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근로자에 대한 대기발령 및 면직처분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 번호
- 2004구합35455
- 일자
- 2005-06-20
대기발령 후 일정기간이 경과하여도 직위부여를 받지 못한 자에 대한 당연면직처분은 대기발령과 당연면직처분을 일체로서 관찰할 때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따라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으로서 실질상 해고에 해당하므로 그 처분에 있어서는 근로기준법에 의한 제한을 받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원고】 정리회사 주식회사 진로의 관리인 박○광
【피고】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피고보조참가인】 2. 손○식
【변론종결】 2005.3.8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중앙노동위원회가 2004.11.1(기록상 재심판정일은 2004.10.21이다)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이하‘참가인’이라 한다) 사이의 2004부해239호 부당해고구제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1. 재심판정의 경위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갑 제2호증, 을 제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2003.5.14 서울중앙지방법원(‘각급법원의설치와관할구역에관한법률’의 개정으로 2004.1.20 종전 서울지방법원에서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명칭이 변경되었다)으로부터 회사정리절차 개시결정을 받은 소외 주식회사 진로(이하 회사정리개시 전후를 구분하지 않고‘소외 회사’라 한다)의 관리인으로 2004.4.30 선임되었고(원고 전에는 소외 이○○ 관리인이었으나, 이하 구분하지 않고‘원고’라 한다), 참가인은 1996.7.1 소외 회사에 입사하여 관재팀 차장으로 근무하던 중 근무태도불량 및 인사질서문란 등을 이유로 2003.10.13 대기발령(이하 ‘이 사건 대기발령’이라 한다)을 받은 후 대기발령기간의 경과로 2004.1.13 면직(이하‘이 사건 면직처분’이라 한다)되었다.
나. 참가인은 2003.12.13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대기발령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하는 한편, 2004.2.6 위 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면직처분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하였고, 위 지방노동위원회는 위 각 신청사건을 병합하여 심리한 다음 2004.3.16 참가인을 대기발령하여야 할 사유가 없을뿐더러 이 사건 대기발령은 사실상 징계에 해당함에도 징계절차를 거치지 않아 인사권 남용에 해당하고, 이 사건 대기발령 기간 동안 참가인에 대하여 교육 또는 보직부여 노력 등을 하지 아니한 채 이루어진 이 사건 면직처분 또한 부당하다며, 원고에게 원직복직 및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지급을 명하는 구제명령을 발하였다.
다. 이에 불복하여 원고가 2004.4.12 중앙노동위원회에 2004부해239호로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도 같은 해 10.21 위 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이유를 원용하여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2.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의 주장
(1) 원고는, 소외 회사의 회사정리과정에서 기구개편 및 인력감축이 이루어지면서 참가인에게 부여할 만한 보직이 존재하지 않게 되었고, 참가인이 파견회사에서만 근무한 탓에 원 소속 부서인 관재팀의 업무를 파악하지 못하였는 바, 이는 원고의 인사규정 제8조 제1항 가. 나. 및 다.호에서 정한 대기발령 사유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대기발령은 정당하고, 그 후 참가인을 근무시킬만한 적격 부서를 찾지 못해 이 사건 면직처분에 이른 것이어서 이 사건 면직처분 또한 정당하므로, 이와 다른 취지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2) 이에 대하여 피고 및 참가인은 소외 회사를 비롯한 진로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매각사업 등 현 시점에서 부동산 전문가인 참가인이 수행할 업무가 존재함에도 적격 부서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사건 면직처분을 한 것은 부당하므로 결국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고 주장한다.
나. 관련규정
☞ [인사규정]
제8조(대기) 1. 다음 각호에 해당하는 경우 보직을 해제하고 인사주관부서 또는 특정팀에 대기를 명할 수 있다.
가. 기구개편 또는 업무분담 조정으로 정원변동이 발생하여 적격한 근무부서가 없는 경우
나. 직책을 감당할 능력이 없는 경우
다. 근무실적이 현저히 불량한 경우
라.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회사에 재산상 손해를 끼치거나 명예와 신용을 훼손한 경우
마. 다른 인사명령을 받기 위해 임시로 대기하는 경우
4. 대기기간은 3개월로 하며 기간 내에 보직을 받지 못한 경우에는 자동 해고된다.
[증거] 을 제4호증
다. 인정사실
앞서 본 증거 및 을 제1호증, 을 제2호증의 1, 을 제3호증, 을 제5호증, 을 제7호증 내지 을 제13호증의 각 기재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참가인은 서울특별시 성북구청 및 지적공사 등에서 지적관련 업무를 담당하다가 1991. 11.1 진로그룹에 입사하여 진로종합유통 등 진로그룹 계열사에 근무하였고, 그 후 1996.7.1 소외 회사에 입사하여 그룹기조실 스포츠사업단에서 근무하였으며, 위 스포츠사업단이 해체되자 1997.6.16 관재팀으로 전보되어 부동산 매입 등 부동산 관련업무를 담당하다가 1999년 5월경 진로그룹 회장이던 장○○가 지분을 가지고 있던 회사인 소외 주식회사 S엔터프라이즈(이하‘S엔터프라이즈’라 한다)에 파견되었다.
(2) 참가인은 S엔터프라이즈에서 근무하는 동안 소외 회사로부터 급여를 받아오면서 진로그룹 보유 부동산 매각 등 부동산 관련업무를 담당한 후 2003.10월경 소외 회사의 관재팀으로 복귀하였는데, 위 파견근무기간 동안 참가인에 대한 근무평가가 따로 이루어진 바가 없다.
(3) 원고는 2003.10.22 참가인을 포함한 직원 5명을 인사규정 제8조 제1항을 근거로 같은 달 13자로 소급하여 대기발령을 하였는데, 인사발령문에는 그 사유나 위 인사규정 중 구체적으로 어느 항목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기재되어 있지 않고, 따로 참가인에게 설명한 바도 없으나, 그 대기발령의 취지는 참가인이 소외 회사의 회장을 보좌하며 회장의 개인적인 업무를 수행한 탓에 다른 업무를 수행할 능력이 없고, 인사고과를 제대로 받지 않는 등 근무성적이 불량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참가인을 면직시키고자 함에 있었다.
(4) 그 후 원고는 2004.2.3 대기발령기간 동안 보직을 받지 못한 경우 자동해고된다는 소외 회사의 인사규정 제8조 제4항을 근거로 같은 해 1.28자로 소급하여 참가인을 면직하였다.
(5) 한편, 소외 회사에서 부동산 관련 업무는 차장과 과장 2인이 담당하다가 회사 정리절차가 진행되면서 보유 부동산의 감소와 인력의 감축으로 현재 관재팀 차장이던 소외 김○○도 정리계획단으로 전보되어 과장 1인만이 부동산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라. 판 단
대기발령 후 일정기간이 경과하여도 직위부여를 받지 못한 자에 대한 당연면직처분은 대기발령과 당연면직처분을 일체로서 관찰할 때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따라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으로서 실질상 해고에 해당하므로 그 처분에 있어서는 근로기준법에 의한 제한을 받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4.10.28 선고, 2003두6665 판결 등).
이 사건에서 보건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참가인이 소외 회사에 입사한 후 3년 가까이 근무하다가 S엔터프라이즈에 파견되어 약 4년 6개월 정도 근무한 점, 참가인이 S엔터프라이즈에서 담당하였던 업무는 진로그룹과 관련된 업무이기도 하나, 이는 소외 회사의 고유 업무라고 보기는 어려운 점, 소외 회사로서도 참가인의 파견근무기간이 길어 그 기간 동안 참가인에 대한 근무평가를 제대로 할 수 없었던 점 및 회사정리계획에 따라 소외 회사의 관재팀 관련 직제가 축소 개편된 점 등을 알 수 있기는 하나, 반면 앞서 본 사실관계를 통해 할 수 있는 또 다른 사정, 즉 참가인이 파견근무기간 동안 소외 회사의 관재팀 업무를 담당할 수 없었고, 또한 그 기간 동안 근무평가를 제대로 받을 수 없었던 것만을 가지고 참가인의 근무성적이 불량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점, 또한 참가인의 파견근무는 당시 소외 회사의 경영진의 의사에 따른 것이므로 위와 같은 장기간의 파견근무와 그 기간 동안 참가인에 대한 근무평가의 부재를 참가인의 책임으로 돌릴 수는 없는 점, 그럼에도 원고는 S엔터프라이즈로부터 복귀한 참가인에 대하여 그 능력이나 그가 담당할 만한 구체적인 업무가 무엇인지 등에 대하여 신중한 평가를 제대로 하지 아니한 채 면직시킬 의사로 이 사건 대기발령을 한 다음 이 사건 면직처분을 한 점 등을 두루 종합하여 볼 때, 참가인에 대한 이 사건 대기발령 및 이 사건 면직처분은 근로기준법이 요구하는 해고의 정당성을 결여한 부당해고라 할 것이므로, 이와 같은 결론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고 할 것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재심판정이 위법함을 전제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태종(재판장), 기우종, 오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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