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로 인한 자살 및 자살시도의 경우도 ...
- 번호
- 2004구단377
- 일자
- 2005-11-28
발음의 부정확에 대한 콤플렉스, 내성적이면서도 완벽주의자적인 성격 등 우울증이 발병하기 쉬운 여러 가지 소인들을 가지고 있었다가 업무에 충분히 적응하지 못한 상태에서의 극심한 과로와 스트레스가 심리·환경적인 요인으로 작용하여 우울증을 유발하였다고 추단함이 상당하며, 또한 우울증의 심화로 정신병적 증상이 발현됨으로써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또는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에서 자살을 기도하다가 저산소증 뇌손상을 입어 이 사건 각 상병이 발생하였으므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원 고】 노○호
【피 고】 근로복지공단
【변론종결】 2005.9.23.
1. 피고가 2003.6.5. 원고에 대하여 한 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투자증권 주식회사(이하 소외회사라 한다) 본점 기업금융 1팀에서 대리로 근무하던 2002.8.5. 칼로 손목을 자해하여 자살을 기도하고 2002.8.20. 다시 음독자살을 기도한 결과 중증 우울증 에피소드(의증), 기질성 기분장애(의증)가 발병하였다.
나. 원고는 2002.4.1. 기업금융 1팀으로 소속이 변경된 후 업무상의 부담과 팀장으로부터의 잦은 질책 등으로 우울증이 발병한 후 위와 같이 자살을 기도하여 위 각 상병이 발병하였으므로 이는 업무상의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2003.3.19. 피고에게 위 각 상병에 대한 요양승인신청을 하였다.
다. 이에 피고는 2003.6.5. 원고에 대하여 위 각 상병과 업무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그 승인을 거부하는 내용의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인정사실
(1) 원고의 경력 및 근무내용-생략
(2) 위 상병의 발생 경위
(가) 원고는 마산에서 태어나서 마산고등학교에 재학 중 줄곧 수석을 놓치지 않았고, 1991.3.경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에 입학한 후 재학 중인 1995.1.경 카투사에 입대하여 1997.4.3. 군복무를 마쳤으며, 위 대학교의 졸업(1999.2.)을 앞둔 1999.1.1. 소외 회사에 입사하였다. 원고는 내성적이면서도 자존심이 강하여 남에게 지기 싫어하고 자신이 마음먹은 일을 반드시 이루어내는 성격이었다. 또한 원고는 대학시절 서울에서 자취생활을 하면서 부모님이 힘들 것이라고 생각하여 자취방으로 오지 못하게 하는 등 자립심도 강하였다.
(나) 원고는 어려서부터 발음이 부정확하여 그에 대한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었는데, 주변 사람들이 자신만큼 그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을 속상이 여겼고, 이에 대학교 재학 중 자신의 발음을 교정하기 위하여 두 번에 걸친 수술을 받기도 하였으나 별다른 호전이 없었다. 원고는 1997.7.21. 고등학교 친구들이 법대를 졸업한 후 사법고시에 합격하여 사법연수원에 들어간다는 말을 듣고 술을 마신 뒤 집으로 돌아와 자신의 발음이 나쁘다는 점에 대한 콤플렉스로 힘들어서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음독자살을 기도하였고, 그로 인하여 당일부터 1997.7.26.까지 신마산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기도 하였다.
(다) 원고는 소외 회사 창원지점 근무 당시 고객이 위탁한 자금으로 주식투자를 하다가 많은 손실을 입히게 되어 다액의 채무를 부담하였을 뿐만 아니라 유흥비로 카드를 자주 사용하여 2002.7.경 4천만원 상당의 채무를 부담하게 되기는 하였으나, 원고의 누나로서 한의원을 경영하는 노○경이 그 무렵 원고의 채무를 변제해 주기로 하였다.
(라) 원고는 2001.경부터 초등학교 동창인 여자친구 김○애와 만나기 시작하여 같은 해 말경 함께 호주에 배낭여행을 다녀올 정도로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 원고의 부모는 손위의 형이 결혼하기 전에 원고가 먼저 결혼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었으나, 김○애 역시 결혼을 서두르고 있지는 아니하였고, 김○애가 2002.7.22.부터 2002.8.말까지 오빠가 있는 영국을 방문하기 위하여 출국하기 전까지 김○애와 사이에 아무런 문제도 발생하지 아니하였다.
(마) 원고는 2002.3.경 입사 후 불과 3년 만에 대리로 승진하였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원하던 기업금융 1팀으로 발령받아 동료들로부터도 축하를 받는 상태였고, 그 무렵 누나인 노○경에게도 전화로 ‘증권회사의 꽃에 해당하는 부서에 발령이 나서 너무 좋다’고 말하는 등 상당히 고무되어 있었다.
원고는 2002.4.1. 기업금융 1팀으로 부서를 옮긴 후 빠른 시간 내에 업무에 적응하여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려고 노력하였으나 그 업무가 자신이 경험해보지 못한 전문적인 분야였고 업무의 성격상 자신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여 온 문장작성 능력과 발표능력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 그 업무에의 적응이 쉽지 아니하였다. 또한 부서 이동한 후 얼마 지나지 아니한 상태였으므로 종전 리스크관리팀에서 함께 근무하였던 직원들과 같은 정도로 기업금융 1팀 직원들과 친분관계를 형성하지도 못한 상태였다.
원고는 기업금융 1팀으로 부서를 옮긴 후부터 여자친구인 김○애에게 ‘자기보다 아랫사람이 일을 더 잘하는 것 같고, MBA 출신도 많은데 자신은 새로운 업무라 일이 어렵고 느려서 눈치를 좀 본다.’ ‘사무실에서 자신은 왕따이고 자신감이 약해지고 힘들다.’는 말을 자주하였고, 2002.7.9. 친구인 이○욱에게 ‘나도 요즘 좀 힘들다. 새로 옮긴 부서에서 이미 3개월이 다 되어 가는데 아직 일도 제대로 못하고 대인관계도 원만하지 못하고, 나는 점점 조용해져 간다. 왠지 자신감도 없어지고 삶에 대한 막연한 불안’이라는 내용의 메일을 보내기도 하였으며, 2002.8. 초경 리스크관리팀에서 함께 근무하였던 권○은과의 술자리에서 권○은에게 ‘기업금융 1팀은 영업부서라서 부서 특성상 바쁘게 움직여야 하는데 팀을 옮기고 나서 업무 적응이 안되고 자신이 말과 행동이 느린 편이어서 힘들다.’는 말을 하기도 하였다.
(바) 원고는 자신감을 상실하고 식욕과 의욕이 저하된 상태가 한동안 계속되다가 주식회사 크0듀의 기업공개 제안서를 제출하여야 하는 전날인 2002.8.4. 저녁 술을 마시고 2002.8.5. 04:00경 우울한 기분이 들자 칼로 왼쪽 손목을 그어 자살을 기도하였다. 원고는 같은 날 07:26경 한○원 과장의 핸드폰으로 “죄송합니다. 다치고 마음 정리도 할 겸 일주일쯤 쉬고 사직하겠습니다. 노○호”라는 문자 메시지를 남긴 후 손목을 테이프로 감싸고 자동차를 운전하여 마산시 소재 고향집으로 내려갔다.
(사) 원고는 2002.8.5. 동마산병원 응급실에 내원하여 좌측 손목의 인대를 접합하는 수술을 받고 당일 퇴원하였다. 원고는 다음날 마산삼성병원 신경정신과 외래에서 진료를 받게 되었는데, 그 무렵 신경정신과 의사에게 ‘혀가 짧아 사람들과 잘 못 어울리고 단체생활 적응이 어려웠다. 부채문제, 여자친구와 결혼문제 등으로 비관적 사고를 하였고, 경조증의 상태(hypomaniac stake)에서는 돈을 낭비하기도 하였다. 자신감이 저하되고, 주위의 기대치에 비하면 내가 무능하다는 생각을 하였다.’는 등의 진술을 하였다. 원고는 위 병원 신경정신과 의사로부터 양극성 장애(의증)라는 진단을 받고 그 치료기간은 1년 이상 걸리고 일단 1개월간은 입원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권유를 받았음에도 외래 진료만을 받으면서 기분 조절제, 항우울제, 안정제 등의 처방만을 받았다. 원고는 그와 같은 외래 치료에도 몸을 움츠리고 겁을 먹은 듯한 이상한 행동을 하였으며, 식사를 잘 하지 않고 불안해하며 담배만 계속 피우려고 하였다.
(아) 원고가 자살을 기도하였다는 사실을 몰랐던 홍○표 팀장은 2002.8.6. 원고와 전화통화하면서 크게 다친 것도 아닌데 마산까지 내려가서 부모님께 걱정을 끼치냐며 질책을 하고, 2002.8.16. 경 다시 원고와 전화통화를 하면서 출근하라고 설득하였으며, 이에 원고는 2002.8.19.부터 출근하기로 약속하였다. 원고의 누나인 노○경은 2002.8.14.부터 같은 달 16.까지 사이에 원고의 채무를 모두 변제하여 주었는데, 이로 인하여 원고는 모친으로부터 질책을 받기도 하였다.
(자) 원고는 출근하기로 약속한 전날인 2002.8.18. 소주5병을 사오다가 원고의 부친에 의하여 그 소주를 빼앗겼고, 2002.8.19. 다시 결근을 하였다. 이에 한○원 과장은 전화상으로 원고에게 무단결근을 하면 퇴직금도 못 받고 다른 회사도 못 간다는 말을 하자, 원고는 전화기를 집어 던지는 등의 과격한 행동을 보이기도 하였다. 원고는 그 후 담배만 계속 피우려 하자 원고의 형이 원고의 담배를 모두 빼앗아 버렸고, 원고의 모친 역시 원고의 지갑을 빼앗았다. 원고는 2002.8.20. 04:30경 형의 방문을 열고 담배를 찾다가 없자 부친에게 속이 답답하다면서 담배를 하나 달라고 하였고, 부친으로부터 받은 담배 한 대를 다 피우고 나서도 다시 담배를 달라고 하였으며, 밖에서 담배꽁초를 찾아 피우기도 하였다. 그 후 원고는 새벽에 정신과 외래 약 일주일 분과 농약을 함께 마신 후 화장실에서 쓰러졌다.
(차) 원고는 마산삼성병원 응급실에 도착하였으나 심장이 정지되어 5~10분 정도 심폐소생술을 시행한 후 심혈관계순환이 회복되었고, 해독제와 아트로핀 투여 후 정신상태는 호전되었으나 저산소성 뇌손상의 소견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그 후 원고는 정신병적 증상을 동반하지 않은 심한 우울증 에피소드 및 기질성 정서장애의 중상이 발병하였다.
(3) 위 상병에 대한 의학적 소견
(가) 우울증이란 우울한 기분에 빠져 의욕을 상실한 채 무능감·고립감·허무감·죄책감·자살충동에 사로잡히는 일종의 정신질환이다. 우울증의 발병원인은 크게 생물학적 요인, 유전학적 요인, 환경적 요인, 심리학적 요인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가장 큰 원인은 생물학적 요인으로 신경전달물질이 완전한 기능을 못하는 상황에 빠지면 환자들은 환경에 적응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되므로 우울증으로 나타나게 된다. 유전적으로도 가족 중 우울증 환자가 있는 경우 2~10배 정도 많은 발병율을 나타내고 있다. 심리적, 환경적 요인 또한 우울증에 대한 취약성에 큰 역할을 담당하는데 심각한 상실, 만성질환, 대인관계에의 어려움, 경제적 문제 혹은 일상생활에 있어서 좋지 않은 변화가 우울증을 유발시키게 된다. 과도한 스트레스는 우울증 발병의 심리적, 환경적 요인으로 작용하여 우울증이 발병되기 쉬운 소인을 가지고 있는 환자에게 우울증을 유발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우울증의 증상으로는 계속되는 우울, 불안, 공허감, 절망적 느낌, 염세적 사고, 죄책감, 무가치 혹은 무기력감, 업무능력의 저하, 불면, 식욕감소, 초조함, 집중력 및 기억력의 저하, 죽음이나 자살에 대한 생각, 자살의 기도 등이다.
(나) 정신병적 증상이 없는 중증 우울증 에피소드(의증)은 망상, 환각, 우울성 혼미 등의 정신병적 증상이 없이 우울감, 흥미상실이나 체중 감소, 수면장애, 죄책감, 정신운동지연이나 초조 및 자살사고 등의 증상을 보이는 경우를 말한다. 혼합형 삽화는 조증 증상과 우울증 증상이 함께 있는 것을 의미하고 이와 같은 경우 양극성 장애로 진단이 됨에 반하여, 조증이 없는 우울증의 삽화만 있는 경우 우울증 에피소드로 진단이 된다.
그 발병원인은 양극성 장애와 마찬가지로 명확히 밝혀져 있지 않다. 다만 신경전달 물질이나 생체 내 화합물, 호르몬 등의 생물학적 요인과 병전성격, 생활, 사건과 환경적 스트레스 등의 심리, 사회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 등이 기여한다는 가설만이 주장되고 있다. 따라서 원고의 겨우 스트레스 등이 발병에 기여할 가능성이 있으나 이것만으로 모든 발병을 설명할 수는 없을 것으로 추정된다. 입사하기 이전인 1997.경에도 우울증 증상이 있었고, 자해 등의 소견이 있었던 바, 직업적인 스트레스가 환자의 자살시도를 전적으로 일으켰다고 주장하기에는 무리가 있고, 환자 자신이 지니고 있는 내재적 요인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다) 기질성 기분 장애는 뇌의 손상이 있거나 뇌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신체질환에 의하여 인지기능의 장애가 수반되면서 정서 증상을 보이는 경우를 말한다. 즉 기분장애의 증상이 있으면서 이를 설명할 수 있는 해부학적 뇌병변이나 신체적 질환이 있고 시간적인 선행관계가 명확할 때 내려지는 진단이다. 그 발병원인은 일반적으로 외상, 감염, 종양, 혈관장애, 퇴행성 장애, 간질 등의 뇌 병변과 뇌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전신질병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고의 경우 2002.8.경 이후 뇌자기공명영상 검사 결과상 뇌외 저산소성, 허혈성 손상이 있었고, 이 손상 이전과 이후의 임상적 양상에 차이가 있어 자살 시도로 인한 뇌손상이 현재의 기분증상의 일부에 작용하고 있다.
나. 판단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조 제1호 소정의 “업무상의 재해”라 함은,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질병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사망의 원인이 된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지만,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이 업무수행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더라도 적어도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그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입증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대법원 1998.12.8. 선고 98두12642 판결 등 참조), 업무상 질병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업무와 질병사이의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는 보통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근로자가 업무상 질병으로 자살한 경우에도 자살자의 질병의 정도, 그 질병의 일반적 증상, 신체적 심리적 상황, 자살자를 에워싸고 있는 주위상황, 자살에 이르게 된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자살이 업무상 질병의 악화로 말미암은 심신상실 내지 정신착란의 상태에서 이루어졌다거나, 과중한 업무의 수행으로 누적된 과로ㆍ스트레스로 말미암아 우울증이 심화되어 정신병적 증상이 발현됨으로써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또는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에서 이루어져서,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는 업무상 재해로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3.12.14. 선고 93누9392 판결, 1999.6.8. 선고 99두3331 판결, 2001.4.13. 선고 2001두915 판결 참조).
(2) 먼저 원고가 자살을 기도하기 이전에 업무상의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하여 원고에게 우울증이 발병하였는지 여부에 대하여 본다.
앞서 본 인정사실에 나타난 바와 같이, ① 원고는 평소 내성적이면서도 자신이 맡은 일을 반드시 이루어내는 완벽주의자적인 성격을 보유하고 있었고 자존심과 독립심도 강하였으며, 고등학교 재학 중 줄곧 수석을 놓치지 않았고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에 입학하여 졸업 전에 소외 회사에 입사하였으며, 기업금융 1팀으로 부서를 옮기기 전 3년 만에 대리로 승진하는 등 비교적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아 왔던 반면, 자살을 기도할 정도로 발음의 부정확에 대한 심한 콤플렉스를 보유하고 있었던 점, ② 원고는 2002.4.1. 기업금융1팀으로 부서를 옮긴 후 빠른 시간 내에 업무에 적응하여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려고 노력하였으나 새로운 업무에 대한 경험 및 지식이 부족하여 그 업무에 대한 적응이 쉽지 아니하였고, 1달에 1번씩 팀원들을 대상으로 보고서를 발표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음의 부정확으로 상당한 정도의 부담감을 가졌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③ 또한 원고는 2002.5.경 LG화학 회사채 발행과 관련한 금융감독원에의 공시업무를 처리하기 위하여 자정이 넘어서까지 근무하다가 다시 다음날 06:30경 출근하기도 하는 등 과로하였고, 수일간 야근을 계속하였음에도 공시시한을 지키지 못하여 업무에 차질을 가져오게 함으로써 자신의 무능함에 대한 실망감, 동료직원들에 대한 죄책감을 느껴야 하였으며, 이로 인하여 상급자에게 눈물을 보일 정도로 질책을 받는 과정에서 자존심에 큰 상처를 받는 등 그 과정에서 극심한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겪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원고는 2002.7.경 통상 2일이면 완료할 수 있다는 희성금속과 관련한 기업공개 수주를 위한 제안서 작성을 위하여 수일간 휴일근무와 연장근무를 하였음에도 수회에 걸친 수정지시를 받고서야 그 업무를 마칠 수 있었으므로 동료 직원들과 비교하여 자신의 능력이 부족함을 느끼면서 점점 더 자신감을 상실하고 비관적인 생각에 사로잡히게 되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⑤ 이로 인하여 원고는 우울증의 주요한 증상인 자신감의 결여, 식욕 및 의욕의 부진 상태가 지속되다가 결국 2002.8.5. 자살을 기도하였고, 그 직후 마산삼성병원으로부터 우울증의 진단을 받기도 한점, ⑥ 원고가 다액의 채무를 지고 있고, 미혼인 형이 있어 결혼이 지연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채무를 자신의 누나가 변제하여 주기로 하였고 결혼의 지연과 관련하여 여자친구와 사이에 아무런 불화가 없었으므로 그로 인한 스트레스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에 이르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⑦ 과도한 스트레스는 우울증 발병의 심리적, 환경적 요인으로 작용하여 우울증이 발병되기 쉬운 소인을 가지고 있는 환자에게 우울증을 유발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는 점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발음의 부정확에 대한 콤플렉스, 내성적이면서도 완벽주의자적인 성격 등 우울증이 발병하기 쉬운 여러 가지 소인들을 가지고 있었다가 업무에 충분히 적응하지 못한 상태에서 기업금융 1팀의 다양한 업무를 처리하면서 극심한 과로와 스트레스를 겪게 되어, 그와 같은 과로와 스트레스가 심리ㆍ환경적인 요인으로 작용하여 원고의 우울증을 유발하였다고 추단함이 상당하다(설령 원고가 자살을 기도하였던 1997.7.21.경 이미 우울증이 발병한 상태였다고 하더라도, 그로부터 5년간 치료도 받지 아니한 상태에서 별다른 증상 없이 생활하여 온 점에 비추어 보면 그 우울증의 증상이 정상인과 다름없을 정도로 완화되어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기업금융 1팀에서 근무하면서 겪은 과로와 스트레스가 그 우울증의 증상을 급격히 악화시켰다고 추단할 수 있다.)
(3) 또한 원고가 식욕 및 의욕 부진의 상태가 지속되다가 2002.8.5. 우울한 마음이 들어 자살을 시도하였고, 그 이후에 나타난 원고의 불면, 불안, 과도한 흡연 등 앞서 본 인정사실에 나타난 원고의 제반 이상행동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우울증의 심화로 정신병적 증상이 발현됨으로써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또는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에서 2002.8.20. 다시 자살을 기도하다가 저산소증 뇌손상을 입어 이 사건 각 상병이 발생하였다고 할 것이다.
(4) 따라서 위 각 상병은 업무상의 사유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라고 할 것임에도 이와 달리 보고 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3.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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