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근로계약기간 만료전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1년씩 자동연...

번호
2007구합37629
일자
2008-05-13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기간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여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계약갱신의 의무를 부담하는 정도에 이르지는 아니하였지만, 근로계약에서 정한 기간은 그 기간의 만료로써 근로관계가 획일적으로 종결되는 존속기간이 아니라 갱신에 의하여 연장이 허용되는 갱신기간이라고 봄이 상당하고, 이러한 경우 갱신을 거절함에 있어서는 해고제한의 법리가 유추 적용되어 정당한 이유라는 해고제한의 기준보다는 완화된 기준이기는 하지만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야 할 것이다.

【원 고】 OOOO 주식회사

【피 고】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피고보조참가인】 1. A외 8명

【변론종결】 2008. 3. 20.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중앙노동위원회가 2007. 9. 10.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 한다) 사이의 2007부해450, 451 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1. 당사자의 지위 및 재심판정의 경위

2.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원고가 참가인 A, B, C, D, H 및 참가인 E, F, G의 피상속인 X(이하 ‘참가인 등’이라고 한다)와 사이에 체결한 각 근로계약은 계약기간을 1년으로 정하고 있고, 근로계약서 제12조에 본계약은 계약일로부터 1년간 유효하며 계약기간 경과시 자동해약 되어 근로기준법 등의 해고로 보지 아니한다고 명시되어 있으므로,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은 기간의 정함이 있는 유기계약이다. 또한, 이 사건 근로계약은 참가인 등이 계속 고용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형성할 정도의 장기간 반복된 근로계약이 아니므로, 원고가 참가인 등과 사이에 재계약을 거부한 것은 해고로 볼 수 없다.

(2) 참가인 등은 주식회사 K은행(이하 ‘K은행’이라고 한다)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2006가합XXXX호로 해고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하였고, 위 소송에서 승소할 경우 원고와 근로관계를 종료하고 K은행에 복직할 계획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원고의 업무는 K은행에 용역을 제공하는 것으로서, K은행과의 도급계약은 회사의 사업운영과 상당한 관련이 있고 재계약이 되지 않을 경우 직원들의 고용불안을 초래하게 된다. 위와 같은 참가인 등의 행위는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전면적으로 부정하고 도급계약의 연장에 상당한 위협을 가한 것으로서 참가인 등과 원고의 신뢰관계는 완전히 파탄되어 회복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원고는 참가인 등에게 위 민사상의 소를 취하하도록 권유하였으나 참가인 등이 이를 거부하여 재계약을 거부하였으므로, 이 사건 재계약거절은 정당하다.

나. 인정사실

(1) 원고는 2004. 11.말 K은행과 은행의 문서관리, 시설관리, 디자인 업무에 관하여 계약기간을 2004. 12. 1.부터 2006. 11. 30.까지로 하는 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2) 참가인 등 K은행 퇴직자 56명은 K은행의 문서관리, 디자인 업무 등의 아웃소싱으로 인해 2004. 11. 30. 명예퇴직을 한 근로자들로, 2004. 12. 1. 아웃소싱사인 원고 회사에 입사하였다. 참가인 등은 문서관리 및 디자인의 도급업무를 업무내용으로 하여 2004. 12. 1.부터 2005. 11. 30.까지 1년의 단기 근로계약을 체결한 다음, 이듬해인 2005. 12. 근로계약을 1년 단위로 갱신하여 체결하였다.

(3) 참가인 등은 2006. 8. 10. K은행을 상대로 명예퇴직이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2006가합XXXXX호로 해고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하였다.

(4) 원고는 2006. 10. 30. 해고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한 참가인 등 근로자 37명에게 도급계약이 재연장되더라도 재계약시점에서 회사 이익에 반하는 등 근무부적격자로 판단시에는 근로계약서 제11조 및 취업규정 제10조에 의거 재계약을 불허할 방침이라는 내용의 공문을 내용증명으로 발송하였다. 또한, 원고는 2006. 11. 8. 원고 홈페이지 공개자료실에 K은행을 상대로 한 해고무효확인의 소 취하서 및 위임장을 게재하고, 2006. 11. 9. 직원 게시판에 소취하 방법을 게시하였다.

(5) 원고는 2006. 11. 15. 참가인 등 해고무효확인의 소를 취하하지 아니한 근로자들에게 재계약을 원하는 직원은 소정의 소취하 양식을 작성하여 당일 영업시간인 16:30까지 송부하고, 위 시간까지 소를 취하하지 않으면 재계약 의사가 없는 것으로 간주하여 2006. 11. 30. 자로 근로계약이 종료된다고 통보하였다. 이에 대하여 참가인 등은 2006. 11. 29. 원고 회사에 계속 근무를 원하므로 선처를 구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개인별로 작성하여 이 사건 사용자에게 내용증명으로 발송하였다.

(6) 원고는 2006. 11. 30. K은행과 계약기간을 1년 간(2006. 12. 1.부터 2007. 11. 30.까지) 연장하는 도급계약을 체결하였고, 2006. 12. 1. 해고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하지 않은 근로자 및 소를 취하한 22명 근로자와 사이에 2006. 12. 1.부터 2007. 11. 30.까지를 근로계약기간으로 하는 근로계약을 갱신 체결하였다. 그러나, 해고무효확인의 소를 취하하지 않은 참가인 등과는 재계약을 거부하였다.

[인정근거] 갑1~22, 을1~3의 각 기재(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다. 관련 규정

■ 헌법

제32조

① 모든 국민은 근로의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사회적·경제적 방법으로 근로자의 고용의 증진과 적정임금의 보장에 노력하여야 하며,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최저임금제를 시행하여야 한다.

■ 근로기준법

제1조 (목적) 이 법은 헌법에 따라 근로조건의 기준을 정함으로써 근로자의 기본적 생활을 보장, 향상시키며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발전을 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제23조 (해고 등의 제한)

①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징벌)(이하 “부당해고등”이라 한다)을 하지 못한다.

■ 근로계약서

제2조(근로계약기간)

1. 2004년 12월 1일부터 2005년 11월 30일까지(1년간)

2. 계약기간 만료전 갑(원고)과 을(근로자)의 특별한 사유가 없는한 1년씩 자동연장하는 것으로 한다.

제8조(귀책사유) 을은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경우 징계 또는 계약해지할 수 있다.

1. 갑의 복무규정을 위반하거나 근무에 태만하였을 때

9. 도급계약자로부터 계약해지 또는 계약기간 만료후 재계약 거부등 사업 또는 사업장이 폐쇄된 때

제12조(계약의 유효) 본 계약은 계약일로부터 1년간 유효하며, 계약기간 경과시 자동해약 되는 것으로 한다. 계약기간 만료로 인한 갑의 근로계약해지에 대하여 을은 근로기준법 등의 해고로 보지 아니한다.

라. 판단

(1) 일반적으로 근로계약기간을 정한 경우에 있어서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의 근로관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기간이 만료함에 따라 사용자의 해고 등 별도의 조처를 기다릴 것 없이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지만,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우에도 이 사건과 같이 “근로계약기간 만료전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1년씩 자동연장하는 것으로 한다”는 자동연장 조항이 명시되어 있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갱신계약의 체결을 거절하는 것은 해고와 마찬가지로 무효로 된다(근로계약체결 과정에서의 사용자와 근로자의 역관계, 근로계약서 양식의 작성주체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2조 제2항과 제12조와 같이 근로계약서의 조항 사이에 모순이 있을 때에는 근로자에게 유리한 조항이 유효하다고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 인정사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기간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여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계약갱신의 의무를 부담하는 정도에 이르지는 아니하였지만, 근로계약에서 정한 기간은 그 기간의 만료로써 근로관계가 획일적으로 종결되는 존속기간이 아니라 갱신에 의하여 연장이 허용되는 갱신기간이라고 봄이 상당하고, 이러한 경우 갱신을 거절함에 있어서는 해고제한의 법리가 유추 적용되어 정당한 이유라는 해고제한의 기준보다는 완화된 기준이기는 하지만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야 할 것이다.

(2) 원고는, 참가인 등이 K은행을 상대로 한 해고무효확인의 소를 취하하지 아니한 것은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전면적으로 부정하고 도급계약의 연장에 상당한 위협을 가한 것으로서 참가인 등과 원고의 신뢰관계는 완전히 파탄되어 회복이 불가능하게 된 이상, 이는 참가인 등과의 재계약을 거부할 만한 특별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3) 살피건대, ① 이 사건 근로계약은 유기계약으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동갱신되는 것으로 예정되어 있으나 무기계약(無期契約)처럼 근로자들의 고용안정성이 강하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② 경제사정의 급격한 변동과 노동시장의 유연화로 인하여 재직중인 근로자들도 더 나은 근로조건을 제시하는 다른 기업으로 이전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점, ③ 사용자 또한 국가간·기업간 경쟁의 격화로 인하여 노무비용의 절감을 위해 근로계약을 유기화·단기화하고 해고제한에 관한 법리를 회피하기 위하여 비전형근로계약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점, ④ 근로자가 해고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하였다 하더라도 근로자지위보전의 가처분·임금지급가처분 등 임시의 지위를 정하는 가처분을 발령받지 아니한 이상 생존권을 보장받기 위하여 임시로 근로하는 것을 부당하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⑤ 근로가 물화(物化)된 사업장·직위(생산직 근로자 등)에서는 인격화된 사업장·직위(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 등)보다 근로자의 인격적 요소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게 되는바, 참가인 등이 담당한 업무의 성격상 원고와 사이에 고도의 신뢰관계를 요한다고 보기 어려운 점{무기계약을 체결하고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근로자에게 요구되는 고도의 신뢰(전심전력의 자세)를 참가인 등에게 요구하기는 어렵다}, ⑥ 참가인 등이 근로계약기간 동안 불성실하게 근무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는 점, ⑦ 헌법 제32조 제1항은 국민의 근로권·국가의 고용증진노력의무를 규정하고 있고, 제3항은 근로조건의 기준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도록 법률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사용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지향하는 우리 헌법이 원칙적으로 기업의 경제활동의 자유를 보장(헌법 제119조 제1항)하고 개인의 계약자유의 원칙을 천명(헌법 제10조 전문)하고 있다 하더라도, 근로자의 근로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일정한 범위에서 이러한 자유를 제약하는 것은 불가피한 점, ⑧ 계약자유의 원칙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는 무제한의 자유가 아니라 헌법 제37조 제2항에 의하여 공공복리를 위해 법률로써 제한이 가능한 것이고, 국가가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해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고 천명(헌법 제119조 제2항)하고 있는 것은 사회·경제적 약자인 근로자에 대하여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인정하고 나아가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불가피한 요구 때문인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 등과 원고 사이의 신뢰관계는 완전히 파탄되어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렵다.

(4) 또한, 참가인 등이 K은행을 상대로 해고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한 것은 국민의 기본권으로 보장된 재판청구권을 행사한 것이고, 참가인 등의 소 제기로 인하여 원고와 K은행 사이의 도급계약이 갱신되지 않았다거나 종전보다 악화된 내용으로 재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는 이 사건에서는 참가인 등이 소를 취하하지 아니한 것이 도급계약의 연장에 상당한 위협을 가한 것이라고 인정하기도 어렵다.

(5) 따라서, 원고가 참가인 등과 사이에 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재계약을 거부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할 것이므로,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재심판정은 적법하다(다만, X는 2007. 6. 17. 사망하였으므로, 원고에게는 X를 원직에 복직시킬 의무는 없고, 그 상속인들에게 재계약 거절시부터 위 사망일까지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만 있을 뿐이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종관(재판장), 권창영, 정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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