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한 취업규칙이 유효하기...
- 번호
- 2009구합15302
- 일자
- 2009-10-19
[1]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한 취업규칙이 유효하기 위한 요건
[2] 인사규정에 직급정년제를 도입함에 있어 동의 주체
[3] 대표이사가 인사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3년간 연임시키기로 결정하고 인사명령문을 대내외적으로 공고한 후 10분 만에 연임기간을 1년으로 단축한 것이 무효라고 한 사례
[1]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에 관한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 취업규칙을 작성, 변경할 수 있으나, 다만 그것이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것일 때에는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하고, 이러한 동의를 얻지 못한 취업규칙의 변경은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될 만한 것이 아닌 한 효력이 없다.
[2] 인사규정에 1급 이상의 근로자에 대하여 ‘직급정년제’를 도입하는 것은 사실상 연령정년에 도달하지 않은 근로자의 정년을 앞당기는 효과가 동반되므로 이는 근로조건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것에 해당하여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던 근로자 집단의 집단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한다. 다만 2급 이하의 직원들이라도 누구나 1급 이상으로의 승진기회가 부여되어 있고 이와 같이 승진한 직원들은 직급정년제의 적용을 받는 것이므로, 직급정년제 관련 인사규정은 1급 이상에만 관련되는 것이 아니라 직원 전부에게 직접적 또는 간접적, 잠재적으로 관련된다는 점에서 전체 직원들이 동의주체가 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3] 원고의 대표이사가 인사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참가인을 3년간 연임시키기로 결정하고 같은 취지의 인사명령문을 대내외적으로 공고까지 한 상황이라면 3년 연임의 인사발령은 이미 그 효력을 발생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그 이후에 대표이사가 일방적으로 인사명령의 내용을 번복하여 연임기간을 3년에서 1년으로 단축시켰다면 이는 근로계약상 중대한 근로조건인 계약기간을 사용자 임의로 변경한 것에 해당하여 근로자인 참가인의 사전 동의가 없는 한 무효라고 봄이 상당하고, 직원들이 참가인의 장기연임을 반대하여 집단행동을 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든지 1차 인사명령과 2차 인사명령 사이의 시간 간격이 불과 10여분에 불과하였다는 등의 사정은 위 2차 인사명령을 정당화하는 사유로 보기 어렵다.
【원 고】 ○○○ 주식회사
【피 고】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피고보조참가인】 ○○○
【변론종결】 2009. 7. 7.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중앙노동위원회가 2009. 3. 18. 원고와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 사이의 2009부해○○호 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당사자
원고는 상시근로자 140여 명을 고용하여 ○○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참가인은 1988. 4. 18. 원고에 입사하여 ○○○과장(2급)으로 근무하다가 2004. 8. 1. 부장(1급)으로 승진하여 2008. 8. 1. 직급정년 연임기간이 만료되었다는 이유로 면직처분된 사람이다(이하 ‘이 사건 면직’이라 한다).
나. 불복절차
(1) 경기지방노동위원회(2008부해○○) : 2008. 12. 19. 부당해고 구제신청 인용
○ 사유 : 원고가 참가인에 대한 직급정년 연임기간을 3년에서 1년으로 단축, 변경한 것은 이미 확정된 연임기간에 대하여 절차를 무시하고 임의로 변경한 것이어서 적법하지 않다.
(2) 중앙노동위원회(2009부해○○) : 2009. 3. 18.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로 사용자의 재심신청 기각(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 갑 2호증, 갑 3호증, 갑 4호증, 갑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참가인은 인사명령 당시에는 아무런 구제신청을 하지 않고 있다가 연임기간 종료로 면직되고 난 이후인 2008. 10. 28.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던바, 이는 구제신청 기간을 도과하여 부적법하다.
(2) 참가인은 연임기간 축소에 대하여 묵시적으로 동의하고 정상적으로 근무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에 와서 위 연임기간의 축소에 관한 인사명령이 부당하다고 다투는 것은 신의칙에 위배된다.
(3) ① 원고의 대표이사는 참가인을 3년간 연임시키기로 결정한 직후 노동조합위원장으로부터 참가인의 연임에 반발하여 직원들이 연판장을 돌리는 등 집단행동을 준비중이라는 보고를 받고, 참가인의 업무수행 및 조직관리능력에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여 연임기간을 3년에서 1년으로 단축하게 된 것이므로, 여기에는 정당한 사유가 존재하는 점, ② 참가인의 3년 연임결정에 관한 인사발령문이 사내게시판 및 전산망에 공고된지 불과 10여분만에 삭제되었기 때문에, 인사발령의 번복으로 참가인이 입게 되는 불이익은 극히 미미한 반면, 참가인의 3년 연임이 그대로 확정되었다면, 원고로서는 직원들의 반발로 업무 협조가 이루어지지 않아 극심한 재산상 손해가 예상되었던 점, ③ 인사규정상 직급정년 연임기간의 최종 결정권자는 원고의 대표이사이기 때문에, 인사발령을 번복함에 있어서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치지 않고 참가인으로 하여금 의견제시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를 두고 적법절차를 준수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연임기간을 3년에서 1년으로 단축하여 재차 인사발령을 한 것은 유효하고, 그에 기한 이 사건 면직처분은 정당하다.
나. 관련규정
<인사규정>
제8조(인사위원회)
① 인사관리에 관한 기본계획과 직원 인사에 관한 중요사항을 심의하고 사장의 자문을 위하여 인사위원회를 둔다.
③ 위원회는 다음 사항을 심의, 의결한다.
5. 직급정년 연장에 관한 사항
제22조(당연면직)
직원이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한 때에는 당연면직된다.
1. 정년에 도달한 경우
제23조(정년)
① 직원의 정년은 다음 각호와 같다.
4. 1급 : 연령정년은 60세이며, 직급정년은 3년으로 하고 전문성, 업무수행능력에 따라 3년의 범위내에서 1차에 한하여 연임이 가능하도록 하고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사장이 정한다.
다. 인정사실
(1) 원고는 1996. 2. 1. 이사회를 개최하여 1급 직원을 대상으로 직급정년제를 도입하여 해당 직원의 업무수행능력에 따라 5년의 범위 내에서 연임이 가능하도록 하였는데, 당시 1급 직원이었던 소외 ○○○는 위 직급정년제의 도입에 동의하였다. 그 후 원고는 2001. 7. 19. 이사회를 개최하여 5년의 범위내에서 연임이 가능하도록 하였던 인사규정을 3년의 범위 내로 단축하는 인사규정 개정안을 의결하였고, 이러한 개정 내용을 원고의 노동조합에 통보하고 의견을 청취하였다.
(2) 참가인은 2004. 8. 1. 부장(1급)으로 승진함으로써 직급정년제의 적용 대상이 되었는데, 원고의 인사위원회는 2007. 7. 28.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참가인에 대하여 연임을 의결한 후 이를 원고의 대표이사 ○○○에게 보고하였고, 위 ○○○은 회사 사내게시판 및 내부전산망에 ‘인사규정 23조에 따라 참가인에 대한 직급 정년을 2007. 8. 1.부터 2010. 7. 31.까지 연장한다’는 내용의 인사명령문을 공고하고 국가보훈처에 인사발령 내용을 팩스로 전송하였다(이하 ‘이 사건 1차 인사명령’이라 한다).
(3) 그런데, 원고의 노동조합위원장 ○○○는 위 1차 인사발령 직후 위 ○○○에게 참가인이 ○○과 직원들과 갈등이 심하기 때문에 참가인의 연임기간을 3년으로 할 경우 직원들의 반발이 클 것이라는 보고를 하였고, 이에 위 ○○○은 즉시 참가인의 연임기간을 3년에서 1년으로 축소, 변경하기로 결정하고, 사내게시판에 공고된 인사명령문상의 연임기간을 펜으로 정정한 후 본인 서명을 하였으며, 내부전산망에 공고된 1차 인사명령문을 삭제하고, 새로운 인사명령문을 다시 게시하였다(이하 ‘이 사건 2차 인사명령’이라 한다). 이와 같이 1차 인사명령문이 게시되었다가 삭제되고 2차 인사명령문이 게시되기까지의 시간은 약 10여분이 소요되었다.
(4) 참가인은 위 2차 인사명령 이후 정식으로 회사에 연임기간 단축에 대하여 이의제기를 한 바 없고, 원고는 2008. 8. 1. 참가인에게 직급정년 연임기간 만료를 이유로 면직되었음을 통고하였다.
[인정근거 : 갑 2호증, 갑 3호증, 갑 6호증, 갑 8호증, 을 6호증의 각 기재, 증인 진○○의 일부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참가인의 구제신청이 구제신청 기간을 도과하였는지 여부
근로기준법 제28조 제1항, 제2항에 의하면,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부당해고 등에 대한 구제신청은 부당해고 등이 있었던 날부터 3개월 이내에 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바, 부당해고 구제신청기간의 기산일이 되는 "부당해고 등이 있은 날"은 2차 인사명령 발령일자가 아니라 근로자의 해고가 실제로 효력을 발생한 날을 의미한다고 볼 것이므로, 참가인이 2008. 8. 1. 원고로부터 면직통보를 받고, 그때로부터 3월 이내에 구제신청을 제기한 이상 위 구제신청은 적법하다고 할 것이어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참가인의 구제신청이 신의칙에 위반되는지 여부
갑 8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참가인이 이 사건 2차 인사명령 직후 원고의 전무이사인 ○○○에게 찾아와 연임기간 변경에 대하여 불만을 표시하였을뿐 정식으로 회사에 이의제기를 취한 바 없고, 이 사건 면직통보를 받기 전까지 이전과 마찬가지로 근무를 계속해온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참가인이 이와 같이 연임기간의 단축에 대하여 이의제기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한 바 없다는 사정만으로 연임기간의 단축 및 이에 터잡은 면직처분에 대하여 이를 정당한 것으로 인정하고 승복하였다고 볼 수 없고, 또 그에 대한 구제신청이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도 없다. 이 부분 원고의 주장 역시 이유 없다.
(3) 이 사건 면직처분이 정당한지 여부
(가) 정년직급제 도입의 유효성 여부(인사규정 제23조 제1항 제1호 규정)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에 관한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 취업규칙을 작성, 변경할 수 있으나, 다만 그것이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것일 때에는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하고, 이러한 동의를 얻지 못한 취업규칙의 변경은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될 만한 것이 아닌 한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4. 5. 24. 선고 93다14493 판결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인사규정에 ‘직급정년제’를 도입하는 것은 사실상 연령정년에 도달하지 않은 근로자의 정년을 앞당기는 효과가 동반되므로 이는 근로조건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것에 해당하여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던 근로자 집단의 집단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한다 할 것이다.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1996. 2. 1. 직급정년제를 최초로 도입함에 있어서는 당시 1급으로 재직하고 있는 직원 1명의 동의를 받았을 뿐이지만, 그 후 2001. 7. 31. 위 직급정년제의 연임기한을 5년에서 3년으로 개정함에 있어서는 근로자 과반수로 구성된 노동조합의 의견을 청취하고 동의를 받는 과정을 거쳤음을 알 수 있고, 사실관계가 위와 같다면 위 직급정년제는 결과적으로 적법한 절차를 거쳐 도입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참가인은 직급정년제의 적용을 받지 않는 3급 이하의 근로자들(총 43명의 근로자 중 22명)로만 구성되어 있는 노동조합의 의견을 청취하는 것만으로는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고 볼 수 없고, 직급정년제의 직접적인 적용을 받는 1급 이상의 근로자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이들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것이나, 3급 이하의 직원들이라도 누구나 1급 이상으로의 승진기회가 부여되어 있고 이와 같이 승진한 직원들은 직급정년제의 적용을 받는 것이므로, 직급정년제 관련 인사규정은 1급 이상에만 관련되는 것이 아니라 직원 전부에게 직접적 또는 간접적, 잠재적으로 관련된다는 점에서 전체 직원들이 동의주체가 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직급정년제 도입 내지 직급정년제 관련 인사규정의 개정에 있어서 근로자 과반수로 구성된 노동조합의 의견을 청취하여 동의를 거쳤다면 이는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나) 이 사건 2차 인사명령이 유효한지 여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대표이사가 인사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참가인을 3년간 연임시키기로 결정하고 같은 취지의 인사명령문을 대내외적으로 공고까지 한 상황이라면 3년 연임의 인사발령은 이미 그 효력을 발생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그 이후에 대표이사가 일방적으로 인사명령의 내용을 번복하여 연임기간을 3년에서 1년으로 단축시켰다면 이는 근로계약상 중대한 근로조건인 계약기간을 사용자 임의로 변경한 것에 해당하여 근로자인 참가인의 사전 동의가 없는 한 무효라고 봄이 상당하고, 직원들이 참가인의 장기연임을 반대하여 집단행동을 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든지 1차 인사명령과 2차 인사명령 사이의 시간 간격이 불과 10여분에 불과하였다는 등의 사정은 위 2차 인사명령을 정당화하는 사유로 보기 어렵다.
이와 같이 이 사건 2차 인사명령이 무효인 이상, 위 인사명령이 유효함을 전제로 이루어진 이 사건 면직처분은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인데, 원고 제출의 증거만으로는 참가인을 해고시킬 만한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참가인에 대한 해고는 부당해고라 할 것이다.
(3) 소결론
따라서 같은 취지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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