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퇴직의사가 전혀 없음에도 계속·반복적으로 퇴직을 강요하여 ...
- 번호
- 2005구합4830
- 일자
- 2006-01-02
사용자가 근로자부터 사직서를 제출받고 이를 수리하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다 할지라도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하고,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는 부당해고라 할 것이다.
【원 고】 김○○
【피 고】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피고보조참가인】 ○○관광개발 주식회사 대표이사 정○○
【변론종결】 2005.8.18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05.1.21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2004부해334 부당해고구제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은 피고보조참가인의 부담으로 하고, 그 나머지는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1. 재심판정의 경위
아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3호증, 을 제1, 2, 4호증, 을 제6호증의 1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1) 원고는 체육시설업(골프장)을 영위하는 피고보조참가인회사(이하‘참가인 회사’라고 한다)에 2002.6.1 입사하여 고객지원부에서 근무하다가 2003.11.30 사직서를 제출하였고, 참가인 회사가 이를 수리하여 2003.12.1 의원면직 되었다(이하 ‘이 사건 의원면직’이라고 한다).
(2) 원고는 이 사건 의원면직은 참가인 회사의 강요에 의한 것으로서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면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그러나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04.4.19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고,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2004부해334호로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 역시 2005.1.21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2. 참가인 회사의 본안전 항변에 대한 판단
가. 참가인 회사의 주장
참가인 회사는 2002.11.30 원고와 사이에 근로계약기간을 1년으로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원고와 참가인 회사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그 기간 만료일인 2003.11.30 종료되어 원고는 참가인 회사의 직원으로서의 신분을 회복할 수 없게 되었으므로 이 사건 소는 구제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나. 판 단
(1) 인정사실
아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을 제3호증의 1, 2, 3, 을 제4호증, 을 제7호증, 을 제9호증, 을 제10호증의 1, 2, 을 제11호증의 1 내지 6, 을 제12호증의 1, 2, 을 제13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김○명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2002.6.1 참가인 회사에 수습직원으로 입사하면서 계약기간을 그때부터 2002.9.30까지로 근로계약기간 만료일까지 새로운 근로계약이 체결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에 근로계약은 합의해지된 것으로 본다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그런 후 2002.10.1 그 수습기간을 2002.11.30까지로 하는 재계약을 체결하였다.
(나) 또한 참가인 회사는 2002.6.1 박○종, 김○명 등에 대하여 근로계약(수습)을 체결하고 다시 2002.10.1 재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계약의 내용은 원고의 근로계약과 동일하였다.
(다) 그런데 참가인 회사는 2002.11.30 수습기간이 종료되자 원고를 포함하여 참가인 회사의 계약직 직원 중 근무를 태만히 한 1명의 직원을 제외하고 모두 계약기간을 그때부터 2003.11.30까지로 하는 재계약을 체결하였다.
(2) 판 단
(가) 위 사실인정과 같이 원고와 참가인 회사는 수습기간이 끝난 계약직 직원들과 계약기간을 1년으로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계약기간의 만료를 계약해지 사유로 정하고 있으며, 계약기간 만료시 별도의 갱신절차를 거치도록 정하고 있는 점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와 참가인 회사 사이의 근로계약에서 정한 기간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여 원고가 실질적으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의 지위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 다만, 참가인 회사는 계약기간이 만료될 근로자에 대하여 근무성적을 평가하여 재계약 여부를 결정한 점과 1명만 제외하고 나머지 계약직 근로자 모두 재계약을 체결한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참가인 회사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의 기간은 그 만료로써 계약관계가 획일적으로 종결되는 존속기간이 아니라 갱신에 의하여 연장이 허용되는 갱신기간이라고 봄이 옳을 것이고, 이러한 경우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신의칙상 허용될 수 없다 할 것이다.
(다) 그런데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는 사직서를 제출함으로써 의원면직처리가 되기는 하였으나, 이는 참가인 회사의 강요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라 할 것이고, 원고가 참가인 회사의 사내문서를 유출하여 참가인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점은 원고가 그 문서를 유출하였는지 여부도 제대로 확인되지 아니하였으며 오히려 을 제5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이 사건 의원면직이 되기 전까지 근무에 충실하였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참가인 회사가 원고와의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할 만한 합리적인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할 것이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와 참가인 회사의 근로계약은 2003.11.30 이후에도 계속 유지되었다고 할 것이다.
(라) 그러므로 재심판정이 내려진 2005.1.21 이전인 2003.11.30에 그 계약기간이 만료되어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결국 원고에게는 구제의 이익이 있고,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참가인 회사의 본안전 항변은 이유 없다.
3. 본안에 대한 판단-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의 주장
(1) 원고의 주장
참가인 회사는 사직의 의사가 없는 원고로 하여금 강요에 의하여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제출하게 하였으므로 이는 부당해고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부정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2) 피고 및 참가인 회사의 주장
원고는 2003.11.1 참가인 회사에 대하여 사직거부 의사를 밝히고 해고를 서면으로 통보하여 줄 것을 요구하면서 출근을 거부하다가 2003.11.25 참가인 회사와 퇴직에 관하여 합의를 하면서 사직서를 작성·제출함과 아울러 퇴직금과 위로금을 모두 수령하였으므로, 이 사건 의원면직은 적법하다.
나. 인정사실
아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5호증, 갑 제6호증의 1, 2, 3, 갑 제7호증, 을 제1, 2호증, 을 제3호증의 1, 2, 3, 을 제4, 5호증, 을 제6호증의 1, 2, 3의 각 기재와 위 김○명의 일부 증언(뒤에서 배척하는 부분 제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고, 김○명의 일부 증언은 이에 방해가 되지 아니한다.
(1) 참가인 회사는 소외 ○○관광개발 주식회사가 운영하던 골프장인 ○○컨트리클럽에 대하여 경매절차가 개시되자 이를 경락받아 운영할 목적으로 2001.3.30 다수의 소액주주들에 의하여 설립되었다.
(2) 참가인 회사는 설립된 이후부터 대표이사 등 임원이 자주 교체되는 등 참가인 회사의 주주들 사이에서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였는데, 정○○ 등 일부 주주들은 2003.5.31 임시총회를 개최하여 종전의 대표이사 등을 모두 해임하고 대표이사를 선임하는 등 새로운 임원진을 구성하였다.
(3) 그런데 정○○ 등은 위 임시총회가 끝난 이후부터 원고가 종전의 임원들에 의하여 채용된 직원이라는 이유로 근무하는 것을 반대하였고 참가인 회사 역시 실질적인 경영권을 가지고 있던 위 정○○(이후 참가인 회사의 대표이사가 되었다)의 의견에 쫓아 원고에게 퇴직하기를 종용하였다. 그러나 원고가 이에 응하지 아니하자 참가인 회사는 2003.9.5경 원고를 경리업무를 담당하던 경영지원본부에서 경리업무가 아닌 고객지원부로 인사발령을 내었다.
(4) 한편 정○○ 등은 2003년 10월경 다른 주주들과 함께 2003.5.31자 임시총회의 효력 등에 관하여 소송을 진행하던 중 자신들에게 불리한 문건이 참가인 회사에서 유출되자 특별한 근거도 없이 확인도 하지 아니한 채 그 유출자가 원고임을 지목하고 이를 이유로 퇴직할 것을 종용하였다.
(5) 원고는 자신이 문서를 유출하지 아니하였다고 주장하면서 퇴직요구에 응하지 아니하였고, 그러자 참가인 회사는 2003.10.7부터 같은 달 17일까지 강제로 휴가명령을 내렸다. 그 후 원고는 2003.10.18 다시 참가인 회사에 출근하여 근무를 하고 있던 중, 2003.10.28경 정○○이 근무하고 있던 원고를 발견하고 아직도 퇴직을 하지 않고 있느냐는 등의 거친 언행으로 퇴직을 강요하였다.
(6) 원고는 2003.11.1 참가인 회사에 대하여 퇴직을 할 수는 없으니 해고를 하려면 문서의 형식을 취하는 등 정식으로 절차를 밟아달라고 요구하였고, 참가인 회사는 원고에 대하여 문서로 통보하여 주겠으니 집에서 기다리라고 하였다.
(7) 그런 과정에서 원고는 참가인 회사로부터 해고에 관한 특별한 연락이 없자 2003.11.29 다시 출근하여 근무하려 하였는데 이미 원고가 하던 종전 업무는 새로운 직원이 맡아서 하고 있었고 또한 종전과 마찬가지로 참가인 회사는 원고에게 퇴직할 것을 요구하였다. 원고는 2003.11.30 새벽 무렵 기숙사에서 자고 있던 중 참가인 회사의 직원들이 들이닥쳐 원고에게 기숙사를 나가라고 욕설을 하였지만 원고가 이에 응하지 아니하였다. 그러자 다른 직원들까지 합세하여 원고를 기숙사에서 끌어내려고 하는 등 퇴직할 것을 종용하면서 폭언과 폭행을 하였다.
(8) 그리하여 원고는 2003.11.30 출근하여 사직서를 제출하였고 참가인 회사는 이를 수리함으로써 이 사건 의원면직이 되었다.
다. 판 단
(1) 사용자가 근로자부터 사직서를 제출받고 이를 수리하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다 할지라도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하고,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는 부당해고라 할 것이다(대법원 2002.6.14 선고, 2001두11076 판결 ; 1993.1.26 선고, 91다38686 판결 등 참조).
(2) 그런데 이 사건에 있어서 위 인정사실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참가인 회사는 실질적인 경영권을 가지고 있던 주주들로부터 이미 퇴직한 임원들이 선임한 직원이라는 사유로 원고를 퇴직시켜야 한다는 지시를 받아 퇴직의 의사가 전혀 없던 원고에 대하여 계속·반복적으로 이를 종용하였고, 일부 주주 역시 직접적으로 원고에 대하여 퇴직할 것을 요구할 뿐만 아니라 원고가 생활하고 있던 기숙사에 새벽에 침입하여 폭언 등을 하면서 퇴직할 것을 요구하였다 할 것이므로 이러한 사실관계하에서 특히 여자인 원고로서는 퇴직의 의사가 없었음에도 참가인 회사의 강요된 분위기에 위축되어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제출할 수밖에 없었고 참가인 회사는 이를 수리하여 원고를 의원면직하게 한 것이라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의원면직은 정당한 이유 없이 참가인 회사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원고와의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부당해고라 할 것이고 이를 부정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이 점을 지적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해현(재판장), 박순영, 신상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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