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회사에서 제공한 출.퇴근용 차량을 이용하여 출근중에 일어난...

번호
2007누1447
일자
2008-07-21

근로자가 회사가 출·퇴근 및 업무용으로 제공한 사고차량을 운전하여 출근하던 중 교통사고로 재해를 입은 점, 회사는 보험료, 수리비, 기름값 등의 유지비용을 모두 부담한 점, 근로자가 출근함에 선택한 경로는 합리적인 경로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근로자가 사고차량을 이용하여 최적경로에 따라 출근하는 것은 업무의 준비행위로서 사업주의 지배·관리 하에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 사건 교통사고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원고, 항소인】 ○○○

【피고, 피항소인】 근로복지공단

【제1심판결】 대구지방법원 2007. 9. 12. 선고 2006구합3119 판결

【변론종결】 2008. 2. 22.

1.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가 2006. 9. 6. 원고에 대하여 한 유족보상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을 취소한다.

3.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1. 처분의 경위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4호증, 갑 제5호증의 1, 2, 을 제1호증, 을 제2호증의 1, 2, 을 제3, 4, 8, 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모아 보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갑은 2005.5.17. 주식회사 ○○(이하 '○○'이라 한다.)에 입사하여 ○○ 창녕공장에서 영업.관리이사로 근무하였고, 그 해 9.1.부터 ○○ 계열사에서 근무하였다가 2006.3.1.부터는 다시 경북 고령군 쌍림면에 있는 ○○ 고령공장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나. 갑은 2006.7.10. 07:25경 ○○ 고령공장으로 출근하기 위해 ○○ 소유의 그랜저 승용차(이하 '사고차량'이라 한다.)를 직접 운전하여 자신의 주거지인 대구 달서구 ○○○를 출발해서 화원인터체인지(IC)를 거쳐 그 날 07:40경 대구 달성군 논공읍 금포리 88고속도로를 대구 방면에서 고령 방면으로 진행하던 중 빗길에 갑자기 미끄러지면서 중앙선을 넘어가 그 때 마침 을이 운전하여 맞은편에서 마주 오던 대구 80루24○○호 차량과 충돌하는 교통사고를 일으켜 늑골골절, 다발성 타박상, 기흉, 혈흉, 폐부종 등의 상해를 입고 보광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그 날 08:30경 뇌간기능정지(추정)로 사망하였다(이하 위 사고를 '이 사건 교통사고'라 한다).

다. 원고는 갑의 처로서 2006.9.6. 갑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피고에게 유족보상 및 장의비 지급청구를 하였는데, 피고는 그 날 갑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유족보상 및 장의비를 지급할 수 없다는 내용의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여부

가. 당사자의 주장

피고는 이 사건 처분이 관계 법령에 따른 것으로서 적법하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갑이 ○○에서 출.퇴근용으로 제공한 사고차량을 이용하여 정상적으로 출근하던 중에 일어난 이 사건 교통사고로 말미암아 사망하였으므로, 갑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갑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유족보상 및 장의비를 지급할 수 없다고 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 인정 사실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6, 8, 내지 12호증, 갑 제13호증의 1, 2, 을 제4, 5, 7호증, 을 제11호증의 1 내지 3의 각 기재와 을 제6호증의 일부 기재 및 제1심 증인 ◇◇◇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모아 보면, 이를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듯한 갑 제7호증의 기재와 을 제6호증의 다른 일부 기재는 이를 믿기 어려우며, 그 밖에 달리 반증이 없다.

(1)○○은 2005.5.17. 갑을 영업.관리이사로 채용하면서 출.퇴근 및 업무용 차량을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하였고, 그에 따라 그 해 5.23. 사고차량을 구입하여 갑에게 이를 위 용도로 제공하였는데, 사고차량에 관한 유류비, 보험료, 세금 등 유지비용도 ○○이 부담하였다.

(2)갑은 가끔 ○○ 고령공장 직원들로 하여금 그 업무를 위해 사고차량을 이용하도록 하였지만, 주로 사고차량을 자신의 출.퇴근 및 ○○의 현장관리 등에 사용하였는데, 갑을 제외한 나머지 ○○ 고령공장 직원들 중 출퇴근을 하는 직원들은 모두 자신들의 차량으로 출.퇴근을 하였고, 업무용으로 자신들의 차량을 이용할 때에는 ○○으로부터 유류비를 보전받았다.

(3)이 사건 교통사고 당시 ○○의 업무용 차량으로는 사고차량과 포터 트럭 1대가 전부이고 ○○에서 관리하는 작업현장이 50여 군데가 넘는데, 갑은 ○○의 영업 및 관리이사로서 현장 관리를 위하여 거의 매일 현장출장을 나가야 하기 때문에 사고차량이 그의 업무수행에 필수적이다.

(4)한편 갑은 2005.5.23.경부터 사고차량을 운전하여 ○○ 및 그 계열사의 회계처리를 담당하는 대구사무실을 들러 ○○ 관련 서류를 전달한 후 ○○ 창녕공장이나 고령공장으로 출근하기도 하였고, 2006.3.1.부터 ○○ 고령공장으로 출근하면서 드물기는 하지만 자신의 주거지 인근 중학교에 다니는 아들을 등교시킨 후 ○○ 고령공장으로 출근하기도 하였다.

(5)갑이 자택에서 ○○ 고령공장으로 출근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승용차를 이용하여 88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것, 대구.고령간의 국도를 이용하는 것, 시외버스를 이용하는 것 등이 있는데, 먼저 시외버스를 이용하는 방법은 갑이 관리하는 작업현장이 수십군데에 이르러 사고차량이 없으면 현장관리와 거래처 방문 등의 업무가 곤란해질 뿐 아니라, 자택에서 1.2km거리의 대구 서부시외버스터미널로 와서 고령읍에 있는 고령시외버스터미널까지 간 다음, 그곳에서 9km 거리를 택시를 타야 하는데 약 2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것이어서 현실적으로 선택가능한 방법이라 할 수 없고, 다음 국도를 이용하는 방법은 대구 달성군 옥포면, 논공읍, 경북 고령군 성산면, 고령읍을 거쳐야 하므로 88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것과 비교하여 30분 이상 출근시간이 더 소요되어 합리적인 방법이라 할 수 없으며, 결국 88고속도로를 이용하여 고령인터체인지(IC)를 빠져 나와 907번 지방도를 거치는 방법이 최단거리이자 가장 시간이 적게 소요되는 최적경로라 할 수 있다.

(6)이 사건 교통사고는 갑이 ○○ 고령공장에 출근하기 위하여 자신의 주거지인 대구 달서구 ○○○를 출발해서 화원인터체인지(IC)를 거쳐 그 날 07:40경 대구 달성군 논공읍 금포리 88고속도로를 대구 방면에서 고령 방면으로 진행하던 중에 일어났다.

다. 판단

(1)근로자의 통근행위는 노무의 제공이라는 업무와 밀접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하더라도, 일반적으로 통근 방법과 그 경로의 선택이 근로자에게 유보되어 있다면 사업주의 지배.관리 하에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그 업무수행성을 인정할 수 없다 할 것이고, 다만 사업주가 제공하는 교통수단을 근로자가 이용하거나 또는 사업주가 이에 준하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도록 하는 등 근로자의 출퇴근 과정이 사업주의 지배.관리 하에 있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출퇴근 중에 발생한 재해가 업무상 재해로 인정될 수 있다(대법원 2007.9.28. 선고 2005두12572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02.7.9. 선고 2002두3256 판결, 대법원 1999.12.24. 선고 99두9025 판결 등 참조).

(2)그런데 앞서 인정 사실에서 본 다음과 같은 사정, ①갑이 회사가 출.퇴근 및 업무용으로 제공한 사고차량을 운전하여 출근하던 중 이 사건 교통사고로 재해를 입은 점, ②○○은 사고차량에 대한 보험료, 수리비, 기름값 등의 유지비용을 모두 부담하였고, 갑은 사고차량을 출.퇴근과 현장 방문, 거래처 관리 등의 업무에 사용하였으며, 직원들도 갑의 허락 하에 가끔 자신들의 업무용으로 사용하기도 한 점, ③갑이 이 사건 교통사고 시 거주지에서 ○○으로 출근함에 있어서 선택한 경로는 갑의 거주지와 ○○ 사이의 최적경로로서 합리적인 경로라고 볼 수 있는 점(이 점에 대하여 피고는 갑이 88고속도로를 이용하려면 거주지에서 바로 남대구 IC를 거치는 방법과 상인네거리를 거쳐 화원IC를 거치는 방법이 있는데, 전자의 경로는 주거지에서 바로 남대구IC로 가는 경로로서 거리는 1.96km로 확인되고, 후자의 경로는 그린맨션에서 상인네거리를 거쳐 화인IC로 가는 경로로서 거리는 약 7.26km로 확인되는 바, 갑이 이 사건 교통사고 시 거리가 더 먼 후자의 경로를 선택한 것은 상인네거리에 있는 영남중학교에 다니는 아들을 태워주기 위했던 것으로 보이므로 최적경로라 할 수 없고, 결국 출근경로의 선택이 갑에게 유보되어 있어 사업주의 지배.관리에 있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각 경로에 따른 거리를 비교한다면 주거지에서 남대구IC를 거쳐 화원IC까지의 거리와 주거지에서 상인네거리를 거쳐 화원IC까지의 거리를 비교해야 하는 점, 이 사건 교통사고 당시 최적경로인 88고속도로를 주경로로 이용한 점이 분명한 이상 교통상황을 감안하여 거주지에서 가장 가까운 남대구IC를 이용하지 않고 그 다음 인터체인지인 화원IC를 이용하였다고 하여 합리적인 경로 선택이 아니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출.퇴근 시간에는 남대구IC가 인근의 밀집된 아파트 단지와 성서공단에 출입하는 차량 때문에 상습적으로 교통체증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교통사고 시 갑이 아들을 등교시키기 위하여 화원 인터체인지를 이용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한데다가 설사 갑이 아들을 등교시키기 위하여 화원IC를 이용하는 경로를 선택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교통사고가 그 과정에서 일어난 것이 아니라 최적경로인 88고속도로를 이미 진입하여 화원IC를 지난 지점에서 일어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갑이 이 사건 교통사고 시 선택한 출근경로는 사업주가 예상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경로로 보인다) 등을 종합하면, 갑이 사고차량을 이용하여 출근하는 것은 그 자신의 출근의 방법이기도 함과 통시에 그 외근 업무 수행 등에 필수적인 이동수단을 준비하여 업무수행 장소에 도착하는 것으로서 업무의 준비행위에 해당하므로, 이러한 상황에서 갑이 사고차량을 이용하여 최적경로로 출근하는 과정은 사업주인 ○○의 지배.관리 하에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이 사건 교통사고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따라서 갑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 원고에게 갑의 사망으로 인한 유족보상금 및 장의비를 지급할 수 없다고 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는 이유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가 있어 인용하여야 할 것인데,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하기로 한다.

판사 최우식(재판장), 이성복, 서경희

출처: 원본 자료실에서 보기 ↗

본 자료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구체적 사안은 전문가 상담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