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노조 전임자가 노조 위원장의 사전 또는 사후 결재를 얻지 ...

번호
2003구합3277
일자
2004-01-07

노조전임자에 관하여 단체협약상의 특별한 규정이나 특별한 관행이 없는 한 출·퇴근에 관한 취업규칙이나 사규의 적용을 받으며, 근로계약 소정의 본래 업무를 면하고 노동조합의 업무를 전임하는 노조전임자의 경우 출근은 통상적인 조합업무가 수행되는 노조 사무실에서 조합업무에 착수할 수 있는 상태에 임하는 것이므로, 노조 전임자가 사용자에 대하여 취업규칙 등에 규정된 소정의 절차를 취하지 아니한 채 위와 같은 상태에 임하지 아니하는 것은 무단결근에 해당된다 할 것이므로, 노동조합 위원장의 사전 또는 사후 결재를 얻지 않고 임의로 노동조합 본부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은 것은, 그 이유가 노노간의 갈등이 심화되는 것을 피하고 다른 노조원들에게 조언을 해주기 위한 것이었다 하더라도 무단결근에 해당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

[원 고] 박○진

소송대리인 변호사 신현호, 이인재

[피 고]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김성희,조용호,곽영섭

[피고보조참가인] 주식회사 대한항공 대표이사 심○택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유경희,정은환,이승규,김명수

[변론종결] 2003.10.2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중앙노동위원회가 2003.1.10(2003.1.8의 명백한 오기로 보인다)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2002부해657호 부당해고구제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원고가 소장의 청구취지에 부당노동행위구제재심신청 사건의 사건번호 2002부노251호를 병기한 것은 명백한 착오로 보인다).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1981.1.1 피고보조참가인 회사(이하‘참가인 회사’라 한다)에 일반직으로 입사한 후 1985년 8월경 전직하여 승무직으로 근무하여 오던 중 2000년 10월경 노조 전임자로 발령받아 2000.11.29경부터 대한항공노동조합 부위원장으로 활동하여 왔다.

나. 참가인 회사는 2002.5.17 무단결근을 이유로 객실승무원자격심사위원회 및 상벌심의본위원회의 징계의결을 거쳐 원고를 파면하였다.

다. 원고는 2002.6.20 위 파면처분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위 지방노동위원회는 2002.8.27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고, 이어 중앙노동위원회도 2003.1.8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징계처분의 근거규정] 별지와 같다.

[증거]다툼 없는 사실, 갑2, 10 내지 12, 갑18의 8, 을 8, 9, 19, 20, 22, 을21의 1, 변론 전체의 취지

2.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단체협약 제20조 제4항은 “회사는 조합의 임원 및 조합업무 전임자에 대한 인사에 대하여는 조합의 동의를 얻어서 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참가인 회사는 노동조합의 동의 없이 원고를 파면하였다.

따라서 참가인 회사의 원고에 대한 파면처분은 절차상 하자가 있다.

(2) 원고는 참가인 회사가 무단결근 하였다고 주장하는 기간 동안 노동조합 본부 사무실이 아닌 객실승무지부 사무실에 정상적으로 출근하여 참가인 회사 노무관계자들과 만나 노조현안문제를 의논하고, 노사간 및 노노간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하여 객실 승무지부 노조간부 등과 지속적으로 대화를 가졌으며, 참가인 회사가 승무직에게 요구하는 비행훈련과 교육훈련 등도 모두 이수하였다. 따라서, 원고는 무단결근을 한 것이 아니다.

나. 인정사실

(1) 대한항공노동조합(이하‘노동조합’이라 한다)은 본부와 김포지부, 본사지부, 객실승무지부, 제주지부, 부산지부로 구성되어 있고, 위원장과 부위원장인 원고를 비롯한 본부의 상근자 11명과 지부의 상근자 6명이 노조전임자인데, 참가인 회사는 노조전임자들에 대한 근태관리를 노동조합 위원장에게 위임하여 처리해 왔다.

(2)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 제1.3.1조는“직원은 시업시각 10분 전까지 출근하여 본인이 출근부에 날인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1.3.2조는“직원이 결근 및 조퇴할 때에는 사유를 기재한 결근계를 사전에 제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노동조합 본부의 노조 전임자들은 원칙적으로 본부 사무실에 출근하여 직접 비치된 출근부에 날인을 하였고, 전일의 야간근무로 인하여 출근할 수 없거나 외근을 하는 경우 등에는 사전 또는 사후에 위원장의 결재를 받았으며, 노조 전임자들의 출근 여부는 위원장의 지시를 받은 사무국장이 확인해 왔다.

(3) 원고는 2000.11.29 노동조합 정기대의원대회에서 부위원장으로 선출된 후 2001.1.5부터 2001.1.31까지는 본부 사무실로 출근하였으나(출근부에 날인을 하지는 않았다), 2001년 2월 초순경 원고를 따르는 객실승무지부 대의원들의 주도로 노동조합 위원장 박○○에 대한 불신임안이 제출되었다가 다른 지부 대의원들의 참여가 미미하여 대의원대회 상정이 무산되는 일이 발생하는 등 노동조합 집행부와 객실승무지부 사이의 갈등이 노출되자 본부 사무실로 출근하기가 거북하여 2001.2.14부터 2001.3.9까지 연차휴가를 내고 출근하지 아니하였다.

(4) 그리고 연차휴가가 끝난 뒤에도 원고는 가끔씩 객실승무지부가 위치해 있는 김포공항 내의 본사빌딩(노동조합 본부 사무실은 김포공항 밖에 위치하고 있다)에 나가 객실승무지부 간부들에게 조언을 해주거나 회사측 노무담당 직원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기는 하였으나, 본부 사무실로는 출근하지 아니하였다.

(5) 또한, 객실승무지부가 회사측의 동의나 허락을 받지 아니한 채 2001년 3월 초순경 영종도 신공항 내의 객실승무원 근무장소에 관한 설명회를 개최하면서 회사 시설물을 점거하고 유인물을 배포하는 등의 불법행위를 한 데 대하여 참가인 회사가 2001.3.6 위 설명회에 참석하였던 객실승무지부장 고○○ 등 8명을 징계하자, 원고는 그 후 2001.12.20 위 고○○ 등이 사면될 때까지 수차례에 걸쳐 회사측 노무담당 직원들을 만나 위 고○○ 등에 대한 징계해제를 요구하기는 하였으나, 2001년 6월까지 1주일에 2~3차례 정도 객실승무지부가 있는 본사빌딩에 모습을 드러내었을 뿐, 2001.7월부터는 본사빌딩에도 거의 나오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노동조합의 각종 행사나 노동조합과 회사측의 단체협상에도 거의 참석하지 않았다.

(6) 참가인 회사는 2002.2.21경 노조전임자들의 2002년도 연차휴가 가능일수를 파악하기 위하여 노동조합측으로부터 2001년도와 2002년 1월분 출근부를 제출받은 다음, 원고가 위 기간 동안 휴일과 휴가기간 그리고 회사측이 실시한 비행훈련이나 교육훈련에 참석한 날(위 기간 동안 원고가 비행훈련이나 교육훈련을 이수한 날은 55일이다)을 제외하고는 모두 결근한 것으로 출근부에 기재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고(다만, 노동조합 사무국장 김○○은 당초 원고가 출근부에 날인하지 않은 2001.1.5부터 2002.2.25까지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결근한 것으로 출근부에 기재하였다가 나중에 휴일과 휴가기간 및 원고가 비행훈련과 교육훈련에 참석한 날은 결근하지 않은 것으로 출근부를 정정하였다), 원고를 징계절차에 회부하여 2002.5.17 파면하였다.

[증거] 다툼 없는 사실, 갑1, 7, 15, 갑19의 1 내지 10, 을1 내지 20, 22, 24 내지 26, 을28의 1, 2, 증인 김○○, 여○○, 대한항공노동조합 위원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 단

(1) 절차상의 하자 여부

(가) 사용자가 인사처분을 함에 있어 노동조합의 사전 동의나 승낙을 얻어야 한다거나 노동조합과 인사처분에 관한 논의를 하여 의견의 합치를 보아 인사처분을 하도록 단체협약 등에 규정된 경우에는 그 절차를 거치치 아니한 인사처분은 원칙적으로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나, 이는 사용자의 노동조합 간부에 대한 부당한 징계권 행사를 제한하자는 것이지 사용자의 본질적 권한에 속하는 피용자에 대한 인사권 내지 징계권의 행사 그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는 것이므로 노동조합의 간부인 피용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음이 발견된 경우에 어떠한 경우를 불문하고 노동조합측의 적극적인 찬성이 있어야 그 징계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할 수는 없는 일이고, 노동조합의 사전동의권은 어디까지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입각하여 합리적으로 행사되어야 할 것이므로 노동조합측에 중대한 배신행위가 있고 이로 인하여 사용자측의 절차의 흠결이 초래된 경우이거나, 또는 피징계자가 사용자인 회사에 대하여 중대한 위법행위를 하여 직접적으로 막대한 손해를 입히고 비위사실이 징계사유에 해당함이 객관적으로 명백하며 회사가 노동조합측과 사전 합의를 위하여 성실하고 진지한 노력을 다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측이 합리적 근거나 이유제시도 없이 무작정 징계에 반대함으로써 사전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나 사용자가 이러한 합의 없이 한 해고도 유효하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3.6.10 선고 2001두3136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에서 보건대, 을3, 9, 12 내지 20의 각 기재에 의하면, 참가인 회사는 원고를 징계절차에 회부한 다음 2002.3.14 노동조합측에 원고의 징계를 위한 객실승무원자격심사위원회 개최사실을 통보하면서 의견제출을 요청하였으나, 노동조합측에서도 아무런 의견도 제출하지 아니하였고, 이에 위 자격심사위원회는 2002.3.25 원고를 파면하기로 의결한 사실, 참가인 회사는 2002.4.9 원고에 대한 징계를 이유로 노동조합측에 원고에 대한 전임(상근) 해지를 요청하였는데, 노동조합측은 2002.4.16자로 원고의 노조전임을 해지한 사실, 단체협약 제34조는 조합원이 징계의결에 대하여 재심을 요청할 때에는 노사 쌍방 동수의 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조사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노동조합측에서는 원고의 재심요청에 따라 구성된 노사공동조사위원회에 참여하여 원고의 무단결근 사실을 회사측과 함께 조사하였으나, 그 후 2002.5.15 상벌 심의본위원회가 다시 원고에 대하여 파면을 의결할 때까지 원고에 대한 징계에 대하여 아무런 명시적인 의견도 제시하지 않은 사실이 인정되는 바, 이에 비추어 보면 노동조합은 원고에 대한 징계에 묵시적으로 동의하였거나 사전동의권의 행사를 포기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징계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징계의 정당성 여부

(가) 먼저, 원고가 본래 출근하여야 할 노동조합 본부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은 것이 무단결근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보면, 노조 전임자라 할지라도 사용자와의 사이에 기본적 근로관계는 유지되는 것으로서 취업규칙이나 사규의 적용이 전면적으로 배제되는 것이 아니므로, 노조전임자에 관하여 단체협약상의 특별한 규정이나 특별한 관행이 없는 한 출·퇴근에 관한 취업규칙이나 사규의 적용을 받으며, 근로계약 소정의 본래 업무를 면하고 노동조합의 업무를 전임하는 노조전임자의 경우 출근은 통상적인 조합업무가 수행되는 노조 사무실에서 조합업무에 착수할 수 있는 상태에 임하는 것이므로, 노조 전임자가 사용자에 대하여 취업규칙 등에 규정된 소정의 절차를 취하지 아니한 채 위와 같은 상태에 임하지 아니하는 것은 무단결근에 해당된다 할 것이므로(대법원 1997.3.11 선고 95다46715 판결 등 참조), 원고가 노동조합 위원장의 사전 또는 사후 결재를 얻지 않고 임의로 노동조합 본부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은 것은, 그 이유가 노노간의 갈등이 심화되는 것을 피하고 다른 노조원들에게 조언을 해주기 위한 것이었다 하더라도 무단결근에 해당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

(나) 나아가, 징계양정의 적정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우선 원고가 노동조합 본부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은 날이 총 280일이 넘고, 원고는 노노간의 갈등을 피하기 위하여 본부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고 객실승무지부에 출근하였다고 주장하지만, 앞서 인정한 바에 의하면 원고가 매일 출근시간에 맞추어 객실승무지부에 출근하였다고 볼 수는 없으며, 또 원고가 노동조합의 각종 행사에도 거의 참석하지 않은 점, 원고가 위원장에게 노조 전임의 해지를 요청하거나 사전 승낙을 받는 방법으로 본부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장기간 출근하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참가인 회사 사이의 근로관계는 사회통념상 원고의 귀책사유로 그 계속을 기대하기 어려울 정도에 이르게 되었다 할 것이므로, 참가인 회사가 원고에 대한 징계로 파면을 선택하였다 하여 이를 징계권을 남용하거나 일탈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할 것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에 대한 파면처분은 정당하고,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해현(재판장), 이범균, 조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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