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예선의 선장이 전국운수산업노조에 가입할 자격이 있는지 여부...

번호
2009카합899
일자
2009-12-28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제2호에서 정한 '사용자 또는 그의 이익을 대표하여 행동하는 자'의 개념에 예선의 선장이 포함되는지 여부에 관하여는 형식적인 직책이나 직함에 따를 것이 아니라 기업경영의 실태와 구체적인 담당업무의 내용, 근로조건의 결정이나 업무상의 지휘감독에 관한 권한유무 등 노동조합의 자주성,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위 노조법 규정의 취지에 따라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저해할 위험성이 구체적으로 있는가라는 관점에서 살펴보아야 하고, 헌법상 보장된 단결권에 기하여 근로자 개인은 자유롭게 노동조합을 결성할 수 있고 가입할 수 있으며, 노동조합은 노동조합에서 배제되어야 할 자를 자주적으로 판단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여기에 해당하는 자의 범위에 대하여는 제한적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다. 이 사건에서는 채권자 선장들의 구체적인 직무내용, 업무 및 권한과 책임, 채무자들의 경영실태 등에 비추어 보면, 채권자 선장들은 ‘사용자 또는 항상 그의 이익을 대표하여 행동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채권자】 1. 전국운수산업노동조합 대표자 위원장 김○○ 외 25명

【채무자】 1. 주식회사 ○○선박 대표이사 김○○ 2. ○○종합주식회사 대표이사 박○○ 3. □□선박 주식회사 대표이사 정○○

1. 채무자들은 채권자 전국운수산업노동조합과 별지 목록 1 기재 교섭사항에 대하여 성실하게 단체교섭을 하여야 한다.

2. 채무자들은 직접 또는 그 소속 직원이나 제3자로 하여금 채권자 윤○관, 이○희, 박○주, 박○훈, 박○규, 이○완, 전○철, 정○영, 추○욱, 이○철, 구○문, 김○주, 김○원, 김○수, 노○진, 박○원, 이○호, 이○근, 이○식, 이○래, 탁○원, 박○순, 성○갑, 조○용, 송○재의 노동조합 활동을 방해하는 별지 목록 2 기재의 각 행위를 하거나, 하게 하여서는 아니된다.

3. 채권자들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4. 소송비용은 채무자들이 부담한다.

【신청취지】

주문 제1, 2항 및 주문 제1항의 결정을 고지받은 날부터 3일 이내에 주문 제1항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채권자 전국운수산업노동조합(이하, ‘채권자 노조’라고만 한다)에게 지연 1일당 100만 원의, 주문 제2항의 결정을 고지 받은 후 이를 위반하는 경우 위반행위 1건당 상대방 채권자에게 100만 원의 각 돈을 지급하는 내용의 간접강제명령과 집행관 공시 명령

1. 기초사실

이 사건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소명된다.

가. 채무자들은 선박예선업을 주목적으로 하는 회사들이고, 채권자 노조는 운수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을 조직대상으로 하는 전국 단위의 산업별 노동조합이며, 채권자 윤○관, 이○희, 박○주, 박○훈, 박○규, 이○완, 전○철, 정○영, 추○욱, 이○철은 각 채무자 주식회사 ○○선박(이하, ‘채무자 ○○선박’이라고만 한다)에, 채권자 구○문, 김○주, 김○원, 김○수, 노○진, 박○원, 이○호, 이○근, 이○식, 이○래, 탁○원, 박○순은 각 채무자 ○○종합 주식회사(이하, ‘채무자 ○○종합’이라고만 한다)에, 채권자 성○갑, 조○용, 송○재는 각 채무자 □□선박 주식회사(이하, ‘채무자 □□선박’이라고만 한다)에 각 고용되어 선원으로 근무하는 사람들이다(이하, 채권자 노조를 제외한 채권자들을 모두 합쳐 ‘채권자 선장들’이라 한다).

나. 채권자 선장들은 2009. 6.과 7.경 사이에 채권자 노조에 가입하였는데, 이에 채권자 노조는 채권자 선장들을 비롯하여 채무자들 소속의 선원들로 조직된 ‘전국운수산업노동조합 공항항만운송본부 전국항만예선지부 울산지회’를 설립하고, 채무자들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요구하였으나, 채무자들은 채무자들 소속 선원들에게 적용될 법률이 근로기준법인지 선원법인지 불확실하여 실질적인 단체교섭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채권자 선장들은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단체교섭을 미루면서, 채권자 선장들에 대하여서는 채권자 노조에서 탈퇴할 것을 요구하여 왔다.

다. 채권자 선장들이 근무하는 예선이란 항구에 입출항하려는 대형 선박의 접안이나 이안을 보조하는 100톤에서 300톤 사이의 선박으로서 선장 외에 3~4명의 선원이 탑승하는 규모이고, 채권자 선장들 및 선원들의 일과는 보통 05:30경에 출근하여 예선에 승선한 후 작업준비를 하다가 예선협회에서 각 예선에 설치된 방송시설(VHF)로 작업지시를 하면 이에 따라 예선을 몰고 나가 작업을 하고, 당직근무가 아닌 경우에는 18:00경에 퇴근을 하는 식으로(야간작업이 있을 경우에는 당직근무가 아니더라도 22:00경이 넘어 퇴근하기도 한다) 이루어져 있다.

라. 채무자들의 예선은 주로 울산본항에서 작업을 하고, 가끔 월성항이나 정자항의 타항 작업을 하기도 하나 그 횟수는 2008년 및 2009년을 합쳐 선박별로 1~4회 정도이고, 미포항으로 가기 위하여 항외 항행을 하기도 하지만(미포항은 온산항과 함께 울산항의 항계에 포함되어 있으나 울산본항에서 미포항으로 가기 위해서는 도중에 울산항의 항계를 일부 벗어나게 된다) 그 횟수는 2008년 및 2009년을 합쳐 선박별로 30회~60회(채무자 ○○종합의 경우로서 가장 많은 선박은 86회) 정도이다.

2. 이 사건의 쟁점 및 판단

가. 채권자들은, 채무자들이 채권자 선장들의 노동조합 가입 자격을 문제 삼아 단체교섭에 응하지 않고 채권자 선장들에게는 부당하게 조합탈퇴를 요구하는 등의 행위를 하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이에 대하여 채무자들은 채권자 선장들이 채권자 노조에 가입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다투고 있는바, 그렇다면 이 사건은 이와 같은 채무자들의 주장이 정당한지가 문제되는 경우로서 결국 채권자 선장들이 채권자 노조에 가입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 여부, 즉 채권자 선장들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이라고만 한다)상의 ‘사용자 또는 항상 그의 이익을 대표하여 행동하는 자’라고 할 수 있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쟁점이다.

나. 노조법 제2조 제2호는 ‘사업주, 사업의 경영담당자 또는 그 사업의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동하는 자’를 사용자로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에서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동하는 자’라 함은 근로자의 인사, 급여, 후생, 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 의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를 말하고(대법원 1989. 11. 14 선고 88누6924 판결 참조), 또한 노조법 제2조 제4호에서 ‘근로자가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단결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기타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조직하는 단체 또는 그 연합단체’를 노동조합으로 규정하면서, 같은 호 단서 및 가목에서 ‘사용자 또는 항상 그의 이익을 대표하여 행동하는 자의 참가를 허용하는 단체’는 이를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확보하기 위한 취지이다(대법원 1998. 5. 22 선고 97누8076 판결 참조).

따라서 ‘항상 사용자의 이익을 대표하여 행동하는 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형식적인 직책이나 직함에 따를 것이 아니라 기업경영의 실태와 구체적인 담당업무의 내용, 근로조건의 결정이나 업무상의 지휘감독에 관한 권한유무 등 노동조합의 자주성,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위 노조법 규정의 취지에 따라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저해할 위험성이 구체적으로 있는가라는 관점에서 살펴보아야 하고, 헌법상 보장된 단결권에 기하여 근로자 개인은 자유롭게 노동조합을 결성할 수 있고 가입할 수 있으며, 노동조합은 노동조합에서 배제되어야 할 자를 자주적으로 판단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여기에 해당하는 자의 범위에 대하여는 제한적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다.

다. 그런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비롯하여 채권자 선장들의 구체적인 직무내용, 업무 및 권한과 책임, 채무자들의 경영실태 등에 비추어 보면, 채권자 선장들은 ‘사용자 또는 항상 그의 이익을 대표하여 행동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1) 선원에 대한 임면 및 승진, 이동은 사장의 전권 사항이고, 채권자 선장들은 선원의 임면 등에 관여할 수 없으며 인사평정에 관한 권한도 가지고 있지 않다. 채권자 선장들은 본선의 정원에 결원이 생긴 경우 회사에 그 보충을 요청할 수는 있으나 어디까지나 선원의 보충에 대한 최종 권한도 선장이 아닌 회사 측에 있다.

(2) 선원법에 의하면 선장에게 해원에 대한 지휘감독 및 명령권, 해원에 대한 징계권 등 선원에 대한 관계에서 상당히 강력한 권한을 부여하고 있으나, 선원법 제2조 제1항 제2호는 ‘항내만을 항행하는 선박’에 대하여는 선원법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선원법이 위와 같이 규정하고 있는 취지는 ‘항내만을 항행하는 선박’의 경우에는 항내를 벗어나 연·근해구역을 항행하는 선박과는 달리 자연재해 등의 위험성이 적고 선원들이 근무를 마치고 나면 가정과 사회에 쉽게 복귀할 수 있어서 육상의 사업장과 별다른 차이가 없기 때문이라 할 것이므로, 어떠한 선박의 주된 임무가 항내에서의 항행에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항만구역 밖으로 항행한 적이 있다고 하더라도 ‘항내만을 항행하는 선박’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인바(대법원 2008. 2. 28 선고 2007두22801 판결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예선의 구조와 기능, 객관적인 항행실태, 항행목적, 사실상 출퇴근을 하는 등 육상의 사업장과 별다른 차이가 없는 선원들의 근무형태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예선은 선원법 제2조 제1항 제2호의 ‘항내만을 항행하는 선박’에 해당하여 선원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3) 채무자 ○○선박의 취업규칙에 의하면, 선장이 징계위원회 소집을 요구할 수 있고 징계위원이 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기는 하나, 실제로 선장이 징계위원으로 참여한 사례를 찾을 수 없다.

(4) 채무자들의 취업규칙에 의하면 선장은 선원의 근로시간과 당직시간을 배정하고 휴일근무를 시키며(채무자 ○○종합, 채무자 □□선박), 선원은 선장의 사전허가 없이 선박을 이탈하여서는 아니되는(채무자 ○○선박) 등의 권한을 가지는 것으로 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실제로는 선장이든 다른 선원이든 회사에서 정한 출근시간에 승선하고 퇴근 시간 또는 업무가 종료한 후 퇴근을 하고 있고, 선원이 잠시 볼일을 보기위하여 선박을 떠나더라도 특별히 선장의 허가를 받고 있지는 않으며, 선장이 임의로 선원들에 대하여 근로시간 및 당직시간을 배정하거나 휴일근무를 시키는 경우도 없는 실정이다.

(5) 취업규칙에 의하면 선장이 회사로부터 받는 주부식비 및 문화도서비를 관리하는 경우(채무자 ○○선박)도 있으나, 이는 단순한 자금관리 및 집행업무에 불과하고 이를 가지고 선장을 사용자와 동일시할 수 있을 정도의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에 관한 권한이라고 볼 수 없다.

라. 소 결

따라서 채권자 선장들이 채권자 노조에 가입하여 활동하는데 위 노조법상의 제약은 없다 할 것인데, 채무자들이 이를 부정하며 다투는 이상 채무자들로 하여금 별지 목록 1 기재 사항에 관하여 채권자 노조와 성실하게 단체교섭에 응할 것과 채권자 선장들에 대한 별지 목록 2 기재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할 것을 구하는 이 사건 신청은 그 피보전권리 및 보전의 필요성이 인정된다.

그러나 채무자들의 위반행위에 대하여 금전의 지급을 구하는 간접강제 부분은 위와 같은 단체교섭 응낙 및 조합활동의 방해금지를 명하는 가처분만으로도 채권자들의 위와 같은 권리를 보호하기에 충분하다고 보이고, 채무자들이 위 명령을 위반할 경우 채권자들은 별도의 절차를 통해 다시 간접강제를 구할 수 있으므로, 현 단계에서 간접강제 명령까지 함께 발령해야 할 필요성은 보이지 않고, 나아가 가처분 결정은 고지된 때에 바로 효력이 생기는 것이므로 채무자들이 이 사건 가처분을 고지 받은 이상 이에 따라야 할 의무를 지는 것이지 집행관의 공시행위에 의하여 효력이 생기는 것은 아니어서 이 사건 가처분 결정의 취지를 공시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이지도 않으며, 또 이 사건 가처분 내용에 비추어 그 공시할 방법 또한 마땅치 않으므로 채권자의 이 부분 신청은 받아들이지 않기로 한다.

3. 결론

그렇다면, 채권자들의 이 사건 신청은 주문 제1, 2항 기재 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고, 나머지 부분은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판사 김종기(재판장), 이우희, 정성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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