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업무수행 중 캡탄, 치람 등의 발암성 추정물질에 노출되어 ...
- 번호
- 2004구합36649
- 일자
- 2006-08-28
사망원인인 신장암은 망인의 업무수행 중 캡탄, 치람 등의 발암성 추정물질에 노출되어 발병한 것이거나 적어도 그것이 발병을 촉진한 하나의 원인이 되었다고 추단할 수 있으므로 망인의 사망은 업무수행과의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원 고】 왕○○
【피 고】 근로복지공단
【변론종결】 2006.4.11
1. 피고가 2004.11.15 원고에 대하여 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의 남편 강○○은 1987.6.1 ○○주식회사(이하 ‘○○’라고 한다)에 입사하여 근무하던 중 2002.7.14 16:00경 선행사인 신장암, 중간선행사인 복막전이, 직접사인 장마비로 사망하였다.
나. 원고는 강○○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라고 보아 2003.4월 피고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의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03.6.27 강○○의 선행사인인 신장암은 강○○이 업무상 노출되었던 농약 사용과 관련하여 발병하였거나 과로나 스트레스에 의하여 발병하였다는 의학적 소견이 없다는 이유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을 하였고, 원고가 2004.10.25 피고에게 동일한 내용의 유족보상 및 장의비 지급청구를 하였으나, 피고는 2004.11.15 위 청구서를 반려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1호증 내지 갑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강○○이 ○○에 입사한 이후 15년 정도의 근무기간 중 장기간에 걸쳐 캡탄(Captan)과 치람(Thiram) 등의 발암물질 및 분진에 노출된 상태로 작업을 하였던 것이 원인이 되어 신장암이 발병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강○○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함에도 이와 달리 보고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인정사실
(1) 강○○의 근무내용 및 작업환경
(가) ○○는 1970년대에 설립되어 무, 배추, 고추, 수박 등 각종 농산물의 종묘를 구입하여 선별한 후 코팅하여 종자를 농민들에게 공급하는 업체로서 1997.10월 외국인 소유 회사로 합병되었다.
(나) 강○○은 1987.6.1 ○○에 입사한 후 1988까지는 종자정선업무를, 그 이후부터 1990.9월까지는 강원도지점 영업업무를, 그 이후부터 1994.10월까지는 포장업무를 담당하였고, 그 이후부터는 혼자 종자코팅업무를 담당하다가 1999년경부터 사망시까지는 정선팀(정선, 코팅, 가공)장으로 근무하였다. 통상적인 근로시간은 평일에 08:30부터 18:00까지이고, 토요일에 08:30부터 13:00까지이며, 2001.1월부터는 격주로 휴무하였다. 1997.10월 회사 합병 이전에는 계절적으로 잔업이 많았는데 5, 6, 7월과 11, 12월에 업무가 많아 늦게는 24:00까지 일하기도 하였고, 주말에도 근무하였다.
(다) 강○○이 1994.10월경부터 담당하였던 종자코팅작업은 농사에 쓰이는 각종 씨앗 등이 썩지 않도록 씨앗을 코팅기계에 일정 비율 투입하고 캡탄, 치람, SOR, SOW 등의 살균제 및 광택제 등을 섞은 물을 기계에 혼합하는 것이다. 1997.10월 회사 합병이전에는 종자처리에 캡탄을 사용하였으나, 발암성이 있다는 외국의 보고에 따라 그 이후에는 치람으로 변경하여 사용하고 있는데, 1997년경 이후 외국에서는 캡탄의 사용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져있다.
(라) 1987.5월부터 1995.10월까지 사이에 ○○가 ○○농약사에서 구입한 캡탄수화제의 양은 750kg(500g짜리 1,500봉)이고, 1996.2월부터 1997.9월까지 구입한 양은 400kg(500g짜리 800봉)이며, 1997.9월부터 2002.7월까지 구입한 치람의 양은 750kg(500g짜리 1,500봉)이다.
(마) 1999.4월 자동기계가 설치되기 이전에는 종자코팅작업시 수동기계로 농약을 살포하였는데, 농약을 물에 타는 과정에서 농약가루가 좀 날리며 농약냄새가 심하지만 일단 물에 희석해 놓으면 그리 심하지 않고, 분말이 날리지도 않는다. 수동기계에서 농약을 살포할 때에는 바가지로 퍼서 살포하지만 자동기계는 알아서 뿌려준다. 종자 1kg에 투입되는 농약의 양은 2g정도이고, 농약의 1일 투입량은 보통 때는 500~1000g정도이고, 많은 때는 4000g 정도이다. 1999.4월 이후 자동기계로 대체되었으나 오이, 호박 등의 품종은 자동기계로 코팅을 할 수 없어 여전히 수동기계로 작업을 하고 있다.
(바) 종자 표면의 털을 제거하고 고르게 하는데 제무기가 사용되었는데, 제무기를 회전시킬 때 많은 분진이 발생하였다. 특히 1980년대에는 집진장치가 없어 정선실에 분진이 매우 심하였는데, 강○○은 정선실에서 근무하는 관계로 특히 분진에 많이 노출되었다. 1997.10월 회사 합병 이후 집진장치를 설치하여 현재는 분진이 많지 않은 편이다.
(사) 강○○이 근무했던 공장실내의 종자코팅실은 약 20평 정도이고, 환기를 할 수 있는 창문이 달려있었으나, 환기를 잘 시키지 않았으며, 환기시설도 특별히 설치된 바 없었다. 종자코팅실에서 근무하는 직원에게 마스크와 귀마개가 지급되었으나, 무더운 여름철 작업이나 연속된 작업으로 인하여 장기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경우, 마스크를 벗고 작업하는 경우가 많았다. 밀폐된 공간에서 근무하는 관계로 강○○은 종종 미열, 두통, 어지럼증, 가슴이 답답해지고 호흡이 곤란해지는 증상 등을 호소하기도 하였다.
(2) 강○○의 건강상태 및 사망경위
(가) 강○○은 1960.10.10생으로 신장 170cm, 체중 71kg이었고, 주량은 소주 한병 정도였으며, 담배는 하루 한갑 정도 피웠다가 신장암 발병 1년 전에 끊었다.
(나) 강○○은 의료보험 수진내역상 신장암 치료 외에 달리 전문적으로 치료받은 질병은 없었고, 매년 실시하는 정기건강검진 결과 특별한 이상이 없었으며, 가족 중에 암으로 사망한 사람은 없었다.
(다) 강○○은 1998년경부터 감기증상이 잦고, 2개월 정도에 한번씩 코피를 흘렸고, 2002년에 왼쪽 갈비뼈 주변에 종양이 발견되어 2002.4.22 서울××병원 진단결과 신장암 진단을 받았으며, 같은 해 5.28 서울○○병원에서 우측 신절제술 및 담낭절제술을 받았으나, 같은 해 7.14 사망하였다.
(3) 의학적 소견
(가) 한국산업안전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소견 : 신장암의 가장 큰 발병원인은 흡연과 비만으로 나타나고 있다. 신장암 발생이 농약노출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으나 대부분 환자대조군 연구에 의한 것으로 사용된 농약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알 수가 없다. 캡탄에 노출된 근로자에게서 비호지킨스림프종이 증가되었다는 보고가 있으나 비호지킨스림프종과 신장암과는 임상적으로 무관한 질병으로 이것이 곧 캡탄이 신장암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신장암과 농약과의 관계를 이야기하는 역학적 연구에서 농약은 살충제, 제초제, 살균제를 포함한 광범위한 범위를 지칭하는 반면, 강○○은 구체적으로 주로 캡탄과 치람에 노출되었고, 이들 물질의 인체 발암성에 대해서는 아직 인정된 바가 없으므로 강○○에게 발생한 신장암이 작업 중 노출된 농약에 의하여 발생하였을 가능성에 대한 근거가 없다. 오히려 강○○은 적은 양이지만 흡연을 하였고, 약간 비만한 체격으로 비직업적인 요인에 의하여 신장암이 발생하였을 가능성이 크다.
(나) 이 법원의 농촌진흥청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 캡탄은 미국의 환경보호청(US/EPA)에서 발암성 분류기준 중 B2 Group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이는 발암가능성이 있는 것을 의미하며 실제 실험용 쥐에서 신장에 종양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되어있으나 실제 사람에게 발암을 일으키는 것은 아닌 것으로 사료된다. 흡입독성은 높으나 증기압이 1.3mPa로 극히 낮아 휘발가능성이 거의 없어 위험성은 낮다. 치람은 흡입독성은 높으나 증기압이 2.3mPa로 극히 낮아 휘발가능성이 거의 없어 위험성은 낮다.
(다) 이 법원의 서울××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 흡연은 일반인에 비하여 1.2~3배 정도 신장암 발생률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장기간 금연한 경우 신장암 발생률이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농약인 제초제와 살충제에 장기간 노출된 경우 일반인에 비하여 신장암 발병률이 높아짐은 알려져 있다. 농약의 한 구성성분인 캡탄, 치람에 대해서만 시행한 연구는 보고된 바 없다. 분진 및 유기화학물질(곡물가루, 탈크분말, 코팅제, 광택제, 접착제, 발아촉진제 등)에 장기간 노출되는 경우 일반인에 비하여 신장암의 발병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흡연을 한 사람이 농약, 분진 및 유기화학물질에 노출되는 경우 현재까지 보고된 바 없으나 위 요소 모두 신장암의 발병 위험요소이므로 발병률 상승을 추정할 수 있다. 신장암이 발병하였던 사람이 농약과 분진 및 유기화학물질에 노출되는 경우 신장암이 자연경과 이상으로 악화되어 조기에 사망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직접적인 관련성은 보고된 바 없다. 강○○의 신장암 발병시기는 정확한 추정이 불확실하나, 진단 당시 전이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으며, 수술 후 병리조직에서 신장암 중 악성도가 아주 높은 육종성 신장암으로 진단되어 빠른 진행경과를 보인 경우로서, 수술 후 잔존 암의 진행과 고칼슘혈증 등 전해질 이상이 진행되면서 급격히 악화되어 사망한 경우이다.
(라) 이 법원의 ○○대학교 ○○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 신장암 발생의 원인으로 알려진 인자는 흡연, 대도시 거주, 카드뮴, 석면 등의 중금속, 석유제품, 진통제 남용, 여성홀몬 남용, 신낭종, 기타 유전적 질환 등이 알려져있다. 캡탄과 치람은 동물실험에서 일정한 농도 이상에서 일정기간 이상 노출되면 암 발생이 유발될 수 있다는 증거가 있으나 인체에서의 발암에 대한 증거가 없기 때문에 확실한 발암물질로 분류되지 못하고 “발암물질일지도 모른다(possible)”는 표현이 적절하다. 지금까지 보고된 동물실험에서 사용된 캡탄, 치람의 양은 체중 kg당 수십mg으로 이는 성인의 보통 체중을 60kg 정도로 하고 환산하면 하루에 수백, 수천mg이 수개월간 인체에 들어온 경우와 같기 때문에 사실 작업환경이 얼마나 열악했는지는 모르나 상식적으로는 이렇게 많은 양이 들어왔다면 신장암 발생의 원인이었을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
발아촉진제나 코팅제, 접착제 등은 장기간에 걸쳐서 높은 농도로 노출하게 되면 유전자 변형 등을 유발할 수 있을 것이고 이는 암발생의 원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근무조건, 보호장비 착용 등의 안전수칙 준수 여부, 기타 환기시설 등의 작업환경 여부에 따라 그 인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달라질 것인바, 만일 안전수칙이 지켜지지 않았고 작업환경이 몹시 나빴다면 강○○의 근무여건이 암 발생의 원인이었을 가능성을 배재할 수 없다. 신장암이 발병하였던 사람이 농약과 분진 및 유기화학물질에 노출되는 경우 신장암이 자연경과 이상으로 악화되어 조기에 사망할 가능성은 적다. 캡탄 및 치람이 인체의 신장암을 발병 또는 악화시킨다는 보고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장기간 취급하는 과정에서 흡입하게 되는 경우 흡입량에 따라 아무렇지 않은 농도가 있겠고, 어떤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높은 농도가 있을 수도 있다. 이때 ‘어떤 문제’가 무엇인지에 관하여는 학계에 보고된 바가 없는데, 사람에게 장기간 먹이면서 관찰하거나 인위적으로 그런 실험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마) 이 법원의 포천중문의대 분당차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 흡연은 적게는 30%, 많게는 2배 정도 암발생률을 증가시키고, 흡연양과 관계있으며, 금연하면 발병률이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발병 2년 전에 금연하면 발병률이 감소하는지에 대해서는 발표된 문헌 보고가 없다. 석면, 다치환방향성 탄화수소, 각종 유기용매, 휘발유, 석유, 납, 카드뮴, 펄프 등에 노출될 수 있는 직업과 관련이 높다는 보고도 있으나 확실한 증거는 없고 노출기간과의 관계에 대하여도 명확한 증거가 없다. 흡연을 한 사람이 농약과 분진 및 유기화학물질에 노출되는 경우에 대해서 발병률이 더 높아지는지에 대한 보고는 없다.
(바) 이 법원의 식품의약안전청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 미국 환경청(EPA)의 발암성 분류기준상 캡탄은 Group B2로서 인체발암성 추정물질(Probable Human Carcinogen)로, 치람은 흡입시 Group B로서 역시 인체발암성 추정물질(Probable Human Carcinogen)로 각 분류되어 있고, 국제발암연구기관(IARC)의 발암성 분류기준상 캡탄과 치람은 Group 3로서 인체발암성으로 분류할 수 없는 것으로 되어 있다. 캡탄의 인체발암성에 대한 유용한 자료는 부족하나, 신장암 발병 또는 악화에 대한 동물실험보고는 쥐에 대한 발암성 시험결과 만성신장질환을 야기하고 수컷에서 더 민감하였다. 치람이 신장암을 발병 또는 악화시키게 된다는 검증된 동물실험보고는 아직 확인하지 못하였으나, 쥐를 대상으로 수행된 만성독성 연구에서 부검 후 신장증이 관찰되었다.
(사) 신장암 : 신장은 체내 노폐물을 여과해 소변을 생성하는 중요한 기관으로서 신장암은 발생하는 위치에 따라 신우암과 신세포암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신장암이라고 하면 신세포암을 의미한다. 신장암은 주로 신세뇨관에서 발생하는 혈관성 종양으로 신장의 피막을 통하여 자라게 된다. 신장암의 발생은 남성이 여성보다 2배 많고, 점차 늘어나는 추세이며, 주로 40~50대에 많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암 중에서도 악성도가 가장 높아 치료하기 매우 까다로운 질병이다. 아직 뚜렷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상태이나, 흡연이 가장 유력한 원인으로 대두되고 있다. 신장암의 약 30%가 흡연과 연관되어 있고, 흡연자가 비흡연자에 비하여 2배 이상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밝혀져 있다. 또 이뇨제, 고혈압치료제, 진통제, 여성호르몬제 등도 유력한 원인인자로 꼽히고, 그밖에 육류나 낙농제품, 마가린, 동물성 지방을 많이 섭취하면 신장암에 걸릴 확률이 높고, 가죽제품, 카드뮴, 석면, 유기화학약품 등을 취급하는 사람들에게서 발생률이 높다는 보고가 있다.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진단이 어려우며 일단 신장에 암이 생겨 진행되면 정맥혈관이나 림프절, 폐, 간, 뼈, 뇌, 피부 등 전방위적으로 전이된다.
[인정근거] 갑2호증 내지 갑4호증 갑 제5호증의 1 내지 3, 갑6호증, 갑7호증의 1 내지 5, 갑8호증의 1 내지 13, 을1호증 내지 을3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이 법원의 농촌진흥청장, 서울○○병원장, △△대학교○○병원장, ××의대 ××병원장, 식품의약안정청장, ○○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 단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1999.12.31 볍률 제607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 제1호에서 말하는 ‘업무상 재해’라 함은 근로자가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업무와 재해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질병 또는 위 질병에 따른 사망간의 인과관계에 관하여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하여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리고 이 경우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는 보통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2.5.12 선고, 91누10466 판결 ; 1996.9.6 선고, 96누6103 판결 ; 2004.4.9 선고, 2003두12530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인과관계의 입증 정도에 관하여 보면,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하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근로자의 취업 당시 건강상태, 질병의 원인, 작업장에 발병원인물질이 있었는지 여부, 발병원인물질이 있는 작업장에서의 근무기간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또는 그에 따른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입증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7.2.28 선고, 96누14883 판결 ; 2000.5.12 선고, 99두11424 판결 ; 2005.11.10 선고, 2005두8009 판결 등 참조).
특히 작업현장에서의 발병원인물질과 업무상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 유무를 따짐에 있어서는, 그 발병원인물질의 생산과정이나 구성성분, 그로 인하여 인체에 미치는 영향, 유해성 등에 관하여 고도의 전문적 지식이 필요하므로 전문가가 아닌 피재 근로자 또는 유족들과 같은 일반인들로서는 그와 관련된 특수한 인과관계를 과학적, 기술적으로 완벽하게 입증한다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일뿐더러, 당시의 과학기술수준에 비추어 그 물질과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의 고리를 모두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증명하는 것 역시 곤란 내지 불가능한 경우가 많은 데다가, 피재 근로자의 작업환경을 유해물질로부터 안전하게 배려해 줄 사회적 책무를 지닌 사업주측 및 관련된 공공보험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국가는 기술적, 경제적으로 피해자보다 원인조사가 용이할 뿐 아니라 당해 물질의 유해성 여부를 조사할 사회적 책무를 부담한다고 할 것이므로, 이 경우 근로자가 업무환경에서 문제가 된 물질이 발병원인물질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 근로자가 정상적인 업무수행과정에서 그와 같은 발병원인물질에 노출되었고, 한편 그 이전에는 질병의 원인이 될 만한 건강상의 결함이 없었다는 점, 그런데 근로자가 그와 같은 업무에 종사하던 중 질병에 걸리게 되었다는 점 등의 사정을 증명한 경우에 있어서는 사업주측 또는 국가측이 발병원인물질이 인체에 전혀 무해하다든가, 그 질병이 발병원인물질로 인한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이라는 입증을 하지 아니하는 이상, 그 물질에 발병원인이 존재하며 그로 인하여 업무상 재해가 발생하였다고 추정하여 인과관계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입증책임을 완화하는 것이 근로자의 업무상 재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보상함으로써 근로자 보호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산업재해보상보험제도의 취지(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1조)와 손해로 인한 특수한 위험을 적절하게 분산시켜 공적 부조를 도모하고자 하는 사회보험제도의 목적 및 사회형평의 관념에 맞는다(의료과실 손해배상 사건의 인과관계에 관한 대법원 2005.9.30 선고, 2004다52576 판결 ; 공해 손해배상 사건의 인과관계에 관한 대법원 2004.11.26 선고, 2003다2123 판결 및 제조물책임 손해배상 건의 인과관계에 관한 대법원 2004.3.12 선고, 2003다16771 판결 등의 판지는 이 사건과 같은 작업환경 유해물질과 관련된 인과관계를 판정함에 있어서도 참고할 수 있다).
(2)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강○○은 1987.6.1 ○○에 입사한 이후 매년 실시한 정기건강검진결과 특별한 이상이 없었고, 의료보험 수진내역상 전문적으로 치료받은 질병도 없었으며, 가족 중에 암으로 사망한 사람도 없었으나, 2002.4.22 서울○○병원 진단결과 신장암 진단을 받은 후 2개월여만에 사망에 이르게 된 점, 미국환경청(EPA)의 발암성 분류기준상 캡탄은 Group B2로서 인체발암성 추정물질로, 치람은 흡입시 Group B로서 역시 인체발암성 추정물질로 각 분류되어 있는 점, 1997.10월 회사 합병 이전에는 종자처리에 캡탄을 사용하였으나, 발암성이 있다는 외국의 보고에 따라 그 이후에는 치람으로 변경하여 사용하고 있는데, 1997년경 이후 외국에서는 캡탄의 사용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점, 1987.5월부터 1997.9월까지 사이에 ○○가 구입한 캡탄수화제의 양은 1,150kg이고, 1997.9월부터 2002.7월까지 구입한 치람의 양은 750kg으로 ○○에서는 상당히 많은 양의 캡탄과 치람을 사용하였는데, 강○○은 위 회사 근무시 1994.10월경부터 사망일까지 약 8년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캡탄, 치람 등 발암성 추정물질에 노출될 위험이 높은 종자코팅작업을 담당하였던 점, ○○에 1980년대에는 집진장치가 없어 정선실에 분진이 매우 심하였는데, 강○○은 혼자 정선실에서 근무하는 관계로 특히 많은 분진에 노출되었던 점, 강○○은 신장암 진단 당시 전이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으며, 수술 후 병리조직에서 신장암 중 악성도가 아주 높은 육종성 신장암으로 진단되어 빠른 진행경과를 보인 경우로서, 수술 후 잔존 암의 진행과 고칼슘혈증 등 전해질 이상이 진행되면서 급격히 악화되어 사망한 점, 캡탄과 치람 등의 농약과 분진 및 유기화학물질(곡물가로, 탈크분말, 코팅제, 광택제, 접착제, 발아촉진제 등)에 장기간 높은 농도로 노출된 경우 유전자 변형 등을 유발할 수 있고, 이는 신장암 등의 발병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점, 근무조건, 보호장비 착용 등의 안전수칙 준수여부, 기타 환기시설 등의 작업환경 여부에 따라 인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달라질 것인바, 만일 안전수칙이 지켜지지 않았고 작업환경이 몹시 나빴다면 강○○의 근무여건이 암 발생의 원인이었을 가능성을 배재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비록 강○○의 사망원인인 신장암에 이르게 된 의학적 경로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아니하였다고 할지라도, 캡탄, 치람 등의 발암성 추정물질이 동물에 대하여만 유해할 뿐 인체에 대하여는 전혀 해롭지 않아 신장암의 발병원인물질이 될 수 없다거나, 혹은 강○○의 신장암이 캡탄, 치람 등으로 인하여 발병한 것이 아니라 강○○의 과도한 흡연 등 업무 외의 다른 원인에 의하여 발생하였다거나, 또는 강○○이 위 회사에서 노출된 캡탄, 치람 등 발암성 추정물질의 농도가 극히 미량이어서 강○○의 신장암 발병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등 특단의 사정에 대한 피고측의 입증이 없거나 부족한 이 사건에 있어서 강○○의 신장암은 위와 같이 강○○의 업무수행 중 캡탄, 치람 등의 발암성 추정물질에 노출되어 발병한 것이거나 적어도 그것이 발병을 촉진한 하나의 원인이 되었다고 추단할 수 있으므로 강○○의 사망은 업무수행과의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상준(재판장), 윤경아, 정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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