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동일한 징계사유에 관하여 단체협약상의 규정과 취업규칙 등의...
- 번호
- 2005두1152
- 일자
- 2005-09-20
교통사고의 발생에 있어 승객이 버스에서 안전하게 내렸는지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버스를 출발시킨 원고의 잘못이 일부 인정되기는 하나, 참가인 회사측의 정비불량이 사고발생의 또 다른 원인이 되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태에서, 위 교통사고가 정비불량에 의한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납득할 만한 조사·확인을 거치지 아니한 채 원고에게 운전상의 잘못이 일부 인정된다는 이유만으로 위 교통사고를 징계해고사유로 삼아 원고에게 해고처분을 한 것은 단체협약에 위반된다고 할 것이고, 단체협약에서 “해고에 관하여는 단체협약에 의하여야 하고 취업규칙에 의하여 해고할 수 없다.”는 취지로 규정하거나, “단체협약에 정한 사유 외의 사유로는 근로자를 해고할 수 없다.”고 규정하는 등 근로자를 해고함에 있어 해고사유 등을 단체협약에 의하도록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거나 동일한 징계사유에 관하여 단체협약상의 규정과 취업규칙 등의 규정이 상호 저촉되는 경우에는, 사용자는 단체협약 소정의 징계사유에 의하여만 근로자를 징계할 수 있다 할 것인바, 참가인 회사의 단체협약에서 정하지 아니한 사유를 들어 조합원인 원고를 해고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므로, 단체협약의 규정과 내용 및 취지를 같이한다고 볼 수 없는 취업규칙을 적용하여 원고를 해고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결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김○○
【피고, 상고인】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피고보조참가인】 ○○○○○○○ 주식회사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부담하고, 나머지는 피고가 부담한다.
1. 재심판정의 경위
(생략)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사고발생일로부터 이미 일정 기간이 경과하거나 시말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종결짓기로 회사측과 합의한 경미한 교통사고까지 징계사유로 삼은 것은 부당하다.
(2) 단체협약 제19조는 해고사유를 규정하면서 “다음 1항에 해당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해고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취업규칙 제30조, 제61조 제12호는 위 해고처분의 정당한 근거규정이 될 수 없고, 또 2002 7. 15.자 교통사고는 정비불량으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므로 단체협약 제19조에서 정한 해고사유인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회사 재산을 손실한 경우(제2호)나 업무를 태만히 한 경우(제5호)”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 판단
(1) 2002. 7. 15자 교통사고 전에 발생한 6건의 교통사고가 정당한 징계사유가 될 수 있는지 여부
(가) 을 제2호증, 을 제3호증의 1 내지 9의 각 기재에 변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참가인 회사는 입사 후 5차례의 교통사고를 야기하여 수차례 주의를 받고 또 시말서까지 작성한 바 있는 원고가 2002. 4. 12. 다시 교통사고를 일으키자 원고에게 사직을 권고하였다가 원고와 노동조합측이 강력히 선처를 요구하자, “앞으로 어떠한(사소한) 사고가 발생할 시에라도 자진 사직하겠다”는 내용의 시말서 및 각서를 원고로부터 제출받고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계속 유지해 온 사실,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 제59조는 제재(징계)의 종류를 “훈계, 출근정지, 징계해고”로 구분하면서 훈계에 관하여 “시말서 징수하고 장래를 계고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이 인정된다.
(나) 위와 같은 원고의 시말서 작성 경위 및 취업규칙의 규정 내용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 회사는 2002. 4. 12.까지 발생한 6건의 교통사고에 관해서는 이미 원고에 대하여 징계를 마쳤거나 이를 면책하기로 합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는 징계양정의 참작사유는 될 수 있을지언정 독립한 징계사유는 될 수 없다 할 것이다.
(2) 2002. 7. 15.자 교통사고를 징계해고 사유로 삼는 것이 정당한지 여부
(가) 갑 제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참가인 회사의 단체협약서 제59조는 그 제1항에서 “회사는 사업장에 유자격 정비사를 배치하여야 하며 일체의 정비는 정비사가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교통사고가 회사측의 정비불량이 주된 원인이 되어 발생한 경우에는 조합원인 근로자에게 징계 등의 불이익한 처분을 할 수 없다고 할 것인데,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22조 제6항 및 제28조 제1항 제8호의 규정에 의하여 운송사업자 및 운수종사자의 준수사항 등을 정하고 있는 같은 법 시행규칙 제41조의4 제1항 나.(1)의 (가)호는 노선버스의 장치 및 설비 등에 관한 준수사항의 하나로 “하차문이 있는 노선버스(시외직행·시외고속 및 시외우등고속을 제외한다)는 여객이 하차시 하차문의 닫힘으로 인하여 여객에게 상해를 줄 수 있는 경우에 하차문의 동작이 멈추거나 열리도록 하는 압력센서장치 또는 전자감응장치를 설치하고, 하차문이 열려 있으면 가속페달이 작동하지 아니하도록 하는 가속페달잠금장치를 설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그런데 을 제6호증의 1, 2, 을 제9호증의 1, 을 제12호증의 5, 6의 각 기재 및 당심 증인 신○○의 일부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2002. 7. 15.자 교통사고는 원고가 08:00경 참가인 소유의 경북 70자3503호 시내버스를 운전하던 중 안동시 용산동 구현대아파트 입구 승강장에 잠시 정차하였다가 다시 위 버스를 출발함에 있어 버스에서 내리던 승객이 완전히 버스에서 내렸는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하차문을 닫고 출발하는 바람에 버스에서 내리던 승객이 하차문에 끼였다가 이를 빠져나가면서 움직이는 시내버스 밖으로 추락하여 발생한 사실, 참가인 회사의 시내버스에는 승객이 버스에서 내리기 전에 하차문이 닫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전자감응장치와 하차문이 닫히기 전에 가속페달이 밟히지 않도록 하는 가속페달잠금장치가 모두 설치되어 있고, 승객이 버스에서 아직 내리지 않은 것이 감지되는 경우에는 운전자가 하차문을 닫는 스위치를 눌러도 문이 닫히지 않도록 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다) 위 인정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비록 원고가 승객이 완전히 내리지 않은 상태에서 하차문을 닫고 버스를 출발시켰다고는 하나, 위 시행규칙에 따른 안전장치(전자감응장치 및 가속페달잠금장치)가 설치되어 있는 시내버스에서 하차하던 승객이 하차문에 끼인 상태에서 시내버스가 계속 움직였던 점에 비추어 보면, 을 제4호증의 1, 2, 을 제7호증, 을 제9호증의 2, 을 제28호증의 각 기재, 위 증인 신○○의 증언 및 당심 법원에서의 검증결과만으로는 위 사고 당시 사고 시내버스에 설치된 전자감응장치나 가속페달잠금장치(특히 전자감응장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라) 그렇다면 비록 위 2002. 7. 15. 교통사고의 발생에 있어 승객이 버스에서 안전하게 내렸는지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버스를 출발시킨 원고의 잘못이 일부 인정되기는 하나, 참가인 회사측의 정비불량이 사고발생의 또 다른 원인이 되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태에서(만약, 위 교통사고 당시 정비불량으로 인하여 위 시내버스의 전자감응장치나 가속페달잠금장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았다고 한다면, 개문발차 사고의 특성상 그 주된 원인은 정비불량에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위 교통사고가 정비불량에 의한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납득할 만한 조사·확인을 거치지 아니한 채 원고에게 운전상의 잘못이 일부 인정된다는 이유만으로 위 교통사고를 징계해고사유로 삼아 원고에게 해고처분을 한 것은 위 단체협약 제59조에 위반된다고 볼 수밖에 없다.
(마) 나아가, 위와 같은 사고의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교통사고에 있어 원고에게 단체협약상의 징계해고 사유인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나 업무태만이 있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려우므로, 위 2002. 7. 15.자 교통사고 역시 정당한 징계해고 사유가 될 수 없다.
(바) 그리고 단체협약에서 “해고에 관하여는 단체협약에 의하여야 하고 취업규칙에 의하여 해고할 수 없다.”는 취지로 규정하거나, “단체협약에 정한 사유 외의 사유로는 근로자를 해고할 수 없다.”고 규정하는 등 근로자를 해고함에 있어 해고사유 등을 단체협약에 의하도록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거나 동일한 징계사유에 관하여 단체협약상의 규정과 취업규칙 등의 규정이 상호 저촉되는 경우에는, 사용자는 단체협약 소정의 징계사유에 의하여만 근로자를 징계할 수 있다 할 것인바, 참가인 회사의 단체협약 제19에서 정하지 아니한 사유를 들어 조합원인 원고를 해고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므로, 단체협약의 위 규정과 내용 및 취지를 같이한다고 볼 수 없는 취업규칙 제30조, 제61조 제12호 역시 정당한 해고의 근거규정이 될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위 해고처분이 정당하다고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정당하고,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강신욱(재판장), 윤재식, 고현철, 김영란(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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