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한정근로계약에서의 기간의 정함은 단지 형식에 불과한 것으로...
- 번호
- 2004누5432
- 일자
- 2005-04-18
고용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의 근로관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기간이 만료함에 따라 사용자의 해고 등 별도의 조처를 기다릴 것 없이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된다고 할 것이나, 다만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우, 계약서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기간을 정한 목적과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동종의 근로계약 체결방식에 관한 관행 그리고 근로자보호법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근로계약서의 문언에도 불구하고 그 근로계약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원고, 피항소인】 공항버스 주식회사 대표이사 최○정
【피고, 항소인】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피고보조참가인】 이○규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중앙노동위원회가 2003.2.25. 원고와 보조참가인 사이의 2002부해802 부당해고구제재심신청사건에 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1. 재심판정의 경위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3호증, 갑 제7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모아 인정할 수 있다.
가. 보조참가인은 2001.8.1. 원고 회사에 기간을 1년으로 하는 한정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운전기사로 입사하여 근무하던 중, 2002.7.31. 계약기간이 만료되었음을 이유로 퇴직처리(이하 ‘이 사건 퇴직처리’라 한다)되었다.
나. 이에 보조참가인은 이 사건 퇴직처리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면서 원고 회사를 상대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신청을 제기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02.10.30. 위 구제신청을 기각하였으나, 이에 대한 보조참가인의 재심신청에 대하여 중앙노동위원회는 2003.2.25. 이 사건 퇴직처리가 부당해고임을 인정하고 ‘원고는 보조참가인을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기간 동안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구제명령을 발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2.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원고 회사는 노사간 합의에 따라 보조참가인과 1년의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그 기간의 만료로 인하여 보조참가인에 대하여 한 근로계약의 종료 통보 및 이 사건 퇴직처리는 해고에 해당되지 아니하고, 가사 해고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이는 원고 회사의 일부 노선을 다른 회사에 양도함으로써 운전기사의 수가 적정관리인원을 초과함으로써 이를 조정하기 위하여 한 것으로서 부당해고가 아니다.
나. 인정사실
앞서 든 각 증거 및 갑 제1, 2, 8호증, 갑 제4, 6호증의 각 1, 2, 갑 제10호증의 14, 15, 을 제3, 5, 6, 12, 13, 25, 33, 34호증, 을 제20호증의 1 내지 7의 각 기재, 제1심증인 김○○의 증언, 이 법원의 서울남부지방노동사무소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모아 다음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원고 회사는 2000.4.경 서울특별시의 운행명령에 따라 면허가 취소된 광명운수주식회사의 740번 버스노선을 양수하여 운행함에 따라 갑자기 70여 명의 운전기사를 한꺼번에 채용하게 됨으로써 새로 채용하는 운전기사들의 개인신상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게 되었다.
(2) 그리하여, 원고 회사는 2000.4.6.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시버스노동조합 소속 공항버스노동조합과 사이에 ‘같은 달 7.부터 채용하는 운전기사에 대하여는 채용 1년간에 한하여 한정근로계약을 체결하되, 계약기간이 만료되어도 당사자의 조건과 희망 또는 요구에 따라 재계약할 수 있고, 한정근로계약 종료에 대한 통지가 없을 때는 일반근로계약으로 자동 연장된다’는 내용의 한정근로계약에 관한 노사약정을 체결하고서, 이에 따라 같은 날 이후 새로 채용하는 모든 운전기사에 대하여는 계약기간을 1년으로 하는 한정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3) 보조참가인도 2001.8.1. 원고 회사와 계약기간을 같은 날부터 2002.7.31.까지 1년으로 하는 한정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운전기사로 입사하여 위 만료일까지 결근이나 사고가 없이 경미한 주의도 받지 아니하고 성실히 근무하였다.
(4) 그런데, 원고 회사는 2002.7.4.경 보유노선 중 63-1번 버스노선과 함께 좌석버스 14대를 성민버스 주식회사에 양도함으로써 잉여인력이 발생하게 되자, 같은 달 16. 보조참가인에게 같은 달 31.자로 한정근로계약이 종료됨을 통보하였고, 이에 대하여 보조 참가인이 같은 달 29. 계속하여 근무하겠다는 의사를 원고 회사에 통보하였으나, 원고 회사는 같은 달 31. 보조참가인에게 위와 같이 노선과 버스를 양도하면서 당해 노선에 근무하였던 인원이 잔류하게 됨에 따라 적정인원이 초과되어 참가인의 계속근무 의사를 수용할 수 없음을 이유로 보조참가인과 재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였다.
(5) 원고 회사는 보조참가인과 같은 날짜로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한○○ 등 5명에 대하여도 같은 사유로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음으로써 이들과의 근로계약도 종료되었는데, 그 이전까지는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모든 운전기사들에 대하여 특별한 절차 없이 계속 근무케 함으로써 사실상 한정근로계약에 따라 기간만료로 근로관계가 종료된 경우는 없었고, 2002.1.1.부터 같은 해 7.31.까지 계약기간이 만료된 운전기사 61명 중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자는 15명인데, 그 중 6명은 무단결근, 사고유발 등 귀책사유가 있는 자들이었고, 3명은 타사취업 등의 개인사정으로 사직을 한 자들이었으며, 보조 참가인을 비롯한 6명은 버스노선 및 버스 양도로 인하여 발생한 잉여인력의 처리를 이유로 재계약의 체결이 거부되었다.
(6) 한편, 서울시버스사업조합과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은 단체협약이 아닌 이러한 개별약정에 근거를 둔 한정근로계약 등으로 다수 근로자에게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개선하기 위하여, 2002.3.22.경 2002년도 단체협약 제28조의2항으로 ‘회사는 운전직 사원(노동조합원)을 계약직으로 채용할 경우에는 3월을 초과하지 못하고 계속 근무시킬 경우에는 최초 입사일로부터 채용한 것으로 간주하며 임금에 있어서 불이익을 주지 않는다’는 새로운 규정을 삽입하게 되었다.
(7) 그런데 원고 회사는 2002.7.16. 보조참가인 등에게 근로계약 해지를 통보한 이후에도 같은 달 20.경 계약기간이 만료된 근로자 4명과는 재계약하여 계속 근무하게 하였고, 같은 해 8.에는 4명, 같은 해 9.에는 5, 6명 등 같은 해 12.31.까지 보조참가인과 같이 해고된 자들 중 3명을 포함하여 모두 37명이 새로 입사하였고 24명이 퇴직하였으며, 원고 회사의 버스들은 보조참가인 등이 해고될 무렵뿐 아니라 현재까지도 기사모집광고를 상시로 부착하고 운행하고 있다.
(8) 한편, 원고 회사는 2000.3.2. 현재의 대표이사가 취임하면서 경영합리화 등으로 2001사업연도부터는 흑자경영을 이루게 되었고, 이 사건 퇴직처리가 되는 2002사업연도에는 134,037,610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다. 판 단
(1) 고용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의 근로관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기간이 만료함에 따라 사용자의 해고 등 별도의 조처를 기다릴 것 없이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된다고 할 것이나, 다만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우, 계약서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기간을 정한 목적과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동종의 근로계약 체결방식에 관한 관행 그리고 근로자보호법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근로계약서의 문언에도 불구하고 그 근로계약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이라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1998.5.29. 선고 98두625 판결 참조).
(2) 살피건대, 원고 회사와 보조참가인 사이에 1년의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이 체결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한편 위 인정사실에 따르면, 원고 회사가 보조참가인 등과 사이에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한 목적이 다른 회사의 버스노선을 양수함에 따라 갑자기 많은 수의 버스기사를 채용하게 됨으로써 새로 채용하는 인원들에 대하여 정확한 신원, 즉 버스기사로서의 능력과 적합성을 파악하기 위한 기간을 확보하려 했던 것으로 보이고, 그렇다면 이는 새로 채용하는 근로자에 대하여 현실적인 취업활동을 통해 그의 작업능력이나 업무적성 등을 파악하기 위한 시용기간제도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으므로, 신규 근로자의 그러한 능력 등을 파악하는데 필요한 합리적인 기간이 지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정식의 근로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보아야 하는 점, 위 노사간의 약정에 따르면 정해진 기간 동안 성실히 근무하면 본인의 희망 등에 따라 계속적인 근무가 보장되어 있고, 기간이 만료되는 경우에 근로계약이 종료된다는 통지가 없을 때에는 자동으로 기간의 정함이 없는 정식의 근로계약으로 연장된다고 규정되어 있으며, 보조참가인은 위 기간 동안 결근이나 사고 없이 성실히 근무하였던 점, 보조참가인 등이 이 사건 퇴직처리를 당하기 전까지는 한정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채용된 근로자들 중 개인적인 사정으로 사직하거나 귀책사유로 말미암아 퇴직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두 위 기간의 만료와 함께 자동적으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으로 연장됨으로써 사실상 한정근로계약제도는 시행되지 않고 있었고, 따라서 원고 회사나 보조참가인 모두가 한정근로계약상의 기간의 정함은 단지 형식적인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보조참가인을 비롯하여 기간만료로 계약의 종료를 통지받은 근로자들도 그들이 운행하고 있던 버스노선이 다른 회사로 양도되지 않았더라면 당연히 기간의 만료와 함께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으로 연장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이러한 한정근로계약으로 발생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단체협약에 한정근로계약에 대한 제한규정을 신설한 점 등 한정근로계약이 체결되게 된 동기 및 경위, 그 목적과 내용,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동종의 근로계약 체결방식에 관한 관행 그리고 근로자보호법규 등을 모아보면, 위 한정근로계약에서의 기간의 정함은 단지 형식에 불과한 것으로 그 근로계약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이라 함이 상당하므로, 원고 회사가 보조참가인에 대하여 한 이 사건 퇴직처리는 해고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3) 나아가 이러한 해고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보조참가인은 그동안 성실하게 근무하였고 해고를 당할 만한 특별한 사유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고, 단지 원고 회사가 버스노선과 함께 일부 버스들을 다른 회사에 양도함으로써 버스기사의 수가 적정인원을 초과하여 그 조정으로 보조참가인을 해고하게 된 것이라면 이는 정리해고에 해당하므로 정리해고 요건과 절차를 갖추어야 할 것인바, 그 무렵 원고 회사의 경영상태는 영업수익을 이루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달리 정리해고를 하여야 할 만큼 경영상 긴박한 상태에 있었음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자료도 보이지 않는 점, 원고 회사가 다른 회사에 버스노선을 양도하면서 그 노선을 운행하던 기사들에 대하여 전직, 대기발령 등의 어떠한 해고회피노력도 한 흔적이 엿보이지 않는 점, 원고 회사는 보조참가인 등을 해고할 무렵에도 계속 하여 구인광고를 하면서 기간이 만료된 다른 버스기사들과 재계약을 체결하였고 보조 참가인과 같이 해고된 기사를 다시 채용을 하는 등 해고기준의 공정성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그 이후에도 원고 회사는 계속하여 버스기사를 새로 채용하는 등으로 인원의 교체가 이루어지고 있고 현재까지도 계속하여 기사모집의 광고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정리해고의 필요성이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 회사의 보조참가인에 대한 해고처분은 정리해고의 요건을 갖추지 못함으로써 정당성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4) 따라서 이 사건 퇴직처리를 부당해고로 인정하고, 원고에 대하여 보조참가인을 원직에 복직시키고 임금 상당액을 지급할 것을 명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할 것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위와 같이 적법한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이와 결론을 달리한 제1심판결은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판사 박국수(재판장), 최승록, 박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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