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생활안정자금 대출원금에서 발생하는 과실의 운용 및 지급률 ...

번호
2005카합1782
일자
2005-10-17

기존 퇴직금 누진제의 폐지 등을 골자로 하는 합의를 하며 피신청인이 조성한 주택 및 생활안정자금 대출원금의 과실을 퇴직자에게 지급하기로 합의하고 대출원금에서 발생하는 과실의 운용 및 지급방법, 지급률 등 세부사항을 별도로 노사합의 후 시행하기로 하였다면 그 이자수익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 하에서 신청인에게는 이 사건 합의와 관련한 세부사항의 결정을 위하여 피신청인에 대하여 단체교섭에 응할 것을 청구할 권리가 인정된다 하겠고, 나아가 이 사건 합의에 따른 수혜대상자들이 계속적으로 생겨나고 있는 점에 비추어 가처분으로써 피신청인에게 단체교섭응낙의무를 부담 지울 보전의 필요성도 인정할 수 있겠다.

【신 청 인】 산재의료관리원 노동조합 대표자 위원장 박○일

【피신청인】 재단법인 산재의료관리원

1. 피신청인은 신청인과 별지1 목록 기재 교섭사항에 관한 신청인의 단체교섭 청구에 대하여 성실하게 단체교섭을 하라.

2. 신청인의 나머지 신청을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신청취지】

피신청인은 신청인과 별지2 목록 기재 교섭사항에 관한 신청인의 단체교섭 신청에 대하여 성실하게 교섭하라. 피신청인이 신청인의 교섭요청에도 불구하고 위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신청인에 대하여 교섭불응 1회 당 금 1,000,000원을 지급하라.

1. 기초사실

기록에 심문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피신청인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산업재해 근로자의 요양·재활 등 근로자의 복지증진을 목적으로 하여 설립된 특수법인이고, 신청인은 피신청인 소속 근로자들을 구성원으로 하여 조직된 노동조합인 사실, 피신청인은 공고기관의 퇴직금제도 개선 방침을 근거로 신청인과 단체교섭을 한 끝에 1999.12.16. 기존 퇴직금누진제의 폐지 등을 골자로 하는 임금 및 퇴직금 제도 개선에 합의한 사실(그에 맞추어 피신청인의 퇴직급여지급규정도 변경되었다), 그런데 이로 말미암아 근로자들에게 발생할 불이익을 우려한 신청인의 요청에 따라 피신청인은 다시 수차례의 단체교섭과 실무자협의를 거쳐 2000.2.24. 주택 및 생활안정자금의 조성 등을 내용으로 하는 별도의 합의(다음부터 ‘이 사건 합의’라고 한다)에 이르게 된 사실, 이 사건 합의에 의하면, 피신청인은 주택 및 생활안정자금 확보를 위하여 2004년말까지 40억원 이상의 기금을 조성하고, 그때까지 조성된 주택 및 생활안정자금 대출원금의 과실은 1999년 12월31일 이전 입사자로서 2005년부터 퇴직하는 직원에게 지급하며, 위 대출원금에서 발생하는 과실의 운용 및 지급방법, 지급률 등 세부사항은 2004년말까지 별도의 노사합의 후 시행토록 한 사실, 그러나 피신청인은 현재까지 이 사건 합의에 따른 세부사항의 결정을 위한 신청인의 협의 요구에 제대로 응하지 않고 있는 사실이 소명된다.

2. 판 단

가. 당사자의 주장

신청인은 이 사건 합의 내용의 구체적인 시행을 위해서는 응당 신청인과 피신청인 사이의 협의가 선행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피신청인은 신청인의 정당한 단체교섭청구에 응하지 않고 있으므로 이에 신청인 소속 조합원들에게 발생할 손해를 방지하고자 피신청인에게 이 사건 합의에 따른 세부사항에 관한 신청인의 단체교섭요구에 응할 것을 구한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피신청인은 사용자를 상대로 한 노동조합의 단체교섭청구권과 같은 사법상의 권리는 인정되지 아니하고, 이 사건 합의는 퇴직금의 감소에 따른 근로자들의 불이익을 감안하여 어디까지나 피신청인의 재정적 여건이 허용되는 한도 내에서 위로금이 지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선언적 의미를 담고 있는 것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현 상황처럼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하여 재원 조성이나 위로금의 현실적인 지급 자체가 불가능할 경우에는 당연히 효력이 상실됨을 전제로 한 해제조건부 의사표시이기도 하므로 신청인의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부당하다고 다툰다.

나. 판단

(1) 살피건대, 헌법 33조,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29조, 30조 등의 각 규정 취지에 비추어 그 주된 존립목적이 되는 근로조건의 향상과 단체교섭의 기회를 충분히 보장한다는 차원에서 노동조합은 사용자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고 사용자는 정당한 이유 없이 이를 거부하여서는 아니된다 할 것이므로, 성질상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사안에 관하여 노동조합의 적절한 교섭요구가 있는 경우 사용자로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에 성실히 응할 의무를 부담한다는 의미에서 신청인과 같은 노동조합의 단체교섭청구권자로서의 지위는 이를 긍정할 수 있다 하겠다.

(2) 또한 이 사건 합의는 노동조합인 신청인과 사용자인 피신청인이 근로조건 기타 노사관계에서 발생하는 사항에 관하여 합의한 후, 쌍방의 대표자가 각 신청인과 피신청인을 대표하여 날인하는 등의 방법으로 문서화함으로써 단체협약으로서의 실체를 갖게 되었다고 봄이 타당한 바, 설사 그 단체협약으로서의 유효기간은 경과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하더라도 이사건 합의가 당초 퇴직금 감소에 따른 근로자들의 손실을 보전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임금 및 퇴직금 제도 개선을 위한 합의와 연계되어 이루어졌고, 그 내용 자체에서 세부사항의 계속적인 협의를 예정하고 있으며, 단체협약의 효력이 상실됨과는 별도로 최소한 사용자의 근로자들에 대한 ‘개별적 근로관계의 내용으로 된 근로조건에 관한 약속’이라는 규범적 효력 부분은 여전히 유지된다고 볼 수 있는데다가 현재 주택 및 생활안정자금 명목으로 48억여원이 대출되어 그 이자수익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어느 정도 여건이 마련된 것으로 여겨지는 점 등 기록상 나타난 여러 사정을 감안할 때, 피신청인으로서는 만연히 경제적 형편을 들어 대화 자체를 거부하기에 앞서 이 사건 합의에 따른 세부사항과 관련한 신청인의 단체교섭요구에 성실히 응함으로써 바람직한 결론을 도출해낼 수 있도록 협력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3) 그렇다면 신청인에게는 이 사건 합의와 관련한 세부사항의 결정을 위하여 피신청인에 대하여 단체교섭에 응할 것을 청구할 권리가 인정된다 하겠고, 나아가 이 사건 합의에 따른 수혜대상자들이 계속적으로 생겨나고 있는 점에 비추어 가처분으로써 피신청인에게 단체교섭응낙의무를 부담 지울 보전의 필요성도 인정할 수 있겠다.

(4) 다만 이 사건 합의에 따른 위로금 등의 지급은 일정한 규모의 자금이 마련됨을 전제로 삼고 있고, 정부의 엄격한 감독을 받아 예산을 집행할 수밖에 없는 특수법인인 피신청인의 특성상 충분한 재원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임의로 위로금 등이 지출될 수 없는 실정을 고려하여 신청인과 피신청인 사이의 단체교섭사항을 별지1(생략)목록 기재와 같이 수정하되, 피신청인의 단체교섭응낙의무를 인정하는 이외에 별도로 간접강제를 명하지는 않기로 한다.

3. 결론

따라서 이 사건 신청은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받아들이고 나머지 신청은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김만오(재판장), 이철원, 김선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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