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징계의 종류 중 가장 무거운 해고처분을 선택하는 경우에는 ...
- 번호
- 2003누7202
- 일자
- 2004-06-15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 인사 관련 규칙에서 징계사유를 규정함에 있어 동일한 사유에 대하여 여러 등급의 징계가 가능한 것으로 규정하였다면 그 중 어떤 징계처분을 선택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속한다고 할 것이나, 징계의 종류 중 가장 무거운 해고처분을 선택하는 경우에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어야만 그 정당성이 인정된다 할 것이다.
【원고, 항소인】 윤○원
【피고, 피항고인】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피고보조참가인】 주식회사 로템 대표이사 정○진
【1심판결】 서울행법 2003.4.18 선고, 2002구합39149 판결
【변론종결】 2004.3.5
1. 원심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가 2002.10.30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2002부해542 부당해고구제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3. 소송비용 중 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의, 나머지는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1. 재심판정의 경위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가. 원고는 1987.6.25 철도차량 및 특수중기 제조회사인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 한다) 회사에 입사하여 철차품질관리팀 소속 입환기관차(회사에서 만든 전동차를 각종 시험장으로 이동시키는 견인 기관차)의 기관사로 근무하던 중, 2002.5.14 참가인 회사로부터 사내폭행을 사유로 징계해고되었다.
나. 이에 원고는 참가인 회사의 위 해고처분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2002부해98호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하였고, 경남지방노동위원회는 원고의 구제신청을 받아들여 2002.7.11 원고의 원직복직 및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상당액의 지급을 명하는 구제명령을 하였다.
다. 참가인은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2002부해542호로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02.10.30 참가인의 원고에 대한 위 해고처분은 정당한 징계권의 행사라고 보아 경남지방노동위원회의 초심명령을 취소하고, 참가인의 원고에 대한 해고는 부당해고가 아니라는 취지의 재심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2.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징계사유의 존부
(1) 인정사실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2호증(을 제1호증과 같다), 갑 제3호증의 1 내지 5, 갑 제6호증(을 제3호증의 1과 같다), 갑 제7호증(을 제4호증의 1과 같다), 갑 제15호증(을 제2호증과 같다), 을 제3, 4호증의 각 2, 을 제6, 7, 8, 12, 16호증의 각 기재 및 원심 증인 김○○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더하여 보면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입환기관차의 기관사로서 2002.4.27홍콩으로 수출되는 전동차 12편성 8량(이하 ‘홍콩전동차’라고 한다)에 대한 중량측정을 지시받고 같은 날 08:40경부터 입환기관차에 홍콩전동차를 달고 중량측정을 하기 시작하여 같은 날 16:20경 마지막 2량에 대한 중량측정을 위하여 입환기관차로 홍콩전동차를 중량시험장에서 기관차 공장쪽으로 이동시키던 중, 이동선로와의 교차선로인 항공유치선 5번 라인에 고속전철 전동차(POWER CAR, 이하 ‘파워카’라고 한다) 1량이 선로를 가로막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급제동하여 파워카 5m 전방에서 정차하였다.
(나) 원고는 급정차한 후 입관기관차 내에 설치되어 있는 방송장치를 이용하여 실외방송으로 “어느 ××가 동력차를 여기에다 세워 놓았느냐”는 등 폭언을 하였고, 이를 듣고 온 기관차 생산팀 직장 엄×석으로부터 방송으로 그렇게 욕을 하면 되느냐고 주의를 듣고 김○○가 가까이 오는 것을 보고 “어느 놈이 담당과장이야, 작업지시를 이따위로밖에 못해 개새끼야”라고 하는 등 폭언을 하였으며, 이에 김○○가 “그런 험한 욕설을 하면 되느냐”고 따지자 김○○에게 “야, 이 새끼야. 사고나면 책임질 거냐”고 하면서 철도차량 스토퍼용 각목(입환기관차의 브레이크를 고정시키는 나무 막대기로 가로 약 90cm, 세로 약 7cm, 두께 약 4cm)을 들고 입환기관차에서 내려와 작업자들이 보는 앞에서 김○○의 엉덩이부분을 각목으로 내리치는 순간 김○○가 몸을 오른쪽으로 돌려 피하는 바람에 동인의 왼쪽 손목 부위를 가격하게 되었고, 다시 주먹으로 동인의 얼굴 부위를 때려 안경이 땅에 떨어지는 등 폭력을 행사하여 김○○에게 약 8~1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좌측 척골 간부 골절의 상해를 입게 하였다.
(다) 참가인 회사는 2002.5.13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의 전항과 같은 행위가 단체협약 제24조 제8항 및 제10항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고를 해고하기로 의결하였고, 2002.5.14 원고에게 이를 통보하였다.
(2) 징계관련 규정
[단체협약]
제24조(징계 및 종류) 회사는 조합원이 다음 각 항에 해당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징계할 수 없다.
8. 사내에서 폭력행위를 한 자(단, 사소한 사항은 당사자간 화해시 제외)
10. 직장질서를 현저히 문란케 한 자
11. 징계의 종류는 다음과 같다.
1) 경고
2) 견책:시말서
3) 감봉:1개월 이내(감봉은 기본급의 20분의 1 이내)
4) 정직:2개월 이내
5) 해고
(3) 판 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직장상사인 김○○ 과장을 위 “2. 가. (1) (나)”항 기재와 같이 폭행하여 상해를 입혔으므로, 이는 단체협약 제24조 제8항, 제10항 소정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나. 징계양정의 적정 여부
(1) 원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발생 당일의 근무현장의 작업상황, 이 사건 폭행에 이르게 된 경위, 피해자와 합의한 점, 15년간 장기근속근로자로서 별다른 징계사실이 없는 점, 5급 장애자로서 성실하게 근무하여 온 점, 사내 폭행사건에 대하여 감봉 1월의 징계를 한 전례가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를 해고한 이 사건 처분은 지나치게 무거워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2) 인정사실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3호증의 1 내지 5, 갑 제5호증의 1 내지 4, 갑 제6, 7호증, 갑 제8호증(을 제5호증과 같다), 갑 제9, 10, 12, 15호증, 갑 제24호증의 1 내지 9, 갑 제25호증, 갑 제28, 29, 34, 38, 39호증, 갑 제41호증의 1 내지 4, 을 제6, 14, 16, 17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과 원심 증인 김○○, 원심 및 당심증인 최○○의 각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더하여 보면 인정할 수 있다.
(가) 입환기관차는 전ㆍ후의 구분없이 앞뒤 양 끝에 전동차 연결장치가 장착되어 있어 구조상 전진과 후진이 모두 가능하도록 되어 있고, 이에 따라 기관차의 운전석은 전후 좌우를 볼 수 있도록 네 방향 모두 유리문으로 개방되어 있으며, 운전계기판 또한 운전석의 측면에 설치되어 있고, 입환기관차의 최고속도는 시속 15km이나 홍콩전동차를 달고 운행하던 이 사건 당시의 속도는 시속 약 8~9km 정도이다.
(나) 중량측정이란 철로에 설치된 감지기를 이용하여 전동차 1량마다 무게를 측정하고 전동차 양쪽 바퀴에 가해지는 하중을 측정하여 전동차의 좌우균형을 검사하는 작업으로, 이 사건 당시 입환기관차를 이용한 홍콩전동차의 중량측정 작업방법은 홍콩전동차 8량을 입환기관차 전방에 달고 중량감지센서가 장치된 중량시험장으로 진행한 후, 감독자의 무선연락을 통해 전동차의 이동거리를 지시받아 첫 번째 전동차 1량의 앞바퀴 부위를 위 중량감지센서의 중앙부분에 위치시켜 전동차의 좌우 앞바퀴 부위의 중량을 측정하고 좌우 균형을 맞춘 다음, 입환기관차를 위 전동차 1량 길이만큼인 약 20m 가량 전진시켜 전동차의 뒷바퀴 부위를 위 센서에 위치시켜 동일한 검사를 하고, 다시 입환기관차를 20m 가량 후진시켜 앞바퀴 부위를, 이어 20m 가량을 다시 전진시켜 뒷바퀴 부위를 각 동일한 방법으로 검사하는 것으로서 전동차 1량당 각 2회에 걸쳐 중량측정 및 좌우균형 검사를 하게 되어 입환기관차의 전ㆍ후진 운행횟수는 전동차 1량당 4회 정도이고, 전진 및 후진 거리는 첫번째 전동차의 경우는 20m 가량, 두번째 전동차의 경우는 40m 가량이 되며, 이후 계속하여 선행 전동차 길이 만큼의 거리를 전진 및 후진을 반복하게 되어 위 전동차 8량을 모두 검사하려면 약 32회 가량을 반복 운행하여야 하는 힘든 작업인 바, 이 사건 당시 원고는 당일 오전 08:40경부터 16:20경까지 계속하여 홍콩전동차 6량의 중량측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다) 이 사건 당시 원고가 홍콩전동차 마지막 2량에 대한 중량측정을 위하여 출발한 중량시험장에서 파워카가 정차되어 있던 위 선로 교차지점까지는 약 120m 정도이고, 위 이동선로는 직선에 가까운 S자형으로 되어 있어 전방의 시야를 확보하는데 방해가 될 정도는 아니었다.
(라) 원고는 홍콩전동차 마지막 2량에 대한 중량측정을 위하여 위 정차된 파워카 쪽으로 이동할 당시 입환기관차에 홍콩전동차 8량을 달고 계속 전진과 후진을 반복 운행하고 있었던 관계로 홍콩전동차와 중량시험장의 상태를 파악하기 쉽도록 위 중량시험장 쪽을 바라보면서, 즉 위 파워카를 등진 자세로 입환기관차를 운전하면서 간간히 파워카 쪽을 살피며 운행하였다.
(마) 원고는 이 사건 작업 당일 오전 입환기관차에 홍콩전동차를 연결하기 위하여 입환기관차를 이동하던 중, 위 선로 전방에 고속전철 파워카 1량이 입환기관차 진행 선로 쪽으로 놓여 있고, 선로 주변에 불법주차 차량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기관차 생산팀 정○○ 조장 및 총무팀 김○○ 차장에게 업무협조를 부탁하여 이를 모두 입환기관차 이동 선로 밖으로 옮겨 놓았다.
(바) 한편 당시 원고가 중량측정 작업을 하고 있던 홍콩전동차 8량은 그 시가가 약 160억원 상당, 파워카 역시 시가가 약 60억원 상당에 이르는 고가의 차량들인 데다가, 이 사건 발생 전날 위 작업장 다른 선로상에서 전동차 추돌사고가 발생하였고, 이 사건 당일도 고속전철 주행선상에서 감전사고가 발생하였던 관계로 원고로서는 안전사고 발생을 방지하기 위하여 매우 긴장된 상태에서 작업에 임하고 있었다.
(사) 원고는 지체장애 5급의 장애인으로서 참가인 회사에 입사하여 약 15년 가까이 근무하는 동안 1997.4.1 직장질서문란(탈선사고)으로 견책처분을 받은 외에는 아무런 징계를 받은 바 없이 착실히 근무해 왔고, 김○○와도 원만히 합의하였다.
(아) 참가인 회사는 직원인 방○○이 2001.6월경 의장생산팀 기장반 고속철도 편성조 조장 이○○의 귀를 물어 약 4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상해를 입힌 사안에 대하여 방○○에게 감봉 1월의 징계를 하였고, 원고에 대하여 징계해고 의결을 한 같은 날에 안○○이 2002.4.26 중기생산팀 장○○ 과장을 폭행하여 약 6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뇌좌상을 입힌 사안에 대하여 징계해고를 의결하였는데, 당시 안○○은 위 사건으로 형사고소까지 된 데다가 피해자와 합의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여서 참가인 회사의 징계해고를 받아들여 퇴사하였다.
(3) 판 단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 인사 관련 규칙에서 징계사유를 규정함에 있어 동일한 사유에 대하여 여러 등급의 징계가 가능한 것으로 규정하였다면 그 중 어떤 징계처분을 선택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속한다고 할 것이나, 징계의 종류 중 가장 무거운 해고처분을 선택하는 경우에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어야만 그 정당성이 인정된다 할 것이다.
이 사건에 있어 보건대, 위 인정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전날 및 당일에 작업현장에서 추돌 및 감전사고가 있었고, 중량측정을 맡은 홍콩전동차가 매우 고가의 차량인 관계로 입환기관차 운전이라는 위험성이 큰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원고로서는 당시 매우 긴장된 상태에서 작업에 임하고 있었던 점, 원고는 이 사건 중량측정 작업시작 전에 이미 선로 상의 장애물을 모두 치워 놓았던 터라 진행 선로상에 파워카가 놓여있으리라고는 예상하기 어려워 입환기관차의 진행 전방인 파워카 쪽보다는 후방인 입환기관차에 연결된 홍콩전동차 및 중량시험장 쪽에 더 신경을 쓰면서 운전을 하다가 예상과 달리 선로상에 정차된 파워카와 충돌위험 직전에까지 이르게 되자 심리적으로 매우 흥분된 상태에서 파워카 배치 등에 관한 실무책임자인 김○○ 생산과장에게 감정적으로 대응하게 된 점, 원고가 약 15년 동안 참가인 회사에 근무하면서 견책처분을 받은 외에는 특별히 징계를 받은 바 없이 성실하게 근무하여 왔고, 김○○와도 원만히 합의한 점, 사내 폭행사건에 관하여 감봉 1월의 징계를 한 전례도 있는 점 및 원고의 폭행으로 김○○가 왼쪽 손목 부위를 다치게 된 경위 등 위에서 인정된 제반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위와 같은 폭행행위가 원고와 참가인 회사 사이의 신뢰관계를 무너뜨려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더 이상 계속할 수 없을 정도에까지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렵다 할 것이어서, 참가인이 원고에 대하여 징계의 종류 중 가장 무거운 해고를 선택한 것은 징계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나 위법하다고 하겠다.
따라서 이와 결론을 달리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할 것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할 것인 바 이와 결론을 달리한 원심판결은 부당하고, 원고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원심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재심판정을 취소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손기식(재판장), 염원섭, 조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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