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대가조치를 결여하거나 현저하게 낮은 대가를 정한 근로자와의...

번호
2007가합86803
일자
2008-02-25

사용자의 영업비밀을 보호하기 위한 경우 등과 같이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한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대가조치는 계약에 기초한 경업금지의무의 불가결의 요건이고, 따라서 대가조치를 결여하거나 현저하게 낮은 대가를 정한 경업금지약정은 위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업금지의무의 요건을 충족하지 않고 직업선택의 자유가 객관적 가치질서로서 형성하고 있는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여 무효가 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원 고】 주식회사 A

【피 고】 B 외 3인

【변론종결】 2007. 12. 6.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원고에게, 피고 B은 5,000만 원, 피고 C, D, E는 각 1억 원 및 각 이에 대한 소장부본이 송달된 다음날부터 2008. 1. 10.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비율에 따른 금원을 지급하라는 판결.

1. 사안의 개요와 전제된 사실관계

가. 사안의 개요

이 사건은 학원을 운영하는 원고 회사가 원고의 학원에서 강사로 근무하다가 퇴직한 피고들이 원고의 학원으로부터 반경 5㎞ 이내의 다른 학원 등에서 강의를 하는 등 경업행위를 하지 않기로 하는 경업금지약정에 위반하여 다른 학원에서 강의행위를 하였다고 주장하면서 피고들을 상대로 경업금지약정의 위반에 따른 위약금을 구함에 대하여 피고들이 위와 같은 경업금지약정과 그 위반으로 인한 위약금약정은 민법 제103조의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 또는 근로기준법 제20조의 위약예정의 금지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항변하는 사안이다.

나. 전제된 사실관계

【증거】갑1, 2, 3·4의 1·2, 5, 변론 전체의 취지

(1) 당사자

원고는 교수, 학습프로그램 개발과 공급사업, 입시학원 운영, 학원프랜차이즈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서 서울 강남구 대치동 ○○○-○ △△빌딩에서 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피고 B는 2006. 5. 무렵부터 2007. 6. 무렵까지, 피고 C는 2006. 7. 무렵부터 2007. 6. 무렵까지, 피고 D는 2004. 6. 무렵부터 2007. 2. 무렵까지, 피고 E는 2006. 11. 무렵부터 2007. 6. 무렵까지 원고의 본사인 대치동 학원에서 학원강사(담당과목 수학)로 근무하다가 퇴직하였다.

(2) 원고와 피고들 사이의 경업금지약정과 위약금약정

원고는 피고들이 원고의 학원에서 학원강사로 근무하게 되면서 피고들과 사이에 피고들이 원고의 학원에서 학원강사를 그만둔 이후 1년 이내에는 원고의 학원이 있는 곳으로부터 반경 5㎞ 이내에서는 원고의 동의 없이 피고들이나 제3자의 교습소 내지는 학원에서의 강의행위 또는 피고들 명의의 학원설립행위를 하지 않기로 경업금지약정을 체결하였고, 피고들이 이를 위반하면 원고에게 다음과 같은 액수의 위약금을 지급하기로 위약금약정을 하였다(피고 B는 2006. 5. 무렵부터, 피고 D는 2004. 6. 무렵부터 1년 단위로 근로계약을 하고 원고의 학원에서 일하다가 다음의 약정일자에 경업금지약정과 위약금약정을 하였다. 한편 피고 C, D, E는 본래 원고의 학원이 있는 곳에서 학원을 운영하였던 ○○○과 사이에 경업금지약정과 위약금약정을 하였다가 원고가 2007. 3. 12. ○○○으로부터 학원운영에 관한 일체의 권리·의무를 양수하면서 피고 C, D, E와 사이에 ○○○의 경업금지약정 등의 계약상 지위를 승계하였다).

(3) 피고들의 다른 학원에서의 강의활동

피고들은 원고의 학원에서 퇴직한 후 2007. 7. 무렵부터 원고의 학원에서 100m 정도 떨어진 에이급수학학원에서 학원강사로 취업하여 초등학생과 중학생에게 수학을 가르쳤다(피고 B, C는 수개월간 강의를 하다가 에이급수학학원에서 퇴직하였고, 피고 D, E는 3주 정도 강의를 하다가 에이급수학학원에서 퇴직하였다).

2. 이 사건의 쟁점

가. 원고와 피고들 사이의 경업금지약정이 민법 제103조에 정해진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인지 여부

나. 위 경업금지약정위반으로 인한 위약금약정이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반하여 무효인지 여부

다. 원고와 피고 D, E 사이의 경업금지약정이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에 해당하는지 여부(피고 D, E에 대해서)

라. 위약금약정에서 정해진 금액이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서 과다하여 감액되어야 할 것인지 여부

3. 쟁점에 대한 이 법원의 판단

원고와 피고들 사이의 경업금지약정이 민법 제103조에 정해진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인지 여부

[피고들의 주장]

피고들은 원고와 사이의 경업금지약정은 헌법에서 정하고 있는 직업선택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여 민법 제103조에 정해진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는 계약에 해당하므로 무효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판단]

증거(갑3·4)의 1·2,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피고들은 피고들이 원고의 학원에서 학원강사로서 근무하게 되면서 원고의 요구에 따라 원고와 사이에 피고들이 원고에 대해 원고의 영업비밀이나 노하우뿐만 아니라 피고들이 받는 임금의 액수가 얼마인지를 타인에게 공개할 수 없고, 진행 중인 강의를 중단할 수 없다는 등의 각종 의무(준수사항)를 부담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에는 5,000만 원 내지는 1억 원을 배상해야 하며, 무단으로 강의서비스를 중단하는 경우, 후임 강사에게 인수인계를 소홀히 할 경우 등에는 1,000만 원 내지 3,000만 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약정을 하였고, 이와 함께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과 위약금약정을 하였다.

(2) 원고는 피고들에게 각종 의무를 부담시키는 약정과 함께 경업금지약정과 위약금약정을 하면서 임금 이외에 별도로 대가를 지급하지 않았고, 근로계약기간 중에도 그와 같은 대가로 평가할 수 있는 금전을 지급하지는 않았다.

(3) 피고들은 원고의 학원에서 퇴직하면서 피고들의 강의를 수강하던 학생들에게 피고들이 새로 취업하는 학원으로 옮겨서 수강하도록 권유한 적은 없고, 원고의 학원에서 수강한 학생들이 피고들의 강의를 수강하기 위해 피고들이 새로 취업한 학원으로 옮겨가지도 않았으며, 피고들이 원고 학원의 수강생을 빼내어 가거나 하는 등의 별다른 배임적 행위를 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경업금지의무는 원래 사용자와 경업관계에 있는 기업에 취직하거나 경업관계에 있는 사업을 개업하거나 하지 않는 의무를 말하고, 우리나라에서 현행법상 이사 등(상법 제397조)을 제외하고 일반 근로자에 대해서 경업금지의무를 부과하는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퇴직근로자에게 경업금지의무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계약상의 특별한 근거가 필요하다. 이와 같은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경업금지약정은 경제적 약자인 근로자로부터 생계의 길을 빼앗고 그 생존을 위협할 우려가 있는 동시에 근로자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경쟁을 제한함으로써 부당한 독점을 발생시킬 우려 등이 따르므로 그 특약을 체결에 관해 합리적인 사정이 있음이 입증되지 않는 경우에는 일단 근로자의 영업활동의 자유에 대한 지나친 간섭으로 간주되고, 특히 그 특약이 단순히 경쟁자를 배제하거나 억제함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는 사회질서에 반하여 무효임이 분명하다. 근로자는 근로계약 중에 여러 가지의 다양한 경험에 의해 많은 지식과 기능을 습득하는 것이지만 그와 같은 지식과 경험들이 당시의 동일 업종의 영업에서 보편적인 사항인 경우, 즉 근로자가 다른 사용자에게 고용되어도 마찬가지로 습득할 수 있는 일반적인 지식과 기능을 획득함에 그친 경우에는 이러한 것들은 근로자의 주관적인 재산을 이루는 것이므로 근로자가 근로계약종료 후 그와 같은 지식과 기능을 활용하더라도 사용자의 영업활동에 아무런 지장이 없고 이를 금지하는 것은 단순한 경쟁제한에 불과하여 근로자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부당하게 제한하는 것으로 사회질서에 반한다고 해석해야 한다. 그러나 당해 사용자만이 가진 특수한 지식은 사용자에게는 일종의 객관적인 재산이고 다른 사람에게 양도할 수 있는 가치를 가지고 있는 점에서 앞서 본 일반적인 지식이나 기능과 성질이 전혀 다르고, 이와 같은 특수한 지식과 기능들은 이른바 영업상의 비밀로서 영업활동의 자유와 나란히 함께 보호받아야 할 법익이며, 이를 위해 일정한 범위에서 근로자의 경업행위를 금지하는 특약을 체결하는 것은 충분히 합리성이 있다. 이와 같은 영업상의 비밀로서는 고객 등의 인적관계, 제품제조상의 재료, 제조방법 등에 관한 기술적 비밀 등을 들 수 있고, 그와 같은 영업비밀을 보호하기 위해서 당해 사용자의 영업비밀을 알 수 있는 입장에 있던 사람에게 비밀유지의무를 부담시키고 또 그 비밀유지의무를 실질적으로 담보하기 위해 퇴직 후에 일정한 기간 경업금지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은 직업선택의 자유에 관한 헌법규정에 반하지 아니하므로 적법하고 유효하다고 해석함이 옳다(대법원 1997. 6. 13. 선고 97다8229 판결 참조).

이와 같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고, 경쟁을 제한하는 경업금지약정의 성격에 비추어 경업의 제한이 합리적인 범위를 넘어서 직업선택의 자유 등을 부당하게 구속하고 그의 생존을 위협하는 경우에 그와 같은 제한은 사회질서에 반하는 것으로서 무효가 된다고 보아야 하고, 그 합리적 범위를 확정함에 있어서는 사용자의 정당한 이익(기업비밀의 보호, 고객의 확보)과 피용자의 불이익(전직, 재취업의 부자유) 및 사회적 이익(독점집중의 우려와 그에 따른 일반소비자의 이해)의 3가지의 관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근로자의 지위, 사용자가 근로자의 경업을 제한하는 목적(사용자에게 고유한 지식, 비밀의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지 여부), 경업제한의 대상직종·제한기간·장소적 범위, 대가(대상)의 유무 등을 기준으로 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더욱이 경업금지의무는 근로자의 직업활동의 자유를 직접적으로 제약하는 강력한 의무이므로 근로자에게 편무적으로 그 의무를 부담시키는 방향으로 해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퇴직 후에 근로자는 스스로 경험과 지식을 활용해서 자유롭게 경업을 영위하는 것이 헌법 제15조(직업선택의 자유)의 취지이고, 이와 같은 기본적 자유를 제한하기 위해서는 근로자가 그 제약에 따라 입는 손해를 전보하기에 충분한 정도의 반대급부(대가)를 요한다고 해석할 필요가 있다. 또 경업이 중요한 영업비밀의 누설을 동반하는 등 사용자에게 현저하게 배신적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대가조치가 없더라도 사용자를 구제하여야 할 경우가 생길 수 있는 것이지만, 현행법질서에서 대부분의 경우에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에 정해진 금지청구에 의해 그와 같은 부정행위에 대처하고 비밀을 보호할 수 있으므로 경업금지의무를 확장해석함으로써 사용자를 구제할 필요는 거의 없다. 이에 비추어 보면 사용자의 영업비밀을 보호하기 위한 경우 등과 같이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한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대가조치는 계약에 기초한 경업금지의무의 불가결의 요건이고, 따라서 대가조치를 결여하거나 현저하게 낮은 대가를 정한 경업금지약정은 위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업금지의무의 요건을 충족하지 않고 직업선택의 자유가 객관적 가치질서로서 형성하고 있는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여 무효가 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앞서 본 전제사실과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보습학원을 운영하고 있고, 피고들은 원고의 학원에서 학원강사로서 스스로의 경험과 지식을 가지고 수학을 강의하였을 뿐이므로 피고들은 원고의 학원에게 근무하면서 학원강사로서 근무하면서 일반적으로 얻는 지식이나 기능 이외에 특별한 지식을 습득한 것으로 보기 어렵고, 피고들은 원고에 대해 원고의 영업이익과 관련된 영업비밀과 노하우를 누설하지 않겠다고 약정하였으나 피고들이 원고의 영업이익 등에 관련된 영업비밀을 취득하였다고 볼 자료도 전혀 없으며, 원고와 피고들 사이의 경업금지약정은 원고의 정당한 영업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보기 어렵고, 피고들의 다른 학원에의 전직을 방지하여 원고의 영업이익의 독점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또 피고들의 경업금지약정위반에 대하여 피고들에게 지나친 위약금을 부담하게 하는 의무를 과하고 있고, 피고들이 원고의 학원에서 근무한 기간과 받은 급여(피고 C 기본급 월 250만원, 피고 D 기본급 월 180만원, 갑4의 1·2)에 비하여 원고의 대치동 학원에서 반경 5㎞ 이내에서 1년간 개인과외를 제외한 교습소나 학원에서의 일체의 강의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의 합리성이 찾아보기도 어렵다. 더욱이 원고가 피고들에게 경업금지약정의 반대급부로서 아무런 대가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이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피고들 사이의 경업금지약정은 피고들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학원들 사이의 영업경쟁을 합리적인 범위를 넘어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으로 그 특약을 체결에 관해 합리적인 사정이 있음이 입증되지 않는 한 민법 제103조에 정해진 선량한 사회질서에 반하는 약정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피고들의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 론

따라서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이균용(재판장), 유상현, 김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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