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경찰서장의 옥외집회금지 통고처분이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집...

번호
2006구합24411
일자
2007-08-27

이 사건 집회 장소가 정부종합청사 앞 정문의 차량 진·출입로가 아니라 정부종합청사 정문의 왼편에 있는 인도이므로 정부종합청사 정문을 통해 정부종합청사에 출입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통행을 직접적으로 방해하지는 않는 점, 집회 참가인원이 50~100명으로 비교적 소규모인 점, 집회 시간이 12:00부터 15:00까지로 극심한 교통 혼잡이 있는 시간대는 아닌 점, 이 사건 집회 당일에 외교통상부에 대통령이 참석하는 행사가 예정되어 있었으나 외교통상부는 정부종합청사 내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정부종합청사의 옆 건물에 위치하고 있는 점에 이 사건 변론과정에서 나타난 제반 정상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집회로 인해 교통 소통에 일부 장애가 초래될 수는 있어도 집회 자체를 금지해야 할 정도의 장애가 초래된다고 보기는 어렵고, 집회의 금지는 원칙적으로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 명백하게 존재하는 경우에 한하여 허용되며, 집회의 자유를 보다 적게 제한하는 다른 수단, 즉 조건을 붙여 집회를 허용하는 가능성을 모두 소진한 후에 비로소 고려될 수 있는 최종적인 수단인데, 이 사건 집회로 인해 초래되는 교통 소통의 일부 장애는 참가인원 및 집회시간, 방송용 차량의 대수 제한 등의 적절한 조건을 부과하는 것으로 어느 정도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할 것이다. 따라서 단순히 교통 소통에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 집회 자체를 원천적으로 금지한 이 사건 처분은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집회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제한으로서 재량권의 한계를 넘은 위법한 처분이라 할 것이다.

【원 고】 ○○○.○○노조합법화공대위

【피 고】 종로경찰서장

【변론종결】 2007. 6. 8.

1. 피고가 2006. 4. 6. 원고에 대하여 한 옥외집회금지 통고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공무원 노동조합, 교수 노동조합의 합법화와 노동기본권을 확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민주노총,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 여러 단체가 모여 결성한 단체이다.

나. 원고는 2006. 4. 4. 13:45경 종로경찰서에 참가인원을 ‘50~100명’, 개최목적을 ‘공무원 노조 탄압 행정자치부 규탄대회’, 개최일시를 ‘2006. 4. 12. 12:00~15:00’, 개최장소를 ‘정부종합청사 앞 인도’로 하는 옥외집회 신고를 하였다(종로경찰서 접수번호 제1139호, 이하 ‘이 사건 집회신고’라고 한다).

다. 피고는 2006. 4. 6. “원고가 신고한 집회 장소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주요 도시의 주요 도로에 해당되고, 해당 도로와 주변 도로의 교통 소통에 장애를 발생시켜 심각한 교통 불편을 줄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구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2007. 5. 11. 법률 제8424호로 전문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집시법’이라고만 한다) 제12조 제2항, 제8조 제1항에 의해 옥외집회금지 통고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라.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2006. 4. 10. 15:00경 서울지방경찰청장에게 이의신청을 하였으나, 서울지방경찰청장은 2006. 4. 11. 원고의 이의신청을 기각하였다.

【인정 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 1호증, 갑 2, 3호증의 각 1, 2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가 신고한 집회는 헌법 제21조 제1항에서 보장하고 있는 집회의 자유에 근거한 것으로 민주사회에서 집회의 자유는 표현의 자유의 실질적 보장, 대의민주주의의 보완, 불만과 비판 등을 공개적으로 표출함으로써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는 기능을 하는 점, 집회가 국가권력에 의해 세인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장소나 집회에서 표명되는 의견에 대하여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는 장소로 추방된다면 집회의 자유에 대한 보호가 사실상 그 효력을 잃게 되는 점, 헌법 제21조 제2항은 집회의 사전허가금지를 규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처분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그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거나 과도하게 사전적으로 집회를 금지하는 것으로써 경찰재량을 일탈.남용 또는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어 취소되어야 한다.

(1) 이 사건 집회신고의 장소는 정부종합청사 앞 “인도”로 집시법 제12조에서 정한 집회의 금지 또는 제한의 대상이 되는 장소인 ‘주요 도로’에 해당하지 않는다.

(2) 정부종합청사 앞 “인도”가 집시법이 정한 ‘주요 도로’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집시법 시행령 제8조 제1항 [별표1]상의 ‘주요 도로’에는 서울시내에서 집회가 이루어질만한 대부분의 도로가 포함됨으로써 실질적으로는 집회와 시위가 금지되는 결과가 초래되었을 뿐만 아니라 법률로만 집회와 시위를 금지 또는 제한할 수 있고, 법률에 의해 대통령령으로 위임할 때에는 위임의 구체적인 범위를 정하여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하지 않은 채 “주요 도시의 주요 도로”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한 집시법 제12조는 헌법 제37조 제2항에 위반되며, 죄형법정주의에도 위반된다.

(3) 이 사건 집회장소가 주요 도로에 해당한다는 사유만으로 이 사건 처분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고, 이 사건 집회로 인해 당해 장소와 주변 도로의 교통 소통에 장애를 발생시켜 심각한 교통 불편을 줄 때에 비로소 이 사건 처분이 정당화되는 것이며, 교통 소통을 위해 집회.시위에 대한 금지 또는 제한이 필요하더라도 집회.시위의 시간과 방법, 시위참가자의 수, 당해 도로의 교통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집회.시위의 자유를 보다 적게 제한하는 다른 수단 즉, 시위 참가자수의 제한, 시위 대상과의 거리 제한, 시위방법, 시기, 소요시간의 제한 등의 방법만으로는 교통 소통의 장애를 해소할 수 없을 경우에 비로소 금지를 할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집회 자체를 금지한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 남용하였거나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어 위법하다.

나. 관계법령

별지 관계법령 기재와 같다.(생략)

다. 판단

(1) 이 사건 집회장소(정부종합청사 앞 “인도”)가 집시법상의 주요 도로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집시법 제12조 제1항은 ‘관할 경찰관서장은 대통령령이 정하는 주요 도시의 주요 도로에서의 집회 또는 시위에 대하여 교통 소통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이를 금지하거나 교통질서유지를 위한 조건을 붙여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집시법 시행령 제8조 제1항 [별표1] 주요 도시의 주요 도로 1. 일반도로는 ‘서울특별시의 ① 서대문구 부암동 260(자하문 앞)을 시점으로 효자동-광화문-남대문-서울역-삼각지-한강대교를 경유하여 종점인 한강대교 남단에 이르는 세종로, 태평로, 한강로’를 주요 도로로 규정하고 있다.

(나) 그리고 주요 도로에 인도가 포함되는지 여부와 관련하여 집시법 및 그 시행령 등에서는 따로 규정을 두고 있지는 않지만, 도로교통법 제2조 제1호는 ‘도로라 함은 도로법에 의한 도로(가목), 유료도로법에 의한 유료도로(나목), 그 밖에 현실적으로 불특정 다수의 사람 또는 차마의 교통을 위하여 공개된 장소로서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할 필요가 있는 장소(다목)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4호는 ‘차도라 함은 연석선(차도와 보도를 구분하는 돌 등으로 이어진 선을 말한다. 이하 같다), 안전표지나 그와 비슷한 공작물로써 경계를 표시하여 모든 차의 교통에 사용하도록 된 도로의 부분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조 제9호는 ‘보도라 함은 연석선, 안전표지나 그와 비슷한 공작물로써 경계를 표시하여 보행자의 통행에 사용하도록 된 도로의 부분을 말한다’라고 규정함으로써 보도(인도)가 도로의 일부임을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다) 따라서 위와 같은 규정을 종합하면, 집시법 제12조 제1항에 규정된 주요도로는 인도를 포함하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따라서 이 사건 집회장소인 “정부종합청사 앞 인도”는 주요도로(세종로)에 해당한다.

(2) 헌법 제37조 제2항 및 죄형법정주의 위반 등 여부

(가) 집시법 시행령 제8조 제1항 [별표1]상의 ‘주요 도로’에 서울시내에서 집회가 이루어질만한 대부분의 도로가 포함되었다고 하더라도 집시법 제12조에 의하면, 주요도로에서 일체의 집회 및 시위가 금지 또는 제한되는 것이 아니라 교통 소통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 한하여 금지하거나 교통질서 유지를 위한 조건을 붙여 제한할 수 있도록 관할경찰서장 등에게 재량권을 주었을 뿐이고, 집회 및 시위의 자유가 헌법상의 기본권이기는 하나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해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는 것인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집시법 제12조, 그 시행령 제8조 제1항 [별표1]에 의해 헌법상의 집회의 자유가 실질적으로는 금지되는 결과가 초래된다고 보기 어렵다.

(나) 집회 및 시위의 자유는 헌법상의 기본권으로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더라도 그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고(헌법 제37조 제2항), 포괄위임은 금지되나(헌법 제75조), 집시법 제12조 제1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할 사항을 “주요 도시의 주요 도로”라고 규정함으로써 대통령령에 규정될 범위의 기본사항은 이미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규정하였다고 보아야 하고, ‘“주요” 도시의 “주요” 도로’라는 다소 추상적인 문구를 사용하였더라도 그 위임의 구체성ㆍ명확성의 요구 정도는 그 규정대상의 종류와 성격에 따라 일정한 경우에는 완화될 수밖에 없으므로 이를 두고 포괄위임금지의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는 없으며, 일반 다중이 통행하는 주요 도시의 주요 도로에서 교통 소통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 집회 및 시위를 금지 또는 제한하는 것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자유의 본질적인 침해라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집시법 제12조가 헌법 제37조 제2항에 위반되지 않는다.

(다) 집시법 제12조, 집시법 시행령 제8조 제1항 [별표1]에 의하면, 집회 및 시위가 금지 또는 제한되는 주요 도시의 주요 도로에 관하여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으므로, 위 규정이 헌법상의 죄형법정주의에 반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3) 재량권 일탈.남용,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

(가) 집회의 자유를 제한하는 대표적인 공권력의 행위는 집시법에서 규정하는 집회의 금지, 해산과 조건부 허용이다. 집회의 자유에 대한 제한은 다른 중요한 법익의 보호를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정당화되는 것이며, 특히 집회의 금지와 해산은 원칙적으로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 명백하게 존재하는 경우에 한하여 허용될 수 있다. 집회의 금지와 해산은 집회의 자유를 보다 적게 제한하는 다른 수단, 즉 조건을 붙여 집회를 허용하는 가능성을 모두 소진한 후에 비로소 고려될 수 있는 최종적인 수단이다{헌법재판소 2003. 10. 30. 선고 2000헌바67, 83호(병합) 전원재판부 결정 요지 참조}.

(나) 이 사건에 관하여 살펴보면, 원고가 계획하고 있는 집회의 장소는 정부종합청사 앞 인도이고, 집회 참가인원은 50~100명이며, 집회시간은 2006. 4. 12. 12:00부터 15:00까지임은 앞에서 본 바와 같고, 을 1 내지 9호증, 을 10호증의 1, 2의 각 기재와 증인 정영섭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집회 장소는 정부종합청사 앞 정문의 차량 진.출입로가 아니라 정부종합청사 정문을 바라보는 위치에서 볼 때 정부종합청사 정문의 왼편에 있는 인도이고, 원고는 이 사건 집회의 행사준비물을 ‘앰프, 방송차, 마이크 일체’로 신고하였으며, 원고가 2006. 4. 12. 이 사건 처분에 항의하는 집회를 할 당시 방송용 차량을 차도에 주차하여 교통 소통에 장애를 주었고, 2006. 4. 3.부터 2006. 4. 7.까지 5일간 12:00경부터 15:00경까지 방문증을 패용하고 정부종합청사를 출입한 자는 1일 평균 430명 정도이며, 이 사건 집회 당일에 외교통상부내에서 대통령 경호.경비행사가 예정되어 있었고, 정부종합청사 후문을 집회장소로 하여 집회 신고한 총 118건(2005. 1. 6.부터 2006. 4. 7.까지) 중 금지 통고된 건은 없으며, 세종로 소공원 및 교보생명 소공원을 집회장소로 하여 집회 신고한 총 127건 중 2~3%만이 금지 통고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점 즉, 이 사건 집회 장소가 정부종합청사 앞 정문의 차량 진.출입로가 아니라 정부종합청사 정문의 왼편에 있는 인도이므로 정부종합청사 정문을 통해 정부종합청사에 출입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통행을 직접적으로 방해하지는 않는 점, 집회 참가인원이 50~100명으로 비교적 소규모인 점, 집회 시간이 12:00부터 15:00까지로 극심한 교통 혼잡이 있는 시간대는 아닌 점, 이 사건 집회 당일에 외교통상부에 대통령이 참석하는 행사가 예정되어 있었으나 외교통상부는 정부종합청사 내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정부종합청사의 옆 건물에 위치하고 있는 점에 이 사건 변론과정에서 나타난 제반 정상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집회로 인해 교통 소통에 일부 장애가 초래될 수는 있어도 집회 자체를 금지해야 할 정도의 장애가 초래된다고 보기는 어렵고, 집회의 금지는 원칙적으로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 명백하게 존재하는 경우에 한하여 허용되며, 집회의 자유를 보다 적게 제한하는 다른 수단, 즉 조건을 붙여 집회를 허용하는 가능성을 모두 소진한 후에 비로소 고려될 수 있는 최종적인 수단인데, 이 사건 집회로 인해 초래되는 교통 소통의 일부 장애는 참가인원 및 집회시간, 방송용 차량의 대수 제한 등의 적절한 조건을 부과하는 것으로 어느 정도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할 것이다. 따라서 단순히 교통 소통에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 집회 자체를 원천적으로 금지한 이 사건 처분은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집회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제한으로서 재량권의 한계를 넘은 위법한 처분이라 할 것이다.

(4) 피고는 정부종합청사는 집시법 제11조에서 옥외집회와 시위의 금지 장소로 규정한 국회의사당, 각급 법원 등과 같은 정도의 중요한 국가 주요 시설로서 집시법의 제 규정을 보다 엄격히 적용할 필요성이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므로 살펴보면, 정부종합청사가 국회의사당, 각급 법원 등과 같은 정도의 중요한 국가 주요 시설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집회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으로 이를 제한하기 위해서는 법률에 그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집시법 제11조가 규정하고 있는 옥외집회의 시위와 금지장소에 정부종합청사가 포함되어 있지 않은 이상 피고의 위 주장을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3. 결 론

그렇다면,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고,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민중기(재판장), 원익선, 정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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