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사직의 의사가 없음에도 전직승인을 받기 위하여 어쩔 수 없...
- 번호
- 2003구합35168
- 일자
- 2004-08-31
사용자가 근로자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고 이를 수리하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다 할지라도 사직의 의사가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ㆍ제출하게 된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원 고】 주식회사 코디콤 대표이사 안○균
【피 고】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피고보조참가인】 설○인
【변론종결】 2004.5.21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중앙노동위원회가 2003.10.20(소장에 기재된 2003.11.4는 오기임이 명백하다)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 사이의 2003부해287 부당해고구제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서울 ○○에서 근로자 140여명을 고용하여 디지털비디오레코딩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 및 제조ㆍ판매업 등을 하는 회사이고, 참가인은 2001.9.17 원고에 병역특례 산업기능요원으로 입사하여 근무하던 중 원고로부터 2002.12.26경 의원퇴직 처리되었다.
나. 이에 참가인은 원고의 의원퇴직 처리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면서 2003.2.21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2003부해138로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자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03.4.11 구제신청을 받아들여 사직원 제출은 진의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위 의원퇴직 처리를 부당해고로 인정하였고, 다시 원고는 2003.5.7 중앙노동위원회에 2003부해287로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03.10.20 이를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2-1ㆍ2, 9-3, 13-1
2. 재심판정의 적법여부
가. 당사자의 주장
(1) 원고의 주장
(가) 원고가 수차례 참가인에게 빈번한 지각 등 불성실한 근무태도를 지적하면서 경고장을 발부하였음에도 전혀 개선되지 아니하자 2002.9월경 전직을 권유하면서 시말서 작성을 요구하였는데, 이에 참가인은 원고에게 시말서를 제출하면서 동시에 스스로 2002.12.5자로 사직하겠다며 사직원을 제출하였던 것이고 원고로서는 참가인이 전직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주었는데도 전직하지 못함에 따라 사직서를 수리함으로써 의원퇴직 처리한 것으로서, 원고는 참가인에게 사직을 강요한 바 없이 참가인의 사직서 제출은 진의에 기인한 것일 뿐 아니라 참가인 주장과 같이 전직을 전제로 한 사직의 의사표시가 아니다.
또한, 참가인은 원고에게 퇴직처분일이 도래하기 전에 사직의사를 철회한 적이 없을 뿐 아니라, 가사 참가인이 사직의사를 철회한 바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사직서를 원고에게 제출한 이후에 이루어진 것으로서 이미 참가인의 사직의사표시와 원고의 수락의사표시로 근로계약이 합의해지된 이상 사직의사 철회는 근로관계가 합의해지되기 전까지만 가능한 것이라는 점에서 유효한 철회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가 참가인에 대하여 의원퇴직 처리한 것은 정당하고 근로기준법상 해고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나) 가사 참가인에 대한 퇴직처리가 해고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참가인이 지각을 반복함으로써 원고의 취업규칙 제36조의 ‘월 5회 이상의 지각을 하였을 때 해고할 수 있다’라는 규정에 따라 해고의 요건을 갖추고 있는 이상, 이는 참가인의 근무태만을 이유로 한 정당한 해고이다.
(2) 피고 및 참가인의 주장
(가) 원고는 2002.9월경 참가인에게 병무청에서 지정해주는 통신기기 제작업무가 아닌 다른 회계전표 작성업무 등을 지시하였으나 참가인이 이의를 제기함에 따라 전직 명령을 하였고, 이에 참가인이 전직업체(B 전자통신 주식회사)를 찾아 2002.10.1 전직신청서를 제출하였는데도 원고는 사직원을 제출하지 아니하면 전직승인을 하여줄 수 없다고 하였으며, 이에 따라 참가인은 원고의 요구에 따라 사직의 의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전직승인을 받기 위하여 어쩔 수 없이 사직원을 작성ㆍ제출한 것인데, 원고가 제출된 사직원을 수리하여 참가인을 의원퇴직 처리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나) 더구나 원고는 참가인으로부터 사직원을 제출받고는 병무청으로부터 회사가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참가인에 대하여 전직지시를 번복하고 승인을 거부하였는데, 이에 참가인 역시 원고에 대하여 사직의사를 철회하였다.
나. 관련 규정
별지 관련규정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참가인은 K 대학교 전자정보과 2년을 휴학하고 2000.11.16 병역특례산업기능요원으로 편입(복무만료일 2003.11.15)되어 J정보통신 주식회사에서 근무하다가 2001.9.17 원고회사로 전직하였고 서울지방병무청장으로부터 2001.12.4 전직승인을 받았다.
(2) 전직 후 참가인은 원고의 기술연구소 연구1부 연구원으로 근무하였는데, 원고는 2002.9월경 참가인에게 근무태도가 불량하고 지시를 제대로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2002.9월 말경까지 다른 업체를 알아보고 늦어도 2002.10월경까지 전직할 것을 요구하였다.
(3) 원고회사의 출근시각은 09:00인데, 참가인은 원고로부터 전직요구를 받은 후 잦은 야근과 전직을 위해 인터넷 등을 이용하여 지정업체를 밤새 찾아다닌탓에 2002.9월 1달간 지각을 8회(9.25과 9.28을 제외하고는 지각시각이 09:01:12부터 09:18:33), 2002.10월 1달간 지각을 9회(지각시각이 09:03:58부터 09:08:57)하였고, 이를 이유로 2002.11.5 원고로부터 경고장을 받았으며, 다시 2002.11.11 잦은 지각을 하였다는 이유로 시말서를 제출하였는데 이 시말서는 2002.11.12 대리, 차장, 이사를 거쳐 사장까지 결제되었다.
(4) 그러던 중 참가인이 2002.10월 말경부터 11월 초경 사이에 원고에게 사직원을 제출한 바 있는데, 그 사직원에는 ‘일신상의 사유로 사직하고자 하오니 재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으로, 작성일자와 시행일자는 ‘2002.12.5’(산업기능요원의 경우 지정업체를 옮긴 때로부터 1년이 경과한 때에는 지정업체를 옮겨 종사할 수 있다는 병역법 시행령 제85조 제2항 제1호의 규정에 따라 원고는 전직승인을 받은 2001.12.4로부터 1년 경과한 뒤의 일자로 시행일자를 기재한 것으로 보인다)로 기재되어 있었다.
(5) 한편 원고의 관리부 총무팀직원 민○○는 2002.11.11 원고에게 제출된 참가인의 사직원 결제란에 2002.11.11자로 생산부 조○○ 대리와 문○○ 차장의 결제가 나 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그 작성일자 ‘2002.12.5’를 수정테이프로 지우고 ‘2002.11.11’로 변경한 후 이사와 사장 순으로 결제를 받았는데, 이후 참가인은 2002.11월 말경 민○○에게 찾아와 사직원의 시행일자를 확인한다면서 제출을 요구하여 그녀가 보관 중이던 사직원에 전직승인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미리 결제가 되어 있는 것을 보고는 임의로 ‘전직승인 요건’이라는 문구를 기재하였고, 이에 민○○가 그 문구 위에 두줄을 긋고 싸인하라고 참가인에게 요구하였으나 참가인은 이를 거절하였다.
(6) 한편 원고 관리부 총무팀소속 직원으로 산업기능요원을 관리하는 한○○는 수사기관에서 변조사문서행사죄로 조사받으면서 ‘원고측은 2002.12.5 참가인에 대한 산업기능요원 신상변동(퇴직)보고서를 작성하여 병무청 소집과에 사직원과 함께 보냈다가 원고와 참가인이 합의함에 따라 회수한 바 있었는데, 원고는 참가인에게 생산부에서 근무하도록 조치하겠으니 2002.12.26 전사원이 참석하는 워크숍에서 상의하자고 하여 그때까지 병무청 소집과에 위 보고서 등을 제출하지 않고 있다가 참가인이 2002.12.26 위 워크숍에 불참함에 따라 원고측은 더 이상 근무하지 아니할 것으로 보고 그제서야 위 보고서 등을 제출하였다’라고 진술한 바 있다.
(7) 결국 참가인은 원고로부터 전직승인을 받지 못하였고, 원고는 참가인이 전직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2002.12.26경에 이르러 2002.12.5자로 소급하여 위와 같이 제출된 사직원을 수리하여 퇴직처리 하였으며, 퇴직처리 이후에도 계속 출근을 하려는 참가인의 출근을 제지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갑 3-1ㆍ2, 4, 5-1~23, 6-1~24, 7-1~27, 8-1~10, 9-1ㆍ2, 10-1ㆍ2, 11, 12, 13-1, 15-1~7(각 일부), 을 1, 변론 전체의 취지
[배척증거] 갑 15-1~7(각 일부)
라. 판 단
(1) 사용자가 근로자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고 이를 수리하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다 할지라도 사직의 의사가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ㆍ제출하게 된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3.10.10 선고, 2001다76229 판결 등 참조).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산업기능요원으로서 사직할 경우 현역병으로 입대하여야 할 입장에 있는 참가인이 이미 2년 2개월 이상 복무를 마치고 제대를 앞둔 상황에서 스스로 산업기능요원의 신분을 포기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는 점, 또한 원고로부터 전직승인만 받고 지정업체를 옮기기만하면 될 뿐인 참가인이 굳이 그것도 전직승인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미리 사직원을 낸다는 것 역시 일반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점, 그 제출경위는 불명하나 사직원이 원고측에 제출된 것은 2002.10월 말경에서 11월 초경인데 그 시행일자뿐 아니라 작성일자까지도 모두 장래인 2002.12.5자로 한 것은 전직승인이 그전까지 날 것을 전제로 작성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점, 참가인이 자발적인 의사로 사직원을 제출하였다면 원고로서는 어차피 퇴직할 사람에게 전직요구를 한 이후의 지각을 문제삼아 경고장을 발부하고 시말서까지 제출받을 이유는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참가인은 퇴직처리가 된 후에도 계속 원고회사에 출근하려 하였으나 원고로부터 출입을 제지당한 점, 한○○의 진술에 비추어 원고와 참가인은 서로 사직원이 제출된 후 계속 근무하기로 합의하였던 적이 있었던 사정이 엿보이는 점 등을 함께 고려할 때, 참가인은 원고의 요구에 따라 사직의 의사가 없음에도 전직승인을 받기 위하여 어쩔 수 없이 사직원을 작성ㆍ제출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인데, 원고가 이러한 상황하에서 제출된 사직원을 2002.12.26경에 이르러 2002.12.5자로 소급 수리하여 참가인을 의원퇴직 처리한 것은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므로, 정당한 이유가 없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2) 한편 이 사건 퇴직처리 당시 참가인에게 지각으로 인한 취업규칙상의 해고사유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참가인의 사직원 제출을 이유로 퇴직처리한 것이지 지각을 퇴직처리 사유로 삼지는 않은 점, 참가인이 원고로부터 전직요구를 받기 전까지 한번도 지각을 한 적이 없다가 전직요구 이후에서야 지각을 한 것으로 보이는 점, 참가인이 지각을 하게 된 것은 야근이나 전직을 위하여 인터넷 등을 이용하여 지정업체를 밤새 찾아 다닌 탓인 사정도 엿볼 수 있는 점, 그 밖에 당시 참가인이 처한 전반적인 상황이나 지각시간 등에 비추어 참가인에 대하여 지각을 이유로 해고하는 것은 지나친 처사로서 그 정당성을 인정하기 힘들다고 할 것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므로, 원고의 청구는 이유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유남석(재판장), 조성권, 왕정옥
출처: 원본 자료실에서 보기 ↗
본 자료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구체적 사안은 전문가 상담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