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사용자가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번호
2003구합39719
일자
2004-08-31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ㆍ제출하게 한 후 이를 수리하는 이른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사용자가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의원면직처분을 해고라고는 볼 수 없다. 원고의 사직의 의사표시는 진의에 의한 의사표시라 할 것이고, 참가인 법인이 이를 승낙함으로써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적법하게 종료된 것이라고 할 것이다.

【원고】 허○용

【피고】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피고 보조참가인】 학교법인 태양학원 대표자 송○조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03. 11. 27. 원고와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만 한다) 사이의 2003부해543 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1. 재심판정의 경위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을 제1, 2, 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가. 참가인 법인은 고등보통교육을 실시함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이고, 원고는 1997. 12. 10. 참가인 법인이 운영하는 경혜여자고등학교(이하 ‘경혜여고’라고만 한다)에 임시 직원으로 입사하였다가 1998. 3. 1. 정식직원인 방호원으로 채용되어 근무하던 중, 2003. 6. 21. 참가인 법인에게 사직서를 제출하여 의원면직처분을 받았다.

나. 원고는 참가인 법인의 의원면직처분이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면서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위 지방노동위원회는 참가인 법인의 의원면직처분이 원고의 사직 의사에 기한 정당한 것이라고 결정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고는 중앙노동위원회에 2003부해543호로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위 지방노동위원회의 결정과 같은 이유로 2003. 11. 27.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내용의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사직의 의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참가인 법인측의 경혜여고 교장으로부터 기망을 당하여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이므로, 그 사직서는 효력이 없고 따라서 참가인 법인이 그 사직서를 근거로 원고에 대하여 의원면직 처리한 것은 실질적으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나. 판단

(1) 아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위에서 든 각 증거와 갑 제2호증의 1 내지 4, 원고의 인영부분에 다툼이 없어 문서 전체의 진정성립이 추정되는 을 제3호증의 1, 2, 을 제4, 5, 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1998. 3. 1. 경혜여고의 방호원으로 정식채용되면서 1주일 단위로 2교대 형태로 근무하면서 주간 근무(08:00부터 17:00)에는 학교 내 각종 전기공사, 화장실보수 및 학교정원을 가꾸는 등의 업무를 하고, 야간 근무(18:00부터 익일 07:00)에는 경비업무를 담당하였다.

(나) 그런데 원고는 1999. 9. 27. 체벌 및 품위손상을 이유로 참가인으로부터 경고처분을 받고, 2002. 2. 12.에는 학교 열쇠 분실, 2000. 7. 14.에는 음주상태에서 경혜여고 교원과 싸운 것에 대하여 각 경위서를 제출하였으며, 2002. 11. 2.에는 음주상태에서 야간근무를 하면서 경혜여고 교장에게 불손하게 행동한 것에 대하여 시말서를 작성하여 교장에게 제출하는 등 업무수행을 충실히 하지 아니하면서 사직한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고 다녔다.

(다) 그런데, 2003. 5. 19. 참가인 법인의 이사장(이하 ‘이사장’이라고만 한다)이 경혜여고에 조경용 나무 6그루를 배달시키고, 도착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같은 날 21:00경 경혜여고에 전화를 하였으나 당시 야간근무 담당자인 원고가 전화를 받지 아니하였고, 두 번째 전호에 원고와 통화가 되어 원고에게 나무 도착 여부를 물어보았으나 나무가 도착한 사실이 없다고 대답하였다. 이에 이사장이 직접 확인하여 본 결과 위 나무가 이미 도착하여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하여 원고는 그 다음날인 2003. 5. 20. ‘다시 음주상태로 근무하거나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에는 이의 없이 사직하겠다’라는 내용의 각서를 작성하여 교장에게 제출하였다.

(라) 그러나 이사장은 같은 날 교장에게 원고의 근무불성실을 탓하며 사직서를 제출받으라고 지시하였다. 이에 교장은 2003. 5. 21. 원고에게 ‘이사장이 사직서를 받으라고 했으므로 사직서를 내야한다. 사직서를 내면 원고의 정년이 앞으로 1년 6월 정도밖에 남지 않았으니 사정하여 잘 처리되게 해 주겠다’고 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고는 ‘나도 더 이상 근무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 하면서 자필로 2003. 6. 21.자 사직서를 작성하여 교장에게 제출하였다.

(마) 그리하여 교장은 이사장에게 원고가 사직서를 제출하였다고 보고하면서 선처를 부탁하였으나 이사장은 사직서를 수리하겠다고 하였다.

(바) 그래서 교장은 2003. 5. 23.경 원고에게 이사장이 사직서를 수리하겠다는 의사를 전하였으나 그에 대하여 원고는 사직서를 돌려달라거나, 사직서의 제출이 무효라는 등의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2003. 6. 21.까지 정상적으로 근무하였다.

(사) 그러던 중 원고는 2003. 5. 26.과 2003. 5. 27. 이틀 동안 다른 직장을 구하기 위하여 연가를 받았다.

(아) 원고는 2003. 6. 21.자로 의원면직 처리된 후 경혜여고에 출근하지 않았고, 2003. 6. 23. 출근하여 퇴직금지급신청을 하였으며, 그에 따라 교직원연금관리공단은 2003. 7. 2.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였다.

(2)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ㆍ제출하게 한 후 이를 수리하는 이른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사용자가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의원면직처분을 해고라고는 볼 수 없다고 할 것이고(대법원 2000. 4. 25. 선고 99다34475 판결 등 참조),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있어서의 진의란 특정한 내용의 의사표시를 하고자 하는 표의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지 표의자가 진정으로 마음 속에서 바라지는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시의 상황에서는 그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그 의사표시를 하였을 경우에는 이를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된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0. 4. 25. 선고 99다34475 판결 등 참조).

(3) 이 사건에 있어, 사직서 제출과 그 수리에 이르기까지의 일련의 과정에서 원고가 보인 태도, 원고가 퇴직금을 요구하고 별다른 이의 없이 그 전부를 수령한 사정 등 전후 경과를 모두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스스로의 의사에 의하여 사직서를 제출한 것이라고 볼 수 밖에 없고, 갑 제2호증의 5의 기재 만으로는 원고의 사직서 제출이 기망에 의한 것이라거나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기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사직의 의사표시는 진의에 의한 의사표시라 할 것이고, 참가인 법인이 이를 승낙함으로써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적법하게 종료된 것이라고 할 것이다.

3. 결론

그렇다면,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해현(재판장), 조윤희, 신상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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