

(4) 원고 공단은 2002.11.28 홈페이지 등에 2003년도 경륜일용계약직 공개채용 모집공고를 하면서, 공고문에 첨부된 문서인‘모집분야별 자격기준’의 해당란에 투표종사원(투표발매원)의 채용연령을‘만 47세 이하’로 기재하고, 다시 그 문서 하단에 경륜경력직의 경우는 채용연령을 2003.1.1을 기준으로 55세 이하로 한다는 내용을 추가로 기재하였다가 2002.12.5경 위 추가 기재된 부분을 삭제하였다.

(5) 참가인은 주위에 50세가 넘어서도 계약이 갱신되어 투표종사원으로 계속근무하고 있는 사례가 있고, 또 위와 같이 모집공고문에도 경력직 투표종사원의 채용연령 상한이 55세로 기재되어 있어 2002년 12월 초순 아무런 주저함 없이 원고 공단에 입사지원서를 다시 제출하였으나, 원고 공단은 2002.12.30 당시 시행 중이던 원고 공단의 경륜일용계약직인사관리지침 제15조가 일반계약직의 정년을 50세로 규정하고 있다는 이유로 참가인에게 채용거절의 의사를 통보하였다.

(6) 그런데 원고 공단의 위 경륜일용계약직인사관리지침 제15조는 당초 “일반계약직의 신규채용연령은 채용연도의 1월 1일을 기준으로 하여 다음 각호의 1을 초과할 수 없다”고 규정하면서 그 제2호로 투표종사원의 채용연령을 50세로 규정하고 있었으나, 2003.1.13 위 경륜일용계약직인사관리지침과 경정일용계약직인사관리지침이 경륜·경정일용계약직인사관리지침으로 통합되면서 채용연령에 관한 위 제15조의 본문 중‘신규채용연령’이라고 기재된 부분이‘채용연령’으로 변경되었고, 그 제2호도 수납, 매표, 매표보조, 고액환전원의 채용연령을 55세로 하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증거] 다툼없는 사실, 갑2, 4, 5, 9, 10, 17, 을1의 1 내지 3, 을2, 4, 을3의 1, 2, 변론 전체의 취지

나. 판 단

(1) 채용거절의 의사를 통보한 것이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근로계약기간을 정한 경우에 있어서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의 근로관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기간이 만료함에 따라 사용자의 해고 등 별도의 조처를 기다릴 것 없이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다만 단기의 근로계약이 장기간에 걸쳐서 반복하여 갱신됨으로써 그 정한 기간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게 된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비록 기간을 정하여 채용된 근로자일지라도 사실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와 다를 바가 없게 되는 것이고 그 경우에 사용자가 정당한 사유없이 갱신계약의 체결을 거절하는 것은 해고와 마찬가지로 무효로 된다(대법원 1998.1.23 선고, 97다42489 판결 등 참조).

(나) 그런데 이 사건에서는 위와 같이 원고 공단은 문화관광부장관으로부터 승인받은 경륜개최계획에 따라 경륜을 개최하므로 경륜개최계획의 승인 여부에 따라 일용계약직의 채용인원이나 채용시기가 매년 달라지는 점, 겨울에는 경륜이 개최되지 않는 관계로 그 기간을 제외한 나머지 기간만을 계약기간으로 하여 매년 근로계약이 체결되어온 점, 경력직원의 경우 신규지원자에 비하여 우선적으로 채용되기는 하였으나, 신규지원자와 함께 매년 공개채용절차를 거쳐 원고 공단이 정한 기준에 적합해야만 계약이 갱신되어온 점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 공단과 참가인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에서 정한 기간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여 참가인이 사실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의 지위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원고 공단이 채용거절의 의사를 통보한 것이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한다는 참가인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다) 다만, 위와 같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는 경우라도, 그 고용이 계절적·임시적인 것이 아니고 상당기간 반복갱신되어 계속적인 고용이 기대되고 있는 때에는(이때의 근로계약기간은 존속기간이 아니라 갱신기간이라 할 것이다) 해고제한의 법리가 유추적용되어 경제사정의 변동에 의한 잉여인력의 발생 등과 같은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합리적인 이유없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신의칙상 허용될 수 없다고 할 것이고(다만, 이것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에 직접 적용되는 정당한 이유라는 해고제한의 기준보다는 완화된 기준인 점에서 해고제한의 법리가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유추적용 되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 기간 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아래에서는 참가인의 경우 위와 같은 해고제한의 법리가 유추적용될 수 있는지, 만약 유추적용된다면 원고 공단이 정년을 이유로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것이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차례로 살펴본다.

(2) 해고제한의 법리가 유추적용되는지 여부

앞서본 바와 같이 원고 공단이 경력직원의 계약갱신기준을 마련하여 매년 그 기준을 충족하는 경력직원을 신규지원자에 우선하여 채용하여 왔고, 참가인도 위와 같은 기준에 적합하여 이미 5차례나 근로계약이 갱신되어온 점, 갑9, 10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 공단은 일용계약직 근로자들에 대해서도 근속연수에 따라 호봉을 달리 부여하여 경력직원들의 계속근무를 권장하여온 사실이 인정되는 점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으로서는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된 후에도 계속 근로관계가 유지될 것으로 기대할 만한 충분한 사정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원고 공단이 참가인에 대하여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기 위해서는 앞서본 바와 같이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야 할 것이다.

(3) 근로계약 갱신거절의 합리성이 인정되는지 여부

그런데 원고 공단은 2003.1.13 개정되기 전의 경륜일용계약직인사관리지침 제15조 제2호에 의하여 2001년도에 1명, 2003년도에 19명이 정년초과를 이유로 근로계약의 갱신이 거절되었다고 주장하지만, 원고 공단의 계약직직원시행세칙(갑16의 일부) 제52조의 1는 계약직 직원의 신규채용연령은 최초 임용예정일을 기준으로 50세 이하로 하고(제1항), 정년은 58세로 한다(제2항)고 규정하고 있고, 위 인사관리지침 제15조도 같은 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채용연령을 굳이‘신규채용연령’이라고 표현하고 있어 위 인사관리지침 제15조의 규정이 경력직원들의 정년을 규정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점, 위 인사관리지침이 적용될 당시에도 50세가 넘은 투표종사원에 대하여 근로계약이 갱신된 사례가 있었고, 원고 공단이 참가인에 대하여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2003년도에 이르러 비로소 참가인을 비롯한 19명의 근로자들에 대하여 정년을 이유로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바 있으나, 원고 공단 스스로 2003.1.13 위 인사관리지침 제15의 규정을 보다 명확한 정년규정으로 개정한 점, 원고 공단이 2002.11.28경 홈페이지 등에 2003년도 경륜일용계약직 공개채용 모집공고문을 게재하면서 경륜경력직 투표종사원의 채용연령 상한 55세로 기재하였다가 2002.12.5경 이를 삭제하면서 투표종사원의 채용연령을 47세 이하로 기재한 부분에 대해서는 아무런 수정도 아니하였고, 그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위 인사관리지침과는 달리 투표종사원의 채용연령을 55세로 규정한 위 경륜·경정일용계약직인사관리지침이 시행된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원고 공단이 2003년도 일용계약직 공개채용 모집공고를 하면서 경력직원들의 채용상한연령이 50세라는 사실을 명백히 표시하였다고 볼 수 없는 점, 위와 같은 인사관리지침의 개정과정과 투표종사원의 업무내용에 비추어 보더라도 투표종사원의 정년을 반드시 50세로 제한하여야 할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볼 수 없는 점을 종합해 보면, 원고 공단이 불명확한 정년 초과를 들어 참가인에 대하여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것은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결국, 원고 공단의 참가인에 대한 채용거절의 의사표시는 아무런 효력이 없고, 원고 공단과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갱신되어야 할 것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해현(재판장), 조윤희, 신상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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