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조종실 내에 개그맨을 무단 탑승시켜 비행기를 운항한 조종사...

번호
2009가합22809
일자
2011-03-07

【원 고】 최○○

【피 고】 주식회사 ○○항공

【변론종결】 2010. 10. 1.

1. 피고가 원고에게 한 2009. 1. 7.자 권고사직 및 2009. 2. 9.자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44,831,255원 및 이에 대하여 2009. 9. 10.부터 2009. 10. 26.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과 2009. 9. 10.부터 원고가 복직할 때까지 매월 6,404,465원씩을 지급하라.

3.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1. 기초사실

가. 당사자 지위

피고는 상시 근로자 350여 명을 고용하여 국내외항공운송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06. 3. 30. 피고에 입사하여 운항본부 운항승무팀 기장으로 근무한 사람이다.

나. 원고의 비행근무중 행위

(1) 2008. 10. 30. 7C 121편 및 7C 122편 비행근무중 행위

(가) 원고는 2008. 10. 30. 7C 121편(김포공항발 ○○공항행) 및 7C 122편(○○공항발 김포공항행) 항공기의 기장으로 비행근무를 하면서 조종사 모자와 재킷을 착용하지 아니한 채 위 각 항공기에 탑승하여 이를 운항하였다.

(나) 원고는 2008. 10. 30. 19:20경 ○○공항에 머무르던 7C 122편 항공기 조종실(cockpit) 내에서 위 항공기의 이륙준비를 하던 중 승객 3명이 이륙예정시각보다 5분 정도 늦게 버스를 타고 도착하여 탑승용 사다리를 오르기 시작하자, 조종실 출입문을 열고 객실사무장을 불러 “사무장! 지금 들어오는 세 사람한테는 음료서비스 하지 마!”라고 소리쳤다. 이에 객실사무장이 원고에게 무슨 일이냐고 묻자, 원고는 “늦게 오면서 웃으면서 들어오잖아”라고 언성을 높였다.

(2) 2008. 11. 7. 7C 110편 비행근무중 행위

원고는 2008. 11. 7. 7C 110편(○○공항발 김포공항행) 항공기의 기장으로 비행근무를 하면서 승객인 개그맨 김○○를 조종실에 탑승시킨 채 ○○공항에서 김포공항까지 위 항공기를 운항하였다.

다. 피고의 원고에 대한 징계처분

(1) 피고는 2009. 1. 7.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징계사유로 비행정지 및 권고사직 처분을 하되, 2009. 1. 7.부터 30일 내에 사직하지 않을 경우 징계해고하기로 의결하고, 같은 날 원고에게 위 징계의결내용을 통보하면서 비행정지 및 권고사직 처분을 하였다.

(가) 항공안전의무 위반

① 원고는 승객(연예인)을 무단으로 조종실에 출입시켰다.

② 원고는 복장(모자, 재킷 등)을 임의로 탈의하여 규정을 위반하였다.

(나) 고객서비스의무 위반

- 원고는 2008. 10. 30. 7C 122편 항공기에 탑승한 승객들에게 “음료서비스를 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등 기장으로서 해서는 안 되는 언동을 하였다.

(다) 직원보호의무 위반

① 원고는 2008. 5.경 여성 객실승무원(부사무장) 김○○에게 인격모독 및 성희롱의 소지가 있는 발언을 하였다.

② 원고는 2008. 8.경 여성 객실승무원 김○○이 항공기 운항중 정상적인 기내방송을 하였음에도 이를 질책하여 김○○으로 하여금 피고에서 자진하여 퇴사하도록 하였다.

(2) 원고는 위 징계처분에 불복하여 2009. 1. 12. 피고 인사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피고 인사위원회는 2009. 1. 14. ‘재심 여부는 피고 인사위원회의 위원장이 결정한다’는 이유로 재심 없음 결정을 하였다.

(3) 원고가 2009. 1. 7.부터 30일이 경과하도록 피고에 사직서를 제출하지 아니하자, 피고는 위 2009. 1. 7.자 징계의결에 따라 2009. 2. 9. 원고를 해고하였다.

라. 관계규정

이 사건과 관련된 법령 및 피고 취업규칙 등의 내용은 별지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제1호증, 갑제2, 3호증의 각 1, 2, 갑제4, 11호증, 을제1호증, 을제2호증의 1 내지 4, 을제3호증의 1 내지 3, 을제4, 5, 7, 9, 14, 17, 18호증의 각 기재, 증인 임○○, 이○○의 각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2. 권고사직 및 해고 무효확인청구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의 주장

피고가 2009. 1. 7.자 권고사직 및 2009. 2. 9.자 해고의 사유로 삼은 위 1. 다.의 (1)항 기재 각 징계사유 중 대부분은 실제로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설령 일부 징계사유가 존재한다 하더라도 이 사건 권고사직 및 해고는 징계에 있어서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무효이다.

(2) 피고의 주장

원고에게는 위 1. 다.의 (1)항 기재 각 징계사유가 존재하고, 2009. 1. 7.자 권고사직 및 2009. 2. 9.자 해고는 징계에 관한 재량권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적법.유효하다.

나. 판단

(1) 2009. 1. 7.자 권고사직 및 2009. 2. 9.자 해고의 상호관계

(가) 징계의 종류로서 징계해고와 권고사직 등이 있고 권고사직은 권고로 사직원을 제출케 하여 퇴직조치하되 1개월 이내에 사직원을 제출하지 않은 경우에는 징계해고조치한다고 되어 있는 경우 징계조치로서의 권고사직과 이에 따른 자동징계해고는 권고사직조치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사직원을 제출하여 퇴직조치되지 아니함을 조건으로 하여 효력을 발생하는 징계해고이거나 서로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것으로서 1개의 징계조치로 볼 것이지, 권고사직조치가 징계해고를 하기 위한 전단계의 독립된 단순한 절차라고 볼 것은 아니므로, 권고사직 및 이에 따른 해고의 무효확인을 청구하는 것은 이와 같이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하나의 징계조치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것이므로 그 소송의 적부도 이를 하나의 징계조치로서 파악하여 판단하여야지 권고사직조치부분을 자동징계해고의 효력발생과 따로 떼어서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1991. 11. 26. 선고 91다22070 판결 참조).

(나) 돌이켜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비록 ‘권고사직’이 피고 취업규칙 제65조에서 정한 징계의 종류에 포함되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피고의 2009. 1. 7.자 징계의결 및 그에 기초하여 같은 날 행하여진 권고사직처분은 ‘권고로 사직원을 제출하게 하여 퇴직조치하되, 2009. 1. 7.부터 30일 내에 사직원을 제출하지 않을 경우 징계해고한다’는 의미임이 분명하고, 원고가 위 기간 내에 사직원을 제출하지 아니하자 피고는 위 징계의결에 따라 원고를 징계해고하였으므로, 피고의 2009. 1. 7.자 권고사직과 2009. 2. 9.자 해고는 서로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1개의 징계처분에 해당한다.

(다) 따라서, 이하에서는 피고의 2009. 1. 7.자 권고사직과 2009. 2. 9.자 해고를 통틀어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 하고, 이를 하나의 징계처분으로 보아 그 무효 여부를 판단하기로 한다.

(2) 징계사유의 존재 여부에 관한 판단

(가) 항공안전의무 위반 부분

1) 먼저 원고가 2008. 11. 7. 승객을 무단으로 조종실에 출입시킨 행위에 관하여 본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구 항공법(2009. 6. 9. 법률 제978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항공법’이라 한다) 제74조의2의 위임에 따라 고시된 구 운항기술기준(2009. 6. 11. 국토해양부고시 제2009-35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운항기술기준’이라 한다) 8.4.3.2 가.항에서는 ‘항공기의 조종실 출입은 임무중인 승무원, 소정의 증명 내지 권한을 갖는 정부 관계자 및 소정의 절차에 따라 허가를 받은 자로 제한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나.항에서는 ‘기장은 조종실 출입을 허가하기 전에 조종실 출입 허가가 항공기 운항에 지장을 주거나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지 여부 및 조종실에 탑승하는 사람이 안전절차를 숙지하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피고 운항일반교범 7.2의 2. 나.항에서는 ‘해당 편 승무원 또는 피고 운항본부로부터 조종실 출입인가를 받은 자가 아니면 비행 중 조종실에 출입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고, 위 교범 7.2의 3. 나.항에서는 ‘조종실 출입은 해당 편 승무원과 운항본부로부터 출입허가를 사전에 득한 자에 한한다’고 규정하면서 주변감시, 신분확인, 신체 등 검색, 인터폰을 통한 조종실 내부와의 사전 연락 등 엄격한 조종실 출입절차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피고의 7C 110편 항공기 기장으로 비행근무를 하는 원고로서는 위와같은 관계법령 및 피고 운항일반교범에 따라 위 7C 110편 항공기의 승무원과 피고 운항본부로부터 조종실 출입인가를 받은 자 외에는 조종실에 출입하지 못하도록 하여야 함에도, 사전에 피고 운항본부로부터 조종실 출입인가를 받지 않은 승객인 김○○를 조종실에 탑승시킨 채 위 항공기를 운항하였으므로,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는 피고 취업규칙 제67조 제1호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2) 다음으로 원고가 2008. 10. 30. 조종사 모자 및 재킷을 착용하지 아니한 채 비행근무를 한 점에 관하여 본다.

먼저 조종사 모자를 착용하지 아니한 점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 운항일반교범 5.14에서 ‘모든 비행업무(시험비행, 훈련비행, Ferry 비행 포함)에 임하는 승무원은 반드시 정해진 제복을 착용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고, 을제1호증의 기재, 증인 김○○, 임○○의 각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조종사 모자는 피고 운항본부 운항훈련팀으로부터 재킷 등과 함께 조종사에게 지급되는 품목에 해당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7C 121편 및 7C 122편 항공기의 기장으로 비행근무에 임하는 원고로서는 항공기 탑승.하기 및 이를 위한 공항내 이동시에 피고의 제복인 조종사 모자를 착용하여야 함에도, 위 7C 121편에 탑승하기 위하여 이동할 때부터 위 각 항공기의 비행근무를 마치고 위 7C 122편에서 내려 이동할 때까지 조종사 모자를 착용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는 피고 취업규칙 제67조 제1호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다음으로 조종사 재킷을 착용하지 아니한 점에 관하여 보건대, 조종사 재킷이 피고 운항일반교범 5.14에서 말하는 ‘제복’에 해당함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한편 갑 제6호증, 을제4, 18호증의 각 기재, 증인 임○○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가 2008. 9. 5.경 피고 운항승무팀, 운항표준팀, 운항훈련팀, 운항기술팀 소속 전 직원에게 ‘2008. 10. 1.부터 2008. 10. 30.까지 와이셔츠 긴팔 또는 재킷 착용(단, 재킷 착용시는 기장.부기장 모두 통일)’이라는 내용이 담긴 유니폼 혼착 공지를 한 사실, 원고가 2008. 10. 30. 7C 121편 및 7C 122편 항공기 운항을 위한 합동브리핑을 할 당시 부기장인 임○○에게 ‘조종사 모자와 재킷을 착용하지 않는 게 어떠냐’고 제안하자, 임○○은 ‘재킷은 착용하지 않겠으나, 모자는 착용할 테니 모자 착용 여부는 기장님이 알아서 판단하라’고 말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고가 유니폼 혼착 공지에 따라 조종사 재킷을 착용하지 아니한 채 비행근무한 것을 두고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 고객서비스의무 위반 부분

원고가 2008. 10. 30. 7C 122편 항공기 조종실 내에서 위 항공기의 이륙준비를 하던 중 승객 3명이 이륙예정시각보다 5분 정도 늦게 도착하자 조종실 출입문을 열고 객실사무장에게 다소 언성을 높여 ‘위 승객 3명에게 음료서비스를 하지 말라’는 취지의 말을 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다.

그러나 을제4호증의 기재, 증인 임○○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을제4호증에는 ‘원고가 위와 같은 말을 할 당시는 위 항공기 출입문이 닫히는 시점으로 승객들이 분주한 시점이었기에 승객들이 들었을 것으로 생각되지는 않는다’고 기재되어 있는 점, ② 증인 임○○은 ‘승객들이 관심을 기울인다면 원고의 말을 들을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되나 실제로 승객들이 들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증언한 점, ③ 원고의 위와 같은 발언내용과는 달리 실제로는 위 승객 3명에게 음료서비스가 이루어진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의 위와 같은 발언을 실제로 승객들이 들었다거나 그러한 발언을 들은 승객들이 위 항공기의 객실승무원 등에게 항의를 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 이상 원고가 부기장인 임○○이나 객실사무장에게 다소 격앙된 어조로 위와 같은 내용의 발언을 하였다는 것만으로는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피고는, 원고가 위와 같은 발언을 할 당시 관련 법령에 위반하여 무단으로 조종실 출입문을 개방한 점을 문제 삼고 있으나, 이는 이 사건 징계처분 당시 징계사유에 포함되지 아니한 사유이므로 이를 사후적으로 징계사유에 포함시켜 위 징계처분의 당부를 판단할 수는 없다).

(다) 직원보호의무 위반 부분

1) 먼저 원고가 2008. 5.경 신입 객실승무원들이 듣는 자리에서 여성 객실승무원 김○○에게 “얼굴이 너무 못생겼다”고 말하는 등 인격모독 및 성희롱의 소지가 있는 발언을 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본다.

을제6호증의 1, 을제1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 객실승무원이던 김○○이 2008. 5.경 피고 객실승무팀장인 유○○을 찾아와 ‘원고가 신입여성 객실승무원들에게는 예쁘다는 얘기를 하면서 그들 앞에서 자신에게는 너무 못생겼다는 등의 표현을 하여 심히 모욕감을 느꼈다’고 말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갑제14호증, 을제6호증의 1, 을제19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 및 변론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유○○ 작성의 각 진술서(을제6호증의 1, 을제19호증)의 기재내용만으로는 원고가 김○○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의 말을 하였는지를 정확하게 알기 어려운 점, ② 김○○은 2009. 4. 30. 원고에게 ‘자신은 원고로부터 성희롱을 당한 적이 없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원고가 김○○에게 인격모독 및 성희롱의 소지가 있는 발언을 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 부분은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2) 다음으로 원고가 2008. 8.경 여성 객실승무원 김○○이 항공기 운항중 정상적인 기내방송을 하였음에도 이를 질책하여 김○○으로 하여금 피고에서 자진하여 퇴사하도록 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본다.

을제6호증의 1, 2, 을제1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2008. 8.경 피고 객실승무팀장인 유○○을 찾아와 ‘항공기 운항 중 안전벨트 착용표식이 점등되지 않았음에도 김○○이 원고의 지시 없이 독단적으로 승객 안전벨트 착용 방송을 하였으니 앞으로 객실승무원 교육을 통해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달라’는 취지로 말한 사실, 이에 유○○은 그 무렵 김○○과 면담을 하여 항공기 운항 중 난기류가 발생하자 김○○이 안전벨트 착용 표식이 점등되지 않았음에도 스스로의 판단하에 승객 안전벨트 착용 방송을 하였다는 이야기를 들은 사실, 김○○은 2008. 9. 10.경 피고에서 퇴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항공기 운항 중 객실승무원의 승객 안전벨트 착용 방송은 안전벨트 착용표식 점등을 통한 운항승무원의 지시에 따라 행하는 것이 원칙인 점, ② 원고는 김○○의 기내방송과 관련하여 김○○을 직접 질책한 것이 아니라 객실승무팀장인 유○○에게 문제제기를 한 점, ③ 김○○은 2009. 4. 30. 원고에게 ‘자신은 건강상의 이유로 퇴직한 것일 뿐 원고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원고가 김○○을 과도하게 질책하여 김○○으로 하여금 피고에서 퇴사하게 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 부분 역시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3) 징계권의 일탈.남용 여부에 관한 판단

(가)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고,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의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5. 28. 선고 2001두10455 판결 등 참조).

(나) 돌이켜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 인정사실과 을제1호증, 을제2호증의 2 내지 4, 을제21 내지 23호증의 각 1, 2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항공기 운항은 그 특성상 사소한 실수가 치명적인 대량 인명피해를 야기할 수 있고 특히 조종사의 안전은 항공기에 탑승한 승객 전체의 안전과 직결되어 있으므로, 항공기에 승객을 태우고 운항하는 동안에는 조종실 출입문을 잠그고 조종실에의 출입을 엄격히 통제할 필요성이 있는 점, ② 특히 2001년 미국에서 발생한 소위 9.11 테러 이후 세계 각국에서는 조종실 출입통제를 강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고, 구 항공법의 위임에 따른 구 운항기술기준 및 피고 운항일반교범에서도 정해진 절차를 밟지 않는 이상 조종사 아닌 자의 항공기 조종실 출입을 통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 ③ 피고 소속 항공종사자가 구 운항기술기준을 준수하지 아니할 경우 피고의 운항증명이 취소되거나 일정 기간 동안 항공기 운항이 정지되는 등 피고의 사업운영에 큰 지장을 초래할 수 있고, 이러한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거나 언론에 보도될 경우 신생 저가항공사인 피고의 명예나 신용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조종사 모자를 착용하지 아니한 채 비행근무를 한 행위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조종실 출입인가를 받지 아니한 일반승객을 항공기 조종실에 탑승시킨 채 운항한 행위에 대하여는 중한 징계가 불가피하다.

(다) 그러나 한편, 앞서 든 증거들과 갑제9, 11 내지 13, 17호증, 갑제18호증의 1, 2, 갑제20, 22호증, 을제2호증의 1, 을제27호증의 3의 각 기재 또는 영상, 증인 이○○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에게 사회통념상 근로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중대한 귀책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에 대하여는 해고보다 더 가벼운 제재조치에 의하여 그 징계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음에도 징계의 종류로서 해고의 처분을 한 것은 징계에 관한 재량권을 남용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징계처분은 징계양정이 과중하다고 할 것이다.

<피고의 징계권 일탈.남용 여부 판단을 위해 참작한 사정들>

① 원고가 개그맨 김○○를 위 7C 110편 항공기 조종실에 탑승시킨 행위는 순간적인 판단착오 내지 무사안일에서 비롯되어 단 1회 저질러진 우발적인 행동으로 보이고, 원고가 김○○를 조종실에 탑승시킴으로써 그에 대한 대가를 요구.수수하는 등의 개인적 이익을 취하였음을 인정할 자료는 없다.

② 조종실에 탑승한 개그맨 김○○는 일반인에게 어느 정도 알려진 연예인으로서 당시 원고 입장에서는 그가 조종실 내에서 운항안전을 저해할 만한 행위를 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할 수 있는 인물이고, 실제로 김○○가 위 7C 110편 항공기 운항중에 소란을 피우거나 항공기 운항을 방해할 만한 행위를 하였음을 인정할 자료도 없다.

③ 원고는 위와 같은 행위가 최초 문제되자마자 사건경위를 묻는 피고 안전보안실장의 추궁에 대하여 자신의 잘못을 순순히 인정하고 선처를 바랐다.

④ 9.11 테러 이후 국내 항공사인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에서도 원고의 위 행위와 유사한 조종실 무단출입 사례가 발생하여, 대한항공은 2005년 자신의 어머니를 조종실에 무단 탑승시킨 기장에 대하여 정직 1월의 징계처분을, 아시아나항공은 2007년 비인가자를 조종실에 무단 탑승시킨 기장에 대하여 정직 3월의 징계처분을 각 내린바 있다. 비록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의 사례와 원고의 이 사건 행위 사이에 그 구체적인 경위에 있어 다른 점이 있다 하더라도, 타 항공사의 징계수위에 비하면 피고의 징계양정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

⑤ 애초 이 사건 징계처분의 주요 발단이 된 익명의 투서(갑제9호증)에는 작성자 스스로를 ‘○○시에 거주하는 40대 직장인’으로 자처하면서 원고가 연예인을 조종실에 무단으로 탑승시킨 행위를 비판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런데 위 투서는 원고가 김○○를 조종실에 탑승시킨 채 항공기를 운항한 시점인 2008. 11. 7.로부터 한 달여가 지난 2008. 12. 초순경 피고의 서울사무소 조종사 브리핑실 내에 있는 비밀보고함에서 발견되었는바, 위 조종사 브리핑실은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로부터 1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화물청사 내에 위치하고 있고 피고 직원에게 발급된 아이디(ID) 카드가 없으면 출입할 수 없는 곳이다. 따라서 비록 위 7C 110편 항공기에 실제로 탑승했던 일반승객이 자신의 지인인 피고 직원을 통하여 위 비밀보고함에 투서를 넣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위 투서의 작성자, 내용, 발견시점 및 장소 등에 비추어 볼 때 과연 위 투서가 외부인에 의해 작성된 것인지는 상당히 의문스럽다. 이러한 정황은 이 사건에서 피고의 징계권 남용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매우 중요한 정상인데, 왜냐하면 원고의 위와 같은 항공안전의무 위반행위가 일반승객들에게 알려졌는지 아니면 내부적인 문제제기에 그친 것인지에 따라 원고의 행위에 대한 징계의 가벌성에 상당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⑥ 또한, 원고가 조종사 모자를 착용하지 아니한 채 비행근무를 한 행위가 피고 규정을 위반한 행위임은 분명하지만, 그것이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단절할 만큼 중대한 징계사유에 해당하지는 않는다.

⑦ 원고는 2008년 여름 피고의 Q-400 항공기의 좌석 증석방안 등 창의적인 의견을 적극 제안하여 항공기 운항효율성과 피고의 이윤증대에 기여하였다는 이유로 피고로부터 특별공로상을 수상한 바 있고, 피고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안전사고를 일으키거나 달리 징계처분을 받은 바 없다.

⑧ 피고가 2009. 1. 7. 원고에 대하여 권고사직 처분을 내리자, 피고에 고용된 상시 근로자 수의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125명의 직원들은 피고 대표이사에게 원고를 선처해 줄 것을 바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한 바 있다.

⑨ 그 밖에 피고는, 원고가 다른 승무원들에 대한 비방을 일삼고, 항공기 운항시 이륙 전 활주로에서 이동할 때 너무 빨리 이동하며, 비행기 탑승 수속시 유아.아이들과 함께 비행기 조종실에서 사진을 찍고, 지상조업자와 멱살잡이를 하고 언쟁을 벌이는 등의 행위를 하였음을 지적하고 있으나, 을제5, 10, 12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원고가 위와 같은 행위를 하였다거나 그러한 행위가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다.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징계처분은 피고가 징계에 있어서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그 효력이 없다.

3. 임금청구에 관한 판단

가. 위 제2항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징계처분은 무효이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유효하게 존속하고, 원고가 이 사건 징계처분으로 인하여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사용자인 피고의 수령지체로 인한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해고 다음날인 2009. 2. 10.부터 복직시까지 원고가 계속 근무하였을 경우 받을 수 있는 임금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나아가 피고가 지급하여야 할 임금의 액수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징계처분 직전 3개월간 원고가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급여 액수가 19,213,395원인 사실 및 피고가 원고에게 2009. 2. 10.부터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사실은 피고가 이를 명백히 다투지 아니하므로 자백한 것으로 간주되거나, 갑제10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그러므로 피고가 2009. 2. 10.부터 원고가 복직할 때까지 원고에게 매월 지급하여야 할 임금 상당액은 위 19,213,395원을 3개월로 나눈 6,404,465원(= 19,213,395원 / 3개월)이 된다.

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원고에게, 2009. 2. 10.부터 2009. 9. 9.까지 7개월 동안의 임금 상당액 44,831,255원(= 6,404,465원 × 7개월) 및 이에 대하여 2009. 9. 10.부터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인 2009. 10. 26.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과, 2009. 9. 10.부터 원고가 복직할 때까지 매월 6,404,465원씩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한다.

판사 강인철(재판장), 강지웅, 한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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