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경력사칭으로 해고된 근로자가 해고의 효력을 다투면서 회사에...
- 번호
- 2008고정52
- 일자
- 2008-07-21
해고된 근로자라도 상당한 기간 내에 그 해고의 효력을 다투고 있는 경우에는 해고의 효력이 확정될 때까지 최소한 조합원으로서의 지위는 상실하는 것이 아니라고 해석되므로, 피고인이 해고의 효력을 다투고 있는 중에 위 하청노조의 조합원으로서 그 활동에 참여하기 위하여 피해자 회사의 건조물에 들어간 위 행위는 출입할 수 있는 권한에 기한 것으로서 범죄를 구성한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 이○○
【검 사】 천○영
피고인은 무죄.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04. 5. 18.부터 피해자 ○○○○○ 주식회사(이하 ‘피해자 회사’라 한다)의 사내하청업체인 주식회사 ○○에서 근무하다가 2006. 8. 22. 취업규칙 위반으로 징계를 받고 해고되어, 더 이상 피해자 회사의 승낙 없이는 마음대로 출입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가. 2006. 8. 22. 07:40경 울산 동구 소재 피해자 회사 ○○문에 이르러, 유인물을 배포할 생각으로 피해자 회사로부터 승낙을 받지 아니하고 출근하는 근로자들 틈에 섞여서 안으로 들어가 피해자 회사가 관리하는 건조물에 침입하고,
나. 같은 달 24. 07:46경 위 ○○문에 이르러 부당해고를 당했다고 주장할 생각으로 피해자 회사로부터 승낙을 받지 아니하고 출근하는 근로자들 틈에 섞여서 안으로 들어가 피해자 회사가 관리하는 건조물에 침입하고,
다. 같은 달 31. 07:30경 위 ○○문에 이르러 이른바 ○○○ 촉구 선전전에 참여할 생각으로 피해자 회사로부터 승낙을 받지 아니하고 출근하는 근로자들 틈에 섞여서 안으로 들어가 피해자 회사가 관리하는 건조물에 침입하였다.
2.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
피고인과 변호인은, 피고인이 2006. 8. 21. 주식회사 ○○으로부터 해고통지를 받기는 하였으나, 당시 위 해고의 효력에 대하여 다투고 있었고 피해자 회사의 사업장 내에 위치한 전국○○노조의 조합원이자 ○○○○으로서 단체교섭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으므로,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의 건조물에 들어간 행위는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아니하거나 사회적으로 상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3. 판 단
가. 인정사실
피고인의 법정진술, 피고인에 대한 경찰피의자신문조서, 이○○, 허○, 남○○에 대한 각 경찰진술조서, 고소장, 이○○ 정문통제협조요청 공문 사본, 인사위원회 징계심의신청서 사본, 징계위원회 회의록, 재심징계위원회회의록, 사진 등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⑴ 피고인은 ○○대학교 ○○학과 학사과정을 졸업하였으나, 자신의 위 학력을 이력서에 기재하지 아니하고 고등학교 졸업 사실만을 기재하여 피해자 회사의 사내하청업체인 주식회사 ○○의 생산직 근로자로 지원하여 2002. 8. 27.경 주식회사 ○○의 근로자로 입사하였다.
⑵ 피고인은 2003. 8. 30. 피해자 회사의 사내하청업체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전국○○노동조합 ○○○○○사내하청지회의 ○○○○에 선임되어, 위 노조가 피해자의 회사 내부에서 행한 유인물 배포, 집회 등의 행위에 동참하고, 2006. 7. 20.경부터 피해자 회사 내에서 주식회사 ○○에게 단체교섭에 응하라는 내용으로 1인시위를 하거나, 피해자 회사의 허가 없이 피해자 회사의 ○○적치장 앞에서 작업통로를 막고 작업준비를 방해하면서 유인물배포 및 집회를 하여, 주식회사 ○○이 2006. 7. 26. 피해자 회사로부터 시정요구를 받게 되였다.
⑶ 이후 주식회사 ○○은 2006. 7.말경 피고인이 대학교 졸업자라는 사실을 확인한 뒤 2006. 8. 21.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피고인을 학력허위기재 및 복무규율 위반등의 이유로 2006. 8. 22.자로 징계해고하고, 같은 날 15:00경 피고인에게 이를 통보하는 한편, 피해자 회사에게 피고인의 해고사실을 알리면서 피해자 회사의 정문에서 피고인의 출입을 통제하여 줄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하였다.
⑷ 그러나 피고인은 위 해고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2006. 8. 22. 출근시간을 이용해 평소와 같이 피해자 회사의 정문을 통해 출근하는 다른 근로자들 틈에 섞여 출근을 한 다음, 피해자 회사의 관리 하에 있는 주식회사 ○○의 작업장에서 작업을 하거나 식당에 가서 “부당해고를 당했다”면서 근로자들에게 말을 하는 등과 같은 행위를 하면서 같은 날 17:00경까지 머물다가 퇴근하였다.
⑸ 또한 피고인은 2006. 8. 24.에도 위와 같은 방법으로 출근을 하여 주식회사 ○○의 탈의실이 있는 곳까지 들어갔다. 피고인은 위 탈의실 앞에서 주식회사 ○○의 ○○로 근무하는 남○○과 ○○으로 근무하는 공○○를 만나게 되었고, 위 남○○과 공○○가 피고인에게 “해고되었으니 작업장에 갈 수 없고, 출입증을 달라”고 요구하였으나, 피고인은 아직 주식회사 ○○에 재직 중인 상태이므로 출입증을 반납할 수 없다면서 위 요구에 응하지 아니하였고, 이에 피해자 회사의 ○○○○팀에서 출동한 직원들이 피고인을 승용차에 태워 피해자 회사의 ○○문 밖으로 나가게 하였다.
⑹ 한편, 피고인은 2006. 8. 25. 주식회사 ○○에 위 징계위원회의 결정에 대한 재심청구를 하였으나, 이에 따라 2006. 8. 29. 개최된 주식회사 ○○의 재심징계위원회에서도 징계해고 결정이 이루어졌다.
⑺ 피고인은 2006. 8. 31. 위와 같은 방법으로 출근을 하여 휴게실 등지에서 머물다가 같은 날 12:00경 위 노조가 하청업체들에 대하여 임금단체협상을 촉구하는 선전전을 하고 있는 피해자 회사의 ○○○식당에 들어가 선전전에 참여하였다가 바로 피해자 회사의 건조물 밖으로 나왔다.
⑻ 한편, 피고인은 2006. 11. 17.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여 2007. 1. 16. 주식회사 ○○의 해고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판정을 받았다. 이에 대하여 주식회사 ○○이 2007. 2. 21.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청구를 하였으나 2007. 7. 2. 위 재심청구가 기각되었고, 다시 서울행정법원 2007구합31560호로 위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취소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으나 2008. 4. 3. 위 청구 역시 기각되었다.
나. 판 단
⑴ 건조물침입죄에 해당하는지 여부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가 정당한 해고로 인정되지 아니하는 때에는, 근로자가 폭력적인 방법을 동원하여 명백하게 사용자의 의사에 반하는 방법으로 침입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가 평소 출입이 허용되는 사업장 안에 들어가는 행위가 건조물침입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 사건에서, 주식회사 ○○의 규모, 근로자들의 작업내용, 환경 및 피고인이 사칭한 학력의 내용 등 제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볼 때, 피고인의 경력사칭이 피고인이 학력을 사칭하지 아니하였다면 주식회사 ○○이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였거나 적어도 동일조건으로는 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였을 것이라는 인과관계가 건전한 상식에 비추어 인정될 수 있을 정도의 중대한 경력사칭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의 유인물배포 및 집회개최 등의 행위 역시 해고를 할 정도의 무거운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주식회사 ○○이 피고인에 대하여 위 징계사유들을 이유로 징계해고를 한 것은 징계의 정도가 너무 무거워서 징계권을 남용한 것으로서 피고인에 대한 해고는 부당해고로서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이고, 주식회사 ○○의 해고가 부당해고로 인정되는 이상 피고인이 주식회사 ○○의 근로자로서 평소 출입이 허용되는 피해자 회사의 건조물에 아무런 폭력적인 방법을 사용하지 아니하고 출근하는 근로자들 틈에 끼어서 들어간 행위는 건조물침입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단된다.
게다가 2006. 8. 31.자 건조물침입의 점은, 피고인이 위 하청노조의 임단협촉구 선전전에 참여하기 위하여 피해자 회사의 건조물에 들어갔다는 것인바,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3조 제4호에서 “해고의 효력을 다투고 있는 자를 근로자가 아닌 자로 해석하여서는 아니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해고된 근로자라도 상당한 기간 내에 그 해고의 효력을 다투고 있는 경우에는 해고의 효력이 확정될 때까지 최소한 조합원으로서의 지위는 상실하는 것이 아니라고 해석되므로, 피고인이 해고의 효력을 다투고 있는 중에 위 하청노조의 조합원으로서 그 활동에 참여하기 위하여 피해자 회사의 건조물에 들어간 위 행위는 출입할 수 있는 권한에 기한 것으로서 범죄를 구성한다고 할 수 없다.
⑵ 위법성의 조각
가사, 피고인의 행위가 건조물침입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2006. 8. 21. 해고통보를 받고서 위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평소와 같이 출근을 계속 하였고, 2006. 8. 25.에는 주식회사 ○○에 위 징계위원회의 결정에 대한 재심청구를 하고, 이에 따라 2006. 8. 29. 개최된 주식회사 ○○의 재심징계위원회에서의 징계해고 결정에 대하여도 부산노동지방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는 등 주식회사 ○○의 해고에 대하여 계속 다투고 있었던 점, 공소사실 기재의 각 행위 일시는 모두 피고인이 징계통보를 받은지 10일 내인 점, 피고인이 위와 같이 피해자 회사의 건조물에 들어갈 당시 물리적인 힘을 행사한다거나 폭력적인 방법을 동원하지 아니한 점 등의 제반 사정들에다가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가 근로자의 명백한 귀책사유 등에 기한 것으로서 근로자가 이를 다툴 만한 실익이 있다고 볼 여지가 전혀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지 아니한 이상 근로자로서는 그 해고의 효력을 다툴 수 있다고 할 것이고 이를 다투는 과정 내에서의 근로자의 행위가 위법한지 여부를 평가함에 있어서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여야 할 것으로 판단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때, 피고인의 행위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판단된다.
4. 결 론
따라서, 피고인의 위 각 행위는 범죄로 되지 아니하거나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이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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