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과중한 업무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아왔고, 이런 상태에서 과...
- 번호
- 2004구합16058
- 일자
- 2005-05-17
중학교 미술교사로 근무하던 망인은 교육청이 주최한 교직원 체육대회에 참가한 후 회식을 하다가 쓰러져 병원에 후송되었으나 이내 사망하였다. 망인이 평소 건강하였으나 과중한 업무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아왔고 이런 상태에서 과로와 운동 등이 유인으로 작용하여 부정맥으로 인한 급성 심장사로 사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망인의 사망과 공무 사이에는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유족보상금부지급처분은 위법하다.
[원 고] A외 2
[피 고] 공무원연금관리공단
[변론종결] 2005.1.19
1. 피고가 2003.10.7 원고들에 대하여 한 유족보상금 부지급 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A의 남편이자 원고B, 원고C의 아버지인 망D(이하‘망인’이라고 한다) 경상북도 칠곡교육청 관할 모 중학교(이하‘이 사건 학교’라고 한다)에서 미술교사로 근무하던 중, 2003.5.14 위 교육청이 주최한 교직원 체육대회에 참가한 후 회식을 하다가 갑자기 쓰려져 병원으로 후송되었으나 18:50경 선행사인, 중간선행사인, 직접사인 각 불명인 상태로 사망하였다.
나. 원고 A는 2003.8월경 망인의 사망이 공무로 인한 것이라며 유족보상금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03.10.7‘망인과 같이 구체적인 사망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아니한 채 갑자기 사망에 이르게 된 경우에는 비록 업무수행 중에 사망하였다고 하더라도 업무에 기인한 사망으로 볼 수 없으며, 망인은 수행하던 공무와는 관계없이 본인의 체질적인 요인 등에 기인하여 사망에 이르게된 것이므로 망인의 사망은 공무상 사망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유족보상금 부지급처분 (다음부터는‘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없는 사실, 갑1호증 내지 갑3호증, 갑5호증의 1, 을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들의 주장
망인의 사망 전 직무내용이나 강도, 평소의 건강상태, 사망 당일의 행적, 망인의 사망원인으로 과로나 스트레스, 사망 당일의 과도한 운동이나 심한 감정변화 외에 달리 특별한 유인을 찾을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망인은 직무상의 과로와 스트레스, 운동, 심한 감정변화 등으로 인하여 급성 심장사에 이른 것이므로 망인의 사망은 공무상의 질병으로 인한 사망에 해당함에도 이와 달리 보고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인정사실
(1) 망인의 업무내용 등
(가) 망인은 1994.3.1 경상북도 성주교육청 관할 I중학교에 미술교사로 임용된 후 F중학교, G중학교, H중학교를 거쳐 2000.3.1부터 이 사건 학교에서 근무하였다.
(나) 망인은 이 사건 학교에서 미술교사로 근무하면서 수업 이외에 방송반ㆍ미술반ㆍ도자기반을 지도하였고, 학교신문을 제작하였으며, 가을에 열리는 학생 축제를 총괄하기도 하였다.
(다) 망인은 2000.10월과 2001.9월에는 경상북도교육청이 주최하는‘화랑문화제’의 추진위원으로 위촉되어 업무를 수행하였고, 2001.10월과 2002.11월에는 경상북도 칠곡교육청이 주최하는‘칠곡학생축제’의 행사추진 실무위원으로 선정되어 업무를 수행하였으며, 2002.4월과 2003.3월에는 위 칠곡교육청이 주최하는 ‘과학 상상그림 그리기 대회’에 심사위원으로 위촉되어 업무를 수행하였으며, 2002.8월경에는 위 칠곡교육청 관내 학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정보화연수에서‘정보통신기술(ICT)활용 기초과정’을 강의하기도 하였다.
(라) 망인은 2003.3.1부터는 이 사건 학교에서 학생부장직을 맡아 학생들의 지도를 담당하였는 바 그 구체적 업무는 다음과 같다.
① 매일 07:00경까지 출근하여 학생들의 등교길 교통지도를 하고 점심시간에는 중식지도를 함.
② 2003.3.20 여러 날에 걸쳐 몇백쪽에 달하는‘학생부 연간계획서’를 작성
③ 같은 달 21일 행정실장과 함께 학생들의 수학여행 코스를 사전답사하고 돌아와‘수학여행현장 답사보고서’와‘출장복명서’를 작성
④ 같은 달 중순경 교무실 옆 복도에‘칭찬합시다’ 코너를 만들어 선생님들로 하여금 칭찬할 만한 학생들의 이름을 게재하게 하고, 그 밖에‘웃으며 생활합시다’, ‘좋은 하루 되세요’등의 포스터를 제작
⑤ 같은 달 말경 학생회 정ㆍ부회장 선거 관리
⑥ 2003.4.2부터 같은 달 4월까지 2학년 수학여행단을 인솔
⑦ 같은 달 18일부터 같은 달 22일까지 학생들의 명찰 디자인을 도안 후 제작위탁
⑧ 같은 달 23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교 내 폭력에 관한 설문조사를 한 후 선도대상 학생들을 파악하여 지도
⑨ 같은 달 28일 학교교칙, 선도규정, 학생자치규정 등의 개정 초안을 작성하여 학생선도위원회를 통하여 개정
⑩ 같은 달 30일 학교시험을 끝내고 인근 야산에서 술을 마시던 학생 17명에 대한 조사
⑪ 2003.5.13 스승의 날 기념식 행사준비
(마) 망인은 평소 적극적으로 학교 일을 맡아 처리하였는데 특히 학생부장직을 맡은 이후에는 의욕적으로 일을 추진하여 망인의 동료교사로서 이 사건 증인으로 출석한 J는 망인이 사망 무렵에는 이 사건 학교 업무 중 수업 이외에 교사들이 해야할 업무의 1/3가량을 혼자서 하였다고 평가할 정도였다.
(바) 위 증인의 증언에 의하면, 망인은 누가 특별히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일을 찾아서 하는 성격으로 과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음에도 2003.3.1 이 사건 학교로 새로 부임한 교장의 지시로 업무를 추가하게 되었는 바, 이로 인하여 망인은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2) 망인의 건강상태
(가) 망인은 2002.12.13 실시된 건강검진에서, 키 169cm, 몸무게 74kg으로 과체중 상태였으나 혈압, 혈당, 총 콜레스테롤 등은 모두 정상으로서 종합적으로‘정상 B’ 판정을 받았다.
(나) 망인은 1969.5.5 생으로 사망 당시 34세 가량 되었고, 담배는 하루에 한갑 내지 두갑 가량을 피웠으며, 주량은 소주 반병 이하였다.
(3) 사망에 이르게 된 경위
(가) 망인은 2003.5.14 경상북도 칠곡교육청이 주최한 교직원 체육대회에 배구선수로 참가하여 10:00경부터 11:00경까지, 11.30경부터 12:30경까지, 14:40경부터 15:40경까지, 16:00경부터 16:40경까지 총 4경기를 하였는데, 이 사건 학교는 위 체육대회에서 최초로 우승을 하였다.
(나) 망인은 위 체육대회가 끝난 후 17:20경부터 동료 교사들과 함께 회식을 하던 중 17:35경 잠시 고개를 숙인 채 앉아있다가 갑자기‘켁켁’하는 소리를 내어 급히 병원으로 후송되었으나 18:50경 사망하였다.
(4) 의학적 견해
(가) 망인의 시체에 대한 부검감정서에는 ‘망인은 심장 비대(440g), 경도의 관상동맥경화증 (내강이 20~30% 좁아져있다) 외에는 특별히 사인이 될 만한 기질적 질환을 발견할 수가 없으므로 망인의 사망은 급성 심장사에 해당하나, 급성 심장사에 이르게된 구체적인 원인은 심장 전도계를 포함한 현미경적 조직검사를 통해서도 알아낼 수가 없는 바, 심장 비대는 운동을 통한 생리적인 자극에 의해서도 커질수가 있으며 급성 심장사의 가장 흔한 원인 중의 하나가 고혈압이나 망인에게 고혈압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망인의 급성 심장사는 부정맥이 원인인 것으로 판단한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다.
(나) 이 법원의 대한의사협회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의하면, 심장 비대와 관상동맥경화증이 돌연사의 위험도를 높이기는 하지만 망인과 같은 정도의 심장 비대와 경도의 관상동맥경화증이 돌연사의 위험도를 의미있게 높였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전기 생리적 이상 특히 중증 부정맥이 가장 유력한 원인으로 생각되며 중증 부정맥의 유인으로는 전해질 이상, 급격한 자율신경 장애, 스트레스 호르몬인 카테콜라민 증가 등이 그 기전으로 생각되고 있으나 망인의 경우 어디에 해당되는지는 알 수 없다고 한다.
(다) 급성 심장사의 원인은 관상동맥질환, 비후성 심근병증, 확장성 심근병증, 심근염, 침윤성 심장질환, 판막 심장병 등 심장 또는 관상동맥에 구조적인 이상이 있는 경우와 전기생리적 이상 등 기능적인 이상이 있는 경우로 나뉠 수 있다. 급성 심장사로 사망한 사람에 대한 사후 검사에서 심장 또는 관상동맥에 구조적인 이상이 있는 것이 밝혀지지 않으면 대부분 전기 생리적 이상이 그 원인으로 여겨지고 있는데 그 중에서 중증 부정맥이 중요한 원인으로 생각되고 있다. 급성 심장사의 유인으로는 과로, 운동, 노동, 동통(통증), 놀람, 감정변화, 음주, 성교, 분만, 마취, 수술, 구타 등이 있다.
[인정 근거] 갑5호증의 1, 2, 3 내지 갑31호증, 을3호증의 1, 2, 3의 각 기재, 증인 J의 증언, 이 법원의 대한의사협회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 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망인은 이 사건 학교에 부임한 이래 미술교사로서 수업 이외에도 방송반ㆍ미술반ㆍ도자기반 지도, 학교신문 제작, 교내축제 총괄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도교육청이 주최하는 문화재의 행사준비요원 등으로 활동하였으며, 특히 2003.3.1부터는 학생부장직을 맡아 매일 07:00경까지 출근하여 등교지도 및 중식지도, 학생부 연간계획서 작성, 수학여행 사전 답사 및 인솔, 학생회 정ㆍ부회장 선거 관리, 학교 내 폭력에 관한 설문조사를 통한 선도대상 학생 파악 등 헌신적으로 학생생활지도를 하는 과정에서 피로가 누적되었고 신임 교장의 업무지시로 스트레스를 받았다. 망인은 이러한 상태에서 사망 당일 교육청에서 주최하는 교직원 체육대회에 배구선수로 참가하여 운동을 하게 되었는 바, 망인이 평소 건강하였고 다른 사망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점에 비추어 볼 때 과로와 운동 등이 유인으로 작용하여 부정맥으로 인한 급성 심장사로 사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망인의 사망과 공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받아들이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한기택(재판장), 박정수, 이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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