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서울메트로 '서비스지원단' 전직명령의 효력...
- 번호
- 2008카합1525
- 일자
- 2008-10-27
서울메트로의 '서비스지원단'이 퇴출후보군에 포함된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어도 비선호 보직으로 선별 발령받은 데 따른 신청인들 개개인의 생활상 피해가 충분히 예상되는 점은 있으나, 한편 신청인들의 서비스지원단 근무로 인한 임금상의 손해는 없거나 경미하고, 매 3개월마다 평가를 통하여 원 소속으로 복귀하는 제도가 마련되어 있으며, 나아가 피신청인은 누적적자가 약 5조 2,828억 원에 이르는 만성적인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데 국가고객만족지수 조사에서도 동종업계 서비스경쟁력이 최하위로 평가되었으며, 회사측이 조직개편안에 대하여 노동조합 측과 수차례 협의를 시도하는 등의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전직명령의 전제로서 피신청인이 추진하는 조직개편 자체의 업무상 필요성은 인정되고, 그로 인하여 신청인들의 입게 된 임금상 불이익은 그다지 크지 않으며, 근로자측과의 사전협의 기회가 제공되었다고 볼 것이어서, '서비스지원단'으로의 전직명령이 정당한 이유가 없거나 인사권의 남용으로서 일률적으로 무효라고 판단하기는 어렵고, 다만 그 구체적인 업무상 필요성과 관련하여 피신청인이 전직 대상자들을 선정함에 있어 객관적이고 납득할 만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지 여부에 따라 이 사건 전직명령의 효력 유무가 결정되는바, 그 사유 중 '근무부적응'은 전직명령의 근거가 되기 어렵다.
【신 청 인】 별지 신청인 목록 기재와 같다. (총 35명)
【피신청인】 서울메트로
1. 신청인 ○○○ 등 21명이 피신청인을 위하여 각 금 오백만(5,000,000) 원을 공탁하거나 위 금액을 보험금액으로 하는 지급보증위탁계약 체결문서를 제출하는 것을 조건으로,
위 신청인 21명은 각 피신청인의 서비스지원단에 근무할 근로계약상의 의무가 없음을 임시로 정한다.
2. 신청인 △△△ 등 14명의 신청을 각 기각한다.
【신청취지】
신청인들은 각 피신청인의 서비스지원단에 근무할 근로계약상의 의무가 없음을 임시로 정한다.
1. 사안의 개요
기록에 의하면 다음의 각 사실이 소명된다.
가. 피신청인은 서울지하철 제1 내지 4호선의 운영을 담당하는 지방공기업이고, 신청인들은 피신청인 소속 근로자들이다.
나. 2008. 3. 26. 개최된 피신청인의 이사회에서는, 현업조직을 기존의 1본부 2센터 43사무소 2팀 체제에서 1원 2단 2소 18사업소 9센터로 개편하고, 정원을 10,284명에서 9,880명으로 감축하며, 직급체계 및 직렬체계를 단순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직제규정개정안을 의결하였고, 위 개정직제규정에 수반한 조직개편의 일환으로 서비스본부 산하에 질서계도, 승객안전관리, 환경순찰, 역사 시설점검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서비스지원단이 신설되었으며, 피신청인은 2008. 5. 7.에 이르러 신청인들에게 위와 같이 신설된 서비스지원단에서의 근무를 명하는 전직명령(이하 ‘이 사건 전직명령’이라 한다)을 내렸다.
다. 피신청인은 위와 같이 서비스지원단을 신설하면서 ‘분야별 업무처리능력과 조직관리 경험이 풍부한 장기근속자’와 ‘근무불성실 및 장기휴직 등으로 업무수행이 어려운 직원의 선별 배치’를 그 배치기준으로 밝힌 바 있고, 피신청인이 들고 있는 이 사건 전직명령의 세부사유는 무단이석, 근무부적응, 장기휴직, 최하위(‘가’) 근무평정, 상습병가로 분류된다.
2. 신청원인의 요지
신청인들은, ① 정원감축 및 서비스지원단 신설을 골자로 함으로써 이 사건 전직명령의 전제가 된 위 직제규정개정 내지 조직개편작업이 노동조합과의 사전협의 없이 이루어진 것으로, 229명의 인력증원을 못박고, 조합원의 노동조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제규정을 제정 또는 개폐하고자 할 경우 사전에 조합과 협의하며 조합원의 노동조건을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조합의 동의를 얻도록 함은 물론, 조직개폐와 그에 따른 조합원의 감원 및 인사계획이 있을 때는 사전에 조합과 협의하고 강제퇴출을 전제로 한 구조조정을 실시하지 아니하기로 한 단체협약에 정면으로 위배되어 무효인 이상, 이 사건 전직명령 역시 무효로 보아야 할 뿐만 아니라, ② 신청인들 개개인에 대한 구체적인 업무평가 없이 임의로 퇴출후보군을 선별한 것으로 업무상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고, 그 처분과정에서 신청인들과의 협의 등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신청인들이 퇴출후보로 낙인찍힌 데 따른 막대한 생활상.정신상 피해를 입게 된 점에서도 이 사건 전직명령은 정당한 이유 없는 인사권의 남용으로서 무효라고 주장하며, 신청취지 기재와 같이 그 효력정지를 구한다.
3. 판단
가. 단체협약 위반 등 주장에 대한 판단
먼저, 직제규정개정의 위법성 내지 단체협약 위반에 따른 이 사건 전직명령의 무효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신청인들 주장과 같이 위 직제규정개정 과정에 노동조합 측의 참여가 없었던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으나, 한편 근로조건이라 함은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관계에서 임금.근로시간.후생.해고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하여 정한 조건을 말하는 것으로, 피신청인의 직제규정에서 규정한 정원표는 근로관계를 직접 규율하는 내용이 아니라 근로자들의 적정한 운용과 배치를 위한 기준으로 삼기 위하여 각 부서별 직급별로 배치할 정원의 기준을 일단 정해둔 것에 불과하여 이는 근로조건에 해당하지 않는다 할 것이니(대법원 1992. 6. 23. 선고 91다1921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전직명령에 앞서 직제규정개정을 통하여 정원을 감축하였다고 하여 그 자체로 신청인들의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는 없는 점, 부서.조직의 통폐합 등 구조조정의 실시 여부는 경영주체의 고도의 경영상 결단에 속하는 사항으로서 이는 원칙적으로 단체교섭의 대상으로 볼 수 없는 것인바(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1도3380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신청인은 조직개폐를 노동조합과의 협의사항으로 규정한 단체협약 규정에 따라 2008. 2. 5.부터 2008. 4. 8.까지 노동조합 측에 조직개편안을 통지한 가운데 9차례에 걸쳐 협의 내지 의견개진을 요구하였으나 노동조합측은 초기에는 집행부 교체에 따른 인수인계 기간임을 이유로 이에 응하지 않다가 2008. 4. 4.에 이르러서는 일부교섭권의 공공운수연맹 위임을 이유로 교섭불가 입장을 천명함으로써 논의 자체를 거절한 사실이 소명되는 점, 또한 기록에 의하면 피신청인의 개정 전 직제규정에서도 ‘한시적인 특정업무 수행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사장이 정하는 바에 따라 정원의 범위 내에서 임시조직을 둘 수 있다’는 조항을 두었고(제12조 제3항) 실제로 피신청인은 위 규정을 근거로 서비스지원단 운영방침을 기안한 사실이 소명되어 서비스지원단 신설이 반드시 신청인들이 문제 삼는 직제규정개정에 기인하였다고 볼 수는 없는 점, 나아가 소갑 제3호증의 1, 2을 비롯하여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피신청인 추진하고 있는 조직개편이 강제퇴출을 전제로 한 구조조정의 일환이라고 단정하기에 부족한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단체협약 위배 등의 사유를 들어 이 사건 전직명령이 일률적으로 무효라는 신청인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정당한 이유 없는 인사권 남용 주장에 대한 판단
(1) 판단의 기준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 할 수 없고,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전보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그 전보처분 등의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4. 11. 선고 99두2963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비록 퇴출후보군에 포함된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어도 비선호 보직으로 선별 발령받은 데 따른 신청인들 개개인의 생활상 피해가 충분히 예상되는 점은 있으나, 한편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신청인들의 서비스지원단 근무로 인한 임금상의 손해는 없거나 경미하고, 매 3개월마다 평가를 통하여 원 소속으로 복귀하는 제도가 마련되어 있으며, 나아가 피신청인은 누적적자가 약 5조 2,828억 원에 이르는 만성적인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2006. 11. 건설교통부가 실시한 전국도시철도 운영기관에 대한 고객만족도 조사는 물론 2007년 실시된 국가고객만족지수 조사에서도 동종업계 서비스경쟁력이 최하위로 평가되었는데, 피신청인 조직의 경직성이 위와 같은 경영난과 고객불만족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음을 알 수 있고, 피신청인이 서비스지원단 신설을 포함한 조직개편안에 대하여 노동조합 측과 수차례 협의를 시도하였으나 거부당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렇다면 이 사건 전직명령의 전제로서 피신청인이 추진하는 조직개편 자체의 업무상 필요성은 인정되고, 그로 인하여 신청인들의 입게 된 임금상 불이익은 그다지 크지 않으며, 근로자측과의 사전협의 기회가 제공되었다고 봄이 상당한 이상, 이 사건 전직명령이 정당한 이유가 없거나 인사권의 남용으로서 일률적으로 무효라고 판단하기는 어렵고, 다만 그 구체적인 업무상 필요성과 관련하여 피신청인이 전직 대상자들을 선정함에 있어 객관적이고 납득할 만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지 여부에 따라 이 사건 전직명령의 효력 유무가 결정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2) 개별 판단
기록에 의하면 신청인 일부는 최근 2년간 15회 이상 근무지를 무단이탈하거나, 승무사무소 차장으로 근무할 당시 직속상관인 수석지도차장으로부터 근무 중 음주경력, 상습적인 병가 사용 및 조퇴 등에 따른 성실의무 결여 내지 복무질서 위반을 이유로 최하위인 ‘가’ 등급의 근무평정을 받은 사실이 소명되는바, 피신청인이 이러한 근무태도를 근거로 삼아 위 신청인들을 서비스지원단에 배치한 것을 인사권의 남용으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된다{위 신청인들은, 무단이석의 경우 대부분 노동조합 활동을 위한 것으로 사측도 이를 용인하는 관행이 있었다거나 무단이석자나 최하위 근무평정자가 자신들 뿐만이 아니었는데도 피신청인이 자의적으로 전직대상자를 선별하였다고 주장하나,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노동조합 활동을 위한 무단이석을 용인하는 관행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오히려 피신청인이 이를 문제 삼아 자료를 축적하여 온 것으로 보인다), 피신청인이 위와 같이 객관적인 근무평가 자료에 기초한 가용인원들 중에서 부서별 인력수급상황 등을 감안하여 전직인원을 선별하는 것을 두고 재량의 한계를 벗어난 자의적 인사권의 행사라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니,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반면, 피신청인이 신청인 일부에 대한 전직명령 사유로 삼은 이른바 ‘근무부적응’은 그 개념조차 모호한데다가, 근무부적응 평가의 근거로 제출된 자료들(소을 제10호증의 1 내지 23) 역시 추상적이고 주관적인 내용에 불과하여 도저히 전직대상자 선별을 정당화할 근거로 사용될 수 없으니, 위 신청인들에 대한 전직명령은 자의적인 인사권의 남용으로서 무효라고 판단된다. 또한, 피신청인은 신청인 ---의 전직사유로 상습병가를 들고 있는데, 위 신청인이 2006. 5.부터 2008. 1.까지 총 34회에 걸쳐 52일간의 병가를 사용한 사실은 소명되나, 한편 기록에 의하면 이는 피신청인의 취업규칙에서 보장한 연 30일 범위 내에서의 병가사용임을 알 수 있는바, 근로자의 개별 근무여건이나 건강상태에 대한 고려 없이 취업규칙에 보장된 범위 내의 병가사용을 전직배치의 기준으로 삼은 것은 합리적인 인사권 행사라고 볼 수 없으니, 위 신청인에 대한 전직명령 역시 무효라고 판단된다.
끝으로 신청인 일부에 대한 전직명령에 관하여 보건대, 각 휴직기간 중에 있음을 알 수 있는데, 피신청인은 위 신청인들이 실제 근무는 하지 않으면서 현원으로 인정됨에 따라 일반부서 내지는 현장에 배치하는 경우 동료직원들의 업무부담만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므로 일단 서비스지원단에 배치한 것으로 현업 복귀시 원 소속으로 복직시킬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는 이상, 위 신청인들에 대한 전직명령의 경우 그 유무효를 떠나 현 단계에서 그 효력을 정지시킬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신청인 중 21명의 신청은 각 이유 있어 담보제공을 조건으로 인용하고, 신청인 중 14명의 신청은 각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판사 이동명(재판장), 이흥주, 이국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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