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송년회식에 참석한 후 귀가하다가 실족하여 사망한 경우, 그...

번호
2007구합940
일자
2007-10-29

사업주가 주최한 송년회식에 참석한 후 도보로 귀가하던 중 회식자리에서 과음한 탓에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여 실족하면서 도로변 옆 도랑으로 굴러 떨어졌다가 다시 도로변으로 올라온 후 옷이 젖은 상태로 그만 잠이 드는 바람에 저체온증으로 사망한 사안에서, 비록 망인이 자신의 주량을 가늠하여 음주를 자제하지 못한 결과 위와 같은 사고를 당하게 되었다 하더라도 그 사고는 업무관련행위인 송년회식자리에서의 음주행위 및 그로 인한 취한 상태가 주된 원인으로 작용하여 발생한 것이라고 할 것이므로,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원 고】 ○○○

【피 고】 근로복지공단

【변론종결】 2007. 7. 18.

1. 피고가 2007.5.8. 원고에 대하여 한 유족보상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다만 소장 청구취지 기재 "2007.2.5."은 "2007.5.8."의 오기임이 기록상 명백하다).

1. 처분의 경위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6호증, 갑 제8호증의 1,2, 갑 제9, 10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모아 보면,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다.

가. □□□는 2003.4.8. 의료법인 ○○○○재단에 입사하여 그 재단 산하의 △△△△병원에서 운전기사로 근무하였다.

나. □□□는 2006.12.28. 18:30 ○○시 ○○동 소재 ○○○식당에서 개최된 △△△△병원 송년회식에 참석하여 그 곳에서 그 날 21:30경까지 술을 곁들인 회식을 한 후 걸어서 자신의 집으로 가던 중 같은 동 소재 우회도로변 잔디밭을 지나가다가 과음한 탓으로 그만 발을 헛디디어 그 옆에 있는 높이 5m, 수심 20cm의 도랑으로 굴러 떨어졌다가 잔디밭으로 올라온 뒤 그곳에서 옷이 젖은 상태에서 웅크린 채로 잠이 들고 말았는데, 다음날 10:30경 그 곳을 지나가던 주민에 의해 변사체로 발견되었다.

다. 변사체 발견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의 시신을 수습하여 △△△△병원으로 옮겨서 담당의사에게 사체검안을 의뢰한 결과, □□□의 사망시각은 △△△△병원 송년회식일인 2006.12.28. 22:30경으로 추정되었고, 그 사망원인은 추위와 과음으로 인한 저체온증에 의한 동사(凍死)로 추정되었다.

라. 원고는 □□□의 처로서 2007.5.4. □□□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피고에게 유족보상 및 장의비 지급청구를 하였는데, 피고는 그 달 8. □□□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유족보상 및 장의비를 지급할 수 없다는 내용의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의 주장

피고는 이 사건 처분이 관련 법령에 따른 것으로서 적법하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가 △△△△병원에서 주최하는 송년회식에 참석하여 그 자리에서 있었던 부득이한 음주로 인해 주의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걸어서 집으로 가던 도중 사망하였으므로, □□□의 사망은 업무상재해로 보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유족보상 및 장의비를 지급할 수 없다고 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 인정사실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내지 6호증, 갑 제8호증의 1,2, 갑 제9, 10호증, 을 제1호증, 을 제2호증의 1,2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모아보면,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다.

(1)□□□는 1963.10.6.생으로 사망 당시 38세 2개월 남짓한 남자인데, 2003.4.8. 의료법인 ○○○○재단에 운전기사로 입사하여 그 재단 산하의 △△△△병원에서 업무용 버스 및 구급차를 운전하여 오고 있었다.

(2)△△△△병원 총무과에서는 △△△△병원장의 승인을 얻어 2006.12.27. 09:50경 내부전산망을 통해 △△△△병원의 전체 직원들에게 다음날 18:30에 ○○시 ○○동 소재 ○○○식당에서 2006년 송년회식이 있으니 각 부서장들은 해당 부서원을 인솔하여 참석하라고 고지하였다.

(3)△△△△병원의 전체 직원들 중 병원야간응급업무에 필요한 인원들을 제외한 나머지 160여 명의 직원들은 2006.12.28. 18:30경 전날의 고지에 따라 ○○○식당에 모여서 송년회식을 하게 되었는데, □□□도 송년회식에 참석하였다.

송년회식은 저녁식사에 술을 곁들여 마시면서 그 날 21:44경까지 진행되었는데, 송년회식의 비용 280만원은 송년회식을 주관한 △△△△병원 총무과에서 법인카드로 결재하였고, □□□는 송년회식자리에서 몸도 가누기 어려울 정도로 술을 많이 마셨다.

공식적인 송년회식이 끝나자 송년회식에 참석한 △△△△병원직원 160여 명 중 20여 명은 술을 더 마시기 위해 다른 장소로 이동하였고, 30여 명은 △△△△병원의 병원버스를 타고 집으로 갔으며, □□□를 비롯한 나머지 110여 명은 걸어가거나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여 집으로 가게 되었다.

(4)□□□는 2006.12.28. 21:44경 송년회식을 마친 후 걸어서 자신의 집으로 가면서 그 날 21:57경 휴대폰으로 외출 중이던 원고에게 전화를 걸어 "걸어서 집으로 가고 있다"는 내용의 통화를 하였는데, 그 후 집으로 계속 걸어가던 중 ○○시 ○○동 소재 우회도로변 잔디밭을 지나가다가 과음으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한 채 그만 발을 헛디디면서 그 옆에 있는 높이 5m, 수심 20cm의 도랑으로 굴러 떨어졌다가 잔디밭으로 올라와서 그 곳에서 옷이 젖은 상태에서 웅크린 채로 잠이 드는 바람에 추위와 과음으로 인한 저체온증으로 사망하게 되었다.

(5)한편 □□□는 평소에도 과음을 하면 자신의 집까지 걸어서 가거나 △△△△병원 병원당직실로 가서 그 곳에서 잠을 자고 다음날 출근을 하였다.

다. 판단

(1)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조 제1호 소정의 업무상 재해라 함은 근로자가 사업주와의 근로계약에 기하여 사업주의 지배·관리 아래 근로업무의 수행 또는 그에 수반되는 통상적인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하는 재해를 말하는 것으로 근로자가 근로계약에 의하여 통상 종사할 의무가 있는 업무로 규정되어 있지 아니한 행사가 모임에 참가하던 중 재해를 당한 경우, 이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려면, 우선 그 행사나 모임의 주최자, 목적, 내용, 참가 인원과 그 강제성 여부, 비용부담 등의 사정들에 비추어, 사회통념상 그 행사나 모임의 전반적인 과정이 사용자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상태에 있어야 한다 할 것이다(대법원 1992.10.9. 선고 92누11107 판결 등 참조).

(2)전항의 인정 사실에서 볼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이 사건 송년회식은 △△△△병원에서 2006년 한 해를 보내며 그동안 직원들의 노고를 위로하고 격려하기 위하여 △△△△병원장의 승인 하에 △△△△병원 총무과에서 주관한 모임인 점, ②이 사건 송년회식에는 병원야간응급업무에 필요한 소수 인원을 제외한 나머지 △△△△병원의 전 직원이 참석한 점, ③그 회식비용도 △△△△병원 총무과에서 법인카드로 전부 결제한 점, ④□□□는 이 사건 송년회식자리에서 몸도 제대로 가누기 어려울 정도로 술을 많이 마신 상태에서 걸어서 집으로 가던 중 술에 취한 나머지 발을 헛디디어 도로변 잔디밭 아래에 있는 도랑으로 굴러 떨어졌다가 잔디밭으로 올라와서 옷이 젖은 상태로 잠이 드는 바람에 저체온증으로 사망하게 된 점 등의 제반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가 참석한 이 사건 송년회식은 그 전반적인 과정이 사용자의 지배·관리 하에 있었다 할 것이어서 □□□의 이 사건 송년회식 참석행위는 업무수행에 수반되는 통상적인 활동과정이라 할 것이고, □□□가 이 사건 송년회식을 마친 후 걸어서 집으로 가다가 이 사건 송년회식자리에서 마신 술로 인하여 몹시 취한 나머지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발을 헛디디어 도로변 잔디밭 옆 도랑으로 굴러 떨어졌다가 잔디밭으로 올라와서 옷이 젖은 상태로 잠이 드는 바람에 저체온증으로 사망하게 되었다고 할 것인바, 그렇다면 비록 □□□가 자신의 주량을 가늠하여 음주를 자제하지 못한 결과 위와 같은 사고를 당하게 되었다 하더라도 그 사고는 업무관련행위인 송년회식자리에서의 음주행위 및 그로 인한 취한 상태가 주된 원인으로 작용하여 발생한 것이라고 할 것이므로, □□□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3)따라서 □□□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 원고에게 □□□의 사망으로 인한 유족보상 및 장의비를 지급할 수 없다고 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할 것이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는 이유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가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기광(재판장), 김태균, 박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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