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병원이 시행한 특수건강진단상의 잘못으로 근로자 사망에 이른...
- 번호
- 2007누856
- 일자
- 2007-07-23
1. 망인에 대한 2006. 2. 27.자 건강진단이 ‘배치 전 건강진단’인지 여부(소극)
2. 00병원이 망인에 대하여 특수건강진단을 실시함에 있어 ① 검진결과 허위 판정, ② 건강진단결과표 허위 작성, ③ 검진절차 및 검사방법 미준수, ④ 검사항목 누락 등의 위법행위를 범하였는지 여부(적극)
3. 행정법규 위반에 대하여 가하는 제재조치는 위반자에게 고의나 과실이 없다고 하더라도 부과될 수 있는바, 위반자가 의사라고 하여 달리 보아야 하는지 여부(소극)
4. 이 사건 처분이 ★병원 소속 의사나 직원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등으로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는지 여부(소극)
★병원은 망인에 대하여 문진을 제대로 하지 않고 만연히 N-S(특이소견 없음)기재한 점, 2006. 3. 7. 당시 망인의 건강상태는 중등도의 독성간염에 해당하므로, 통상 입원을 권유하여 그 원인을 규명하고 독성간염이라면 추가 손상을 막기 위해 원인물질을 제거하였어야 하고, 배치 전에 건강하였던 망인에게 중등도의 간장해가 있고 NMF 수치가 29(1일 환산 약 60)로 나온 이상, 건강관리구분은 D1(직업병 유소견자)로, 업무적합성은 ‘나’(일정한 조건하에서 현재의 작업이 가능한 경우) 또는 ‘다’(건강상 또는 근로조건상의 문제가 해결된 후 작업복귀가 가능한 경우)로, 사후관리조치는 ‘6’항목(작업 전환)이나 ‘7’항목(근로제한 및 금지)으로 각 판정하였어야 옳았을 것임에도 이와 달리 판정한 점 등 피고가 처분사유로 주장하는 모든 위법행위가 인정된다.
【원고, 피항소인】 학교법인 ○○학원
【피고, 항소인】 부산지방노동청장
【제1심 판결】 부산지방법원 2007. 2. 1. 선고 2006구합2344 판결
【변론종결】 2007. 6. 8.
1.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가 2006. 7. 15. 원고 산하의 ♤♤♤병원에 대하여 한 특수건강진단기관 지정취소처분을 취소한다.
2.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1. 처분의 경위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 산하의 ♤♤♤병원(이하 ‘★병원’이라 한다)은 1983. 2. 25.경 피고로부터 특수건강진단기관(의사 1인당 연간 진단실시 인원 1만 명 미만)으로 지정받았다.
나. 피고는, ★병원이 주식회사 ◆◆(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 소속 근로자 망 ▼▼▼(이하 ‘망인’이라 한다)에 대한 “배치 전 건강진단”을 실시하면서, ① 검진결과 허위 판정, ② 건강진단결과표 허위 작성, ③ 검진절차 및 검사방법 미준수, ④ 검사항목 누락 등의 위법행위(이하 위 ① 내지 ④의 위법행위를 통틀어 ‘이 사건 위법사항’이라 한다)를 하였다는 사유를 들어, 2006. 7. 15. ★병원에 대한 특수건강진단기관 지정을 취소(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하였다.
2.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피고가 들고 있는 이 사건 위법사항은 의사로서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허위 판정이라고 볼 수 없거나 단순한 전산상의 실수 및 내부 업무처리과정에서의 부주의로 인하여 발생한 것으로서 고의가 없었다.
(2)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처분사유가 부존재하거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경우에 해당하여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별지생략)
다. 인정사실
앞서 든 각 증거에 갑 제4호증의 1, 2, 갑 제5 내지 7호증, 갑 제13호증의 1 내지 6, 갑 제14, 15호증, 을 제2호증의 1 내지 3의 각 기재와 제1심 증인 ▷▷▷, □□□의 각 증언을 보태어 보면, 아래의 사실이 인정된다.
(1) 소외 회사는 인조피혁을 생산하는 업체인데, 그 배합작업 과정에 간 독성이 있는 물질로 주로 간에서 분해되어 대사산물인 N-메틸포름아미드(이하 ‘NMF’라 한다)의 형태로 소변을 통해 배설되는 디메틸포름아미드(Dimethylformamide, 이하 ‘DMF’라 한다)가 사용된다.
망인은 중국교포 출신으로 2005. 12. 6. 입국하여 2006. 2. 초경 강남성심병원에서 실시한 간기능검사 결과 정상이라는 진단을 받고, 2006. 2. 8. 소외 회사에 입사하여 그때부터 DMF를 사용하는 작업에 배치되었다.
(2) ★병원에서 특수건강진단업무를 담당하는 산업의학과 전문의 ◈◈◈은 2006. 2. 27. 13:00-14:00경 소외 회사의 근로자로 “배치 전 건강진단”을 받기 위해 ★병원 신평.장림 보건센터에 내원한 망인에 대하여 문진과 함께 간기능검사를 위한 혈액채취, 생물학적 노출지표검사(요 중 NMF 농도)를 위한 소변채취 등을 시행하였다.
★병원이 보관하고 있는 망인에 대한 2006. 2. 27.자 건강진단개인표에는, 사업장 ‘◆◆’, 현 작업부서 ‘생산’, 현재 취급 화학물질 및 노출유해인자 ‘DMF, 에텔벤젠, N-부틸알콜, 비닐아세테이트’, 문진란에 '과거병력, 가족력, 업무기인성 각 N-S(특이소견 없음)' 등으로 기재되어 있다.
(3) ◈◈◈은 2006. 3. 2. 망인의 간기능검사 결과 혈청 GOT 179(참고치 50 이하), 혈청 GPT 333(참고치 45 이하), 감마 GTP 98(참고치 남 77 이하)로 나와 정상치를 훨씬 웃도는 것을 확인하고, 위 보건센터 소장인 ▷▷▷에게 그 결과를 보고하는 한편, 생물학적 노출지표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이지만 소외 회사에 통보하여 내과적 진료를 받도록 조치하기로 하고, 같은 날 임상병리사 권은경을 통해 소외 회사의 부산 공장장 ☆☆☆에게 그러한 내용을 통보하였다.
(4) ◈◈◈은 2006. 3. 7. 망인에 대한 생물학적 노출지표검사(요 중 NMF 농도) 결과가 기준치 내인 29.343㎎/L(참고치 0~40㎎/L)로 나와 정상범위 내인 것을 확인하고 ▷▷▷와 그 판정내용을 상의하였는데, 간기능검사 결과가 정상범위 내인 경우라 하더라도 요 중 NMF의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하면 C1(직업병 요관찰자)로 판정하고, 작업환경 측정결과 작업장 기준농도가 허용기준치 이하이고(소외 회사는 이전에 그와 같이 허용기준치 이하로 측정되었다) 요 중 NMF 농도가 정상범위 내에 드는 경우 C2(일반질병 요관찰자)나 D2(일반질병 유소견자)로 판정하기로 한 자체기준을 고려하여, 망인에 대하여 건강관리구분을 D1(직업병 유소견자)이 아닌 D2(일반질병 유소견자)로 판정하는 한편, 사후관리조치는 “6”항목(작업 전환)이나 “7”항목(근로제한 및 금지)이 아닌 “4”항목(근무 중 치료)으로 판정하였다.
한편, 업무적합성 여부 판정과 관련하여 망인의 건강관리구분에 대한 판정이 앞서 본 D2이었음에도 업무적합성 항목은 “가”(현재의 조건하에서 작업이 가능한 경우)로 표시하였다. ★병원은 2006. 3. 13. 위와 같은 판정결과를 소외 회사에 통보하면서 유선으로 망인에 대해 다시 내과진료 및 추가검사가 필요하다고 통보하였다.
(5) ◈◈◈은 2006. 4. 11. “배치 후 건강진단”을 받기 위하여 다시 내원한 망인에 대해 문진, 간기능검사 및 생물학적 노출지표검사(요 중 NMF 농도)를 실시하였는데, 망인의 간기능은 혈청 GOT 964(참고치 50 이하), 혈청 GPT 920(참고치 45 이하), 감마 GTP 428(참고치 남 77 이하)로 정상치를 훨씬 초과하여 매우 악화되어 있었고, 요 중 NMF 농도 역시 참고치를 훨씬 상회하는 276.1㎎/L(참고치 0~40㎎/L)로 측정되어 망인에 대하여 D1(직업병 유소견자)로 판정하고(반면에 문진란에는 N-S로 기재), 2006. 4. 13. ★병원의 소화기내과에서 진료를 받도록 한 후 같은 달 17. 위 소화기내과에 입원조치 하였으나, 망인은 같은 달 29. DMF 중독으로 인한 독성간염으로 사망하였다.
★병원이 보관하고 있는 망인에 대한 2006. 4. 11.자 건강진단개인표에는, 사업장 ‘◆◆’, 현 작업부서 ‘생산 6부’, 입사 연월일 및 현직 전입일 각 ‘2006. 2. 7.’, 현재 취급 화학물질 및 노출유해인자 ‘DMF’, 문진란에 '과거병력, 가족력, 업무기인성 각 N-S(특이소견 없음)' 등으로 기재되어 있다.
(6) 제1심 증인 □□□(한국산업안전공단 산업보건국장, 산업의학과 전문의)는 법정에서, “소량이라도 NMF가 검출되었다면 근로자가 이미 DMF에 노출된 것이다. NMF농도는 검사 당일 소변 채취시까지 DMF에 노출된 여부와 정도를 알려주는 것으로 간질환의 정도와는 관계없다. 의사가 환자를 진료할 때 물어보고(문진) 이상이 없으면 N-S라고 기재한다. 근로자가 이미 DMF에 노출되어 있다면 이는 배치 전 건강진단이라기보다 배치 후 1월 이내에 실시하는 건강진단에 더 부합된다. 배치 전 건강진단이라면 문제의 작업을 하지 않고 있다는 전제하에 시행하지만 의사는 문진으로 그 직력을 물어 보게 된다. 의사가 2006. 2. 27.자 건강진단을 배치 전 건강진단이라고 보았다면 NMF 검사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망인에 대한 검사 결과 혈청 GOT 179, 혈청 GPT 333, 감마 GTP 98이 나온 것은 중등도의 독성간염에 해당하므로, 통상 입원을 권유하여 그 원인을 규명하게 되는데 독성간염이라면 추가 손상을 막기 위해 원인물질을 제거한다. 배치 전에 건강하였던 근로자에게 중등도의 간장해가 있고 NMF 수치가 29로 나오면 D1(직업병 유소견자)로 판단하는 것이 적절하고, 이런 경우 업무적합성은 ‘나’ 또는 ‘다’로 판정해야지 ‘가’로 판정한 것은 명백한 잘못이다. 중등도의 간장해가 있는 근로자에 대한 올바른 사후관리 조치는 더 이상 원인물질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인데, ‘근무 중 치료’로 조치한 것은 명백한 잘못이다. 한 근로자에게 같은 날 시행한 같은 결과의 건강진단개인표 3부에 의사 3명의 이름이 적혀 있다면 그 중 2명은 실제 진단에 관여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2006. 4. 11.자 ‘배치 후 건강진단’은 배치 후 2월 3일이 지났으므로 적법한 배치 후 건강진단이라고 보기 어렵다. 역학조사를 해보니 2006. 4. 7. 망인에게 구토, 황달, 복부팽만이 나타나서 강서삼성병원 의사가 망인에게 즉시 간기능검사를 받고 입원하도록 권유하였다. 망인에 대한 2006. 4. 11.자 건강진단개인표 중 문진란에 N-S라고 기재되어 있다면 이는 허위기록이다. 전체 역학조사를 총괄한 책임자로서 이 사건의 진행과정을 쭉 살펴보면서 전문가로서 참담한 심정을 느꼈다. 망인과는 일면식도 없지만 원고측 의사들은 아끼고 사랑하는 후배들이다.
망인의 경우 여러 단계의 과정이 있었는데 ★병원이 한 단계라도 앞서 좀 더 노력하였다면 중국에 딸을 남겨두고 온 33세의 건강한 사람이 사망에까지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다.”라고 증언하였다.
라. 판단
(1) 관계 규정의 내용 등
㈎ 구 산업안전보건법(2006. 3. 24. 법률 제792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은 이를 가리킨다) 제43조 제3항, 제9항, 제15조의2는, 노동부장관이 특수건강진단기관에 대하여 그 지정을 취소하거나 6월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그 업무의 정지를 명할 수 있는 경우로서, 사위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지정을 받은 때(제15조의2 제1호), 지정요건에 미달하게 된 때(제2호), 지정받은 사항에 위반하여 업무를 행한 때(제3호), 기타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유에 해당하는 때’(제4호)를 들면서 위 제15조의2 제1호의 경우에는 반드시 그 지정을 취소하도록 규정하고, 법 시행령(2006. 9. 22. 대통령령 제196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2조의7은, 위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유에 해당하는 때’라 함은, 건강진단시 노동부령이 정한 검사항목을 누락시키거나 검사방법 및 실시절차를 준수하지 아니한 때(제1호), 건강진단 실시결과를 허위로 판정하거나 노동부령이 정하는 건강진단 개인표를 허위로 작성한 때(제4호) 등을 들고 있다.
법 시행규칙 제143조의2 제1항 [별표 20]은, 행정처분기준을 규정하면서, 이 사건 위법사항 중 ③,④와 관련하여 1차 위반시 업무정지 1월, 2차 위반시 업무정지 3월, 3차 위반시 업무정지 6월의 처분을, ②와 관련하여 1차 위반시 업무정지 6월, 2차 위반시 지정취소의 처분을, ①과 관련하여 1차 위반시 지정취소의 처분(위반행위가 2가지 이상인 때에는 그 중 중한 처분기준에 의한다)을 하도록 정하고 있다.
㈏ 법 시행규칙 제98조, 제99조 제3항은, DMF에 노출되는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는 배치 전 건강진단을 받아야 하고 배치 후 1월 이내에 첫 번째 특수건강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그 제100조 제5항은, 특수건강진단.배치 전 건강진단 및 수시건강진단의 검사항목을 필수검사항목과 선택검사항목으로 구분하는 한편, 그 세부검사항목을 [별표 13]에서 규정하고 있는데, 유해인자인 DMF와 관련하여 필수검사항목으로 직업력 및 노출력 조사, 과거병력조사, 자각증상조사, 임상진찰, 임상검사(혈액학적 검사, 요검사, 간기능검사), 생물학적 노출지표검사(요 중 NMF) 등이 열거되어 있으나 위 생물학적 노출지표검사는 당해 작업에 처음 배치되는 근로자에게는 실시하지 아니한다고 되어 있다.
㈐ 법 시행규칙의 위임에 따라 고시된 근로자건강진단 실시기준(이하 ‘실시기준’이라 한다) 제18조는, 배치 전 건강진단의 결과는 건강관리구분, 사후관리내용 및 업무수행적합 여부를 각각 구분하여 판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그 제18조 [별표 3]은, 건강관리구분 판정과 관련하여 직업성 질병의 소견을 보여 사후관리가 필요한 자(직업병 유소견자)는 D1로, 일반 질병의 소견을 보여 사후관리가 필요한 자(일반질병 유소견자)는 D2로 각 판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사후관리내용 판정과 관련하여 근무 중 치료의 경우는 “4”, 작업 전환의 경우는 “6”, 근로제한 및 금지의 경우는 “7”로 판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위 실시기준 같은 별표는 업무수행 적합 여부 판정과 관련하여 건강관리상 현재의 조건하에서 작업이 가능한 경우는 “가”, 일정한 조건하에서 현재의 작업이 가능한 경우는 “나”, 건강상 또는 근로조건상의 문제가 해결된 후 작업복귀가 가능한 경우는 “다”, 건강장해의 악화 또는 영구적인 장해의 발생이 우려되어 현재의 작업을 해서는 안 되는 경우는 “라”로 판정하도록 각 규정하고 있다.
㈑ 한편, 행정법규 위반에 대하여 가하는 제재조치는 행정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행정법규 위반이라는 객관적 사실에 착안하여 가하는 제재이므로 위반자의 의무 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반자에게 고의나 과실이 없다고 하더라도 부과될 수 있다(대법원 2003. 9. 2. 선고 2002두5177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의사가 진찰·치료 등의 의료행위를 함에 있어서는 사람의 생명·신체·건강을 관리하는 업무의 성질에 비추어 환자의 구체적인 증상이나 상황에 따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요구되는 최선의 조치를 취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2) 처분사유의 존부
★병원이 망인에 대한 특수건강진단을 실시함에 있어 이 사건 위법사항이 존재하였는지에 대하여 살피건대, 우선 망인에 대한 2006. 2. 27.자 건강진단이 배치 전 건강진단인지, 아니면 배치 후 건강진단인지에 관하여 양 당사자의 주장이 갈리고 견해가 다를 수 있지만 문진을 통하여 과거의 직력을 물어보는 점, 망인에 대한 2006. 2. 27.자 건강진단개인표에 현재 취급 화학물질 및 노출유해인자로 ‘DMF’가 명시되어 있는 점, ★병원이 망인에 대하여 NMF 검사를 실시한 점 등에 비추어 ‘배치 전’이라는 표시에도 불구하고 2006. 2. 27.자 건강진단은 실질적으로 배치 후 건강진단이라고 봄이 상당하고, 이상의 모든 사정에 비추어 보면 ★병원도 이를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넉넉히 추단된다.
앞서 본 바와 같이 ◈◈◈과 ▷▷▷는 2006. 3. 2. 망인의 간기능검사 결과 혈청 GOT 179, 혈청 GPT 333, 감마 GTP 98로 나와 정상치를 훨씬 웃도는 것을 확인하였고, 한편 같은 달 7. 망인에 대한 생물학적 노출지표검사(요 중 NMF 농도) 결과가 29.343㎎/L로 나온 것을 확인하고도 망인에 대하여 건강관리구분을 D2(일반질병 유소견자)로, 사후관리조치를 “4”항목(근무 중 치료)으로, 업무적합성 항목을 “가”(현재의 조건하에서 작업이 가능한 경우)로 각 판정하였다. 그 중 위 생물학적 노출지표검사(요 중 NMF 농도) 결과인 29.343㎎/L은 망인이 2006. 2. 27. 오전 중에만 DMF에 노출된데 기인한 수치로서(이는 제1심 증인 ▷▷▷도 인정하였다) 1일 전체로 환산하면 정상치를 상당히 초과하게 된다. 한편, ◈◈◈은 망인에 대하여 2006. 2. 27. 및 같은 해 4. 11. 각 건강진단을 실시함에 있어 문진란에 '과거병력, 업무기인성 각 N-S(특이소견 없음)'로 기재하였는바, 이는 문진을 제대로 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2006. 3. 7. 당시 망인의 건강상태는 중등도의 독성간염에 해당하므로, 통상 입원을 권유하여 그 원인을 규명하고 독성간염이라면 추가 손상을 막기 위해 원인물질을 제거하였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이 배치 전에 건강하였던 망인에게 중등도의 간장해가 있고 NMF 수치가 29(1일 환산 약 60)로 나온 이상, 건강관리구분은 D1(직업병 유소견자)로, 업무적합성은 ‘나’(일정한 조건하에서 현재의 작업이 가능한 경우) 또는 ‘다’(건강상 또는 근로조건상의 문제가 해결된 후 작업복귀가 가능한 경우)로, 사후관리조치는 ‘6’항목(작업 전환)이나 ‘7’항목(근로제한 및 금지)으로 각 판정하였어야 옳았을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위법사항 중 ①, ②가 존재하였음이 분명하다.
뿐만 아니라 법 시행규칙 제100조 제5항 [별표 13]에 의하면, 생물학적 노출지표검사(요 중 NMF 농도)를 시행함에 있어 작업의 종료시 요를 채취하여야 함에도 오전 작업만을 마친 13:00-14:00경에 요를 채취한 것은 검사방법을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서 이 사건 위법사항 중 ③이 존재하였음이 분명하고, 한편 ★병원은 2006. 3. 2. 망인의 간기능에 현저한 이상이 있음을 알고도 위 실시기준 제5조의2에서 요구하는 추가적인 선택검사(간기능 및 간염바이러스검사)를 실시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위법사항 중 ④가 존재하였음이 분명하다(이에 대하여 원고는 2006. 3. 2.경 ◆◆에 전화하여 망인이 추가적인 진료와 치료를 받도록 권유하였음에도 ◆◆측에서 불응하였다고 주장하나, 사정이 이러하다면 위 실시기준 제18조 [별표 3]에 따라 건강관리구분을 판정할 수 없는 근로자로 보아 "U"로 분류하여 사업주에게 통보하였어야 할 것이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망인에 대한 특수건강진단을 실시함에 있어 ★병원이 이 사건 위법사항을 모두 범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이에 대하여 원고는 고의가 없었으므로 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다투나, 행정법규 위반에 대하여 가하는 제재조치는 위반자에게 고의나 과실이 없다고 하더라도 부과될 수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위반자가 의사라고 하여 달리 볼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할 것인데, 오히려 ★병원 측에는 의사에게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현저히 해태한 잘못이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3) 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
원고측이 망인의 건강상태 등에 대해 소외 회사에 구두로 알린 점, 배치 전 건강진단의 경우 D1로 판정하게 되면 당해 근로자의 취업기회를 박탈하게 되므로 건강진단기관으로서는 그에 따라 입게 되는 근로자의 불이익도 고려하여야 하는 현실적인 어려움도 없지 아니한 점, ★병원이 특수건강진단기관으로 지정된 이후 이 사건 이전에는 법을 위반하여 제재를 받은 바가 없었던 점, 이 사건 처분으로 지정취소를 당하게 되면 특수건강진단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담당의사 및 직원과 그 가족의 생계가 위협받을 수 있는 점, 허위판정의 경우에도 처분 상대방의 고의 여부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감경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점 등 원고가 내세우는 모든 사정을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신체.건강을 다루는 의사로서는 환자의 구체적인 증상이나 상황에 따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요구되는 최선의 조치를 취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병원의 담당의사는 매우 부주의하고 형식적인 조치만 취하였으며, 그 결과 적절한 치료.관리를 받지 못한 환자가 사망에 이르는 매우 중대한 결과가 발생한 점, ★병원의 특수건강진단업무를 제외한 나머지 업무는 이 사건 처분으로 영향을 받지 않으므로 직원들은 배치전환 등을 통하여 다른 업무에 종사할 수도 있는 점, 특수건강진단제도는 열악한 환경에서 종사하는 유해물질 취급 근로자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사업주의 비용부담으로 실시하는 제도로서 의료기관의 허위.불실 판정시 근로자에게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유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예방할 공익상의 필요가 매우 큰 점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 신(재판장), 정은영, 성금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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