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연봉제 급여규정에 대한 노조의 단체교섭이나 사전협의를 정당...
- 번호
- 2003두11834
- 일자
- 2004-04-29
취업규칙에 연봉제 급여규정을 둔 것은 조합원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 없는 이 사건에 있어서 참가인이 단체교섭의 의무를 부담하거나 사전협의를 하여야 할 대상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참가인으로서는 원고 조합(종전)의 단체교섭이나 사전협의 요구를 거부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이유 없이 이를 거부하였으므로 이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원고는 조합원 및 전 종업원의 중대한 근로조건의 변경에 대하여 참가인에게 수차례 협의할 것을 요구하였음에도 참가인 회사는 이러한 단체교섭 요구에 대하여 부당하게 거부한 것이므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원고, 상고인】 전국건설엔지니어링 노동조합 대표자 위원장 김○훈
【피고, 피상고인】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피고보조참가인, 피상고인】 벽산엔지니어링 주식회사 대표이사 박○송
원심판결 중 ‘원고와 협의 없이 급여규정을 개정한 행위’에 관한 재심판정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원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1. 사실오인의 주장에 대하여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채용 증거를 종합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채증법칙 위배로 인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2. 법리오해의 주장에 대하여
가. 노동조합 전임자에 대한 금품 미지급행위
노동조합 전임자는 사용자와의 사이에 기본적 노사관계는 유지되고 기업의 근로자로서의 신분도 그대로 가지는 것이지만, 노동조합 전임자의 근로제공의무가 면제되고 원칙적으로 사용자의 임금지급의무도 면제된다는 점에서 휴직 상태에 있는 근로자와 유사하다 할 것이고(대법원 1998.4.24 선고, 97다54727 판결 등 참조),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제4호 라목 단서에 의하면, 해고된 자가 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의 구제신청을 한 경우에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이 있을 때까지는 근로자가 아닌 자로 해석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규정은 노동조합의 설립 및 존속을 보호하고 사용자의 부당한 인사권의 행사에 의하여 노동조합의 활동이 방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규정으로서 노동조합의 구성원이 될 수 있는 자격에 관하여 규정한 것이므로, 이는 노동조합의 조합원으로서의 지위와 관련하여서만 적용이 있을 뿐 근로자와 사용자와의 개별적인 근로계약 일반의 효력에 확대적용될 수는 없다 할 것이다(대법원 1994. 9.30 선고, 93다26496 판결 등 참조).
같은 취지에서 원심이,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이 박○○, 주○○가 해고된 자들이라는 이유로 그들에 대한 노조전임비 지급 요구를 거절한 행위를 정당한 것으로 보아 이것이 노동조합활동을 이유로 한 불이익취급 또는 노동조합활동에 대한 지배ㆍ개입에 해당하는 부당노동행위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옳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나. 조합비 미공제행위
동일한 기업 내에서 근로자가 스스로의 필요나 판단에 따라 자유로운 의사에 기하여 사직서를 제출하여 수리된 경우에는 사직서의 제출이 사용자의 일방적인 경영방침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이루어지거나 단지 형식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없고 이로써 당해 회사와 근로자와의 근로관계는 일단 유효하게 단절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1.9.18 선고, 2000다60630 판결 참조).
원심은, 심○○ 등 42명의 참가인 회사 노동조합{2003.5.20자 원고 표시정정 전까지의 원고, 이하 ‘원고 조합(종전)’이라 한다}의 조합원들은 사직서 제출 후로도 계속하여 참가인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으나, 그들의 사직서 제출이 회사측의 강요나 필요에 의하여 어쩔 수 없이 이루어졌다고 볼 만한 사정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그들의 회사 내에서의 지위가 사직 전과는 실질적으로 다른 연봉제 계약직으로 바뀐 점 등에 비추어 그들의 사직서 제출이 비진의의사표시에 해당한다거나 단지 형식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그들의 사직서가 수리된 때에 일단 회사와의 근로관계는 일단 유효하게 단절되어 그들이 노동조합에 다시 가입하는 것은 별개로 하더라도 일단 조합원자격을 상실하였다는 이유로 참가인 회사가 이들에 대한 조합비 공제를 중단한 행위는 노동조합의 조직ㆍ운영에 대한 지배ㆍ개입행위로서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는 바, 위의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비록 위 조합원들이 사직 전후에도 계속 조합원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참가인이 이들의 조합비를 공제하지 아니한 것이 원고 조합의 조직이나 운영을 지배ㆍ개입할 의사에 따른 것이었다고 볼 자료도 없다),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다. 노동조합과 협의 없이 급여규정을 개정한 행위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사용자인 참가인이 개별 근로자들로부터 사직서 제출을 강요한 후 연봉제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단체협약(임금협약)의 변경 없이 임금체계를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고자 하는 행위이므로 단체협약 제8조에 따라 사전에 노동조합과 협의를 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참가인은 이에 위반하여 위 근로계약 체결을 일방적으로 추진한 것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위 사직서 제출 및 연봉제 근로계약 체결 과정에 회사측의 강요가 있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고, 또한 연봉제나 실적포상제가 내용 자체만으로 조합원인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근로조건의 변경에 해당한다고 할 수도 없으며(연봉제 계약직원 중에는 조합원이 한명도 없기도 하다), 이와 달리 참가인이 위와 같은 연봉제 급여규정의 신설로써 원고 조합(종전)의 조직, 운영에 지배ㆍ개입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나 그러한 지배ㆍ개입의사가 표출되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참가인이 원고 조합(종전)과 사전 협의 없이 취업규칙 중 연봉제 급여규정을 신설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대표자 또는 노동조합으로부터 위임을 받은 자와의 단체협약 체결 기타의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거나 해태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그 단체교섭의무 등을 위반하였을 경우에는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3호 소정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고, 여기에서 사용자가 단체교섭의 의무를 부담하는 교섭대상이 되는 사항은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사항과 그 밖에 근로자의 경제적ㆍ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위하여 필요한 노동조합의 활동이나 단체협약의 체결 등 근로조건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노동관계에 관한 사항을 가리킨다 할 것이다.
그런데,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 조합(종전)과 참가인 사이의 단체협약 제8조는 “회사는 조합원의 근로조건과 관계 있는 취업규칙 등을 작성 또는 변경하고자 할 때는 조합과 사전협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는 사실, 참가인이 심○○ 등 42명의 노동조합원들을 포함한 약 89명의 직원들을 상대로 사직서를 제출받고 새로이 연봉제 근로계약을 체결할 움직임이 있자 원고 조합(종전)은 2001.1.26과 같은 달 30일, 같은 해 3월 6일 등 수회에 걸쳐 참가인 회사측에 “호봉제에서 연봉제로 임금체계를 일방적으로 변경하고자 개별 근로자에게 사직서 및 연봉제 동의서 제출을 요구하는 행위를 중지하고 연봉제 급여규정의 제정에 관하여 노조와 협의해 줄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사실, 그런데도 참가인은 원고 조합(종전)의 이러한 요구를 무시한 채 2001.3.1 취업규칙 제49조(급여의 구성)에 “급여의 구성은 기본급, 시간외수당, 면허수당 등으로 한다. 단, 연봉적용 근로자는 연봉제 급여규정을 별도로 정하여 운영한다”고 규정하고 이에 따른 연봉제 급여규정을 새로 만든 다음 이를 원고 조합(종전)에 통보만 한 사실 등을 알 수 있는 바, 사정이 이와 같다면, 위 취업규칙에 연봉제 급여규정을 둔 것은 조합원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 없는 이 사건에 있어서 참가인이 단체교섭의 의무를 부담하거나 사전협의를 하여야 할 대상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참가인으로서는 원고 조합(종전)의 단체교섭이나 사전협의 요구를 거부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이유 없이 이를 거부하였으므로 이는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3호 소정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원고는 조합원 및 전 종업원의 중대한 근로조건의 변경에 대하여 참가인에게 수차례 협의할 것을 요구하였음에도 참가인 회사는 이러한 단체교섭 요구에 대하여 부당하게 거부한 것이므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변론과정에서 여러 차례 주장하여 왔음이 기록상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3호 소정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아무런 심리ㆍ판단을 하지 아니한 채 그 판시 이유만으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거나 판단을 제대로 하지 아니한 나머지 부당노동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질렀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는 그 이유가 있다.
3.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원고와 협의 없이 급여규정을 개정한 행위’에 관한 재심판정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고, 원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현철(재판장), 변재승(주심), 윤재식, 강신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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