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비록 근무시간 중에 음주를 하는 등 잘못이 있다 할지라도 ...

번호
2004구합37505
일자
2005-06-13

망인은 24시간 연속적으로 근무를 하여야 하였고, 근무시간 중 쉴새 없이 근무를 하는 것이 아니라 휴식과 대기가 필요하며, 관행상 일정 정도의 음주가 용인되어 왔던 점, 이 사건 사고 발생 장소가 사업장 내부이고 사고 당시 망인이 명백하게 사적행위를 하다가 이 사건 재해를 당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재해는 사용자의 지배관리가 미치는 업무시간 중 업무수행 장소에서 발생된 업무상 재해라고 보아야 할 것이고, 업무수행 중 과음을 한 과실이 망인에게 있다 하여 이와 달리 볼 것은 아니다.

【원 고】 임○자 외 1명

【피 고】 근로복지공단

【변론종결】 2005. 3. 8.

1. 피고가 2004. 4. 19. 원고에게 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의 남편인 망 ○○○는 용인시 ○○아파트관리사무소에서 근무하던 도중 2004. 3. 1. 저녁 무렵 이후 행방불명되었다가 2004. 3. 11. 19:40경 위 아파트 오수처리장 폭기조에서 사망한 채 발견되었다.

나. 원고는 피고에게 망인의 사망에 따른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소정의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2004. 4. 19. 망인이 업무수행 중 사망한 것이 아니고, 사업장내 시설물의 하자도 없으며, 음주행위 이후 행방불명되었다가 사망하였으므로 사업주의 지배관리를 벗어난 사적행위 중 발생한 재해로 사망한 것이어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유족급여 등을 지급하지 아니하기로 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갑 제3호증, 갑 제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인정사실

(1) 망인(1961. 6. 7.생)은 2004. 2. 26. 대송종합개발 주식회사에 입사하여 용인시 ○○읍 ○○리 625에 있는 ○○아파트관리사무소의 기전실 전기주임으로 근무하며 아파트단지내 변전실 등 공동전기시설을 유지관리하는 업무를 하였다. 망인은 07:30까지 출근하여 그 다음날 07:30까지 근무하고 하루 쉬는 형태의 격일제근무를 하였으므로 이 사건 사고일은 3번째 출근일이었다. 관리사무소의 기사들은 저녁식사를 하면서 반주로 음주를 하는 일이 있었다.

(2) 망인은 2004. 3. 1. 출근한 후 동료직원인 ◇◇◇와 함께 아파트단지내 장애인보호시설인 가드레일을 14:30경까지 수리하였으며, 이후 전직장의 동료였던 XXX를 불러 관리사무소에서 음주(소주 1병 반 가량)를 하였다. ◇◇◇가 이를 보고 “낮에 술을 마시면 어떻게 하느냐, 술상을 치워라”며 주의를 주자, 망인은 위 XXX와 관리사무소를 나와 기전실로 가서 ◇◇◇ 몰래 계속 음주(소주 3병)를 하였다. 망인은 18:30경 버스정류장까지 XXX를 배웅하였는데, 이후 행방불명이 되었다. 망인은 2003. 3. 11. 19:40경 위 아파트 오수처리시설 정화조의 폭기조(정화조 내부에 공기를 불어넣어 믹서역할을 하는 장치)에서 사망한 채 발견되었다.

(3) 망인이 사망한 오수처리시설은 정문경비실 맞은 편에 위치하고 있는데, 입구 우측으로는 망인이 술을 마신 기전실이 있으며, 출입구는 순찰시간을 제외하고는 잠겨져 있고, 정화조는 3m 길이의 계단(계단폭 약 60cm, 경사도 45°)을 통해 내려가야 하며, 계단 및 정화조 개구부는 90 내지 110cm 높이의 철제 난간이 설치되어 있다. 망인이 발견된 폭기조는 가로 3m, 세로 18.5m, 수면깊이 4m이다. 계단은 폭기조의 바로 위에 설치되어 있으므로 계단에서 추락할 경우 바로 폭기조로 빠지게 된다. 오수처리시설 출입문 열쇠는 4개가 있는데, 관리소 기사들이 각각 보관하고 있다. 오수처리시설은 오수처리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 등으로 인하여 냄새가 많이 날 뿐만 아니라, 수은등이 설치되어 있어 스위치를 켠 후 1~2분이 경과하여야 점등되는 등 드나들기 불편한 곳이었으므로 점검 등의 목적으로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사람들이 드나들지 아니하는 곳이다. 오수처리시설 안쪽에는 전기시설이 있으므로 망인은 설비담당 직원인 ◇◇◇ 등과 함께 1일 1회 19:00부터 21:00까지 사이에 순찰·점검을 하여왔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호증, 갑 제4호증, 갑 제5호증의 1 내지 6, 갑 제8호증의 1 내지 12, 을 제1호증, 을 제2호증, 을 제4호증, 을 제5호증의 1, 2, 을 제6 내지 9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증인 ◇◇◇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나. 판단

(1)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오수처리시설은 순찰목적이 아니라면 사람이 드나들 이유가 없어 보이는 장소인 점, 망인의 실종 당시 순찰을 하여야 할 시간이었던 점, 망인이 함께 순찰을 하여야 할 ◇◇◇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음주를 계속하였었던 점, 망인이 이 사건 사고 발생 당시 3번째 출근일이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망인은 XXX를 배웅한 후 오수처리시설 내 전기시설을 순찰·점검할 시간이 되어 ◇◇◇와 함께 점검을 하여야 하였는데, ◇◇◇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계속하여 음주한 사실로 인하여 함께 점검을 하자고 하지 못하고 혼자 점검을 하던 중 오수처리시설 내부구조에 익숙치 아니하고 술기운이 있어 가파른 계단에서 중심을 잡지 못하고 폭기조에 빠져 사망한 것으로 추단된다. 따라서 망인에게 비록 근무시간 중에 음주를 하는 등 잘못이 있다고 할지라도 망인은 업무 수행중의 재해로 인하여 사망하였다고 할 것이다.

(2) 가사 망인이 위와 같은 경위로 사망한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망인은 24시간 연속적으로 근무를 하여야 하였고, 근무시간 중 쉴새 없이 근무를 하는 것이 아니라 휴식과 대기가 필요하며, 관행상 일정 정도의 음주가 용인되어 왔던 점, 이 사건 사고 발생 장소가 사업장 내부이고 사고 당시 망인이 명백하게 사적행위를 하다가 이 사건 재해를 당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재해는 사용자의 지배관리가 미치는 업무시간 중 업무수행 장소에서 발생된 업무상 재해라고 보아야 할 것이고, 업무수행 중 과음을 한 과실이 망인에게 있다 하여 이와 달리 볼 것은 아니다.

(3) 따라서 망인의 사망은 어느 모로 살펴보나 업무상 재해라고 할 것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행하여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받아들이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창석(재판장), 박창렬, 박성인

출처: 원본 자료실에서 보기 ↗

본 자료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구체적 사안은 전문가 상담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