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명시적인 청탁을 받지 않았다거나 식사대금 명목으로 수수하였...

번호
2003누9772
일자
2004-07-14

주택공사법 제10조에서 각종 준공공사 등의 업무에 종사하는 참가인 공사의 직원에 대하여는 형법상 뇌물수수에 관한 범죄의 적용에 있어서 공무원으로 의제하고 취업규칙에서 거래업체 등으로부터 어떤 명목으로든지 증여 또는 향응을 받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며, 직무와 관련한 금품수수비위에 대하여는 징계를 감경할 수 없도록 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참가인 공사에서는 거래업체 등으로부터의 금품수수행위를 여타 비위행위보다 중한 비위행위로 규정하고 있다고 할 것인데, 원고가 고도의 청렴성이 요구되는 간부(2급)의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공업체로부터 10회에 걸쳐 500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금액의 뇌물을 수수한 것은 그 비위의 정도가 가볍다고 할 수 없고, 명시적인 청탁을 받지 않았다거나 식사대금 또는 전별금 명목으로 수수하였다 하여 뇌물수수에 있어 고의가 없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에 반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 항소인】 최○섭

【피고, 피항고인】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피고보조참가인】 대한주택공사 대표자 권○옥

【제1심판결】 서울행정법원 2003.5.16 선고, 2002구합36690 판결

【변론종결】 2004.1.16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피고가 2002.10.9 원고와 보조참가인 주택공사(이하 ‘참가인 공사’라고 한다) 사이의 2002부해360호 부당해고구제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1. 재심판정의 경위

아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2, 3호증의 각 3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1979.3.15 참가인 회사에 입사하여 건축부장으로 근무하던 중 뇌물수수죄로 기소되어 2001.9.4 직위해제 되었다가 참가인 공사 인사위원회의 징계의결 및 재심의결에 따라 2001.11.21 해임(이하 ‘이 사건 해임처분’이라고 한다)되었다.

나. 원고는 이 사건 해임처분이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면서 참가인 공사를 피신청인으로 하여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02.4.17 정당한 해고임을 이유로 이를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도 같은 취지로 판단하여 2002.10.9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에 대한 판단

가. 인정사실

갑 제1호증의 1 내지 3, 을 제1, 4호증의 각 기재 및 제1심 증인 성○○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보면, 아래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1) 참가인 공사는 1998.1.6경 의정부시 송산동, 신곡동, 민락동 일원의 대지 약 10만평에 국민주택규모의 19~33평형 9,012세대 102개동의 아파트를 신축하기 위하여 송산사업단을 발족하여 위 아파트 공사에 관해 전반적인 관리를 담당하면서 송산지구, 신곡지구, 금오지구 등 3개 지역 15개 공구로 나누어 주식회사 한양 등 13개 건설회사에 발주, 공사를 시행하였다.

(2) 원고는 1998.8.22부터 2000.2.14까지 송산사업단 건축부장(2급)으로 재직하면서 시공업체 현장소장 등으로부터 직무와 관련하여 모두 10회에 걸쳐 합계 500만원을 수수한 죄로 불구속 기소되어 2001.10.26 서울지방법원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및 추징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3) 위 재판절차에서, 이○○은 송산사업단장으로서 총 21회에 걸쳐 합계 3,700만원을 수수한 죄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 및 추징금 3,700만원을, 이○○은 전 송산사업단장으로서 총 8회에 걸쳐 합계 1,400만원을 수수한 죄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및 추징금 1,400만원을, 최○○은 송산사업단 건축1부장으로서 총 18회에 걸쳐 합계 900만원을 수수한 죄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및 추징금 900만원을, 김○○은 송산사업단 건축2과장으로서 총 79회에 걸쳐 합계 4,000만원을 수수한 죄로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 및 추징금 4,000만원을 각 선고받았다.

(4) 그 후 2001.11.7 인사위원회가 개최되어, 뇌물을 수수하여 형을 선고받고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어 공사의 명예를 실추시켰으며 직원의 품위를 손상시켰음을 징계사유로 하여 원고와 이○○, 이○○, 최○○은 해임, 김○○은 파면하기로 의결되었고 2001.11.19 개최된 재심인사위원회에서도 위 의결내용이 유지되어 참가인 공사는 2001.11.21 원고를 해임하였다.

(5) 원고와 이○○ 등은 2001.10.27경 서울고등법원에 항소하였는데, 2002.2.7 이○○, 이○○, 김○○의 항소는 각 기각되고 원고는 자격정지 1년의 선고유예 및 추징금 500만원을, 최○○은 징역 10월의 선고유예 및 추징금 900만원을 각 선고받았으며, 2002.2.15 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6) 한편, 참가인 공사는 감사원의 지침에 따라 1997.7.30 비위행위자에 대한 세부고발기준을 제정하여 금품수수 등 비위금액 500만원을 기준으로 경중을 구분하여 500만원 이상인 자에 대하여는 고발조치함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그 이후 금품수수액이 500만원 이상인 자에 대해서는 해임 이상의 징계조치를 취하여 왔다.

나. 관련규정(을 제2, 3호증 참조)

[공사법]

제10조(벌칙적용에 있어서의 공무원 의제) 정부투자기관관리기본법 제18조의 규정에 해당하는 임원 및 직원 외에 제9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위탁받은 업무에 종사하는 직원에 대하여도 형법 제129조 내지 제132조의 적용에 있어서는 이를 공무원으로 본다.

[취업규칙]

제3조(준수의무) 직원은 법령, 정관, 기타 제 규정을 준수하고 상사의 직무상 명령에 충실히 복종하여야 하며, 성실 근면하게 근무하여 담당한 직무를 완수하여야 한다.

제4조(품위유지) 직원은 공사의 명예와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되며, 항상 봉사정신을 발휘하고 상호 인격을 존중하여 업무를 수행하여야 한다.

제8조(증여, 향응, 금전차용 금지) 직원은 직접ㆍ간접을 불문하고 어떠한 명목으로든지 다음의 자로부터 증여 또는 향응을 받거나 금원을 차용하여서는 아니된다.

1. 공사의 금전 또는 기타 거래를 하고 있는 자

2. 공사와 이해가 수반되는 제반계약을 체결하는 자

3. 공사와 공사도급 또는 물건의 매매대차를 하는 자

[인사규정]

제37조(징계) ① 직원이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할 때에는 징계한다.

1. 제 규정에 위반하여 직원본분에 배치되었을 때

2.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거나 또는 정당한 이유 없이 직무를 태만하였을 때

3. 직무의 내외를 막론하고 공사의 체면 또는 위신을 손상시켰을 때

② 비위의 유형 및 정도에 따른 징계양정기준은 시행세칙으로 정한다.

제38조(징계의 종류) 징계는 이를 견책, 감봉, 정직, 해임, 파면으로 구분하고 다음 각호와 같이 처분한다. (이하 생략)

[인사규정시행세칙]

제58조의2(징계양정의 기준) 인사위원회는 징계혐의자의 비위의 유형, 비위의 정도 및 과실의 경중과 평소의 근무성적, 공과사항, 개전의 정, 기타 정상 등을 참작하여 별표 9의 2의 징계양정기준에 따라 의결하여야 한다.

제60조(징계의 감경) ① 인사위원회는 징계대상자가 당해 직급에서 제56조의2 제3항의 포상을 수여받은 경우에는 별표 10의 징계양정 감경기준에 따라 징계를 감경할 수 있다. 다만, 당해 직원이 징계의 감경을 받은 사실이 있는 경우에는 그 징계나 경고 전의 공적은 감경대상에서 제외되며, 직무와 관련한 금품수수 비위에 대하여는 감경할 수 없다.

다. 원고의 주장

원고는 아래 주장과 같은 사유로 인해 이 사건 해임처분은 징계권의 범위를 일탈, 남용한 위법한 것으로서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1) 참가인 공사의 인사규정시행세칙 별표 9의 2에 비추어 볼 때, 비위의 유형이 제4호(청렴의무 위반)에 해당된다고 할 것이고, 참가인 공사는 이를 “비위의 정도가 중하고 중과실이거나 비위의 정도가 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해임처분을 하였는데, 원고의 경우 동일 사건으로 함께 재판을 받은 이○○, 이○○, 최○○, 김○○에 비해 수수금액이 적고 사회통념상 비위의 정도가 경하며 금원교부자들로부터 명시적으로 직무에 관한 청탁을 받은 사실이 없고 식사대금이나 전별금 명목으로 수령한 것에 불과하므로 고의가 있는 경우가 아니라 중과실 또는 경과실이 인정되는 경우로 판단되어야 한다.

(2) 원고에게 고의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원고가 초범으로서 교부받은 금액이 소액인 점, 22년간 근무하면서 단 한차례의 징계도 받은 적이 없는 점, 원고가 먼저 돈을 요구한 사실이 일체 없었을 뿐만 아니라 교부 당시 명시적으로 대가성이 드러나지 않아 당시 원고에게 뇌물성에 대한 인식이 희박할 수밖에 없었던 점, 금원 수수 후 부정행위에까지 나아가지 아니한 점, 위 수수 금원의 대부분을 직원들의 식사비 등 업무추진비로 사용한 점, 오랜 기간 직원으로 근무하면서 표창장을 5차례나 받은 점 등 제반사정을 참작할 때 해임처분에 이를 정도는 아니라고 보아야 한다.

(3) 이 사건으로 인한 다른 징계처분 대상자들과 비교할 때, 수수금액이 상대적으로 소액일 뿐만 아니라, 가장 가벼운 형인 자격정지의 선고유예를 받았음에도 3,7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이○○과 동일하게 해임처분을 한 것은 비례성의 원칙에 반하여 위법하고, 1997.6월경 부산 당감지구 현장에서 뇌물수수로 선고유예의 형을 받은 직원 조○○, 김○○의 경우 3개월의 감봉처분을 받은 것과 비교해보면 원고에게 해임처분을 한 것은 평등의 원칙에 반한다.

(4)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징계사유를 이유로 한 해고처분이 적법하기 위해서는 처분 당시 유죄판결이 확정되어야 하고, 처분 당시 유죄판결이 확정되지 아니한 이상 징계처분 후에 확정된다 하더라도 그 하자가 치유된다고 볼 수 없는 바, 이 사건 해임처분은 원고에 대한 판결이 확정되기 전에 이루어진 것으로서 하자가 있다.

라. 판 단

(1) 앞서 본 바와 같이 직무와 관련하여 금품을 수수한 원고의 행위는 인사규정 제37조 제1호, 제2호, 제3호, 취업규칙 제3조, 제4조, 제8조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2)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고,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의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위 인정사실에 나타나는 여러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볼 때, 원고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인하여 더 이상 고용관계를 지속시킬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정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이 사건 해임처분에 그 징계양정이 과중하다고 볼 수 없다.

(3) 주택공사법 제10조에서 각종 준공공사 등의 업무에 종사하는 참가인 공사의 직원에 대하여는 형법상 뇌물수수에 관한 범죄의 적용에 있어서 공무원으로 의제하고 취업규칙에서 거래업체 등으로부터 어떤 명목으로든지 증여 또는 향응을 받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며, 직무와 관련한 금품수수비위에 대하여는 징계를 감경할 수 없도록 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참가인 공사에서는 거래업체 등으로부터의 금품수수행위를 여타 비위행위보다 중한 비위행위로 규정하고 있다고 할 것인데, 원고가 고도의 청렴성이 요구되는 간부(2급)의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공업체로부터 10회에 걸쳐 500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금액의 뇌물을 수수한 것은 그 비위의 정도가 가볍다고 할 수 없고, 명시적인 청탁을 받지 않았다거나 식사대금 또는 전별금 명목으로 수수하였다 하여 뇌물수수에 있어 고의가 없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에 반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4) 또한 해임처분을 받은 다른 징계대상자들보다 수수금액이 상대적으로 적고 형량이 가볍다거나 수수한 금원을 대부분 업무추진비에 사용하였다(더구나 갑 제6호증의 1 내지 5의 각 기재만으로는 위 수수 금원을 대부분 업무추진비에 사용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는 등과 같은 원고 주장의 제반 사정을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고도의 청렴의무에 반하여 500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금액을 수수한 행위의 비난가능성이 크게 달라진다고 할 수 없고, 갑 제4호증의 2, 갑 제8호증의 각 기재와 제1심 증인 성○○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1997.6월경 부산 당감지구현장에서 근무하던 중 뇌물수수죄로 자격정지 1년의 선고유예를 받고 감봉 3월의 징계처분을 받은 조○○는 3급인 건축과장으로서 50만원의 현금과 303만원 상당의 향응을 수수한 경우이고, 같은 처분을 받은 김○○은 3급인 토목과장으로서 50만원의 현금과 242만 원 상당의 향응을 수수한 경우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어, 2급인 건축부장으로서 직책도 높고 현금 수수액이 500만원에 이르는 원고의 경우와는 사안의 경중을 달리한다고 할 것이니, 비례의 원칙이나 평등의 원칙에 반한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5) 그리고 참가인 공사의 인사규정에 유죄의 확정판결이 있어야 해임할 수 있다는 규정이 없는 이상 형사재판 절차에서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기 전이라도 징계혐의 사실은 인정될 수 있는 것이고 그와 같은 징계혐의 사실인정은 무죄추정에 관한 헌법 제27조 제4항 또는 형사소송법 제275조의 2의 규정에 저촉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무죄 추정원칙에 반한다는 주장도 이유 없다.

(6) 결국, 이 사건 해임처분에 관하여 재량권을 남용하거나 일탈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할 것이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 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고 이에 대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태운(재판장), 오연정, 정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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