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교섭 진행 중이라면 신설노조의 교섭요구를 거절한 것은 정당...
- 번호
- 2009카합2569
- 일자
- 2010-03-15
행정안전부장관이 행정안전부공무원노조를 유일한 교섭상대방으로 인정했고 교섭이 상당부분 진행됐으며, 민주공무원노조가 설립된 이후 교섭진행 사실을 알면서도 상당기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단체교섭에서 미합의 된 4개 의제 모두 신청인도 참가하고 있는 전국단위 단체교섭의 의제로 포함돼 있어 그 쪽에서도 유사한 쟁점에 대한 협의가 진행 중이고, 그 단체교섭의 효과는 행공노에 소속된 조합원에게도 미치게 될 것인바, 전국단위 단체교섭과 행정부 단위 단체교섭에서 최종 협의결과가 본질적으로 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무원노조법에서는 일부 노조만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해 단체협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그 유효기간 중에는 당해 단체협약의 체결에 참여하지 않은 노조의 교섭요구는 이를 거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아직 교섭이 진행 중인 상태라도 이미 확정된 교섭상대방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신설노조의 중도 참여는 제한되는 경우가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 그 밖에 교섭창구의 조기 확정을 통한 단체교섭 질서의 안정을 도모하고자 한 공무원노조법의 전체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행정안전부가 신청인의 교섭 요구를 거부한 것은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된다.
【신청인】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
【피신청인】 대한민국
1. 이 사건 신청을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을 신청인이 부담한다.
【신청취지】
1. 피신청인은 별지 1 목록 기재 교섭사항에 관한 신청인의 단체교섭 청구에 대하여 성실하게 단체교섭을 하라.
2. 집행관은 위 명령의 취지를 적당한 방법으로 공시하여야 한다.
3. 피신청인이 제1항의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그 의무를 이행할 때까지 지연 1일에 10,000,000원을 신청인에게 지급하라.
1. 사안의 개요
가. 신청인은 전국단위 공무원노동조합으로서 2007.7.10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이하 ‘공무원노조법’이라고 한다)에 따른 설립신고를 하였고, 산하기구로서 중앙행정기관본부를 두고 있다.
나. 행정공무원노동조합(이하 ‘행공노’라고 한다)은 행정부를 단위로 하여 설립된 노동조합으로서 2006.9.6 공무원노조법에 따른 설립신고를 하였다.
다. 행공노는 2006.10.16 행정부를 대표하여 단체교섭권 및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을 가지는 피신청인 산하 행정안전부장관(정부교섭대표)을 상대로 행정부 단위 단체교섭을 요구하였고 위 요구에 따른 단체교섭이 진행되어 현재 본교섭 대상의제로 상정된 24건의 의제 중 20건에 관하여 합의가 이루어졌고 4개의 미합의 의제만을 남겨두고 있다.
라. 한편 행공노의 교섭요구 당시 행정부와 관련하여 공무원노조법에 따른 설립신고를 마친 노동조합은 행공노가 유일하였고, 행정안전부장관은 행공노가 교섭을 요구한 사실을 공고하지는 아니하였다.
마. 신청인은 2009.3.4 신청인 산하 중앙행정기관본부장 명의로 행정안전부장관에게 행정부 소속 조합원과 관련된 별지1 목록 기재 교섭사항에 관하여 단체교섭 요구를 하였으나, 이에 대하여 행정안전부장관은 행공노와 단체교섭을 진행 중에 있어 신청인과 별도의 교섭을 수용하는 것이 곤란하다면서 교섭을 거부하였다.
마. 관련법령의 내용은 별지2 기재와 같다.
2. 당사자의 주장
공무원노조법 제17조에 의하여 준용되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 제30조는 정부교섭대표는 신의에 따라 성실히 교섭하여야 하고, 정당한 이유 없이 교섭을 거부하여서는 아니된다고 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의 쟁점은 행공노와의 단체교섭이 진행 중이라는 사정이 단체교섭 요구를 거부할 정당한 이유가 되는지 여부이다.
피신청인은 교섭요구기간 중 교섭요구를 하지 아니한 노동조합의 교섭요구를 거부할 수 있다는 공무원노조법 시행령(이하 ‘시행령’이라고 한다) 제7조 제4항 기타 창구단일화 제도를 채택한 공무원노조법의 취지 및 행공노의 교섭요구에 따른 교섭이 시작된 후 상당기간이 경과한 후에야 비로소 신청인이 공무원노조법에 따른 설립신고를 한 점 등 사정에 비추어 행공노와의 교섭이 마무리단계에 있는 현 상황에서 신청인과의 교섭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하여 신청인은 행정안전부장관이 행공노의 교섭요구사실을 공고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시행령 제7조 제4항에 따른 교섭요구기간은 진행하지 아니하고, 교섭요구사실을 공고하지 안히함으로써 창구단일화 절차를 위반한 이상 창구단일화에 참가하지 못한 노동조합의 교섭요구를 거부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며 적법하게 창구단일화가 이루어진 경우라도 신설노조의 경우에는 교섭요구권이 보장되어야 할 것이므로 피신처인의 교섭거부에는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주장한다.
3. 판단
살피건대, 이 사건에 있어서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행정안전부장관이 신청인의 교섭요구를 거부하는 데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된다.
가. 공무원노조법은 복수노동조합의 설립을 허용하면서도 복수노조와 사용자 사이의 교섭절차 및 협약체결을 일원화함으로써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교섭체계를 구축하기 위하여 교섭창구를 단일화하여 단체교섭 절차를 진행하도록 정하고 있다. 즉, 공무원노조법 및 시행령에서는 정부교섭대표와 노동조합이 단체교섭을 하는 절차와 관련하여 정부교섭대표가 노동조합으로부터 교섭요구를 받은 때에는 교섭을 요구받은 사실을 공고하여 관련된 노동조합이 교섭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도록 하고 정부교섭대표는 위 교섭요구기간 중 교섭요구를 하지 아니한 노동조합의 교섭요구를 거부할 수 있다고 정함으로써 교섭요구를 하는 노동조합들 사이에 창구가 단일화된 이후에는 교섭질서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규정을 두고 있다.
나. 창구가 단일화된 이후 노동조합이 신설된 경우에도 정부교섭대표에게 노동조합이 신설될 때마다 교섭에 응할 의무를 부과할 경우 창구단일화 제도를 정한 고무원노조법의 취지가 몰각될 우려가 있는 점에서, 진행되고 있는 교섭에 참여하지 못함으로써 신설된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권의 본질적 내용이 침해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신설된 노동조합의 현실적 단체교섭권은 차회 단체교섭 단계가 도래할 때까지는(시행령 제6조 참조) 잠정적으로 그 권리행사가 제한되는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다.
다. 그런데 이 사건에 있어서 행정안전부장관이 공무원노조법 제9조 제3항에 따라 행공노의 교섭요구사실을 공고하지 아니하였던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행공노가 교섭을 요구할 당시 행정부 단위에서 공무원노조법에 따라 적법하게 설립신고를 마친 노동조합은 행공노가 유일하였던 점에서 복수노조 간 창구단일화를 위하여 공고가 반드시 필요하였던 것은 아니고 비록 교섭요구사실 공고는 이루어지지 아니하였지만 행정안전부장관이 2007.3.15 행공노와 교섭을 개시하였음을 알리는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이를 행정자치부 홈페이지에 게시하였으며, 그와 같은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었던 점, 그런데 신청인의 전신이라고 볼 수 있는 단체인 ‘구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공무원노조법에 따른 설립신고를 하지 아니한 채로 2006년경부터 설립신고를 할지 여부에 관하여 내부적인 갈등을 겪다가 2007.5.19경 이후 법내파와 법외파로 분리되기에 이르렀고, 위 조합을 탈퇴한 조합원들이 신청인을 새로 구성하여 2007.7.10에야 설립신고를 하게 된 점 등 사정에 비추어 보면, 행정안전부장관이 교섭요구 사실 공고를 아니함으로 인하여 신청인이 교섭에 참가할 기회가 부당하게 박탈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특수한 사정이 인정되므로,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행공노와 진행 중인 교섭절차의 효력을 부인하는 것은 부당하다.
라. 또한 신청인은 행정안전부장관과 행공노 사이의 이 사건 행정부단위 교섭과 별도로 진행되는 전국단위 단체교섭에 이미 참가하고 있는 점에서, 행정안전부장관이 위와 같이 교섭을 거부함으로써 신청인의 행정부단위 교섭 참여가 제한된다고 하더라도 단체교섭권의 본질적인 내용이 침해된다고 볼 수 없다.
마. 나아가 시행령 제7조 제4항은 공고일로부터 7일로 정해진 교섭요구기간 안에 교섭요구를 하지 아니한 경우를 교섭거부 사유로 규정하고 있을 뿐이므로 피신청인이 행공노로부터 교섭요구를 받고도 법에 정한 공고를 하지 아니한 이 사건에서는 직접 위 조항을 근거로 신청인의 교섭요구를 거부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지만, 위에서 본 것처럼 교섭요구사실의 공고를 하였더라도 교섭요구기간 내에 다른 노동조합의 설립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행정안전부장관이 행공노를 유일한 교섭상대방으로 인정하여 교섭을 개시하였고, 그 교섭이 이미 상당부분 진행되었으며, 신청인이 설립된 이후 교섭진행 사실을 알면서도 상당기간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 하였던 점, 행공노와 사이에 진행되는 단체교섭에서 미합의 상태로 남아있는 의제 4건 모두 신청인도 참가하고 있는 전국단위 단체교섭의 의제로 포함되어 있어서 그 쪽에서도 유사한 쟁점에 대한 협의가 진행 중이고, 그 단체교섭의 효과는 행정부 단위의 노동조합인 행공노에 소속된 조합원에게도 미치게 될 것인바, 위 전국단위 단체교섭과 행정부 단위 단체교섭에서 위 4개 의제에 대한 최종 협의결과가 본질적으로 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는 점, 공무원노조법에서는 일부 노동조합만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하여 단체협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그 유효기간 중에는 당해 단체협약의 체결에 참여하지 아니한 노동조합의 교섭요구는 이를 거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제9조 제5항), 아직 교섭이 진행 중인 상태이더라도 이미 확정된 교섭상대방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신설 노동조합의 중도 참여는 제한되는 경우가 얼마든지 생길 수 있는 점, 그 밖에 교섭창구의 조기 확정을 통한 단체교섭 질서의 안정을 도모하고자 한 공무원노조법의 전체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행공노와의 단체교섭이 거의 막바지에 이른 현시점에서 피신정인이 신청인의 교섭 요구를 거부하는 데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된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신청은 이유 없으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판사 박병대(재판장), 유아람, 조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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