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사용자의 승인없이 평일에 개최한 노조 체육대회라도 업무방해...

번호
2009도11102
일자
2011-09-26

노조 체육대회를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개최했다고는 볼 수 없고, 그 체육대회로 인해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했다고도 할 수 없다. 따라서 조합원의 대다수가 위 체육대회에 참가함으로써 집단적으로 노무제공을 거부하였더라도, 사용자의 사업 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될 수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위력에 해당하지 않는다.

【피고인】 홍○○

【상고인】 피고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창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상고이유를 본다.

업무방해죄는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경우에 성립한다(형법 제314조 제1항). 위력이라 함은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할 만한 일체의 세력을 말한다.

그런데 근로자는, 헌법 제37조 제2항에 의하여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 등의 공익상의 이유로 제한될 수 있고 그 권리의 행사가 정당한 것이어야 한다는 내재적 한계가 있어 절대적인 권리는 아니지만, 원칙적으로는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으로서 근로조건 향상을 위한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헌법 제33조 제1항).

그러므로 근로자의 집단적인 노무제공의 거부가 언제나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것은 아니고, 전후 사정과 경위 등에 비추어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져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는 등으로 사용자의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될 수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 비로소 그 집단적 노무제공의 거부가 위력에 해당하여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11. 3. 17. 선고 2007도482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이 인정한 사실과 기록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들을 알 수 있다.

피고인은 전국금속노동조합 ○○자동차지부 ○○위원회 ○○지회장이다. ○○자동차주식회사(이하 ‘○○자동차’라고만 한다)의 노사 간에 2007. 9. 10. 체결된 단체협약 제111조 제1항에는 “조합원은 체력단련과 단결을 도모하기 위해 연 1회 체육대회를 회사 창립기념일과 대체하여 실시하며 그에 따른 경비지원 등은 별도회의록에 준한다.”라고 규정하고, 그 별도회의록에는 “회사는 체육대회 경비를 1년 1인 2만 원을 지원하고, 구체적인 체육대회 실시시기 및 운영에 대해서는 사업부별, 부문별 특성을 감안하여 노사협의로 조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피고인은 2007. 7.말경 노조측의 지회장으로서 2007년도의 조합원 가을 체육대회를 개최하기 위하여 사측 판매본부장 박○○에게 체육대회 개최일자에 대한 협의를 요청하면서, 그 무렵 체육대회 일자를 평일로 하겠다는 뜻을 전달하였다.

이에 대하여 사측은 2007. 10. 9.자 공문을 통하여 당해 연도의 회사 창립기념일(11월 29일)이 토요일임을 이유로 근무일 외의 시간에 체육대회를 실시해야 하는 것이어서, 노조측의 평일 체육대회 개최를 허용할 수 없다는 취지의 의사를 표시하였다. 피고인은 그와 같은 통보에 대하여, 최소 5회 이상 박○○이나 기타 사측 관계자들과 만나 체육대회를 평일에 실시하는 문제에 대하여 협의하였으나, 사측은 이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계속적으로 전달하였다. 이에 피고인은 2007. 10. 12. 노조측의 주요 간부 모임인 ○○지회 운영위원회를 개최하였고, 위 운영위원회에서는 평일인 2007. 10. 19.에 사측의 동의 없이 체육대회를 실시하기로 결의하였다. 이에 따라 노조측은 위 결의사항을 사측에 전달한 후 평일인 2007. 10. 19. 10:00경부터 2007. 10. 19. 16:00경까지 ○○시 ○○면에 있는 ○○체육관에서 조합원 392명 중 312명이 참석한 가운데 조합원 체육대회를 개최하였다. 체육대회가 개최된 당일 ○○자동차가 자동차판매계약을 체결한 차량 대수 내지 출고된 차량 대수가 오히려 전날에 비하여 더 증가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위 체육대회를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개최하였다고는 볼 수 없고, 그 체육대회로 인하여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였다고도 할 수 없으며, 따라서 조합원의 대다수가 위 체육대회에 참가함으로써 집단적으로 노무제공을 거부하였더라도, 이로 인하여 사용자의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될 수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어서 이는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위력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따라서 이를 업무방해죄로 의율할 수 없다고 볼 여지가 많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위와 같은 점을 제대로 심리·판단하지 아니한 채 피고인의 행위가 업무방해죄에 해당한다고 단정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고 말았으니, 원심판결에는 업무방해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일영(재판장), 김능환(주심), 안대희, 이인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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