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취업규칙의 변경에 있어서 근로자의 동의를 얻지 못하고 종전...

번호
2003두13526
일자
2004-11-03

취업규칙의 작성ㆍ변경의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 취업규칙을 작성ㆍ변경할 수 있으나, 취업규칙의 작성ㆍ변경이 근로자가 가지고 있는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여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내용일 때에는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하고, 이러한 동의를 얻지 못한 경우에는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지 않는 한 기득 이익이 침해되는 기존의 근로자에 대하여는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되지 아니한다.

【원고 (상 고 인)】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 이○진

【피고 (피상고인)】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피고 보조참가인】 이○복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1. 원심판결 이유 및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증거를 종합하여, 피고보조참가인(1946.9.11생. 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1975.3월경 ○○산업단지공단에 입사한 뒤 1997.1.9 원고 공단과 사이에 고용관계가 승계되어 근무하던 중 1997.7.5 특1급 사원으로 승진한 사실, 특1급 사원의 정년에 관한 원고 공단의 인사규정 제50조 제1항은 원래 “특1급 사원의 정년은 만 58세로 하고 58세가 도달하는 날에 당연퇴직한다”고 규정되어 있었으나, 1998.8.10 “특1급 사원의 정년은 만 58세와 승진일로부터 6년이 경과한 날 중 먼저 도래하는 날로 한다”는 내용으로 개정되면서 그 부칙에서 “위 규정 시행일 전에 특1급으로 승진한 직원의 승진일 기산일은 이 규정 시행일로 한다”는 경과규정을 두었으며, 2001.1.5 다시 “특1급의 정년은 만 58세와 승진일 또는 취임일로부터 3년이 경과한 날 중 먼저 도래하는 날로 한다. 다만 이사장은 확대평가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임기를 1년씩 연장할 수 있다(임기 중 만 58세에 도래한 날에 당연퇴직한다)”는 내용으로 개정(이하 ‘2차 개정’이라 한다)되면서 그 부칙에서 “이 규정 시행 당시 승진일로부터 3년이 경과한 자에 대하여는 2001년도 승진 해당월에 확대평가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이사장이 임기연장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경과규정을 둔 사실, 원고 공단은 2차 개정 전인 2001.1.2 참가인을 비롯한 특1급 사원 5명으로부터 2차 개정에 관하여 동의를 얻었고 그에 앞서 가입대상 550여명 중 204명이 가입하고 있었던 원고 공단의 노동조합의 의견을 청취한 사실, 원고 공단은 2차 개정된 인사규정에 따라 2001.8.1 확대평가위원회를 거쳐 2001.8.9자로 정년 도달을 이유로 참가인을 당연면직 처리한 사실, 그 후 원고 공단은 2001.8.29부터 같은 해 9.1까지 본부 및 5개 지역본부별로 인사규정의 2차 개정에 관한 설명회를 개최하고 전체 근로자 579명 중 317명으로부터 2차 개정에 관하여 소급 동의를 받은 사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01.12.19 참가인의 부당해고구제신청을 기각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02.3.27 위 초심결정을 취소하면서 원고 공단의 참가인에 대한 2001.8.9자 당연면직 처리를 부당해고로 인정하여 구제명령을 발한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한 사실을 인정하였다.

2. 상고이유를 본다

가. 취업규칙의 작성ㆍ변경의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 취업규칙을 작성ㆍ변경할 수 있으나, 취업규칙의 작성ㆍ변경이 근로자가 가지고 있는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여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내용일 때에는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 즉 당해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동의를 요하고, 이러한 동의를 얻지 못한 경우에는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지 않는 한 기득 이익이 침해되는 기존의 근로자에 대하여는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되지 아니하며, 취업규칙의 변경이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느냐의 여부와 근로자에게 불이익하느냐 여부는 그 변경의 취지와 경위, 해당 사업체의 업무의 성질, 취업규칙 각 규정의 전체적인 체제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7.5.16 선고, 96다2507 판결; 2000.9.29 선고, 99다45376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위와 같은 2차 개정은 종전의 인사규정에 의하여 보장되어 있던 정년을 단축시켜 근로자들이 가지고 있던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는 것으로서 불이익한 근로조건의 변경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는 바,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특1급 사원이 소수의 최상위 근로자라고 하더라도 특1급 사원의 정년 단축이 전체 근로자들의 입장에서 불이익하지 않은 것은 아니므로,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에서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원심은,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대하여 근로자들이 사후에 소급적으로 동의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그때까지 사실상 시행 중이던 개정 취업규칙이 무효라는 사정을 알고 있었어야 하는데, 갑 제13호증의 기재 및 원심증인 안○○의 증언만으로는 원고 공단의 근로자들이 2차 개정이 무효라는 사정을 알고서 그에 관하여 동의를 하였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2차 개정에 관하여 근로자들이 유효하게 소급 동의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는 바,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인정 및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 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채증법칙 위배, 심리미진, 처분문서의 증명력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다. 원고 공단이 종전의 인사규정에 비하여 특1급 사원의 정년을 단축하면서 다만 이사장이 확대평가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임기를 연장할 수 있다는 내용의 2차 개정된 인사규정에 따라 참가인을 당연면직 처리하기 전에 2001.8.1 확대평가위원회를 거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나아가 기록에 의하면, 같은 날 확대평가위원회의 심의대상이 된 특1급 사원은 참가인 외에 1명이 더 있었는데, 확대평가위원회는 참가인에 대하여는 당연면직(정년퇴직)으로, 그 1명에 대하여는 임기연장으로 각 심의ㆍ의결하자 원고 공단의 이사장은 그 심의결과 그대로 인사발령을 하였던 사실을 알 수 있는 바, 사정이 이와 같다면, 원고 공단의 참가인에 대한 2001.8.9자 당연면직 처리는 종전의 인사규정에 비하여 특1급 사원의 정년을 단축시키는 대신 그 보완조치로 2차 개정된 인사규정에서 마련된 확대평가위원회의 심의 및 이사장의 임기연장 여부의 결정절차를 거쳐서 이루어진 조치라고 할 것이고, 더구나 이와 같은 2차 개정에 관하여 근로자들이 유효하게 소급 동의한 것으로 볼 수 없어 원고 공단이 참가인을 당연면직 처리한 2001.8.9 현재 참가인에게는 종전의 인사규정이 여전히 적용되며 2차 개정된 인사규정이 적용될 수도 없는 이상, 원고 공단의 참가인에 대한 2001.8.9자 당연면직 처리는 단순히 참가인이 정년으로 당연퇴직 하였음을 알려주는 사실의 통지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용자측에서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의 실질을 가지고 있다고 할 것이므로, 같은 취지에서 이를 해고로 본 원심의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에서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라. 비록 원고 공단의 근로자들이 2차 개정에 관하여 2001.9.1경 유효하게 소급 동의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하더라도 원고 공단의 근로자들의 이와 같은 동의는 최소한 2001.9.1부터는 효력이 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2차 개정된 인사규정은 2001.9.1부터 참가인을 비롯한 원고 공단의 전체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하여 2차 개정된 인사규정이 유효하게 적용되기 시작한 2001.9.1 현재 이미 승진일로부터 3년이 경과하였고 2001년도 승진 해당월도 지나버려 경과조치에 관한 부칙 규정에 제대로 적용될 수 없게 된 참가인에 대하여 2차 개정된 인사규정에서 정년을 감축하는 대신 보완조치로 마련된 확대평가위원회의 심의 및 이사장의 임기연장 여부의 결정절차를 새로이 거치지 아니한 채 2001.9.1자로 정년 도달을 이유로 당연퇴직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인 바, 원심판결은 그 이유 설시에도 다소 미흡하나, 참가인이 부당해고 구제명령 당시 이미 정년이 도래하여 근로자의 지위를 상실한 것이 아님을 전제로, 원고 공단의 참가인에 대한 2001.8.9자 당연면직 처리를 부당해고로 인정하고 구제명령을 발한 이 사건 재심판정을 유지한 결론에 있어서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따라서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에서의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마. 그 밖에 원심판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이유모순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는 것으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재윤(재판장), 조무제, 이용우(주심), 이규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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