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다른 법인체로 근로자를 전적시키는 관행이 사실상의 제도로 ...

번호
2004구합16676
일자
2005-03-13

전적(轉籍)은 원칙적으로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야 효력이 생기는 것이나, 다만 그 구성이나 활동 등에 있어서 어느 정도 밀접한 관련성을 갖고 사회적 또는 경제적 활동을 하는 일단의 법인체 사이의 전적에 있어서 그 법인체들 내에서 근로자의 동의를 얻지 아니하고 다른 법인체로 근로자를 전적시키는 관행이 있어서 그와 같은 관행이 그 법인체들 내에서 일반적으로 근로관계를 규율하는 규범적 사실로 명확하게 승인되거나 그 구성원이 일반적으로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 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 사실상의 제도로 확립되어 있어 근로계약의 내용을 이루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처럼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구체적인 동의를 얻지 아니하더라도 근로자를 다른 법인체로 유효하게 전적시킬 수 있다 할 것이다.

【원 고】 박○순

【피 고】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피고보조참가인】 ○○증평산림조합 조합장 송○창

【변론종결】 2004.11.25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중앙노동위원회가 2004.5.18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2003부해712 부당전적구제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1. 재심판정의 경위

아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2, 3호증의 각 1, 2, 갑 제4호증(=을 제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1) 원고는 2000.8.5 임업관련서비스업 및 일반금융업 등을 영위하고 있는 피고보조참가인 조합(이하‘참가인 조합’이라고 한다)에서 지도상무로 근무하던 중 2003.8.9 제천산림조합(이하‘소외 조합’이라고 한다)으로 이동배치되었다{이하 ‘이 사건 전적’(轉籍)이라고 한다}.

(2) 원고는 이 사건 전적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충북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전적구제신청을 하였고, 충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03.10.16 이 사건 전적이 원고의 동의 없이 이루어진 부당한 것이라고 보고 전적처분의 취소와 원직복직 등의 구제명령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참가인 조합이 불복 신청한 재심사건에서 중앙노동위원회는 2004.5.18 조합간 인사교류시 근로자의 동의가 반드시 요구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충북지방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을 취소하고 이 사건 전적이 부당하지 아니하다는 취지의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2. 본안전 항변에 대한 판단

(1) 참가인 조합의 주장

이 사건 전적은 원고의 동의 없이 한 것으로 부당하다면서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소에서, 참가인 조합은 원고가 이 사건 전적으로 인하여 소외 조합에서 근무하던 중 2004.8.5자로 소외 법인의 법인등기부상에 상무로 등기가 되었는데, 이러한 등기를 하기 위해서는 본인의 상무 취임승낙서를 첨부하여 등기신청을 하여야 하는 점을 고려할 때, 원고는 소외 조합의 상무로 취임하는 것에 동의하였다 할 것이고, 따라서 이러한 사실관계하에서는 원고가 사후에 이 사건 전적에 대하여 동의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을 구할 소의 이익이 없다고 주장한다.

(2) 판 단

그러나, 을 제15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2004.8.5 소외조합의 법인등기부상에 상무로 등기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원고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면서 이 사건 전적이 부당하다고 다투고 있는 이 사건에서, 원고가 소외 조합의 법인등기부상에 상무로 등기되는 것을 동의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이 사건 전적의 유효여부에 따라 원고의 지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유보한 잠정적인 동의로 볼 수밖에 없으므로, 위 동의만을 들어 이 사건 재심판정을 구할 소의 이익이 소멸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참가인 조합의 위 항변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본안에 대한 판단(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전적은 아래와 같은 사유로 위법하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취소되어야 한다.

(1) 참가인 조합은 상법 제393조 제1항에 근거하여 상무이자 지배인인 원고에 대하여 이사회를 개최하여 면직결의를 한 후에 이 사건 전적을 하여야 할 것인데, 참가인 조합은 이 사건 전적을 함에 있어서 이사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한 면직결의를 한 사실이 없고, 설령 면직결의를 하였다 하더라도 이 사건 전적을 한 이후에 한 것이므로, 상법 제393조 제1항에 위배된다.

(2) 또한 참가인 조합이 이사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한 해임결의를 하였다 하더라도 그 이사회 당시 감사에게 이사회 개최통지를 하여 감사로 하여금 이사회에 출석하여 의견진술의 기회를 부여하여야함에도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

(3) 산림조합법 제45조 제1항은 조합장이 조합의 직원을 임면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2항은 전형시험에 합격한 조합의 간부직원은 산림조합중앙회장이 배치하는 자를 조합장이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임면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바, 위 각 규정에 의하면 조합직원을 다른 조합으로 이동시키는 인사이동권은 제45조 제1항에 따라 조합장의 권한이고, 일정한 선발절차를 거쳐 선발한 간부직원을 결원이 발생한 조합에 충원하는 배치권은 산림조합법 제45조 제2항에 따라 산림조합중앙회장의 권한에 속한다. 그런데 이 사건 전적은 선발절차를 거쳐 선발된 간부직원을 배치하는 것이 아니라 종전에 근무하던 조합직원을 다른 조합으로 이동시키는 인사이동권에 해당한다. 따라서 인사이동에 관한 권한을 가지지 아니한 산림조합중앙회장이 한 이 사건 전적은 위법하다.

(4) 참가인 조합과 소외 조합은 별개의 법인격을 가진 조합이므로 위 양 조합 사이의 전적을 위해서는 민법 제657조 제1항에 의하여 당사자의 동의를 얻어야하는 바, 이 사건 전적은 원고의 동의 없이 이루어진 것으로 그 효력이 없다.

(5) 원고는 참가인 조합에서는 지도상무로 근무하였으나, 이 사건 전적으로 인하여 소외 조합에서 경험이 없는 신용상무로 근무하게 되었고, 참가인 조합에서 근무할 당시에는 자가운전비 지원금 등을 지급받았으나 소외 조합에서는 그 지원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등 근로조건이 악화되었으며, 출퇴근 시간이 종전보다 1시간 이상 더 소요되고 대형차량의 난폭운전 및 대부분의 도로가 산길로서 그로 인한 운전의 위험성 등이 상존하고 있는 등 생활상의 불이익이 초래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전적은 인사권을 남용한 것이다.

나. 인정사실

아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4 내지 7, 12호증, 을 제2, 3호증, 을 제4호증의 1, 2, 3, 을 제5호증의 1내지 7, 을 제6호증의 1, 2, 을 제7 내지 11호증, 을 제12호증의 1, 2, 을 제13호증의 1 내지 5, 을 제14, 1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고, 갑 제8 내지 11, 13호증의 각 기재는 이에 방해가 되지 아니한다.

(1) 원고는 1981.10.7 소외 충주산림조합에 입사하여 1997.3.1 음성군산림조합을 거쳐 2000.8.5부터 참가인 조합에서 지도상무로 근무하였는데 신용사업 업무도 함께 담당하고 있었다.

(2) 참가인 조합의 간부는 조합장과 지도상무인 원고가 있었는데, 원고가 근무시간 중 인터넷을 통한 오락과 바둑을 두는 등 업무에 불성실한 태도를 보이고, 결재 때마다 합리적인 사유가 없는 지적을 하는 등 직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행동을 보이자 참가인 조합의 직원들은 2003.4.7경 조합장에게 그와 같은 원고의 불성실한 근무태도 등을 문제삼으며 만약 조합장이 원고에 대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면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취지의 건의를 하였다. 그리하여 참가인 조합은 소외 조합과의 협의를 거쳐 산림조합중앙회 충북도지회에 원고에 대한 이동배치를 요청하였고, 충북도지회장은 산림조합법 제45조 제2항, 제117조 및 조합원직원인사교류(전보)지침 제4조를 근거로 2003.8.9 원고를 소외 조합의 신용상무로 이동배치하는 이 사건 전적을 하였다. 그와 아울러 소외 조합에서 신용상무로 근무하던 소외 최○○에 대하여 참가인 조합 지도상무로 이동배치하였다.

(3) 한편 참가인 조합은 2003.8.9 원고에 대하여 이사회의 의결시까지 지도상무직을 면하기로 하는 결정을 하였고, 그 후 2003.8.21 참가인조합의 이사회가 개최되어 원고를 지도상무에서 면직하기로 하는 의결까지 하였다. 한편 소외 조합은 2003.8.12 이사회를 개최하여 원고를 신용상무로 임명하는 의결을 하였다.

(4) 원고는 이 사건 전적으로 인하여 종전보다 출퇴근거리가 왕복 약 36km, 시간은 1일 왕복으로 약 30분에서 50분 정도 증가하게 되었다.

(5) 한편 산림조합중앙회는 참가인 조합이나 소외 조합을 비롯하여 전국에 144개 회원 조합을 두고 있고, 각 회원조합은 별도의 법인으로 설립되어 운영되고 있는데, 산림조합중앙회장은 회원조합의 지도·감독에 필요한 규정 또는 지침 등을 제정하고, 이러한 규정 등은 각 회원조합도 준용하거나 이를 따르고 있어 보수나 인사 등 근로조건에 관한 규정이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 그리고 각 회원조합간의 인사교류는 근무하게 될 조합과 새로운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위와 같은 전적을 전보와 전직에 준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인사규정 제5조 제2항에 따라 종전에 근무하던 회원조합에서의 경력을 모두 인정받고, 징계 등 별다른 사정이 없는 경우 매년 정기승급을 하고 있으며 또한 퇴직금은 새로운 조합에 이관되어 퇴직 당시 기준보수에 근속년수를 통산하여 지급하고 있고, 참가인 조합을 비롯한 회원조합들은 회원조합간 인사 교류시 그때마다 근로자들의 동의를 따로 구하지 아니하였고, 대부분 근로자들도 이에 이의를 제기한 바가 없었다.

(6) 조합간부의 임면에 관하여 구 임업협동조합법(1999.12.31 법률 제6101호로 개정된 것, 이하 같다) 제42조의 5 제1항은‘조합의 직원은 조합장이 임면한다’, 제2항은‘조합은 정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간부직원을 두어야 하며 간부직원은 중앙회장이 실시하는 전형시험에 합격한 자 중에서 조합장이 이사회의 협의를 거쳐 임명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실무상 조합장과 간부직원간에 갈등이 야기되어 조합운영에 문제점이 발생하자 이를 시정하기 위하여 조합 간부직원의 인사이동권을 포함한 배치권을 중앙회장이 가지도록 개정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반영되었다. 그리하여 산림조합법은 2000.1.21 법률 제6187호로 전문개정됨으로써 구 임업협동조합법은 산림조합법으로 변경·폐지되면서 산림조합법 제45조 제1항은 ‘조합의 직원은 정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조합장이 임면한다’, 제2항은‘간부직원은 회장이 실시하는 전형시험에 합격한 자 중에서 중앙회장이 배치하는 자를 조합장이 이사회의 의결을 얻어 임면한다’는 규정을 두게 되었다.

다. 관계법령 및 정관 등

별지 기재와 같다.

라. 판 단

(1) 상법 제393조 제1항 소정의 이사회 결의의 존부 및 이 사건 전적에 앞서 이사회 결의가 선행되어야 하는지 여부

(가) 상법 제393조 제1항은‘중요한 자산의 처분 및 양도, 대규모 재산의 차입, 지배인의 선임 또는 해임과 지점의 설치·이전 또는 폐지 등 회사의 업무집행은 이사회의 결의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산림조합법 제33조 제3항은 ‘이사회는 다음 각호의 사항을 결의한다. 2. 간부직원의 임면’을 규정하고 있고, 제45조 제1항은‘조합의 직원은 정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조합장이 임면한다. 다만, 상임이사를 두는 조합의 경우에는 상임이사의 제청에 의하여 조합장이 임면한다’, 제2항은‘조합에는 정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간부직원을 두어야 하며, 간부직원은 회장이 실시하는 전형시험에 합격한 자 중에서 중앙회장이 배치하는 자를 조합장이 이사회의 의결을 얻어 임면한다’, 제4항은‘간부직원에 관하여는 상법 제11조 제1항·제3항, 제12조, 제13조 및 제17조와 비송사건절차법 제149조, 제179조 내지 제181조의 규정을 준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위 각 규정에 의하면 상법상 지배인을 해임하기 위해서는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 것이나, 산림조합의 간부직원에 대한 임면에 관한 규정인 산림조합법 제45조 제2항은 그 구조상 중앙회장의 배치명령이 선행되고 그 후 이사회의 결의를 거치도록 되어있는 점, 산림조합법은 간부직원에 대하여 상법상 지배인의 대리권과 등기에 관한 규정 등을 준용하고 있으나 상법상의 이사회 결의에 관한 규정(제393조 제1항)은 준용하고 있지 아니한 점 및 산림조합법의 제정목적, 적용범위 등을 종합하면, 산림조합법 제45조 제2항은 상법 제393조 제1항에 대한 특별규정이라고 풀이된다.

(다) 따라서 이 사건에 있어서, 충북도지회장이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전적을 한 이후에 참가인 조합이 이사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한 면직결의를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이사회 결의 자체의 하자 여부

(가) 산림조합법상 이사회의 결의에 관한 규정은 사법의 특별규정인 점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산림조합법 제36조 제6항은 감사가 이사회에 출석하여 그 의견을 진술할 수 있고, 제7항은 감사의 자회사에 대한 조사권 등을 상법 제412조의4·제413조 및 제413조의 2 규정을 준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반면, 감사의 이사회 출석 절차에 관하여는 산림조합법에 특별한 규정이 없으므로 그에 관하여는 상법이 보충적으로 적용된다 할 것이다. 그런데 상법은 제390조 제2항에 이사회를 소집할 때에는 감사에게 소집통지를 하여야 한다는 규정과 제390조 제4항에 소집통지절차 없이 이사회를 개최하기 위해서는 감사의 동의도 얻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또한 상법 제391조 제1항은‘이사회의 결의는 이사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이사의 과반수로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이 사건에 있어서,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참가인 조합의 이사회 결의 당시 참가인 조합이 감사에게 이사회 소집통지를 하지 아니함으로써 감사로 하여금 이사회에 출석하여 의견진술의 기회를 부여하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이사회의 결의방법, 감사에게 이사회 소집통지를 하도록 한 규정과 그 취지 등을 종합하면, 감사의 이사회 출석은 감사권의 수행을 위한 것이고, 이사회의 의사형성을 위해 필요한 것은 아니므로 감사에게 소집통지를 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이사회의 결의에 하자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원고의 위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3) 이 사건 전적의 권한 소재 여부

(가) 산림조합법 제45조 제1항은‘조합의 직원은 정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조합장이 임면하고’, 제2항은‘간부직원은 회장이 실시하는 전형시험에 합격한 자 중에서 중앙회장이 배치하는 자를 조합장이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임면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산림조합정관 제68조 제3항은‘제2항의 규정에 의한 간부직원은 중앙회장이 실시하는 전형시험에 합격한 자 중에서 중앙회장이 배치하는 자를 상임이사의 제청에 의하여 이사회의 의결을 얻어 조합장이 임면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조합 간부의 임면에 관하여 구 임업협동조합법 제42조의 5 제2항은‘간부직원은 중앙회장이 실시하는 전형시험에 합격한 자 중에서 조합장이 이사회의 협의를 거쳐 임명한다’고 규정하고 있었으나, 실무상 조합장과 간부직원간에 갈등이 야기될 경우 조합운영에 문제점이 발생하자 이를 시정하기 위하여 조합 간부직원의 배치권을 중앙회장이 가지도록 개정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반영되어 산림조합법이 전문개정되면서 제45조 제2항에‘간부 직원은 중앙회장이 배치하는 자를 조합장이 이사회의 의결을 얻어 임면한다’는 규정을 두게 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나) 이 사건에 있어서 산림조합법 제45조 제2항의 개정경위와 그 취지 및 산림조합의 직원과 그 간부직원을 구분하고 있는 산림조합법 제45조 제1항과 제2항의 체계 등에 비추어 볼 때, 조합의 간부직원에 대한 인사이동권을 포함한 배치권은 모두 산림조합 중앙회장의 권한이라 할 것이고, 이를 위임받은 충북도지회장이 원고에 대하여 한 이 사건 전적은 적법한 권한에 기한 것이라 할 것이므로, 이에 반하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4) 이 사건 전적에 동의가 필요한 지 여부

(가) 전적(轉籍)은 원칙적으로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야 효력이 생기는 것이나, 다만 그 구성이나 활동 등에 있어서 어느 정도 밀접한 관련성을 갖고 사회적 또는 경제적 활동을 하는 일단의 법인체 사이의 전적에 있어서 그 법인체들 내에서 근로자의 동의를 얻지 아니하고 다른 법인체로 근로자를 전적시키는 관행이 있어서 그와 같은 관행이 그 법인체들 내에서 일반적으로 근로관계를 규율하는 규범적 사실로 명확하게 승인되거나 그 구성원이 일반적으로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 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 사실상의 제도로 확립되어 있어 근로계약의 내용을 이루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처럼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구체적인 동의를 얻지 아니하더라도 근로자를 다른 법인체로 유효하게 전적시킬 수 있다 할 것이다(대법원 1996.12.23 선고, 95다29970 판결 등).

(나) 이 사건에 있어서 중앙회 및 그 산하 각 조합은 서로 별개의 독립된 법인이기는 하나 한편, 산림조합법이나 인사규정에 의하면 중앙회나 각 조합은 모두 산림조합법에 근거하여 설립된 법인들로서 지역조합과 전문조합을 회원으로 하여 설립된 중앙회는 그 공동이익의 증진과 건전한 발전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하여 회원을 지도하고 이에 필요한 규정 또는 지침 등을 정할 수 있고(산림조합법 제89조 제1항, 제87조, 제117조), 위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회원의 조직 및 경영의 지도, 회원의 조합원과 직원에 관한 교육ㆍ훈련 및 정보의 제공 등의 사업을 하며(산림조합법 제108조), 간부직원은 중앙회장이 실시하는 전형시험에 합격한 자 중에서 중앙회장이 배치하는 자를 조합장이 이사회의 의결을 얻어 임면하고(인사규정 제5조 제1항), 중앙회 또는 다른 조합의 직원으로 근무하는 자를 조합간의 인사교류를 위하여 조합의 직원으로 임용할 때에는 전보와 전직에 준하는데(인사규정 제5조 제2항), ‘전직’이라 함은 직렬을 달리하는 임명을 말하고(인사규정 제3조 제3호의 2), ‘전보’라 함은 동일한 직급 내에서의 보직 변경을 말하며(인사규정 제3조 제3호의 3), 조합장은 중앙회장의 조정에 따라 직원의 조합간 인사교류를 행하는데 인사침체의 방지와 업무능력 향상을 도모키 위하여 장기근속자를 우선하여 인사교류한다(인사규정 제5조 제3항)고 각 규정하고 있고, 앞서 본 사실관계에 의하면, 위와 같은 인사교류를 하는 경우 그때마다 근로자들의 동의를 따로 구하지는 아니하였으며, 근로자들도 이에 이의를 제기한 바가 없었던 점을 알 수 있는 바, 위와 같은 규정의 취지와 중앙회와 조합간의 관계, 조합간의 인사교류 관행, 이를 뒷받침하는 인사규정 등에 비추어 볼 때, 각 지역조합은 중앙회를 정점으로 하여 그 구성이나 활동 등에 있어서 밀접한 관련성을 갖고 일정한 사회적 활동을 하여온 일단의 법인체로서 각 지역조합 사이에 있어서는 직원의 동의가 없더라도 중앙회의 조정이 있으면 소속 직원을 다른 조합의 직원으로 인사교류시키는 관행이 있고, 그러한 관행을 그 직원 등이 일반적으로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 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 사실상의 제도로 확립되어 근로계약의 내용을 이루고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참가인 조합이 중앙회 산하 도지회와의 협의를 거쳐 한 이 사건 전적이 원고의 동의가 없었다는 사유만으로 위법하다고 할 수는 없다 할 것이어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5) 이 사건 전적이 인사권의 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과 마찬가지로 전적도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할 것이지만 그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인 바, 전적처분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는 전적명령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적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과의 비교교량,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전적명령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 등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7.12.12 선고, 97다36316 판결 취지 등 참조).

(나) 이 사건에 있어서 앞서본 사실관계에 의하면, 원고가 참가인 조합에서 지도상무로 근무할 당시 근무시간 중 인터넷을 통한 오락과 바둑을 두는 등 업무에 불성실한 태도를 보이고 직원들에게 합리적인 사유가 없는 지적을 함으로써 직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행동을 보이자 참가인 조합의 직원들이 조합장에게 원고의 그와 같은 불성실한 근무태도 등을 문제삼으며 조치를 취하여 달라는 건의를 제기할 정도로 원고와 참가인 조합의 직원들 사이에는 신뢰가 깨어져 있었던 점, 그와 같은 사실에 기인하여 참가인 조합이 소외 조합 및 충북도지회와 이 사건 전적에 관하여 협의를 하게 되었던 점, 조합간부직원의수와기준에관한예규에도 지도상무로 하여금 신용상무를 겸직하게 할 수 있는 규정을 두고 있는 점, 원고가 참가인 조합에 근무할 당시에도 신용업무도 담당하고 있었던 점, 이 사건 전적에 원고의 동의를 요하지 아니한 점, 원고가 이 사건 전적으로 인하여 출퇴근시간이 1일 최대 50분 정도 증가하였다고 하여 그 정도만으로는 생활상의 불이익이 현저히 증가하였다고 볼 수 없는 점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전적은 참가인 조합의 업무상 필요성에 기인하여 한 것으로서 인사권을 남용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고, 참가인 조합에 근무할 당시보다 자가운전비 지원금 등이 지급되지 아니한 사정이 있다 하더라도 달리 볼 수 없다 할 것이다. 원고의 위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해현(재판장), 박순영, 신상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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