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근로자의 동의를 얻지 못한 전적은 무효이다...

번호
2003구합5860
일자
2003-12-18

참가인에게 잘못이 있어 더 이상 원고회사에서 근무하기 어려웠다는 사정도 인정되지 아니할 뿐 아니라, 원고가 참가인의 전적으로 인하여 신규직원을 채용한 데 비추어 참가인의 전적이 원고의 업무상 필요하였다고도 보이지 아니하는 점, 또한 참가인의 생활상의 불이익이 너무 커서 참가인이 위 전적에 쉽게 동의하였으리라고는 보이지 아니하는 점, 참가인이 서울에서 보름간 근무한 것은 참가인이 원고의 일방적인 전적조치에 불응할 경우 직장을 잃을 염려가 있었으므로 전적의 인사명령에 따를 것인지 확실한 태도를 결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일시적인 현상유지의 방편에 불과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는 참가인을 전적시킨 후 참가인이 남편의 병간호를 이유로 그만 두기 이전에 보험자격 상실신고를 하는 등 퇴직처리를 하였으므로 참가인이 원고와 합의 아래 전적에 동의하였다면 여기에는 원고회사에 대한 사직과 주식회사 P개발에 대한 입사 의사가 포함되었다고 하여야 할 것인데 참가인이 당시 원고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하거나 새로이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였음은 물론 그 후에도 원고를 상대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하는 등 계속 원고와의 근로관계의 존속을 전제로 행동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이 위 전적명령에 동의하였다고 볼 수가 없다.

[원 고] 주식회사 대승 대표이사 양○홍, 지배인 임○채

[피 고]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김성희, 조용호, 곽영섭

[피고보조참가인] 정○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휴먼, 담당변호사 안중민

[변론종결] 2003.9.25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중앙노동위원회가 2003.1.28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이하‘참가인’이라 한다) 사이의 2002부해731 부당해고구제재심신청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참가인은 2001.9.12 원고회사에 입사하여 아산시 소재 ○○로얄호텔 사우나의 매표원으로 근무하였는데, 원고는 참가인에게 계열회사인 주식회사 P개발이 운영하는 서울 광진구 소재 ○○○사우나에서의 근무를 명하면서 2002.6.7 참가인을 퇴직처리하였고, 이에 참가인은 같은 달 10일부터 ○○○사우나의 청소원으로 근무하였으나 아산시에 계속 거주하고 있던 남편의 병간호를 해야 하는 사정을 호소하고 같은 달 25일부터 출근하지 아니하였다.

나. 그런 상태에서 참가인은 자신을 아무런 연고가 없는 서울의 ○○○사우나로 전보한 것은 부당한 인사이고, 주식회사 P개발의 오○탁 본부장으로부터 ○○로얄호텔에 복직시켜 주겠다는 약속을 받고 근무를 중단하였음에도 원고가 복직을 거부하는 것은 결국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면서 구제신청을 제기하였고, 이에 대하여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02.10.8 서울로의 전보는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재량의 범위 내에서의 정상적인 인사조치이고, 참가인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사직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이유로 위 구제신청을 모두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으나, 참가인의 재심신청을 받은 중앙노동위원회는 2003.1.28 다른 기업으로 적을 옮기는 전적은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야 유효한데, 참가인이 전적에 동의하였다는 증거가 없고 그로 인한 참가인의 생활상의 불이익이 너무 커서 참가인에 대한 전적은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위 전적에 따른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2002.6.7자 퇴직처리를 부당해고로 인정하여 구제명령을 발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증거] 다툼 없는 사실, 갑1, 2, 12-1∼3, 19-1, 2, 23, 27, 28, 을 나 7

2.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에 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1) 참가인은 일용직 직원으로 2001.9.12 입사할 때 기간을 1년으로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2002.9.11로서 이미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었다.

(2) 원고와 주식회사 P개발은 모두 사우나 운영을 주업종으로 하는 소유자가 동일한 계열회사로서 두 회사 사이에서 직원을 자유로이 전적시켜온 관행이 확립되어 있었는데, 참가인이 ○○로얄호텔에 근무하는 동안 동료들과 화합이 되지 아니하고 매표수입금을 횡령하기도 하여 더 이상 근무를 계속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러 참가인의 동의를 얻어 서울로 전적시켰던 것이고, 참가인도 이를 받아들여 서울에서 근무를 하다가 남편의 지병이 갑자기 악화되어 자진사직한 데 불과하므로, 원고가 참가인을 해고하였다고 할 수 없다.

나. 근로계약기간의 만료에 관하여

참가인이 입사 당시 원고에게 제출한 서약서에 1년 근무 뒤 발생하는 연차휴가의 사용에 관한 내용이 있는 점[갑11-1] 등에 비추어, 참가인이 2001.9.12 원고와 사이에 근로계약기간을 1년으로 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증인 이○기의 증언은 믿기 어렵고, 달리 이를 뒷받침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참가인의 근로계약기간이 이미 만료되어 이 사건 소의 이익이 없다는 취지의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다. 전적의 유효성에 관하여

(1) 근로자를 그가 고용된 기업으로부터 다른 기업으로 적을 옮겨 다른 기업의 업무에 종사하게 하는 이른바 전적은, 종래에 종사하던 기업과 사이에 새로운 근로계약을 체결하거나 근로계약상의 사용자의 지위를 양도하는 것이므로, 동일 기업 내의 인사이동인 전근이나 전보와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의 개별적인 동의를 얻어야 효력이 생기고(대법원 1993.1.26 선고, 92누8200 판결), 이러한 동의를 요하지 아니하는 특별한 사정으로는 기업그룹 안의 계열기업으로의 전적에 있어서 사전에 전적할 계열기업을 특정하여 근로자의 포괄적인 동의를 얻은 경우 또는 그러한 계열기업으로 전적시키는 관행이 일반적인 근로관계를 규율하는 규범적 사실로 확립되어 있는 경우 등을 들 수 있다(대법원 1996.5.10 선고, 95다42270 판결).

(2) 그런데 원고와 주식회사 P개발 사이에 전적의 관행이 확립되어 있었다는 원고의 주장에 부합하는 증인 오○탁의 일부 증언은, 위 증인이 두 회사 사이에서 동일회사 내에서 부서이동처럼 상호 인사발령을 하고 종전 회사에서는 퇴직처리를 하였다면서도, 참가인 이외에 전적으로 퇴직처리를 한 다른 사례가 단 한건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믿기 어렵고, 달리 그러한 관행이 존재하였다거나 참가인으로부터 사전에 포괄적 동의를 얻었다는 등 전적에 근로자의 동의를 요하지 아니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었음을 뒷받침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전적과 퇴직처리는 참가인으로부터 전적에 대한 개별적 동의를 얻어야만 유효하다고 할 것이므로, 이 점에 관하여 살펴본다.

(3) 인정사실

(가) 참가인은 1978년부터 아산시 공무원으로 근무한 남편과 고등학생인 두 아들을 둔 가정주부로서 줄곧 아산시 도고면에서 거주해 왔다.

(나) 원고는 관리부장이던 이○기를 통하여 2002.6.7 근무를 마치고 퇴근한 참가인에게 같은 달 8일부로 서울 근무를 명하는 인사명령을 하고, 사우나 내부의 카운터를 보던 직원을 참가인 대신 매표원으로 근무하게 한 다음 사우나의 카운터 근무자로 신규직원을 채용하였다.

(다) 참가인은 위 인사에 대하여 항의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일단 혼자 서울로 올라가 2002.6.10부터 주식회사 P개발이 운영하는 ○○○사우나 안에서 숙식을 하면서 청소원으로 근무하였으나, 남편의 건강이 안좋아 병간호를 해야 할 필요가 생기자 주식회사 P개발의 오○탁 본부장에게 사정을 이야기하고 그로부터 일단 고향에 내려가 기다리라는 말을 듣고 같은 달 25일부터 출근하지 아니하다가, 같은 해 8월 초순부터 원고에게 D로얄호텔로의 복직을 요구하였지만 거절당하였다.

(라) 참가인이 2002.6.7 원고회사를 떠나 주식회사 P개발로 옮기면서 원고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하거나 주식회사 P개발과 새로이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였으며, 같은 달 25일 출근을 중단하면서도 원고회사 또는 주식회사 P개발에 휴가원이나 사직서를 제출하지는 아니하였다.

(마) 원고회사는 2002.6.22 같은 달 8일자로 참가인에 대한 건강보험자격상실신고를 하고, 같은 해 7.3일에는 같은 해 6.7일자로 참가인에 대하여 개인사정에 의한 이직을 이유로 고용보험피보험자 자격상실신고를 하는 등, 참가인이 주식회사 P개발로의 전적으로 인하여 원고회사에서 퇴직한 것으로 처리하였다.

[증거] 갑7-1-2, 8-1, 2, 10-1∼3, 12-3, 16-2, 17-1, 2, 23, 24, 27, 28, 을가3-1∼7, 을나1, 2, 7, 증인 이○기(일부), 오○탁(일부), 김○학, 정○희

[배척증거] 갑3-1,2, 4-1∼4, 14-1∼12 (참가인이 수입금을 횡령하였다거나 동료들과 화합이 되지 아니하였다는 내용의 확인서 등인데, 원고의 직원들이 이 사건 소송의 증거로 제출하기 위하여 작성한 것으로, 만일 참가인이 수입금을 횡령하였다면 이는 징계해고의 사유가 될 것임에도 그러한 참가인을 원고가 다른 회사로 전적시킨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고, 오히려 참가인이 성실하게 근무하였고 직원들과도 사이가 좋았다는 다른 직원들의 진술서 등[을가3-1∼7, 을나1, 2]도 제출되어 있어, 그 내용을 선뜻 믿기 어렵다), 갑15-3, 증인 이○기(일부), 오○탁(일부), 윤○희

[부족증거] 갑25-1, 2(원고가 2002.8.6 참가인의 고용보험피보험자 자격상실사유를 같은 해 7.1일자 회사 사정에 의한 인사발령으로 수정신고한 서류인데, 위 수정신고가 참가인이 전적에 동의하였다가 자진사직한 후, 자격상실사유가 개인사정으로 인한 이직이어서 실업급여를 받을 수 없으니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부탁함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라는 증인 윤○희의 증언은, 참가인이 2002.8월 초부터 원고에게 복직을 강하게 요구하면서 부당해고구제신청을 제기한 점 등에 비추어 믿기 어려워, 위 수정신고 사실만으로는 참가인이 전적에 동의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4) 판 단

위 인정사실에서 나타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 즉 참가인에게 잘못이 있어 더 이상 원고회사에서 근무하기 어려웠다는 사정도 인정되지 아니할 뿐 아니라, 원고가 참가인의 전적으로 인하여 신규직원을 채용한 데 비추어 참가인의 전적이 원고의 업무상 필요하였다고도 보이지 아니하는 점, 더욱이 이 사건 전적으로 인하여 참가인이 남편과 아들들이 거주하는 아산시를 홀로 떠나 아무런 연고도 없는 서울에서 숙소조차 없이 사우나 안에서 숙식을 하여야 하는 등 참가인의 생활상의 불이익이 너무 커서 참가인이 위 전적에 쉽게 동의하였으리라고는 보이지 아니하는 점, 참가인이 서울에서 보름간 근무한 것은 참가인이 원고의 일방적인 전적조치에 불응할 경우 직장을 잃을 염려가 있었으므로 전적의 인사명령에 따를 것인지 확실한 태도를 결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일시적인 현상유지의 방편에 불과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는 참가인을 전적시킨 후 참가인이 남편의 병간호를 이유로 그만 두기 이전에 보험자격 상실신고를 하는 등 퇴직처리를 하였으므로 참가인이 원고와 합의 아래 전적에 동의하였다면 여기에는 원고회사에 대한 사직과 주식회사 P개발에 대한 입사 의사가 포함되었다고 하여야 할 것인데 참가인이 당시 원고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하거나 새로이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였음은 물론 그 후에도 원고를 상대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하는 등 계속 원고와의 근로관계의 존속을 전제로 행동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이 위 전적명령에 동의하였다고 볼 수가 없다.

그렇다면 결국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주식회사 P개발로의 전적은 근로자의 동의를 얻지 못하여 무효이고, 이를 전제로 원고가 2002.6.7자로 참가인을 퇴직처리한 것은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지 않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3. 결 론

따라서 같은 취지로 판단한 피고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정당하고,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해현(재판장), 이범균, 조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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