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노조원에 대한‘무기정권’, 과중한 징계일 가능성을 인정한 ...
- 번호
- 2008카합89
- 일자
- 2008-05-13
정권처분의 경우 신청인들이 조합원으로서 가지는 일체의 권리(발언권, 결의권, 선거권, 피선거권을 포함하여 지부의 모든 활동에 참여하는 권리 등)를 박탈함으로써 그 권익을 침해하는 정도가 매우 큰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징계처분 의결기관으로서는 징계양정을 결정함에 있어서 신중하고도 합리적인 판단으로 지나친 권익 침해가 발생되지 않도록 주의할 것이 요구된다.
본 사건의 경우 신청인들의 각 비행사실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해당 비행사실의 정도에 비하여 이 사건 정권처분으로 인한 권익 침해의 정도가 지나치게 큰 점에 비추어 각 징계처분이 적정하게 내려진 것으로 보기 어렵다.
【신청인(채권자)】 1. 김○○, 2. 이○○
【피신청인(채무자)】 자동차노동조합연맹 충북지역노동조합 ○○고속지부
1. 채무자가 2007. 8. 1. 결의한 채권자 김○○에 대한 무기정권의 징계결정과 같은 해 12. 26. 결의한 채권자 이○○에 대한 유기정권 2년의 징계결정은 위 징계결의취소 소송의 판결 확정시까지 각 그 효력을 정지한다.
2. 소송비용은 채무자가 부담한다.
1. 기초사실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기록에 나타난 소명자료 및 심문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가. 채권자 김○○는 2007. 6. 21.경 채무자 조합사무실에서 채무자 지부장인 천○○에게 신청외 ○○고속 회사로부터 받은 인사발령의 부당성을 얘기하던 중 흥분하여 “씨발, 왜 내 얘기를 들어주지 않느냐!”, “때릴 거면 어디 쳐봐라, 임마!” 등의 욕설을 하였다.
나. 채무자는 2007. 8. 1. 채무자 운영위원회 회의실에서 운영위원회를 열고, ‘채권자 김○○가 폭언 등으로 노동조합의 위계질서를 문란케 하였다.’는 사유로 징계에 회부.의결하여 무기정권의 징계처분을 하였다.
다. 채권자 이○○는 2007. 12. 7.경 위 ○○고속 회사가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의 ‘사원전용 게시판’에 실명으로 “채무자 지부장 등이 회사측과 체결한 임금인상의 결과가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고, 나아가 임금인상과 관련하여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내용들로 조합원들을 현혹시키고 있다.”는 취지의 글을 게재하였다.
라. 채무자는 2007. 12. 26. 채무자 운영위원회 회의실에서 운영위원회를 열고, ‘채권자 이○○가 허위사실 유포 등으로 노동조합의 위계질서를 문란케 하였다.’는 사유로 징계에 회부.의결하여 유기정권 2년의 징계처분을 하였다.
2. 당사자들의 주장 및 이에 대한 판단
가. 주장
(1) 채권자들의 주장
(가) 채권자 김○○는, 채무자 지부장에게 인사발령의 부당성을 얘기하면서 조합 차원에서 대응해 구제해줄 것을 부탁하였으나 6개월이 지나도록 어떠한 구제도 받지 못해 억울한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 2007. 6. 21.경 채무자 지부장을 만난 자리에서 이에 관한 항의를 하다가 흥분하여 욕설이 나온 것일 뿐이다. 설령 채권자의 위 행위가 징계사유에 해당된다 하더라도 채무자가 선택한 징계의 정도가 채권자의 비행에 비하여 지나치게 과중하다.
(나) 채권자 이○○는, 채무자 지부장이 행한 임금협상의 결과에 실망하여 앞으로 좀 더 분발해줄 것을 부탁하는 취지에서 실명으로 위와 같은 내용의 글을 게재한 것일 뿐 조합원을 선동하려는 등의 다른 의도는 없었다. 오히려 채무자 지부장이 차기선거를 의식하여 본인에게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조합원들을 선거에서 배제시키고자 지나치게 과중한 징계처분을 한 것이다.
(2) 채무자의 주장
이에 대하여 채무자는 ① 채권자 김○○의 경우, 채무자 지부장에게 여러 조합원이 있는 곳에서 폭언과 욕설을 하여 지부장의 인격권을 침해하고 명예를 훼손하는 등으로 노동조합의 위계질서를 문란케 하였으므로, 이에 관하여 의결된 위 무기정권의 징계처분은 적정하고, ② 채권자 이○○의 경우, 위 사원전용 게시판에 올린 글은 정당한 의견 개진이나 토론을 위한 것이 아니라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조합원들과 지부장을 이간질하기 위한 것이므로, 이에 관하여 의결된 유기정권 2년의 처분 역시 적정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나. 징계와 관련된 채무자의 관련 규정
■ 지부운영규정
제12조(권리)
조합원은 다음 각 호의 권리가 있다.
1. 지부에 대하여 동등한 발언권, 결의권, 선거권, 피선거권
2. 지부의 모든 활동에 참여하는 권리
3. 균등한 대우를 받을 권리
4. 규정이 정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으며 규정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그 권리를 제한받지 않을 권리
5. 조합의 시설과 조합이 행한 사업으로 혜택을 균등하게 받을 권리
단, 규정이 정한 조합비를 어떠한 이유라도 납부하지 않은 조합원에 대해서는 권리를 제한한다.
제57조(징계)
지부는 임원 및 조합원이 해당하였을 시는 소정의 절차에 의거 징계한다.
2. 조합원
1) 조합원은 선언, 강령, 규약 및 규율을 위반 하였을 때
2) 조합비를 3개월 이상 납부하지 않을 시
3) 정당한 결의 및 지시사항을 불복한 자
4) 각종 회의진행의 방해 및 폭행, 폭언, 기물파괴, 허위사실 유포 등으로 조직을 혼란케 한자
5) 자기 업무에 불충한 자
6) 지부체계를 문란케 한 자
7) 사회적으로 수치스러운 행위를 한 자
8) 공중질서를 준수치 않아 물의를 일으킨 자
9) 신문, 방송, 유인물을 이용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지부의 명예를 훼손한 자
10) 쟁의기간 중 사용자 편에서 이적행위를 자행한 자
11) 제3자들과 제휴하여 업무방해 및 조직을 혼란케 한 자
12) 대표자의 사전 승인 없이 유인물을 사업장에 게첨 및 배포한 자
13) 대표자의 사전 승인 없이 허위사실을 진실인양 왜곡하여 조합원들에게 서명 날일을 받은 자
14) 선거관리 규정의 선거 금지사항을 위반한 자
15) 지부 외 다른 조직에 가입을 한 자
16) 기타 조합원 본분에 위배하여 고의로 중대한 과오를 범한 자
제58조(징계구분)
1. 경고
2. 정권(유기, 무기)
3. 제명
다. 판단
(1) 위 지부운영규정에서 구분하고 있는 징계의 종류 및 효과를 살펴보면, 정권의 경우 유기정권과 무기정권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유기정권은 기한을 정하고 무기정권은 기한을 정하지 않은 채 지부운영규정 제12조에서 정하고 있는 조합원으로서의 모든 권리를 박탈하는 처분이다. 이러한 징계상의 효과와 위 인정사실 및 증거들을 종합하여 판단해볼 때, 채권자들에게 내려진 이 사건 징계처분이 적정한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가) 먼저 채권자 김○○의 경우, 조합사무실에서 채무자 지부장에게 흥분하여 “임마!” 등 욕설을 한 사실은 인정되나, 당시 채권자는 부당하게 받은 인사발령이 시정되지 않고 있는 것에 억울함을 느끼고 흥분하여 위와 같은 욕설을 내뱉은 것일 뿐, 채무자 노동조합의 위계질서를 문란케 하려는 어떤 다른 의도가 있어 보이지는 않는 점, 무기정권은 기한도 정하지 않은 채 조합원으로서 행사할 수 있는 모든 권리를 박탈하는 처분으로서 조합원이 가지는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중대한 처분인 점 등에 비추어 채권자에게 내려진 이 사건 처분은 적정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나) 다음 채권자 이○○의 경우, 위 사원전용 게시판에 올린 글의 내용이 대부분 채무자의 활동을 비판하는 것이고, 다른 조합원들에게 오해를 가지게 할 수 있는 것도 포함하고 있으나, 위 사원전용 게시판을 운영하는 기본적 취지가 구성원들의 건설적 의견을 수렴.반영하여 발전적으로 회사 및 조합을 운영하고, 구성원들의 복리를 증진시키기 위함인 점, 위 글의 내용을 살펴보더라도 채무자가 이전에 행한 임금협상의 결과에 대해 채권자가 주관적 소신을 가지고 비판한 것이 대부분이고, 달리 허위사실들을 적시하여 조합질서를 문란케 하려는 의도까지 있는 것으로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채권자에게 내려진 유기정권 2년의 처분 역시 적정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2) 또한, 채권자들이 무기 및 유기정권의 징계를 받음으로 인해 차기선거 등에서 선거권, 피선거권 등 조합원으로서 일체의 권리행사에 제약을 받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보면 이 사건 가처분신청은 그 보전의 필요성도 인정된다.
3. 결론
그렇다면, 채권자들의 이 사건 가처분신청은 그 피보전권리와 보전의 필요성이 소명되어 이유 있으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판사 어수용(재판장), 하태헌, 황성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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