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다면평가에 의한 근로계약 갱신거절에 합리성이 인정된다고 본...
- 번호
- 2006구합33002
- 일자
- 2007-07-16
이 사건 근로계약은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이고, 그 기간은 존속기간이 아니라 갱신기간이라 할 것이므로 정당한 이유라는 해고 제한의 기준보다는 완화된 해고제한의 법리가 유추적용되는 점, 일반적으로 평가자를 소수로 하는 것보다는 다수로 하는 것이 소수자의 주관적인 평가에 의해 평가결과가 좌우될 염려에서 벗어나 객관성을 유지할 수 있는 점, ○○유통센터의 경우 계약직 직원의 입·퇴사가 빈번하여 피평정자별로 다면평가단을 구성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뿐만 아니라, 피평정자별로 다면평가단을 구성할 경우 피평정자가 51명이므로 51개의 다면평가단을 구성하여야 하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 이 사건 운용준칙상의 재 채용의 기준은 피평정자 51명 전원에 대해 동일하게 적용되었으며 그 중 적지 않은 인원인 27명이 재 채용되었고, 원고가 이로 인해 특히 불이익을 받았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에 이 사건 변론과정에 나타난 제반사정을 종합해 보면, 참가인이 다면평가결과 80점을 넘지 않았다는 이유로 원고를 재 채용하지 않고, 이 사건 당연퇴직 처리한 것이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고 보기 어렵다.
【원 고】 ○○○
【피 고】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피고보조참가인】 농업협동조합중앙회
【변론종결】 2007. 4. 20.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중앙노동위원회가 2006. 8. 22.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 한다) 사이에 2006부해201호 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1. 처분의 경위
가. 참가인은 서울 중구에서 상시 근로자 23,000여명을 고용하여 은행, 공제, 유통업 등을 행하는 법인이고, 원고는 2000. 7. 4. 참가인의 00농산물종합유통센터(이하 ‘○○유통센터’라고 한다)에 파트타이머(1년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맺은 단시간 근로자)로 입사하였다가 2000. 11. 1. 계약직으로 전환되어 판매직 사원으로 근무하던 중 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2005. 10. 31.자로 당연해직(이하 ‘이 사건 당연해직 처리’라고 한다) 통보를 받았다.
나. 원고는 이 사건 당연해직 처리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2005. 11. 22.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구제 신청을 하였는데,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06. 1. 25. “원고는 계약직으로 채용될 당시에 5년을 초과하여 근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고, 5년을 초과하여 계속하여 근무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나 관행이 있었다고 볼 수 없으며, 근무기간이 5년을 초과한 근로자 중 일부 직종에 한해 인사고과 및 다면평가를 통해 일정 점수 이상을 취득한 경우 채용의 기회를 부여하고 있고, 다면평가를 실시한 결과 원고는 재 채용의 기준 점수보다 낮은 점수를 받아 재 채용의 기회가 상실된 것으로 원고만이 불이익을 받았다고 보기 어려우며, 근로계약기간 만료일인 2005. 10. 31.을 경과하고도 13일을 더 근무하였으나 그러한 사실만으로 계약갱신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당연해직 처리는 근로계약기간이 종료된 상태에서 계속 근무하자 근로관계 종료를 통보한 것에 불과할 뿐 부당해고가 아니고, 위에서 본 사정에 비추어 볼 때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되지도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06. 3. 7.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06. 8. 22. 원고의 재심신청을 모두 기각하였다(원고는 이 사건 소로써 이 사건 당연해직 처리가 부당해고라고만 주장하고, 부당노동행위라고는 주장하지 않으므로, 위 재심판정 중 부당해고에 관련된 부분만을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고 한다.).
【인정 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 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이 사건 근로계약은 장기간 반복되어 갱신됨으로써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것으로 되었으므로 단지 기간만료를 이유로 이 사건 당연해직처리를 한 것은 부당하다. 원고와 참가인은 비록 기간을 정하여 계약직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지만 원고가 수행한 업무가 계절적.임시적인 것이 아니므로 그 기간이 만료된 후에도 계속 존속할 것이 분명하고, ○○유통센터의 경우 일부 핵심간부들을 제외한 모든 근로자들이 계약직 또는 파트타이머 형태로 고용되어 대다수의 근로자들이 계속 고용될 것이 명백하였으며, 계약기간이 만료된 후에 계약 갱신 절차를 밟지 않았는데도 노무제공을 수령하였고, 단지 행정적 필요에 따라 사후에 소급하여 작성한 근로계약서를 받았으며, ○○유통센터의 경우 2000년 개점한 이후 지금까지 근로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재계약이 거절된 기간제 근로자들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근로계약상의 근로계약기간은 단지 형식에 불과하거나 위와 같은 사정에 근로계약이 장기간에 걸쳐 자동적으로 반복 갱신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근로계약상의 근로계약기간은 형식에 불과하게 되었으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이다. 따라서 단지 기간만료를 이유로 이 사건 당연해직처리를 한 것은 부당하다.
(2) 이 사건 당연해직 처리는 신의칙에 반하여 부당하다.
참가인의 “계약직 직원 및 파트타이머 운용준칙(이하 ‘이 사건 운용준칙’이라고 한다)”에서 규정하고 있는 제반 규정의 취지와 위 (1)항 기재 사정 및 참가인이 위 규정에 따라 매년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계약직 직원과 재계약을 하였고, 원고도 그 기준을 충족하여 7차례나 재계약을 체결하였으며, 이 사건 당연해직 처리되기 2개월 전에 우수직원상 표창을 받은 점, 최근 2년간 인사고과는 평균 80점을 넘은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에게는 최장 근로계약기간 5년을 초과하더라도 합리적인 기준에 의한 공정한 심사에 의해 일정한 등급 이상의 근무성적을 거두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소정의 절차에 따라 재계약되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있고, 위와 같이 정당한 기대권이 있는 경우 해고제한의 법리가 유추 적용되어 경제사정의 변동에 의한 잉여인력의 발생 등과 같은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신의칙상 허용될 수 없는데도 단지 기간만료를 이유로 이 사건 당연해직처리를 한 것은 부당하다.
(3) 다면평가에 의해 원고에 대한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한 것은 불합리하다.
참가인이 원고에 대한 재 채용 거절사유로 삼은 이 사건 다면평가에는 ① 다면평가가 실시된 시기가 근로계약 만료일 6개월 전이어서 공정한 평가라고 보기 어렵고, ② 이 사건 운용준칙상 인사고과 평정자는 다면평가의 평정자에서 제외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원고에 대한 인사고과 평정자가 다면평가의 평정자에 포함되었으며, ③ 다면평가에 있어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서는 피평정자별로 피평정자를 잘 아는 사람들로 평가단을 구성해야 하는데도 피평가자별 구분 없이 무작위로 추출된 인원으로 평가단을 구성함으로써 다면평가에 있어 공정을 기하기 어려웠던 점(피평정자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평가단에 포함된 점, 정규직과 비정규직에 대한 다면평가단 구성에 차이가 있는 점, ○○유통센터의 여러 부서와 접촉할 기회가 많은 상급자들에게 더 유리하게 작용한 점 등) 등 원고에 대한 다면평가에는 많은 문제점이 있는데도 이를 가지고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것은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볼 수 없다.
(4) 근로계약의 묵시적인 갱신
원고는 참가인으로부터 계약이 해지되었다는 의사를 전달 받은 적이 없고, 참가인은 원고와의 근로계약 기간이 종료되었음에도 별도로 계약해지 통보를 하지 않은 채 18일간 원고의 노무제공을 수령하였으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은 묵시적으로 갱신되었다.
(5) 이 사건 당연해직 처리의 진정한 의도는 원고의 노동조합 활동을 혐오하여 부당노동행위를 하려는 데 있다.
나. 인정사실
(1) 참가인은 계약직 직원 및 파트타이머의 근로조건 및 운용에 관한 사항을 이 사건 운용준칙으로 정하였고, 이 사건 운용준칙에 의하면, 근로계약기간 중 실시한 2회의 고과평정점수 평균이 70점 이상인 자는 재계약할 수 있으나(제12조 제4항), 계속근로기간은 최장 5년을 초과하지 못하고(제11조 제2항), 계약기간 만료시에는 계약기간 만료일의 다음날에 당연해직의 효력이 발생하며(제25조), 계속근로 5년 근무 후 근로계약기간이 종료된 때로부터 1년이 경과하지 아니한 자는 직원으로 채용할 수 없고(제7조 제6호), 다만, 고과평정결과(최근 2년 평균) 및 다면평가결과가 각각 80점 이상인 자는 재 채용될 수 있다(제55조의3).
(2) 원고는 2000. 7. 4. 파트타이머로 입사하였고, 2000. 10. 26. 계약직 직원으로 전환하는 계약을 체결하였으며, 그 후 참가인과 6회에 걸쳐 근로계약기간을 갱신하였다(최종 근로계약체결일 : 2005. 5. 1., 근로계약기간 2005. 5. 1.부터 2005. 10. 31.까지)
(3)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서상에는 근로기간은 계약직 직원으로 채용된 시점으로부터 통산하여 5년을 초과하지 못한다고 명시되어 있거나(2004. 5. 7.자, 2005. 5. 1.자 근로계약서), 계약직 직원으로 채용된 시점으로부터 5년을 초과하지 못한다고 명시되어 있다(2000. 10. 26.자, 2001. 4. 30.자, 2001. 10. 31.자, 2002. 5. 1.자, 2003. 5. 1.자 근로계약서).
(4) ○○유통센터는 2005. 4월경에 2005. 5월부터 2005. 10. 31.까지 중에 계속근로기간 5년이 초과되는 원고를 비롯한 계약직 직원 51명(다면평가는 53명에 대해서 실시하였으나 그 중 2명이 스스로 다른 직장으로 이직함)을 대상으로 다면평가를 실시하였고, 그 결과 원고는 76.2점을 받았으며, 원고의 최근 2년간 인사고과 점수의 평균은 82.8점이었다.
(5) 위 51명의 계약직 직원에 대한 다면평가의 평가단은 17명으로 구성되었고, 다면평가를 할 당시를 기준으로 할 때 다면평가자의 소속 및 직급은 부장 4명(채소부, 과일물류부, 영업기획부, 가공생필부), 팀장 6명(사업지원부 시설팀, 과일물류부 특수영업팀, 식자재사업부 기획팀, 축수특산부 축산팀, 과일물류부 구매팀, 채소부 채소구매팀), 동료(계약직) 7명(가공생필부 가공팀, 가공생필부 생필팀, 영업기획부 기획팀, 과일물류부 특수영업팀, 축수특산부 수산팀, 사업지원부 총무팀, 영업기획부 매장팀)이었다.
(6) 원고에 대하여 다면평가를 실시할 당시 ○○유통센터의 조직은 도매사업부와 하나로클럽이 있었고, 도매사업부에는 사업지원부, 과일물류부, 채소부, 식자재사업부, 가공제품센터가 있었으며, 하나로클럽에는 영업기획부, 축수특산부, 가공생필부, 문화복지홍보사업단이 있었고, 원고는 그 중 하나로클럽에 속한 축수특산부의 수산팀에서 계속 근무하였다.
(7) 원고에 대하여 다면평가를 한 평가단 17명 중 원고와 동일 또는 인근 부서에서 함께 근무한 경력이 있는 자는 000(채소부 부장), 000(축산팀장), 000(수산팀원), 000(사업지원부 총무팀원)이다.
(8) 이 사건 운용준칙상 다면평가는 해당사무소장(이 사건의 경우 ○○유통센터장)이 다면평가표를 근거로 3명의 평정자(해당 직원에 대한 고과평정자 제외)를 선정하여 평정한 결과를 평균하여 산정토록 되어 있으나, ○○유통센터장은 17명의 평가자로 평가단을 구성하였으며, 그 평가자들이 다면평가표에 따라 업무관련, 인간관계, 농협인의 자세에 대하여 탁월(10~9점), 우수(8점), 보통(7점), 미흡(6점), 불량(5점)으로 평가하고, 리더쉽, 전문성, 업무추진, 의사전달, 직원관리 항목에 대해서는 1점 내지 10점의 점수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평가했다.
(9) 참가인이 2005. 4월경에 실시한 다면평가 대상은 원고가 속한 축수특산부에서는 7명이었는데, 그 중 실장(부팀장)인 000과 계장 000만 80점 이상을 받아 재 채용되었고, 원고를 비롯한 나머지 5명은 80점 미만을 받았으며, 80점 미만을 받은 비율은 71.4%로서 다른 부서에 비해 그 비율이 가장 높았다.
(10) 원고는 2005. 9. 29. 노동조합에 가입하였으나 가입한 사실을 참가인에게 알리지 않았고, 조합비 공제를 요청하지도 않았다.
(11) 원고는 2005. 8. 24. ○○유통센터장으로부터 우수직원상을 받았다.
(12) 참가인은 위 다면평가 결과와 인사고과평정결과를 종합하여 각각 80점 이상인 27명을 재 채용하였고, ○○유통센터 인사담당 직원인 000은 2005. 11. 1. 원고의 인사기록 카드에 등재된 휴대전화로 근로계약기간 만료로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는 취지가 담긴 문자메세지를 2차례 보냈으며, 원고는 2005. 11. 1.부터 같은 해 11. 13.까지(휴일을 제외하고) ○○유통센터에 출근하여 근무하였고, 그 기간 동안 행사요청서, 발주서의 각 담당자란에 서명을 하였다. ○○유통센터장은 2005. 11. 18. 원고에게 “근로관계가 당초 약정한 계약기간 만료에 따라 이미 구두로 알려드린 바와 같이 2005. 10. 31.자로 ‘당연해직’된 상태”라는 취지의 우편물을 내용증명으로 발송했다.
(13) 이 사건 운용준칙상의 관련규정
제3조(정의)
① ‘계약직 직원’이라 함은 직제규정 제21조 제8항에서 정한 직원으로서 이 준칙에 의거 1년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맺은 자를 말한다.
제7조(결격사유)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직원으로 채용될 수 없다.
⑥ 계속근로 5년 근무 후 근로계약기간이 종료되어 1년이 경과되지 아니한 자(2004. 10. 21.개정) 다만, 파트타이머로 근무한 기간은 경과기간에 포함하지 않음(2005. 3. 17. 개정).
제11조(근로계약기간)
① 직원의 근로계약기간은 1년 이내로 한다.
② 제1항의 근로계약기간 만료시 채용권자는 재계약을 체결할 수 있으며 본회에서의 계속 근로기간은 최장 5년을 초과하지 못한다.
③ 제55조3에 의거 재 채용된 경우는 근무기간을 새로이 기산한다.
제25조(당연해직) 직원이 사망한 경우에는 사망일의 다음날에, 계약기간 만료 시에는 계약기간 만료일의 다음날에 해직의 효력이 발생한다.
제55조의3(재채용)
① 제4조 제2항 제2호 내지 제5호 중 사업부문별 대표이사 소관 인사담당부서장(교육직원 부분은 전무이사 소관 인사담당 부서장)이 사업추진을 위하여 필요한 업무로 지정하여 전무이사 소관 인사담당부서장과 합의 후 소관업무 담당 집행간부가 정한 업무에 종사하는 자에 대한 채용은 별도로 정할 수 있으며 이 경우 고과평정 점수 외에 다면평가 점수를 고려하여야 한다.
② 채용자격 및 절차는 다음 각 호와 같다.
1. 채용자격
가. 제7조 제6호에 불구하고 제1항의 업무종사자 중 제11조 제2항의 계약기간이 종료한 자.
나. 고과 평정결과(최근 2년 평균) 및 다면평가 결과가 각각 80점 이상인 자.
2. 채용권자 : 부실장.분사장(직할 사무소장 포함). 다만, 사업부문별 인사담당부서장(소관 부서장 포함)의 합의(교육지원 부분은 전무이사 소관 인사담당 부서장과 합의 후 해당 부실장)
【인정 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 3 내지 5호증, 갑 8, 12, 13, 15, 16호증, 갑 17호증의 1 내지 4, 갑 18호증, 갑 19호증의 1 내지 13, 갑 23호증의 3, 을 1호증, 을 2호증의 1 내지 8, 을 3 내지 9호증, 을 1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1) 이 사건 근로계약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인지 여부
(가) 근로계약기간을 정한 경우에 있어서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의 근로관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기간이 만료함에 따라 사용자의 해고 등 별도의 조처를 기다릴 것 없이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된다. 다만,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우에도 예컨대 단기의 근로계약이 장기간에 걸쳐서 반복하여 갱신됨으로써 그 정한 기간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게 된 경우 등 계약서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기간을 정한 목적과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동종의 근로계약 체결방식에 관한 관행 그리고 근로자보호법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계약서의 문언에도 불구하고 그 경우에 사용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갱신계약의 체결을 거절하는 것은 해고와 마찬가지로 무효로 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5두5673 판결, 대법원 1998. 1. 23. 선고 97다42489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에 관하여 살펴보면, 위 인정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2000. 10. 26.(파트타이머에서 계약직 직원으로 전환된 때) 계약기간을 명시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그 후 6차례에 걸쳐 근로계약기간을 갱신하면서도 각 근로계약기간을 명시하였을 뿐만 아니라 근로계약기간을 갱신할 때마다 최장 근로기간을 계약직 직원으로 채용된 시점으로부터 5년을 초과하지 못한다고 명시한 점, 이 사건 운용준칙에 의하면, 계속근로 5년 근무 후 근로계약기간이 종료되어 1년이 경과하지 아니한 자는 직원으로 채용될 수 없는 결격사유에 해당하고, 계속근로기간은 최장 5년을 초과할 수 없으며, 계속근로기간 5년을 초과하는 직원 중 재 채용된 경우 근무기간은 새로이 기산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에서 정한 최장계속근로기간 5년이 단지 형식적인 것이거나 반복적으로 갱신됨으로써 형식적인 것으로 되어 이 사건 근로계약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이 사건 당연해직 처리가 신의칙에 반하여 부당한지 여부
(가) 다만, 위와 같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는 경우라도, 그 고용이 계절적.임시적인 것이 아니고 상당기간 반복 갱신되어 계속적인 고용이 기대되고 있는 때에는(이 때의 근로계약기간은 존속기간이 아니라 갱신기간이라 할 것이다) 해고제한의 법리가 유추적용되어 경제사정의 변동에 의한 잉여인력의 발생 등과 같은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신의칙상 허용될 수 없다고 할 것이고(다만, 이것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에 직접 적용되는 정당한 이유라는 해고 제한의 기준보다는 완화된 기준인 점에서 해고제한의 법리가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유추적용되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아래에서는 원고의 경우 위와 같은 해고제한의 법리가 유추적용될 수 있는지, 만약 유추적용된다면 참가인이 다면평가점수가 기준점수인 80점에 미달한다는 이유로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것이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차례로 살펴본다.
(나) 해고제한의 법리가 유추적용되는지 여부
위 인정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수행한 업무는 계절적, 임시적인 것이 아니고 상당기간 반복갱신되어 왔을 뿐만 아니라, 참가인은 최장 계속근로기간 5년이 초과되는 계약직 직원의 재 채용 기준을 마련하여 그 기준을 충족하는 계약직 직원을 재 채용하여 왔고, 원고를 비롯하여 2005. 5월부터 2005. 10. 31.까지 최장 계속근로기간이 5년을 초과하는 계약직 직원 51명 중 재 채용 기준을 충족하는 27명에 대해 재채용한 점에 이 사건 변론 과정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종합해 보면, 원고로서는 최장 계속 근로계약기간 5년이 만료된 후에도 계속 근로관계가 유지될 것으로 기대할 만한 충분한 사정이 있었다고 볼 수 있으므로, 해고제한의 법리가 유추적용된다. 따라서 참가인이 원고에 대하여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기 위해서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신의칙상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야 할 것이고, 참가인이 다면평가에 의해 원고에 대하여 갱신거절을 한 것이 합리성이 인정되는지 여부에 관하여는 아래 (3)항에서 별도로 살펴본다.
(3) 다면평가에 의한 근로계약 갱신거절의 합리성이 인정되는지 여부
위 인정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최근 2년간 인사고과평정 점수는 82.6점으로 재 채용의 기준점수 80점을 넘었고, 2005. 8. 24. ○○유통센터장으로부터 우수직원상을 받았으며, 이 사건 운용준칙상 다면평가는 고과평정자를 제외한 평정자 3명이 평정한 결과를 평정하여 산정되어야 하는데 원고에 대한 고과평정자가 제외되지 않았고, 그 인원도 17명이며, 원고와 함께 근무하지도 않은 사람들이 다수 평가자에 포함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근로계약기간 만료되기 약 6개월 전에 실시된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위 인정사실에서 본 다음과 같은 점, 즉 ① 이 사건 근로계약은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이고, 그 기간은 존속기간이 아니라 갱신기간이라 할 것이므로 정당한 이유라는 해고 제한의 기준보다는 완화된 해고제한의 법리가 유추적용되는 점, ② 원고의 고과평정점수는 80점을 넘었으므로 고과평정자가 제외되지 않았다 하여 공정하지 못한 평가라 보기 어려운 점, ③ 일반적으로 평가자를 소수로 하는 것보다는 다수로 하는 것이 소수자의 주관적인 평가에 의해 평가결과가 좌우될 염려에서 벗어나 객관성을 유지할 수 있는 점, ④ ○○유통센터의 경우 계약직 직원의 입.퇴사가 빈번하여 피평정자별로 다면평가단을 구성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뿐만 아니라, 피평정자별로 다면평가단을 구성할 경우 피평정자가 51명이므로 51개의 다면평가단을 구성하여야 하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 ④ 이 사건 운용준칙상의 재 채용의 기준은 피평정자 51명 전원에 대해 동일하게 적용되었으며 그 중 적지 않은 인원인 27명이 재 채용되었고, 원고가 이로 인해 특히 불이익을 받았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에 이 사건 변론과정에 나타난 제반사정을 종합해 보면, 참가인이 다면평가결과 80점을 넘지 않았다는 이유로 원고를 재 채용하지 않고, 이 사건 당연퇴직 처리한 것이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고 보기 어렵다.
(4) 이 사건 근로계약의 묵시적인 갱신 여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된 2005. 11. 2.(2005. 11. 1.은 휴일)부터 13일간이나 더 ○○유통센터에 출근하여 근무하였고, 그 기간 동안 행사요청서, 발주서의 각 담당자란에 서명을 하였으나, ○○유통센터 인사담당직원인 000은 2005. 11. 1. 원고의 인사기록 카드에 등재된 휴대전화로 2차례 문자메세지를 보냈으며, 이 사건 운용준칙상 최장 계속 근로계약기간은 5년이고, 5년을 초과하는 계약직 직원 중 인사고과평정 평균점수와 다면평가점수 모두 80점 이상인 자에 대해서만 재 채용할 수 있는 점, ○○유통센터의 경우 최장 근로계속기간 5년을 초과한 직원들 중에 다면평가점수가 80점을 넘지 않은 직원을 재 채용한 경우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인정사실만으로 이 사건 근로계약이 묵시적으로 갱신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5) 이 사건 당연해직 처리의 진정한 의도는 부당노동행위에 있는지 여부
위 인정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다면평가점수가 80점을 넘지 못해 재 채용되지 못하였을 뿐 원고가 조합원으로서 노동조합 활동을 하였기 때문에 불이익을 받았다거나 노동조합의 단결력을 약화시키기 위해서 이 사건 당연해직 처리를 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고,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민중기(재판장), 원익선, 정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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