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불법파견이라고 하더라도 파견기간 2년이 만료 후에는 직접고...
- 번호
- 2005가합114124
- 일자
- 2007-07-23
파견법 제6조제3항(파견기간 2년 만료후 직접고용 간주 규정)이 파견법 제5조제1항에 의한 파견허용업종 또는 적법한 파견근로관계만을 전제한 규정인지 여부에 대하여, 파견법 제5조제2항에 따르면 법 제5조제1항에 파견이 허용되는 업무가 아니더라도 일정한 경우에는 파견이 허용되므로 법제5조제1항에 의한 파견허용업무라는 것은 절대적이라 할 수 없다. 그렇다면 파견대상업무 해당 여부가 이 사건 규정(제6조제3항)의 적용요건이라 할 수 없다. 결론적으로 파견허용업종이 아니더라도 즉, 위장 또는 불법도급인 경우에도 파견기간 2년 만료후에는 사용주의 직접 고용간주 규정이 적용된다.
【원 고】 1. A1외 6인
【피 고】 B 주식회사
1. 원고 A1, A3, A6, A7은 피고의 근로자임을 확인한다. 2. 원고 A2, A4, A5의 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원고 A1, A3, A6, A7과 피고 사이에서 생긴 부분은 피고가 부담하고, 원고 A2, A4, A5와 피고 사이에서 생긴 부분은 위 원고들이 부담한다.
【청구취지】
원고들은 피고의 근로자임을 확인한다.
1. 기초사실
다음의 각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서 다툼이 없거나, 갑 제24호증의 1 내지 5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다.
가. 피고는 아산, 울산, 전주에 공장을 두고 자동차 및 그 부품의 제조·판매를 주된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의 아산공장 사내 협력업체에서 근무하다가 해고된 사람들이다.
나. 원고 A1은 2001.5.26. 태승기업에 입사하여 피고의 차체공장 내 도어 브라켓 용접공정 등에서 근무하다가 2002.5.1. 대영기전으로 소속이 변경되어 담당업무를 계속하다가 2003. 6. 3. 해고되었다. 원고 A2는 2002.8.18. 태승기업에 입사하여 피고의 의장공장 내 엔진부의 외부콘베어 공정에서 근무하다가 2003.6.16. 해고되었다.
원고 A3은 2000.2.14. 거광기업에 입사하여 피고의 의장공장 내 엔진부의 델타엔진 테스트 공정에서 근무하다가 2002.5.1. 태승기업으로 소속이 변경되어 담당업무를 계속하다가 2003.7.3. 해고되었다. 원고 A4는 2002.7.22. 태승기업에 입사하여 피고의 의장공장 내 엔진부의 델타엔진 테스트 공정에서 근무하다가 2003.7.3. 해고되었다. 원고 A5는 2002.6.27. 세화기업에 입사하여 피고의 의장공장 내 생산차 내외관검사 공정업무를 담당하던 중 2003.5.1. 신흥기업으로 소속이 변경되어 담당업무를 계속하다가 2003.6.3. 해고되었다. 원고 A6은 2000.8.1. 주식회사 대근에 입사하여 피고의 의장공장 내 도어라인에서 근무하다가 자리를 옮겨 엔진서브라인 최종확인공정에서 근무하던 중, 2002.5.1. 유성기업으로, 2003.5.1. 다시 진성기업으로 소속이 변경되어 담당업무를 계속하다가 2003.6.30. 해고되었다. 원고 A7은 2000.8.5. 주식회사 대근에 입사하여 피고의 의장공장 내 도어 탈착공정 및 방열판 장착 공정 등에서 근무하다가 2002.5.1. 거광기업으로, 2002.11.1. 다시 유성기업으로 소속이 변경되어 피고의 의장공장 내 스티어링칼럼 장착공정에서 근무하다가 2003.6.9. 해고되었다.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들의 주장
(1) 원고들은 형식적으로는 피고의 사내 협력업체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지만, 사내 협력업체는 사업주로서의 독립성을 결한 피고의 노무대행기관에 불과하고, 실제로는 피고가 원고들을 직접 사용·지휘하여 근로를 제공받았으므로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하였다.
(2) 피고와 사내 협력업체 사이에 체결한 업무도급계약은 실질적으로 근로자파견계약에 해당되므로,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6조 제3항에 따라 사용사업주인 피고는 2년을 초과하여 사용한 원고 A1, A3, A6, A7의 사용자의 지위에 있게 되었다.
(3) 따라서, 원고들은 피고의 근로자의 지위에 있다.
나. 피고의 주장
(1) 원고들은 피고와 업무도급계약을 체결한 사내 협력업체의 근로자로 입사한 후 그 소속에 대하여 아무런 이의 제기 없이 일해왔고, 사내 협력업체로부터 해고당한 후에는 그 소속 업체를 상대로 부당해고 구제신청 및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 등을 제기하여 모두 패소하였다.
그러한 원고들이 다시 소속 업체의 도급인에 불과한 피고를 상대로 제기한 이 사건 소는 피고 적격이 없는 자를 상대로 한 것으로 부적법하다.
(2) 사내협력업체는 피고와 독립된 사업체로서 자신들의 독립된 경영권에 기하여 근로자들을 채용하고, 임금을 직접 지급하였으며, 인사권 및 징계권을 행사하는 등으로 근로관계 전반에 걸쳐 사용자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행사하여 왔으므로, 원고들은 사내 협력업체의 근로자일 뿐이고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하였다고 할 수 없다.
(3) 원고들은 사내 협력업체의 근로자들로서 각 소속 업체로부터 지휘ㆍ감독을 받아 근무하였고, 사내 협력업체의 도급인인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업무와 관련한 사용ㆍ지휘를 전혀 한 바 없으므로 피고가 원고들의 사용사업주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설령 피고가 원고들의 사용사업주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이 사건과 같이 불법 파견의 경우에는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6조 제3항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결국 원고들은 피고의 근로자라 할 수 없다.
3. 피고의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을제6호증의 1 내지 4, 을제9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들은 자신들에 대하여 해고처분을 한 각 소속 업체들을 상대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는 그 구제신청을 모두 기각한 사실(일부 원고들은 피고를 상대로도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모두 각하되었다), 이에 원고들이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을 제기하였으나 모두 패소 판결을 받았고, 그 판결이 확정된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원고 A5의 경우에는 취하간주로 종료되었다).
그러나, 위 사정만으로는 피고가 원고들의 사용자가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원고들이 피고에 대하여 원고들이 피고의 근로자라는 확인을 구함에 대하여, 피고가 자신은 소속 업체의 도급인에 불과하고 원고들의 사용자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은 원고들의 주장에 대한 부인에 불과하므로 결국 피고의 본안 전 항변은 이유 없다.
4. 본안에 관한 판단
가. 인정사실
다음의 각 사실은 갑 제1호증의 1 내지 갑 제2호증의 4, 갑제4호증의 1 내지 갑 제8호증, 갑 11호증의 1 내지 갑 제23호증의 4, 을 제1호증의 1-1 내지 을 제1호증의 4-1, 을제1호증의 5, 을제1호증의 7-1 내지 을 제1호증의 13-1, 을제1호증의 13-3 내지 을 제1호증의 14-2, 을제1호증의 16-1 내지 을 제3호증의 5, 을제3호증의 7 내지 을 제4호증의 5, 을제4호증의 7-1 내지 을 제4호증의 13-1, 을제14호증의13-3 내지 을 제5호증의 5, 을제5호증의 7 내지 을 제5호증의 14-1, 을제5호증의 14-3, 을제5호증의 15, 을제5호증의 17-1 내지 을 제5호증의 27, 을제13호증 내지 을 제14호증의 7, 을제16호증 내지 을 제25호증의 31의 각기재 및 이 법원의 현장검증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다.
(1) 피고는 원고들이 소속된 신흥기업, 대영기전, 유성기업, 진성기업, 태승기업 등 사내 협력업체들과 업무도급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계약체결 당시 ① 계약기간은 6개월로 하되, 계약 만료일로부터 1개월 전까지 어느 일방으로부터 서면에 의한 계약해지 의사표시가 없는 경우에는 동일한 조건으로 6개월간 자동 연장된 것으로 보며, ② 협력업체는, ‘도급업무세부명세서’와 ‘작업표준서’에서 정한 작업을 수행하고, 협력업체의 귀책사유로 도급작업 이행에 하자가 있는 경우 피고에 대하여 ’클레임처리협정서‘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지며, 계약의 성실한 이행을 보증하기 위해서 피고에게 이행보증보험증권 등을 교부하기로 약정하였다.
(2) 피고는 사내 협력업체들에게,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노무비, 복리후생비 및 법정비용(국민연금, 건강보험, 사업소득세), 일반관리비, 이윤 등을 고려하여 정한 도급단가에 총 근로시간을 곱해 산정한 기성금을 지급하였다. 피고가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노무비, 복리후생비 등의 인상금액 등을 구체적으로 검토한 후 이를 반영하여 도급금액을 인상 조정하면 그에 따라 사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임금도 인상되었다.
(3) 피고는 사내 협력업체와의 도급계약을 관리하기 위하여 “사내협력업체 관리”라는 표준을 마련하였다. 그 표준의 내용은, ① 피고는 신규 하청화를 위하여 하청화의 목적, 작업내용, 계약기간 뿐만 아니라, 하청근로자 소요인원, 월계획 작업시간 및 예시표, 예산, 피복비 및 안전용품비 산정 내역 등에 관한 자료를 작성하여 결재권자의 결재를 받아 계약을 체결하여야 한다. ② 피고의 협력지원팀은 전체 하청인원 규모를 고려하여 적정 운영업체수 및 업체별 적정 인원규모를 조정할 수 있는데, 조정시 업체관리부실 예방을 위해 20명 미만의 소규모업체는 타업체와 통폐합을 원칙으로 하고, 업체의 원활한 작업관리를 위하여 업체당 인원규모는 40명에서 80명으로 조정한다. ③도급계약 작업이행에 있어 협력업체가 필요로 하는 작업장소, 설비기계 등은 무상대여함을 원칙으로 하고, 유상대여 필요시는 별도 약정서를 작성하며, 도급액과 별도로 간식대, 작업복세탁, 기타시설을 지원한다. ④ 협력업체에 대하여 주기적으로 내부경영, 일반관리 평가를 하여 재계약 및 업체별 인원규모 조정시 평가결과를 반영한다 등이다.
(4) 사내협력업체들은 피고와는 별도의 취업규칙이 있었으며, 각 협력업체들 명의로 채용공고를 내어 신규 근로자를 채용하였고, 소속 근로자들도 각 소속 업체에 휴가원, 조퇴계, 사직원 등을 제출하고, 각 소속 업체와 노사협의를 하였다. 사내 협력업체들은 각 소속 근로자들에게 인사권, 징계권을 행사하고, 임금 등을 직접 지급하였으며, 그에 따른 근로소득세 원천징수의 납부, 연말정산 업무를 자체적으로 처리하였을 뿐만 아니라, 각대표 명의로 국민연금, 고용보험, 국민건강보험, 산재보험에 가입하였다.
또한, 대외적으로도 개별 사업자등록을 하고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고, 다른 기업체와 사이에 인사노무고문계약 등 계약을 체결하였으며, 원고들을 포함한 소속 근로자들이 협력업체들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해고 구제신청이나 소송 등에서 사용자로 응소하였다.
(5) 원고들은 앞에서 본 바와 같이 각 소속 사내 협력업체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사내협력업체 관리” 표준에 따라 협력업체들에 대한 구조조정이 실시됨에 따라 원고 A1은 2002.5.1. 태승기업에서 대영기전으로, 원고 A3은 2002.5.1. 거광기업에서 태승기업으로, 원고 A5는 2003.5.1. 세화기업에서 신흥기업으로, 원고 A6은 2002.5.1. 주식회사 대근에서 유성기업으로, 2002.11.1. 유성기업에서 진성기업으로, 원고 A7은 2002.5.1. 주식회사 대근에서 거광기업으로, 2002.11.1. 거광기업에서 유성기업으로 각 소속이 변경되었으나 그 담당 업무에는 변함이 없었다.
한편, 원고들을 포함한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은 근로계약체결 당시 근로계약서와 별도로 ‘피고의 생산근무 지시에 따라 근무를 하겠다’는 내용의 서약서(갑 제17호증)를 작성하였다.
(6) 피고의 자동차 조립·생산 작업은 대부분 컨베이어벨트를 이용한 자동흐름생산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원고들은 피고 공장의 의장 및 차체공장의 생산 라인의 일부 공정에서 근무하였다. 업무 제반설비와 기계, 필요자재 및 조립공구 등은 모두 피고의 소유였으며, 연속적인 공정의 진행이 요구되는 자동차조립 업무의 특성상 원고들을 포함한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은 피고 소속 근로자들과 같은 생산 라인에 배치되어 근무를 하기도 하였다.
원고들을 포함한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작업 시작시간이나 종료시간, 식사시간이나 휴식시간 등은 모두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그것과 동일하였으며, 피고 소속 근로자들과 동일하게 휴일근무, 연장근무를 하였고, 휴가도 동일하게 실시하였다. 또한, 피고 소속 근로자가 안전교육을 받거나 노동조합활동 등으로 작업을 쉬게 되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도 작업을 하지 않았고,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휴업·파업시에는 협력업체와 피고 사이의 비상업무도급계약 체결이라는 방식 등을 통하여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대체 투입되어 직영 공정업무를 수행하기도 하였다.
한편, 작업현장에는 현장관리를 위하여 사내협력업체 소속의 현장관리인과 피고 소속의 관리자가 있었다. 피고의 조립작업지시표, 사양식별표, 서열표 등에 따라 동일 작업을 반복하는 업무의 특성상, 평상시에는 피고 소속의 관리자로부터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특별한 작업지시를 받지는 않았지만, 생산방식이 변경되거나 불량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피고 소속의 관리자가 직접 또는 협력업체 소속 현장관리인을 통하여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에게 필요한 지시를 하거나 수정을 지시하였다. 또한, 피고 소속의 관리자는 피고 소속 근로자들뿐만 아니라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에 대하여도 출퇴근 상황을 비롯한 근태상황 및 인원현황 등을 파악하였고,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작업불량 뿐만 아니라 사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작업불량까지 함께 포함하여 월별 불량통계를 작성하였다.
(7) 피고는 2003년경 사내 협력업체들에게 “불법파업 관련 세부 근태처리지침” 등의 협조전을 통보하였고,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시위를 하거나 잔업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협력업체에 대하여 해당 근로자에 대한 관리를 요청하는 협조전을 보내거나, 직접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에 대하여 집단행동에 대한 경고문을 게시하기도 하였다.
또한, 피고는 직접 사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에 대하여 격려금 등을 지급하기도 하였다.
나. 판단
(1) 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의 성립 여부에 관한 판단
(가) 원고용주에게 고용되어 제3자의 사업장에서 제3자의 업무에 종사하는 자를 제3자의 근로자라고 할 수 있으려면, 원고용주는 사업주로서의 독자성이 없거나 독립성을 결하여 제3자의 노무대행기관과 동일시할 수 있는 등 그 존재가 형식적, 명목적인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사실상 당해 피고용인은 제3자와 종속적인 관계에 있으며, 실질적으로 임금을 지급하는 자도 제3자이고, 또 근로제공의 상대방도 제3자이어서 당해 피고용인과 제3자 간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어 있다고 평가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9.11.12. 선고 97누19946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에 돌아와 보건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가 사내 협력업체들에 대하여 전반적인 관리를 하였고, 이로 인하여 원고들을 포함한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근로조건 등에 영향을 미치고,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업무에 대하여 지휘·명령을 하였다고 보여진다.
그러나 한편,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사내 협력업체들이 그 소속 근로자들에 대하여 사용자로서의 권리ㆍ의무를 행사하지 않았다고는 보여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사내 협력업체들이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인사권, 징계권을 행사하는데 있어서 피고가 관여하였다는 아무런 자료가 없는바(앞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사내 협력업체들에게 “불법파업 관련 세부 근태처리지침” 등의 협조전을 보낸 사실만으로는 피고가 사내 협력업체들의 인사권, 징계권 행사에 영향을 미쳤다거나 이로 인하여 사내 협력업체들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인사노무관리권이 형해화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국 사내 협력업체들이 사업주로서의 독립성을 완전 상실하여 피고의 노무대행기관으로 평가될 정도로 그 존재가 명목적이거나 형식적이라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과 사내 협력업체들과 사이의 근로계약이 형식적이라거나,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었다고 볼 수 없다.
(2) 파견근로관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가) 피고와 사내협력업체 사이에 체결한 업무도급계약이 진정한 도급계약관계에 해당하는지, 파견근로관계인지 여부는 그 계약의 외관이나 형식이 아니라, ① 도급계약의 대상이 된 업무의 내용, 범위, 특성 및 도급금액 지급의 기준, ② 수급인이 독자적인 자본, 기획, 기술을 가지고 도급받은 업무를 수행하며, 작업현장에서 근로자에 대한 구체적 지휘명령과 이에 수반하는 노무관리를 직접 행하는지 여부, ③ 수급인이 도급인에 대하여 노동의 결과에 대한 책임을 실제로 부담해 왔는지 여부, ④ 수급인의 업무수행과정이 도급인의 업무수행과정에 연동되고 종속되는지 여부 등 전체적인 근로제공관계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
(나) 관련법령(생략)
(다) 이 사건에 돌아와 살피건대,
① 이사건 자동차 부품 조립업무는 피고 공장의 컨베이어 시스템을 이용한 자동흐름생산방식의 특성상 생산 라인을 따라 여러 단계의 가공·조립공정이 중단없이 연속적으로 진행되어야 하므로, 각공정은 독립적일 수 없다. 대부분의 공정은 단순반복적인 것이기 때문에 수급인(협력업체)의 전문적인 기술이나 근로자의 숙련도가 요구되지 않으며, 간단한 사전교육을 받고 각 공정에 배치되면 이후에는 별다른 지시나 지휘가 없더라도 흐름에 맞춰 작업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자동차 부품 조립공정 중 일부는 일의 완성을 목적으로 하는 도급계약의 대상업무로 적합하지 않아 보인다.
② 대금지급 방식과 관련하여, 피고는 협력업체들에게,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노무비, 복리후생비 등에 법정비용, 일반관리비, 이윤 등을 고려하여 정한 도급단가에 총 근로시간을 곱하여 산정한 도급금액을 지급하였다. 피고가 근로자들에 대한 노무비, 복지후생비 등의 인상금액을 구체적으로 계산, 반영하여 도급금액을 상향 조정하면, 이에 따라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임금도 인상되었다. 피고는 협력업체를 통하지 않고 직접 피고 공장에서 일하는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에게 격려금 등을 주기도 하였다. 이와 같은 사정은 통상 도급인이 일의 완성에 대한 대가로 수급인에게 기성금을 지급하며, 수급인이 자체적으로 소속 근로자들에게 임금 등을 지급하는 도급의 경우와는 다르다.
③ 실제작업현장에서 원고들을 포함한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은 피고 소속 근로자들과 같은 생산 라인에 배치되어 근무를 하기도 하였고, 피고 소유의 생산 관련 시설 및 부품, 소모품 등을 사용하여 피고가 작성한 조립작업지시표와 사양식별표, 서열표 등에 의거하여 조립작업을 하였다. 소속 협력업체의 고유 기술이나 자본 등이 업무에 투입된 바는 없었고,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근로시간은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그것과 동일하였다. 이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사내 협력업체의 업무는 피고의 업무에 연동되거나 종속된 것으로 보인다.
④ 원고들을 포함한 사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은 근로계약 체결 당시 ‘피고의 생산근무 지시에 따라 근무를 하겠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작성하였고, 협력업체 소속 현장관리인이 작업현장에 있었음에도 피고 소속 관리자가 별도로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근태상황, 인원현황 등을 파악, 관리하였다. 피고 소속 관리자는 작업 중 불량이 발생한 경우 직접 또는 협력업체 소속 현장관리인을 통하여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에게 업무를 지시하였고,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작업불량 뿐만 아니라 사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작업불량까지 함께 포함하여 월별 불량통계를 작성하였다. 이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는 도급인으로서의 지시·감독권을 넘어서서 사실상 원고들을 포함한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에 대하여 구체적인 지휘·명령과 이에 수반하는 노무관리를 행하였고, 이를 통하여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근로를 제공받았다고 보인다(한편, 을제4호증의 7-1, 2, 을 제5호증의 8, 을제21호증의 1 내지 4의 각기재를 종합하면, 피고가 협력업체인 진성기업과 유성기업에 대해 소속 근로자의 결원으로 인한 작업지연, 소속 근로자의 교통사고로 인한 손해 금액 등에 대하여 배상을 청구하였고, 피고가 위 협력업체들에게 지급해야 할 기성금에서 위 배상 청구한 금액을 공제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본 파견근로관계를 징표하는 여러 가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위 사실만으로는 이를 뒤집고 피고와 사내 협력업체와 사이에 체결된 업무도급계약이 진정한 도급계약이라고 보기 어렵다).
결국 위 사정들을 종합하면, 사내 협력업체들과 피고 사이의 이 사건 업무도급계약은 실질적으로는 사내 협력업체들이 그 소속 근로자들을 피고에게 파견하여 피고의 지휘·감독을 받게 하는 근로자파견계약에 해당한다.
다만,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법이라 한다)에 의하면, 근로자파견사업을 하고자 하는 자는 노동부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노동부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제7조), 제조업의 직접생산 공정업무는 원칙적으로 근로자파견 대상업무에서 제외되므로(제5조), 이 사건 근로자파견계약은 불법 파견이다.
(3) 법 제6조 제3항(이하 이 사건규정이라 한다)의 적용 여부에 관한 판단 이 사건규정이 적법한 파견근로관계만을 전제로 한 규정인지에 관하여 본다.
(가) 이 사건규정은 사용사업주가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것을 요건으로 하여 고용간주의 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법제2조 제1호에 의한 근로자파견이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이라고만 정의하여 고용관계의 형태만을 규정하고 있을 뿐, 파견대상업무에 해당 여부나 파견법상 허가 유무를 그 요건으로 제시하고 있지 않다.
(나) 또한, 이사건규정이 법 제6조 제1항, 법제5조 제1항에 전제하여 근로자파견이 허용되는 업무에 대한 효과만을 규정한 것인지에 관하여 본다. 법제6조 제2항은 법 제5조 제2항에서 일시적·간헐적으로 행할 수 있는 근로자파견사업에 대한 파견기간을 정하고 있는바, 법제5조 제2항에 따르면 법 제5조 제1항에 의하여 파견이 허용되는 업무가 아니라 하더라도 일정한 경우에는 파견이 허용되므로 법 제5조 제1항에 의한 파견허용업무라는 것은 절대적이라 할 수 없다. 그렇다면 파견대상업무 해당 여부가 이 사건 규정의 적용요건이라 할 수 없다.
(다) 이 사건 규정은 사용사업주에게 2년의 기간이 지나도록 파견근로자를 계속 사용하는 경우 고용간주라는 부담을 주어 장기간의 파견을 규제하는 동시에 파견근로자를 정규직근로자로 전환시킴으로써 고용불안을 제거하고자 하는 취지의 규정이다. 만일 위법한 파견에는 이 사건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하면, 이사건과 같이 업무도급계약의 형식을 빌린 불법파견관계의 경우 고용불안을 해소하기 어렵게 되고, 사용사업주는 이 사건 규정의 적용을 피하기 위하여 파견업 허가를 받지 않은 파견사업주로부터 파견을 받으려는 강한 유인을 갖게 되는 문제까지 발생한다.
(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고려할 때 이 사건 파견근로관계에도 이 사건 규정이 적용된다.
(4) 따라서, 원고 A1, A3, A6, A7은 이 사건 규정의 적용으로 각 피고에 파견된 날로부터 2년이 만료된 날의 다음 날부터 피고의 근로자의 지위에 있게 된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 A1은 2003.5.26.부터, 원고 A3은 2002.2.14.부터, 원고 A6은 2002.8.1.부터, 원고 A7은 2002.8.5.부터 각 피고의 근로자의 지위에 있다고 할 것이다.
5. 결 론
그렇다면, 원고 A1, A3, A6, A7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고, 원고 A2, A4, A5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기주(재판장), 이지민, 문종철
출처: 원본 자료실에서 보기 ↗
본 자료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구체적 사안은 전문가 상담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