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노조의 쟁의행위가 확성기 등의 사용이 용인될 수 없을 정도...

번호
2005카합1594
일자
2005-09-20

회사는 노조 조합원들이 주문량이 몰리는 시간대에 회사의 일부시설을 점거하고 확성기를 이용해 구호를 외치며 인쇄물의 반출을 방해하는 위법한 방법으로 쟁의행위를 함으로써 회사의 매출을 감소시키는 등 현저한 손해를 끼친다며 출입금지가처분신청을 하였다. 그러나 조합원들의 쟁의행위는 회사와의 단체교섭이 결렬되고 노동위원회의 조정조차 불성립되자 행해진 절차상의 적법 요건을 모두 갖춘 쟁의행위였다. 아울러 점거범위도 일부에 지나지 않고, 고객 및 다른 직원들의 출입에 방해를 주지 않았으며 쟁의행위 자체에도 노사관계에서의 신의성실원칙에 비춰 과도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이 사건 쟁의행위는 정당하다.

【신 청 인】 S주식회사 대표이사 김○○

【피신청인】 전국언론노동조합 서울경인지역인쇄지부 ○○분회

1. 이 사건 신청을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신청인의 부담으로 한다.

【신청취지】

피신청인은 소속 조합원이나 제3자로 하여금 별지 1 목록 기재 각 행위를 하게 하여서는 아니된다.

이 사건 신청원인의 요지는, 신청인은 인쇄물 제작 및 납품을 주 영업으로 하는 주식회사이고, 피신청인은 신청인 회사의 직원들로 구성된 산업별 노동조합인 전국언론노동조합 서울경인지역인쇄지부 산하 분회(分會)인데, 피신청인 소속 조합원들은 2005.1.11경부터 신청인에 대한 노무 제공을 거부하면서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관련이 없는‘노동조합원들에 대한 해고 및 징계, 전보발령의 철회’를 목적으로 하여 주문량이 몰리는 17시부터 21시 사이에 신청인 회사의 접수실 및 출고실을 점거한 채 확성기를 사용하여 구호, 노동가요를 제창하거나 인쇄물의 반출을 방해하는 등 별지 1(생략) 목록 기재 각 행위와 같은 위법한 방법으로 신청인 회사의 업무를 마비시키고 있고, 이로 인해 신청인으로서는 전년 대비 매출액이 30% 이상 감소하는 등 현저한 손해를 입고 있으므로 이를 피하기 위하여 시급히 신청취지 기재와 같은 가처분의 발령을 구한다는 것이다.

살피건대, 노동조합의 쟁의행위는 파업, 태업, 직장폐쇄 기타 근로관계 당사자가 그 주장을 관철할 목적으로 행하는 행위와 이에 대항하는 행위로서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행위를 의미하는 바(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제6호), 쟁의행위가 정당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그 주체가 단체교섭이나 단체협약 체결능력이 있는 자, 즉 노동조합이어야 하고, 그 목적이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노사간의 자치적 교섭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어야 하며, 그 시기는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에 관한 단체교섭을 거부하거나 단체교섭의 자리에서 그러한 요구를 거부하는 회답을 했을 때 개시하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조합원의 찬성결정 및 노동쟁의 발생신고를 거쳐야 하고, 그 방법은 소극적으로 노무의 제공을 전면적 또는 부분적으로 정지하여 사용자에게 타격을 주는 것이어야 하며, 노사관계의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공정성의 원칙에 따라야 하고, 사용자의 기업시설에 대한 소유권 기타의 재산권과 조화를 이루어야함은 물론 폭력이나 파괴행위를 수반하여서는 아니된다.

돌이켜 이 사건에 관해 보건대, 기록에 의하면, 피신청인 소속 조합원들이 벌이는 신청인 회사에 대한 노무제공거부 및 업무저해 등 행위(이하‘이 사건 쟁의행위’라 한다)는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 체결능력이 있는 전국언론노동조합을 주체로 하여 그 주된 목적이 근로시간의 정형화, 경조휴가 및 경조금 지급, 연월차휴가의 실시 등 근로조건의 유지·개선을 위한 것으로서(기록상 이 사건 쟁의행위 과정에서 조합원에 대한 해고 및 징계의 철회 등도 함께 요구된 것으로 보이나, 주된 목적이 앞서 본 근로조건의 유지·개선에 있는 이상 위와 같은 요구가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목적의 정당성이 상실된다고 볼 수 없다), 2004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단체교섭이 2004.12.1 결렬되고, 쟁의조정신청에 의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이 2005.1.7 노사 양측의 거부로 불성립에 이르자, 2005.1.10 열린 피신청인의 조합원 임시총회에서 조합원 전원의 찬성으로 쟁의행위 돌입을 가결하고, 2005.1.13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행위 신고를 마친 것이므로 그 주체, 목적, 시기 및 절차상의 적법 요건을 모두 갖추었다고 할 것이다.

나아가 이 사건 쟁의행위의 방법 및 태양의 정당성 여부에 관해 살피건대, 직장 또는 사업장 시설의 점거는 적극적인 쟁의행위의 한 형태로서 그 점거의 범위가 직장 또는 사업장 시설의 일부분이고 사용자측의 출입이나 관리지배를 배제하지 않는 병존적인 점거에 지나지 않을 때에는 정당한 쟁의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인데, 이 사건 쟁의행위 과정에서 피신청인 소속 조합원들이 신청인의 사업장 시설에 해당하는 별지 2(생략) 목록 기재 각 건물 내 시설을 점거하고 있는 사실은 기록상 소명되나, 그 점거 범위가 시설의 일부분에 그치고, 신청인 회사의 사용자나 다른 직원들의 출입 및 업무수행, 고객들의 출입을 배제하지 않고 있으므로 피신청인에 의한 점거 행위가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 또한, 쟁의행위 과정에서 노동조합원들이 핸드마이크 등 확성기를 사용하여 구호, 노래를 제창하고 자신들의 주장을 기재한 벽보, 현수막 등을 부착하는 행위는 그것이 노사관계에서의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도저히 용인될 수 없을 정도로 과도하지 않은 한(구체적인 법령상의 기준을 보면, 확성기 사용의 경우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시행령 별표 2에 정한 방법에 따른 측정 결과, 주간에는 80㏈, 야간에는 70㏈ 이상의 소음을 유발하여서는 아니 된다) 쟁의행위의 한 방법으로 일응 정당하다고 할 것인데, 기록상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피신청인 소속 조합원들이 유발하는 소음의 정도나 현수막, 벽보 등의 사용이 쟁의행위에서의 정당성의 한계를 벗어나 위법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고, 기타 이 사건 쟁의행위 과정에서 피신청인 소속 조합원들이 인쇄물의 납품 등 신청인 회사의 본질적인 업무 수행을 적극적으로 방해하였다는 점에 대해서는 기록상 소명이 부족하다.

그렇다면 이 사건 쟁의행위는 일응 정당하다고 할 것이어서, 이 사건 쟁의행위가 위법함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신청은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한다.

판사 이태운(재판장), 전휴재, 이효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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