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인사·복무·노무 등의 업무를 총괄 관장하는 행정지원실장이 ...
- 번호
- 2005구합24131
- 일자
- 2006-06-26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우 그 근로계약이 계약서의 문언에 반하여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이라고 하기 위해서는 계약서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기간을 정한 목적과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동종의 근로계약 체결방식에 관한 관행 그리고 근로자보호법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는 사정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고, 그렇지 아니한 경우 근로계약상 고용기간 만료통보가 근로계약의 해약, 즉 해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원 고】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대표자 이사장 김○○
【피 고】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피고보조참가인】 임○○
【변론종결】 2005.12.27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05.7.18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2005부해112호 부당해고구제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1. 재심판정의 경위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갑 제2호증, 갑 제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국가유공자 등에 대한 의료보호, 복지지원 및 직업재활 등을 목적으로 한 국보훈복지의료공단법에 의하여 설립된 법인이고(이하 ‘원고 공단’이라 한다), 피고보조참가인 (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1984.4.9 원고공단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2001.10.31 사직한 후 같은 해 11.9 고용기간 3년의 고용계약을 체결하고 근무하던 중 2004.10.7 원고공단으로부터 같은 해 11.8자로 고용기간이 만료된다는 통보(이하 ‘이 사건 고용기간 만료통보’라 한다)를 받은 사람이다.
나. 참가인은 이 사건 고용기간 만료통보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면서 2004.11.10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고, 위 지방노동위원회는 2005.1.6 원고공단의 행정지원실장이 참가인에게 정년보장을 확약한 사정 등에 비추어 이 사건 고용기간만료통보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보아 원고공단에게 구제명령을 발하였고, 이에 원고 공단은 같은 해 2.15 중앙노동위원회에 2005부해112호로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도 같은 해 7.18 원고공단의 위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2.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공단의 주장
원고공단 행정지원실장이 참가인에게 정년을 보장한다는 취지로 작성한 확약서의 기재는 권한없는 자가 작성한 것으로 효력이 없고, 원고공단이 참가인과 사이에 고용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한 이상 그 고용기간 만료통보는 해고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이와 다른 취지의 이 사건 고용기간 만료통보를 부당해고라고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나.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와 갑 제3호증 내지 갑 제5호증, 갑 제7호증 내지 갑 제21호증, 을 제1호증 내지 을 제3호증의 각 기재 및 증인 이○주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듯한 을 제5호증의 2의 기재는 아래 인정사실에 비추어 믿지 아니한다.
(1) 고용계약체결 전 근무 경과
참가인은 1984.4.9 원고공단 산하 ○○사업단에서 생산기능직으로 근무하던 중 1987.6.1 전국연합노동조합연맹 원고 공단 노동조합(이하 ‘원고공단 노조’라 한다) 위원장으로 선출되어 노조전임자로 활동하였다.
그 후 참가인은 2001.2월경 실시된 노조위원장 선거에서 당선되었다가, 위 선거과정에서 단체협약을 위반한 점이 적발되어 노동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아 실시된 재선거에는 출마하지 아니하여 같은 해 6.1 노조위원장직에서 물러나면서 위 ○○사업단으로 복귀하여 근무하게 되었다.
그런데 참가인은 원고공단에게 ○○사업단 자재과장이 납품업자로부터 금품수수 혐의로 1998년경 수사기관으로부터 조사를 받을 당시 참가인 자신도 조사를 받는 등 ○○사업단에서 근무가 여의치 않음을 밝히고, 노조위원장직을 수행하면서 알게 된 원고공단 경영진의 비위사실 관련서류를 수사기관에 제출하겠다며 생산직에서 사무직 또는 기술직으로 보직변경 및 과장급의 직책을 요청하였다.
이에 원고공단은 참가인의 위와 같은 요구는 선례가 없는 대단히 이례적인 요구였을 뿐만 아니라 참가인이 인사규정에서 정하고 있는 사무직의 임용요건을 갖추지 아니하였으므로, 참가인의 요구를 수용하는 대신 당시 원고 공단 인력 구조조정 추세에 맞추어 참가인을 계약직으로 고용하기로 방침을 정하여 참가인에게 알렸고, 참가인이 사직서를 제출하자 2001.10.31 참가인을 의원면직처리 하였다.
(2) 고용계약 체결 경위
원고공단은 위 방침에 따라 2001.11.6 특별인사위원회를 열어 참가인이 13년간 원고공단 노조위원장으로 활동한 경력을 감안하여 사무직 4급 상당의 직책을 부여하고 그에 따른 보수를 지급하되, 채용기간을 3년으로 정하는 안건을 의결하였다.
그 후 원고공단은 2001.11.9 참가인과 사이에 참가인이 보훈원 보훈과장으로 근무하고, 고용기간을 위 계약일부터 2004.11.8까지로 하며, 기간만료시에는 쌍방합의로 연장 또는 재계약할 수 있다는 내용의 고용계약(이하 ‘이 사건 고용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참가인을 계약직인 사무직 4급으로 신규채용하였다.
(3) 확약서 작성 경위 등
그런데 당시 원고공단 행정지원실장이던 이○주는 참가인의 항구적인 신분보장 요구를 자신에게는 권한이 없다며 거절하다가 근무태도나 실적에 따라 재계약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개인적인 판단하에 상부에 보고하지 않은 채, 2001.11월경 자신의 명의로 참가인에게, ‘최초임용기간은 3년으로 하고, 계약 당시 보수는 사무직 4급 상당을 지급하며, 고용기간 3년이 만료된 후 근무기간은 공단 인사규정 제44조의 규정(아래 관계규정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정년과 관련된 규정이다)을 적용한다’는 내용의 확약서(갑 제3호증, 이하 ‘이 사건 확약서’라 한다)를 작성하여 주었다.
그런데 원고공단의 행정지원실장이 소속된 행정지원실은 원고공단의 직제규정에 따라 서무관리 총괄, 인사·복무 및 교육관리 총괄, 노무·급여체계 및 복지후생 총괄 등의 업무를 관장하고 있으나, 원고 공단의 위임전결사항 운영세칙에 따르면 사무직 정규직 직원의 임용은 원고 공단 이사장의 전결사항이다.
한편, 이○주는 위와 같이 권한 없이 참가인에게 이 사건 확약서를 작성하여 주었다는 이유로 2005.8.26 원고공단으로부터 감봉 3월의 징계를 받았다.
(4) 이 사건 고용기간 만료통보 경위 등
참가인은 이 사건 고용계약에 따라 보훈과장으로 근무하던 2003.5.1경 수원시 ○○구 ○○동 소재 횟집에서 같은 날 국가유공자들과 회식 중에 자신에 대한 좋지 않은 평가를 들은 것에 불만을 가지고 위 횟집에 있던 간장통이나 수저통 등의 집기류를 손님들에게 던지며 시비를 걸어 위 횟집의 영업을 방해하고 집기류를 손괴하였다는 죄로 2003.8.14 수원지방법원으로부터 벌금 1,000,000원의 약식명령을 받아 위 약식명령은 그 무렵 확정되었고, 참가인은 위 사유로 2003.9.17 원고공단으로부터 감봉 3월의 징계를 받았으며, 참가인의 위 행위는 2003.5.3자 ○○일보에 보도되었고, 한편 참가인은 보훈과장으로 근무하면서도 일을 독단적으로 처리하여 그 동료들은 원고공단이 참가인과 재계약하기를 원하지 않았다.
원고공단은 위와 같은 사정에 따라 참가인과 이 사건 고용계약을 연장하거나 재계약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하고 2004.10.7 참가인에게 이 사건 고용계약상 고용기간이 같은 해 11.8자로 종료됨을 통보하였다.
한편, 원고공단은 비정규직 근로자들에게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계약을 갱신하거나 재계약하는 방법으로 대체로 계속고용관계를 유지하여 왔으나, 근무성적이 불량한 일부 근로자에 대하여는 계약갱신이나 재계약을 하지 않거나 해고의 방법으로 고용관계를 정리하였다.
(5) 참가인 회사의 관계규정
[인사규정]
제5조(임용권자)
① 공단직원의 임용권은 이사장이 이를 행한다.
② 이사장은 필요한 경우 일정 직위의 직원을 각 단위의 장의 추천에 의하여 임용하거나 각 단위의 장에게 위임할 수 있다.
제6조(임용의 원칙)
① 임용은 별표 2의 자격기준에 의한 채용, 고시, 전형, 기타 능력의 실증에 의함을 원칙으로 한다.
제44조(정년)
① 직원의 정년은 다음 각호와 같다. 단서 생략
5. 사무직, 의무직, 기술직 3급 이하 : 57세
[위임전결사항 운영세칙]
제3조(권한과 책임)
① 전결권자는 이 세칙에 의해 위임된 권한을 올바르고 신속하게 행사하여야 하며, 그 결정에 관하여 일체의 책임을 진다
[비정규직 관리지침]
제3조(용어의 정의)
4. 계약직 : 정원범위 내·외에 인력운영의 효율성을 위하여 일정기한을 정하여 채용된 자를 말한다.
제9조(고용기간) 비정규직 직원의 고용기간은 다음과 같다.
1. 자문위원, 개발위원, 계약직 직원은 1년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채용한다.
제14조(당연면직) 비정규직 직원이 다음 각호에 해당할 때에는 당연면직된다.
2. 계약기간 만료시
다. 판 단
(1) 이 사건 확약서의 효력
공법상 확약이란 특정 행정행위의 발령이나 불발령에 관하여 행정주체가 사인에 대해 장차 일정한 행정작용을 행하거나 행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공법상 일방적인 자기구속의 의사표시로서, 그 내용이 되는 행정작용의 권한을 가진 행정청이 그 권한의 범위 안에서 행하여야만 그 효력을 가진다.
그런데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확약서 내용대로 참가인에 대한 고용기간이 만료되고 그 후 근무기간에 관하여 인사규정상 정년규정이 적용된다면 사실상 근무기간의 정함이 없이 참가인을 사무직 4급으로 신규임용하는 결과가 되는데, 원고공단의 사무직 직원의 신규임용은 원고공단 이사장에게만 그 권한이 주어져있고 원고공단의 행정지원실장은 그러한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아니함을 알 수 있으므로, 이 사건 확약서 중 정년을 보장한다는 취지로 기재된 부분은 이○주가 권한 없이 작성한 것으로 확약으로서 효력을 가지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피고 및 참가인은 먼저, 이○주가 원고공단 이사장을 대리하여 위 확약서를 작성하였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주는 원고공단의 행정지원실장 명의로 이 사건 확약서를 작성하였을 뿐 원고공단 이사장을 대리한다는 어떠한 표시도 하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원고공단 이사장이 이○주에게 참가인의 사무직원으로서 신규임용에 관한 대리권을 수여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도 없으므로 피고 및 참가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또한, 피고 및 참가인은 참가인이 이○주로부터 이 사건 확약서를 받을 당시 이○주에게 원고공단 이사장을 대리할 권한이 있다고 믿었으므로 이 사건 확약서의 기재내용은 원고공단에게도 표현대리 법리에 따라 그 효력이 미친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주가 원고공단 이사장을 대리하여 이 사건 확약서를 작성한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참가인은 이○주에게 원고공단 이사장을 대리하여 사무직원을 채용할 권한이 없었던 점을 충분히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 및 참가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2) 이 사건 고용기간 만료통보가 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우 그 근로계약이 계약서의 문언에 반하여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이라고 하기 위해서는 계약서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기간을 정한 목적과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동종의 근로계약 체결방식에 관한 관행 그리고 근로자보호법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는 사정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고, 그렇지 아니한 경우 근로계약상 고용기간 만료통보가 근로계약의 해약, 즉 해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1998.5.29 선고, 98두62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보건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참가인은 13년간 원고공단 노조위원장으로서 노조의 업무에만 종사하다가 노조전임을 종료하고 원고공단에 복귀함에 있어 당연히 원직인 ○○사업단 생산기능직으로 복귀하여야함에도 ○○사업단 직원과 갈등 등 개인적인 사정으로 사무직으로 발령을 요청하면서 과장급의 직급을 요구한 점, 이에 원고공단은 참가인이 장기간 노조위원장직을 수행한 점을 감안하여 사무직 4급직을 부여하되 당시 원고 공단의 인력 구조조정 과정과 참가인이 인사규정에서 요구하는 사무직 채용 자격기준을 갖추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여 고용기간을 3년으로 정하여 참가인과 이 사건 고용계약을 체결한 점, 그런데 원고공단은 다른 계약직원들은 비정규직 관리지침에 따라 통상 1년 이하의 기간으로 고용계약을 체결하므로 참가인에 대하여 특별히 정년을 보장하거나 형식적인 의미의 고용계약을 체결하려 하였다면 굳이 비교적 장기인 3년이라는 고용기간을 정할 필요는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나아가 참가인의 입장에서도 이 사건 고용계약상 고용기간이 형식에 불과한 것으로 알았다면 굳이 권한이 없는 이○주로부터 정년 보장 취지의 문구가 기재된 이 사건 확약서를 무리해서 교부받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및 원고공단은 일부 계약직 근로자에 대하여 그 근무태도나 실적에 따라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하거나 재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여 왔으므로 참가인에게 위 고용기간이 종료되면 당연히 그 기간이 갱신되거나 재계약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관계가 형성되어 있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알 수 있는 바, 위와 같은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경위, 위 계약상 고용기간이 정해진 경위나 그 기간, 원고공단이나 참가인의 의사 및 원고공단의 다른 계약직 근로자들의 계약갱신과정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고용계약상 고용기간은 그 문언에 반하여 형식에 불과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고용기간 만료통보가 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3) 소결론
따라서 이와 다른 취지에서 위 고용기간 만료통보가 해고라는 전제하에 이를 부당하다고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공단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태종(재판장), 기우종, 오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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