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철도노조의 안전운행투쟁이 일부 부당한 목적이 포함되어 있더...

번호
2010고단1581.2729(병합)
일자
2011-06-20

단체교섭의 주된 목적이 단체협약 체결에 이었던 점, 공사측에서 단체교섭에 성실히 응하지 아니하고 있었던 점, 철도노조가 단체교섭에 성실히 응할 것을 촉구하면서 이 사건 안전운행투쟁을 개시한 점을 아울러 감안하면 안전운행투쟁의 주된 목적은 사용자측에 대한 성실한 단체교섭을 촉구하는 데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공기업선진화방안 반대의 목적이 제외되었다고 하더라도 철도노조는 단체협약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이라는 당면과제를 안고 있었던 이상 위 안전운행투쟁은 진행되었을 개연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쟁의행위에 다소간의 부당한 목적이 포함되어 있다 하더라도, 그것 없이 정당한 목적만 가지고도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쟁의행위라면 그러한 쟁의행위는 허용하는 것이 옳다.

【피고인】 1.이○○외 21명

【검 사】 정○○

【변호인】 변호사 권○○, 우○○(피고인들을 위하여)

피고인들은 각 무죄.

Ⅰ. 공소사실의 요지

1. 피고인의 이○식, 피고인 전○배의 2009. 6. 24. 업무방해

한국철도공사(이하 ‘철도공사’라고 한다)의 직원들을 주축으로 구성된 노동조합인 철도노조는 2009. 4. 25. 서울역 광장에서 소속 조합원 2,5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철도노동자 총력 결의대회’를 개최하여 ‘공기업 선진화 반대, 5,115명 정원 감축 및 복지축소 규탄, 인천공항철도 근본대책 마련, 공기업 지배구조 민주화, 손해배상 및 노조 고소·고발 규탄 등 노조탄압 저지’를 주장하였다.

2009. 6. 17. 철도노조 중앙쟁의대책위원회 위원장인 김△태는 위와 같은 주장 내용을 관철하기 위하여 중앙쟁의 대책위원회 투쟁지침 11호로 ‘기관차 승무조합원은 입환할 때에는 수송요원의 안전을 최대한 고려해 운전한다. 수송원은 규정입환, 검수원의 규정검수에 협력한다. 각종 제한속도를 준수한다. 제동시험을 철저히 한다. 소송조합원은 입환속도를 항상 안전속도로 유지한다. 규정대로 관통 입환을 철저히 시행한다. 입환작업시 절대 뛰어 타거나 뛰어 내리지 않는다. 차량조합원은 규정대로 안전하게 검수한다’라는 내용의 ‘규정업무·안전운행실천 지침’을 발령하였다.

이와 같은 ‘규정업무·안전운행실천 지침’에 따라 철도노조 대전지방본부 본부장인 피고인 이○식과 조직국장인 피고인 전○배는 2009. 6. 24. 04:30경 대전 대덕구 읍내동 소재 대전조차장 차량사업소에서 ‘식당 외주화 반대, 철도선진화 저지, 공공철도 강화, 해고자 원직복직, 노조탄압분쇄, 정기단협승리’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같은 날 07:00경까지 무전기, 휴대폰 문자메세지 등을 이용하거나 열차에 직접 승차하여 대전조차장 차량사업소 수송원인 조합원 이○희, 김○태에게 열차를 정상 운행하지 말고 지연 운행하라고 지시하고 독려하였다.

철도선진화 저지, 공공철도 강화, 해고자 원직복직 등은 경영주체의 고도의 결단 내지 경영 판단에 기초하는 것으로 경영권에 속하는 사항이어서 이를 저지하게 위해 파업이나 태업 등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전조차장 차량사업소 수송원인 조합원 이○희, 김○태는 사전에 조합원 찬반투표 및 노동위원회 조정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2009. 6. 24. 04:30경부터 07:00경까지 철도선진화 저지, 공공철도 강화, 해고자 원직복직 등을 주장하며 ‘규정업무·안전운행실천 지침’에 따라 정상적인 열차 운행을 방해하여 시발역인 서대전역에서 출발하는 열차 7대를 11~56분간 지연 운행케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철도노조 중앙쟁의대책위원회 위원장 김△태 및 대전조차장차량사업소 수송원인 조합원 이○희, 김○태와 공모하여, 위력으로써 철도공사의 정상적인 여객·화물 수송 업무 등을 방해하였다.

2. 피고인 이○식, 전○배, 최○현, 남○우의 2009. 9. 8. 업무방해

철도공사의 정원감축 등 공기업선진화 정책과 공항철도 인수 등은 경영주체의 고도의 결단 내지 경영 판단에 기초하는 것으로 경영권에 속하는 사항이고, 해고자 복직, 고소·고발 및 징계 철회, 손해배상소송 철회 등은 근로조건의 결정과 무관한 경영자의 고유한 권리영역에 속하는 사항으로서 이와 같은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파업을 하여서는 아니되고, 또한 철도노조의 단협개정 반대 주장에 포함된 적정인력 확보와 정원유지, 인원감축협의에 관한 단협조항은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사항이 아니기에 이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가 있다고 하여 파업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은 철도노조 대전지방본부 소속 운전조합원 249명을 독려하여 2009. 9. 8. 대전역 동광장 주차장에서 개최된 ‘철도노동자 결의대회’에 참가하도록 하였고, 대전지방본부 소속 운전조합원 249명을 포함한 철도노조 운전조합원 1,440여명은 파업에 돌입하기 위한 조합원 찬반투표 및 노동위원회 조정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위 투쟁명령에 따라 2009. 9. 8. 대전역 동광장 주차장에서 개최된 ‘철도노동자 결의대회’에 참가하여 ‘5,115명 정원감축 철회 등 공기업 선진화 반대와 공항철도 인수 반대, 해고자 복직, 고소·고발 및 징계 철회, 손해배상소송 철회, 단협개정 반대, 신입사원 임금삭감 및 연봉제 도입 반대, 신규사업인력 충원, 식당 외주화 반대’ 등을 주장하면서 전국 23개 사업장에 출근을 하지 아니하는 방법으로 집단으로 노무제공을 거부하여 새마을 등 여객열차 309대, 화물열차 282대의 운행이 중단되도록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철도노조 중앙쟁의대책위원회 위원장 김△태 및 찰도노조 운전조합원 1,440여명과 공모하여, 위력으로써 철도공사의 여객·화물 수송 업무 등을 방해하였다.

3. 피고인 이○식, 피고인 고○선, 피고인 전○배, 피고인 최○환, 피고인 김○의, 피고인 김○선, 피고인 김○근, 피고인 김○완, 피고인 김○수의 2009. 9. 16. 업무방해

철도공사의 정원감축 등 공기업선진화 정책과 공항철도 인수 등은 경영주체의 고도의 결단 내지 경영 판단에 기초하는 것으로 경영권에 속하는 사항이고, 해고자 복직, 고소·고발 및 징계 철회, 손해배상소송 철회 등은 근로조건의 결정과 무관한 경영자의 고유한 권리영역에 속하는 사항으로서 이와 같은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파업을 하여서는 아니 되고, 또한 철도노조의 단협 개정 반대 주장에 포함된 적정인력 확보와 정원유지, 인원감축협의에 관한 단협조항은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사항이 아니기에 이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가 있다고 하여 파업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은 2009. 9. 16. 09:30경 대전 대덕구 읍내동에 있는 대전조차장 차량사업소에서 ‘차량지부 조합원총회’를 개최하여 ‘5115명 정원감축 철회, 인천공항철도 인수 반대, 신입사원 임금삭감 및 연봉제 도입 반대, 신규사업 인력충원, 단협개악 반대, 식당 외주화 반대, 고소·고발 및 손배소 철회, 해고자 복직’ 등을 주장하고 대전지방본부 및 대전정비창지방본부 운전조합원들에게 노무제공 거부를 지시하였고, 대전지방본부 및 대전정비창지방본부 소속 운전조합원 446명을 포함한 철도노조 조합원 1,750여명은 파업에 돌입하기 위한 조합원 찬반투표 및 노동위원회 조정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위 투쟁지침에 따라 2009. 9. 16. 09:00경부터 같은 날 13:00경까지 사이에 전국 27개 사업장에서 집단으로 차량검수 관련 노무제공을 거부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철도노조 중앙쟁의대책위원회 위원장 김△태 및 철도노조 조합원 1,750여명과 공모하여, 위력으로써 한국철도공사의 여객·화물수송업무 등을 방해하였다.

4. 피고인 이○식, 피고인 고○선, 피고인 전○배, 피고인 최○현, 피고인 남○우, 피고인 최○환, 피고인 김○의, 피고인 김○선, 피고인 김○근, 피고인 김○완, 피고인 김○수 , 피고인 전○구 , 피고인 김○구 , 피고인 박○수, 피고인 강○규, 피고인 조○현, 피고인 김○상, 피고인 정○익, 피고인 이○석, 피고인 정○천의 2009. 11. 5. ~ 6. 업무방해

철도공사의 정원감축 철회 등 공기업선진화 정책과 공항철도 인수 등은 경영주체의 고도의 결단 내지 경영 판단에 기초하는 것으로 경영권에 속하는 사항이고, 해고자 복직, 고소·고발 및 징계 철회, 손해배상소송 철회 등은 근로조건의 결정과 무관한 경영자의 고유한 권리영역에 속하는 사항으로서 이와 같은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파업을 하여서는 아니되고, 또한 철도노조의 단체협약 개정 반대 주장에 포함된 적정인력 확보와 정원유지, 인원감축협의에 관한 단체협약 조항은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사항이 아니기에 이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가 있다고 하여 파업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이외 지역 철도노조 조합원 3,811명은 철도노조 중앙쟁의대책위원장인 김△태 명의의 위 투쟁명령에 따라 2009. 11. 5. 대전역 광장, 부산역 광장, 익산역 광장, 영주역 철도운동장, 제천역 광장, 동해역 광장에서 개최된 파업출정식에 참가하고(피고인들은 2009. 11. 5. 14:00경부터 16:00까지 대전역 동광장에서 철도노조 대전지방본부장 및 대전정비창지방본부 소속 조합원 1,300여명과 함께 파업출정식을 가졌다), 수도권 지역 철도노조 조합원 2,986명은 2009. 11. 6. 과천 정부청사에서 개최된 철도노조 파업출정식에 참가하고, 이어 공투분(주1)의 투쟁방침에 따라 같은 장소에서 개최된 철도노조·발전노조·가스노조 등 공투본 소속 조합원 10,000여명과 함께 ‘공투본 파업출정식’에 참가하여 5,115명 정원감축 철회 등 공기업선진화 반대와 공항철도 인수 반대, 해고자 복직, 고소·고발 및 징계 철회, 손해배상소송 철회, 단협개악 반대 등을 주장하면서 2009. 11. 5. 09:00경부터 같은 달 7. 09:00경까지 전국 288개 사업장에 출근을 하지 아니하는 방법으로 집단으로 노무제공을 거부하여 새마을 등 여객열차 327대, 화물열차 355대의 운행이 중단되도록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철도노조 중앙쟁의대책위원회 위원장 김△태 및 철도노조 조합원 6,790여명과 공모하여, 위력으로써 철도공사의 여객·화물 수송 업무 등을 방해하였다.

5. 피고인 이○식, 피고인 고○선, 피고인 전○배, 피고인 최○현, 피고인 최○환, 피고인 김○의, 피고인 김○선, 피고인 김○근, 피고인 김○완, 피고인 김○수, 피고인 박○석, 피고인 김○연, 피고인 전○구 , 피고인 김○구 , 피고인 박○수, 피고인 강○규, 피고인 조○현, 피고인 김○상, 피고인 정○익, 피고인 이○석, 피고인 정○천의 2009. 11. 26.~12. 3. 업무방해

철도공사의 정원감축 등 공기업선진화 정책과 공항철도 인수 등은 경영주체의 고도의 결단 내지 경영 판단에 기초하는 것으로 경영권에 속하는 사항이고, 해고자 복직, 고소·고발 및 징계 철회, 손해배상소송 철회 등은 근로조건의 결정과 무관한 경영자의 고유한 권리영역에 속하는 사항으로서 이와 같은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파업을 하여서는 아니 되고, 또한 철도노조의 단체협약 개악 반대 주장에 포함된 적정인력 확보와 정원유지, 인원감축협의에 관한 단체협약 조항은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사항이 아니기에 이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가 있다고 하여 파업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도노조 조합원 11,700여명은 위 투쟁명령에 따라 2009. 11. 26. 서울역 광장, 대전역 광장, 부산역 광장, 순천역 광장, 동해역 광장에서 개최된 파업출정식에 참가하여(피고인들은 2010. 11. 26. 13:00경부터 16:00경까지 대전역 동광장에서 철도노조 대전지방본부 및 대전정비창지방본부 소속 조합원 1,500여명을 참석시킨 자리에서 파업출정식을 가지고, 피고인 이○식, 피고인 고○선, 피고인 최○현, 피고인 최○환, 피고인 박○석, 피고인 김○연, 피고인 김○구 , 피고인 박○수, 피고인 강○규, 피고인 조○현은 2009. 11. 27. 10:00경부터 12:00경까지 대전역 서광장에서 소속 조합원 700여명을 참석시킨 자리에서 임단협 승리를 위한 대전지역 총파업 결의대회를 가졌다), 5,115명 정원감축 철회 등 공기업선진화 반대와 공항철도 인수 반대, 해고자 복직, 고소·고발 및 징계철회, 손해배상소송 철회 등을 주장하면서 2009. 11. 26.부터 2009. 12. 3.까지 파업출정식 참가, 체육행사 참가 등으로 전국 284개 사업장에 출근을 하지 아니하는 방법으로 집단으로 노무제공을 거부하여 새마을 등 여객열차 999대, 화물열차 1,742대의 운행이 중단되도록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철도노조 중앙쟁의대책위원회 위원장 김△태 및 철도노조 조합원 11,790여명과 공모하여, 위력으로써 철도공사의 여객·화물수송업무 등을 방해하였다.

Ⅱ. 판단

1.공소권남용의 주장에 대하여

검사가 자의적으로 공소권을 행사하여 피고인에게 실질적인 불이익을 줌으로써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하였다고 보여지는 경우에는 이를 공소권의 남용으로 보아 공소제기의 효력을 부인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대법원 2004. 4. 27. 선고 2004도482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에 따라 변호인은 이 사건 공소제기가 정치적 목적 하에 이루어진 것으로서 소추재량권의 현저한 일탈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 사건 공소가 제기된 전후 제반사정, 공소내용 및 증거관계를 전반적으로 살펴본다면 이를 추재량권의 현저한 일탈이라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피고인 이○식, 피고인 전○배의 2009. 6. 24. 업무방해(안전운행투쟁)에 관하여

가. 준법투쟁의 쟁의행위 해당여부

1) 준법투쟁의 정의와 태양, 그리고 문제점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이라고 약칭한다.) 제2조 제6호에 의하면, 쟁의행위란 “파업·태업·직장폐쇄 기타 노동관계 당사자가 그 주장을 관철할 목적으로 행하는 행위와 이에 대항하는 행위로서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행위”를 말한다.

준법투쟁이라 함은 본격적 쟁의행위에 앞서 사용자에게 본격적인 경제적 압력의 행사를 경고하거나 단결력을 시위하기 위해서 준법을 명분으로 하는 단체행동을 뜻한다. 이는 사용자에 대한 주장 관철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과 업무가 사용자의 의사에 반하여 평상시와는 다른 양태로 운영되게 된다는 점에서 쟁의행위로 파악될 여지를 안고 있다.

준법투쟁은 다시 안정과 관련한 법령, 작업규칙의 엄격한 준수를 집단적으로 조직함으로써 간접적으로 업무 저해의 효과를 발생시키는 이른바 ‘안전투쟁’과 정시 출퇴근, 휴가사용, 시간외 근무 거부와 같은 집단적 권리행사를 일컫는 이른바 ‘권리투쟁’등으로 구분된다.

만약 준법투쟁이 쟁의행위에 해당한다면, 노조법이 쟁의행위에 대하여 요구하는 목적, 절차, 방법의 정당성을 갖추지 않는 이상 이로 인한 민형사상 책임을 부담하여야 할 것이다. 반면 쟁의행위가 아니라고 한다면, 위와 같은 법적 요구에 기인한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위 2009. 6. 24. 업무방해에 관한 공소사실은 이른바 위와 같은 개념구분 중 ‘안전투쟁’의 사례에 해당한다. 검사는 이러한 안전투쟁이 쟁의행위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여, 피고인들이 쟁의행위의 정당성을 갖추지 못하였음을 이유로 업무방해죄로 의율하고 있다. 그러나 안전투쟁이 쟁의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는 학설상의 대립이 존재하는바, 이하에서는 그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2) 학설

준법투쟁을 쟁의행위로 보아야 할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는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였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하여야 할 것인데, 이 ‘정상적인 운영’이 무엇을 뜻하는지에 관하여는 사실정상설과 법률정상설이 기준으로 제시되고 있다.

사실정상설은 사실상의 업무운영 실태를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는 견해로서, 평소 해 온 업무운영을 집단적으로 거부하게 하는 행위는 그 업무운영의 적법여부에 관계없이 쟁의행위에 해당한다고 본다.

법률정상설은 법률적 평가를 정상적 운영의 평가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견해로서,

평소 해 온 적법한 업무운영을 거부하게 한 것은 쟁의행위에 해당하지만 평소 해 온 위법한 업무운영을 거부하게 한 것은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한 것이 아니므로 쟁의행위가 아니라고 결론짓게 된다.

3)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태도

대법원은 쟁의행위의 대상이 되는 ‘정상적인 업무’는 ‘적법한 업무’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관행상 지속되던 업무’ 혹은 ‘평상시대로 운영되는 업무’도 포함된다는 입장에서 준법투쟁을 쟁의행위로 파악하여 사실정상설의 입장에 서 있다.(주2)

다만, 판례에서 목격되는 준법투쟁의 양태는 대개 권리투쟁에 해당하는 것들이고, 안전투쟁에 관해서는 아직까지 명시적 판례가 발견되지 않는다.

안전투쟁에 관련된 판례로는, 택시회사의 노조가 불법운행을 자제하면서 사납금을 일정금액으로 통제한 사례(대법원 1991. 12. 10. 선고 91누636 판결)와 역시 택시회사의 노조가 준법운행을 하면서 사납금을 통제하지 않은 사례(대법원 2000. 5. 26. 선고 98다34331 판결)가 있다. 그런데 전자의 경우 사납금까지 통제한 것은 순수한 안전투쟁으로 보기 어려운 면이 있고, 후자의 경우 그 쟁점이 준법투쟁의 정당성이 아니라 이에 맞선 직장폐쇄의 정당성이어서 안전투쟁에 관한 명시적 판례라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후자의 판례는 직장폐쇄의 정당성을 부인하였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위와 같은 대법원의 태도에 대하여, “연장근로의 거부, 정시출근, 집단적 휴가의 경우와 같이 일면 근로자들의 권리행사로서의 성격을 갖는 쟁의행위에 관하여도 정당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여 바로 형사처벌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대법원 1991. 11. 8. 선고 91도326; 1996. 2. 27. 선고 95도2970; 1996. 5. 10. 선고 96도419 판결 등)의 태도는 지나치게 형사처벌의 범위를 확대하여 근로자들의 단체행동권의 행사를 사실상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여 헌법이 단체행동권을 보장하는 취지에 부합하지 않고 근로자들로 하여금 형사처벌의 위협하에 노동에 임하게 하는 측면이 있음을 지적하여 두고자 한다. 왜냐하면 쟁의행위의 정당성의 판단기준이 반드시 명백한 것이 아닌데다가 특히 쟁의행위의 당사자로서 법률의 문외한이라 할 수 있는 근로자의 입장에서 보면 그 정당성을 판단하기가 더욱 어려울 것인데, 연장근로의 거부 등과 같은 경우에도 위법성이 조각되지 않는다 하여 업무방해죄의 성립을 긍정한다면 이는 결국 근로자로 하여금 혹시 있을지 모를 형사처벌을 감수하고라도 쟁의행위에 나아가도록 하는 것을 주저하게 만들 것이고 따라서 단체행동권의 행사는 사실상 제약을 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경우까지 위력업무방해죄로 처벌하는 것은 헌법상의 노동 3권을 침해하여 적용상 위헌의 문제가 있을 수도 있으나”라고 판시하여 기존 대법원판례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주3)

4) 학설에 대한 평가와 이 법원의 입장

권리투쟁의 경우에 관하여는 이 사건을 판단하는 데 무관하므로 판단을 생략하기로 하고, 안전투쟁의 쟁의행위성 여부에 관하여 이 법원의 입장을 밝히기로 한다.

우선, 안전투쟁을 쟁의행위로 보아 처벌할 경우 보호되는 업무가 보호할 만한 가치가 있는 업무라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므로, 과잉처벌의 문제가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일상적인 작업체제가 안전규정에 위반하고, 그밖에 노동자나 승객 등의 안전을 무시한 위법·부당한 것인 경우, 노동자는 본래 그러한 체제 하에서 노동할 의무를 지지 않으며, 또한 안전투쟁에 의해서 오히려 본래 당연한 정상적 상태가 회복되게 되므로, 안전투쟁은 쟁의행위로는 인정되지 않게 될 것이다.

즉, 사실정상설과 법률정상설 중 이 법원은 원칙적으로 법률정상설의 입장을 취한다. 법률상 보호할 만한 가치가 없는 업무를 법률로써 보호하는 것은 법의 수호자인 법원의 책무에 반하기 때문이다.(주4)

다만, 안전투쟁이 의욕하는 안전규정의 준수가 당해 규정이 객관적으로 요청하는 정도를 현저히 넘어서, 혹은 준수되는 법규가 이미 객관적으로 사문화한 것으로 간주되어야 하는 경우에는,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업무행위가 다소간의 규칙위반의 소지를 안고 있다 하더라도 이로 인하여 얻는 사용자의 이익이 보호받을 가치가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이 경우에는 안전투쟁이라 하더라도 쟁의행위(태업)로서 평가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즉, 안전투쟁이라 하여 모두가 쟁의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으며, 안전투쟁의 구체적 태양에 따라 쟁의행위성 여부는 달리 판단되어야 할 것이다.

나. 공소사실에 의한 판단

1)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이 사건 안전운행투쟁의 구체적 태양

가) 열차의 입환(주5)시 지켜야 할 준수하상으로서 철도공사의 ‘운전취급규정’과 ‘운전작업내규’가 정하고 있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수송원이 역무과장으로부터 여객열차에 연결할 기관차가 출고되었다는 통보를 받고, ② 입환할 선로의 상태를 사전에 확인하여 이상이 없으면, ③ 기관사와 어느 선로에서 입환작업을 할지 구두나 무선으로 협의를 하고, ④ 신호원에게 이를 알려주어 신호원이 입환 표지를 현시하고(적색에서 녹색/하단에 선로 번호 현시), ⑤ 수송원이 표지 및 선로번호가 정당한지 확인을 해서, ⑥ 기관사에게 이동해도 좋다는 ‘이동전호’를 하는 방식으로 입환을 진행하고, ⑦ 이동전호시, 수송원이 “○○선 표지 개통, 접근”이라는 무선전호와 함께 손깃발(수기)이나 야간에는 전등으로 “접근하라”는 수신호를 보내면, ⑧ 기관사 역시 “○○선 개통, 접근”이라고 동일하게 반복 응답하여 수송원과 기관사가 함께 선로의 상태를 육안으로 확인하면서 수전호에 따라 운전을 하여야 한다.

나) 피고인 전○배의 법정진술 및 변론전체의 취지에 따르면, 피고인들은 평상시의 열차입환업무 수행방식과는 다소 다르게 열차입환을 진행하였는데(이를 ‘안전운행투쟁’이라고 칭하기로 한다.), 이는 위의 준수사항 중에서 ⑧에 해당하는 수전호를 지켰다는 것이다. 즉, 이 사건 이전에는 위의 준수사항 내용과는 달리 무선전호에 의하여 열차입환이 이루어졌음에 비하여, 이 사건 안전운행투쟁 당시 피고인들은 무선전호가 아닌 수전호 방식에 의해 열차입환을 진행하였다는 것이다.

다) 이러한 안전운행투쟁으로 인하여 열차운행이 다소 지연되어 승객들이 불편을 겪은 것이 사실이다.

라) 이 사건이 있은 후인 2009. 7. 운전취급규정의 개정으로 일부 구간에서 수송원의 유도 없이 운전취급자와 기관사의 무선전호 및 입환 표지만으로 입환하는 이른바 ‘구내운전’이 도입되었다.

마) 철도공사 측의 고소대리인이며 노무담당자인 노○승의 법정 진술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르면, 이 사건 안전운행투쟁을 할 당시 이미 피고인들은 위와 같은 운전취급규정 개정 예정사실을 알고 있었으며, 한편 이에 대하여 피고인 전○배는 위와 같은 운전취급규정의 개정이 피고인들을 비롯한 노조측의 안전투쟁 예고에 대응하기 위한 사용자측의 대응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 판단

이 사건 안전운행투쟁 이전에 이미 무선전호에 의한 입환이 보편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었고, 그로 인하여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피고인 이○식, 전○배의 수사기관 진술에 따르더라도, 열차가 길어서 끝이 보이지 않는 경우에는 무선전호만으로 열차입환이 진행되고 있었던 사실이 인정된다. 긴 열차에 비하여 짧은 열차의 입환이 더 어렵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짧은 열차에 대하여 굳이 수전호를 고집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게다가 이후 운전취급규정이 개정됨으로써 무선전호에 의한 입환이 규범적 가치도 획득하였던 점까지 보태어 보면, 피고인들은 자신들의 쟁의목적을 관철하기 위해 이미 사문화된 안전규정을 굳이 따르도록 함으로써 사용자의 정상적 업무운영을 방해한 것으로 보는 것이 옳다. 따라서 이 사건 안전운행투쟁은 쟁의행위로 보는 것이 옳다고 할 것이다.

다. 쟁의행위의 정당성 문제(형사면책을 위한 요건)

근로자의 쟁의행위가 형법상 정당행위가 되기 위해서는, 첫째 그 주체가 단체교섭의 주체로 될 수 있는 자이어야 하고, 둘째 그 목적이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노사간의 자치적 교섭을 조성하는 데에 있어야 하며, 셋째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에 관한 구체적인 요구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거부하였을 때 개시하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원의 찬성결정 및 노동쟁의 발생신고 등 절차를 거쳐야 하는 한편, 넷째 그 수단과 방법이 사용자의 재산권과 조화를 이루어야 함은 물론 폭력의 행사에 해당되지 아니하여야 한다는 여러 조건을 모두 구비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5. 12. 선고 98도329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쟁의행위에 관하여 검사가 주장하고 있는 것은, 목적과 절차의 측면에서 정당성을 결여하고 있다는 것이므로 아래에서는 이에 관하여 살피기로 한다.

나. 목적의 정당성이 있는지 여부

1) 쟁의행위의 목적이 정당성을 갖기 위한 요건

가)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 등을 목적으로 할 것

쟁의행위는 그 목적이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노사간의 자치적 교섭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어야 하며, 이는 그 쟁의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요구사항이 단체교섭사항이 될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대법원 1994. 9.30. 선고, 94다4042 판결 등 참조). 즉, 쟁의행위는 임금·근로시간·복지·해고 기타 대우 등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 등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 그 목적이 정당하다 할 것이다.

이 점에 관하여 대법원은, 정리해고나 사업조직의 통폐합 등 기업의 구조조정의 실시 여부는 경영주체에 의한 고도의 경영상 결단에 속하는 사항으로서 이는 원칙적으로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고, 그것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나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순한 의도로 추진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노동조합이 실질적으로 그 실시 자체를 반대하기 위하여 쟁의행위에 나아간다면, 비록 그 실시로 인하여 근로자들의 지위나 근로조건의 변경이 필연적으로 수반된다 하더라도 그 쟁의행위는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대법원 2002. 2.26. 선고, 99도5380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이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대법원이 제시하는 위의 ‘고도의 경영상 결단에 속하는 사항’을 쟁의행위의 불법적 목적을 판단하는 데 일반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요건으로 따르기 어렵다고 본다.

첫째, 경영사항에 속하는 사항과 그렇지 않은 사항의 경계를 찾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며, 임금 등 전통적 노무관리에 관한 사항이 경영사항이 아니라고 말할 수도 없다.(주6)

둘째, 단체교섭과 쟁의행위의 목적이나 대상사항을 규정한 헌법과 노조법 조항을 모아보면, 헌법 제33조는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단체교섭권과 단체행동권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이라고 한다.) 제1조는 이 법은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제2조 제5호는 노동쟁의를 ‘임금·근로시간·복지·해고 기타 대우 등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로 인하여 발생한 분쟁상태로 정의한다. 또한, 노조법 제29조는 노동조합의 대표자는 그 노동조합 또는 조합원을 위하여 사용자나 사용자단체와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을 가짐을, 제47조는 공적 조정과 관련된 규정이 당사자가 직접 노사협의 또는 단체교섭에 의하여 근로조건 기타 노동관계에 관한 사항을 정하거나 노동관계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를 조정하고 이에 필요한 노력을 하는 것을 방해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조항들을 종합해 보면, 단체교섭 대상에는 ①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사항’과 ② 그 밖에 근로자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위하여 필요한 노동조합의 활동이나 단체교섭의 절차, 방식, 단체협약의 체결 등 ‘근로조건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기타 노동관계에 대한 사항’이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법문의 규정에 충실하다면, 근로자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으로서 사용자가 처분권을 갖고 있는 것이라면 어떤 사항이라도 단체교섭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고, 합리적인 이유 없이(주7) 이를 금지한다면 이는 정합성(integrity)을 해치는 해석으로서 정당한 법해석이라고 볼 수 없다.

셋째, 우리 헌법은 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헌법적 권리로 격상시키고 있으며, 법체계상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을 위한 단체행동권이 일반적으로 허용되고 있는 점에 비추어 쟁의행위는 최대한 법적 보호를 받을 필요가 있다. 게다가 불법적 쟁의행위를 당연히 업무방해죄로 처벌하고 있는 현행 판례법의 체계 속에서는 쟁의행위의 정당성을 판단하는 데 있어 형사법적 공리를 엄격하게 적용해야 할 필요가 제기된다. 그런데 명백한 법문의 근거도 없이 ‘고도의 경영상 결단’에 속하는 사항이라는 모호한 개념을 창설하여 그것을 목적으로 하는 쟁의행위를 처벌하게 된다면 형사법상의 ‘명확성의 원칙’을 해할 수 있고,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에게 유리하게(in dubio pro reo)’라는 형사법해석의 공리에도 반하게 될 것이다.

대법원은 경영상 고도의 결단에 속하는 사항을 목적으로 하는 쟁의행위를 금하고 이를 처벌하고 있으나, 어떤 기준으로 경영상 고도의 결단에 속하는 사항을 판단하여야 하는지는 여전히 기준이 명확치 않고, 법문상의 근거규정도 없다. 대법원이 경영상 고도의 결단에 속하는 사항에 관하여 쟁의행위를 금하는 근거로서, 근로기준법 제31조는 구조조정 등으로 인한 정리해고에 관하여 그 요건을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고, 근로자들과의 사전협의를 필수적인 절차로 규정하고 있으며, 그 효력에 대하여는 사법심사의 길이 열려 있으며, 근로자참여및협력증진에관한법률은 경영사항을 포함한 광범위한 영역에서 노·사가 협의하도록 제도화하고 있는 점을 들고 있으나(대법원 2003. 7.22. 선고 2002도7225 판결), 모든 경영사항에 근로기준법 제31조와 같은 근로자 보호수단이 마련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 법원은 원칙적으로 쟁의행위는 임금·근로시간·복지·해고 기타 대우 등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 등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는 모두 그 목적이 정당하다고 본다. 또한 이러한 입장이 기존의 대법원 판례에 배치되는 것이라면, 판례의 입장에 대한 재고를 요청하고자 한다.(주8)

나) 주된 목적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함

한편, 쟁의행위에서 추구되는 목적이 여러 가지이고 그 중 일부가 정당하지 못한 경우에는 주된 목적 내지 진정한 목적의 당부에 의하여 그 쟁의목적의 당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부당한 요구사항을 뺐더라면 쟁의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쟁의행위 전체가 정당성을 갖지 못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2. 1. 21. 선고 91누5204 판결 등 참조).

이처럼 쟁의행위의 주된 목적을 지군으로 쟁의목적의 당부를 판단하는 이유는, 정치적 구호 등 쟁의행위의 목적이 될 수 없는 사항을 제외하더라도 쟁의행위가 발생하였을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면 사용자 입장에서는 그러한 정당한 쟁의행위를 피할 수 없었을 것이므로, 부수적 목적이 부당한 쟁의행위를 허용하더라도 사용자 입장에서도 부당하게 과도한 부담을 지는 것이 아니고, 근로자 입장에서도 부수적 목적이 부당하다는 이유만으로 쟁의행위를 금지하게 된다면 정당한 목적에 의한 단체행동권 행사마저 부당하게 제약 당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2) 이 사건 안전운행투쟁의 주된 목적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검사의 주장

검사는 이 사건 안전운행투쟁이 5,115명 정원감축 등을 내용으로 하는 공기업선진화방안에 대한 반대 및 식당외주화 반대를 목적으로 진행하였으므로, 목적의 정당성을 결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2) 피고인들 및 변호인들의 주장

피고인들 및 변호인들은 이 사건 안전운행투쟁은 사용자측에 대하여 단체교섭에 성실히 응할 것을 촉구하는 목적하에 이루어진 것이라고 주장한다.

나) 인정되는 사실관계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관계가 인정된다.

(1) 철도공사와 철도노조는 2006. 4. 1. 체결된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이 2008. 3. 31.자로 만료되자 2008. 7. 29.부터 2008년 단체협약 갱신체결 및 임금협약체결을 위하여 단체교섭을 진행해 오다 2008. 10.17. 노동위원회 조정신청을 하였으나 조정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철도노조는 2008. 10. 29.~ 2008. 10. 31.까지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쳐 조합원 수 25,170명 중 찬성 15,268명으로 가결되었다.

(2) 철도노조 인터넷홈페이지를 통하여 공고된 위 찬반투표의 안건 취지는 다음과 같았다.

철도노조 2008년 임금인상요구, 단체교섭 요구 및 해고자 원직복직·복직자 원상회복, 철도민영화계획 완전철회, 비정규직 차별철폐, 외주화·구조조정 철회, 연금불이익 해소, 철도공공성 강화 등 임금·정기단체교섭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총파업을 포함하는 쟁의행위에 돌입한다. 단, 쟁의행위의 방식과 일정은 ‘중앙쟁의대책위원회’에 위임한다.

(3) 철도공사와 철도노조는 2008. 12. 11. 임금협약에 대해서만 합의하였고 위 합의가 철도노조 중앙쟁의대책위원회와 조합원총회에서 가결되어 2008년 임금협약이 체결되었고, 다만 단체협약은 체결되지 아니하였고 2009. 3. 이후 이에 관한 교섭을 재개하기로 합의하였다.

(4) 철도노조는 2009. 2.경 김○태를 위원장으로 하는 새로운 집행부를 선출하고, 위 2008. 12.11.자 합의에 따라 2009. 5.12. 단체교섭에 관한 협의를 진행하여 철도공사와의 사이에 본교섭은 2주에 1회 진행하고 실무협의는 1주에 2회 진행하는 것으로 합의하였다.

(5) 이에 따라 최초의 본교섭이 2009. 5. 25. 진행되었고, 철도노조와 철도공사간의 단체교섭에서 주로 논의된 것은 철도선진화정책의 철회 등 이른바 현안사항과 단체협약 체결에 관련된 내용이었다.

(6) 그러나 위 본교섭에서는 의견접근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이후 2009. 6. 23.경까지 10여회에 걸쳐 실무교섭만이 이루어질 뿐 본교섭이 이루어지지 않자 철도노조는 2009. 6. 15.자로 같은 달 18.에 본교섭을 개최할 것을 촉구하였고, 2009. 6. 17.자로 같은 달 22.에 본교섭을 개최할 것을, 2009. 6. 22.자로 같은 달 25. 본교섭을 개최할 것을 촉구하였으나 철도공사는 실무교섭을 더 진행하자거나 사장의 해외출장 등을 이유로 본교섭에 응하지 아니하였다.

(7) 이에 철도노조 중앙쟁의대책위원회 위원장인 김○태는 2009. 6.17. 중앙쟁의대책위원회 투쟁지침 11호로 ‘기관차 승무조합원은 입환할 때에는 수송요원의 안전을 최대한 고려해 운전한다. 수송원은 규정입환, 검수원의 규정검수에 협력한다. 각종 제한속도를 준수한다. 제동시험을 철저히 한다. 소송조합원은 입환속도를 항상 안전속도로 유지한다. 규정대로 관통 입환을 철저히 시행한다. 입환작업시 절대 뛰어 타거나 뛰어 내리지 않는다. 차량조합원은 규정대로 안전하게 검수한다’라는 내용의 ‘규정업무·안전운행실천 지침’을 발령하였다.

(8) 철도노조 중앙쟁의대책위원회에서 내려온 ‘규정업무·안전운행실천 지침’에 따라 철도노조 대전지방본부 본부장인 피고인 이○식과 조직국장인 피고인 전○배는 2009. 6. 24. 04:30경 대전 대덕구 읍내동 소재 대전조차장 차량사업소에서 ‘식당 외주화 반대, 철도선진화 저지, 공공철도 강화, 해고자 원직복직, 노조탄압분쇄, 정기단협승리’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같은 날 07:00경까지 무전기, 휴대폰 문자메시지 등을 이용하거나 열차에 직접 승차하여 대전조차장 차량사업소 수송원인 조합원 이○희, 김○태에게 위와 같은 ‘규정업무·안전운행실천 지침’에 따라 운행할 것을 독려하였다.

나) 이 사건 안전운행 투쟁의 주된 목적 및 이에 대한 정당성 판단

(1) 검사의 주장에 대한 판단

우선 위에서 살펴본 법리에 따라,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에 관계된 사항을 쟁의행위의 목적으로 할 경우에는 경영사항에 관계된 것이라도 목적의 정당성은 인정된다고 하는 전제에서 살핀다면, 정원의 감축은 근로자의 고용안정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이므로 이를 목적으로 하는 쟁의행위는 정당하다고 해야 할 것이고, 검사가 지적하고 있는 식당외주화 역시 노조원들이 이용하는 식사의 질에 관련된 문제로서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에 관련된 사항일 뿐만 아니라 식당에 종사하는 영양사 및 조리사들의 고용안정에 관련된 문제이므로, 이 역시 위에서 살펴본 정당한 쟁의행위 목적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사항들을 목적으로 하는 쟁의행위를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검사는 영양사 및 조리사는 기간제 근로자로서 쟁의행위 당시 계약기간이 만료되었으므로 철도공사측과 별도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는 한 계속적 근로관계가 인정되지 않음을 지적하며, 이들의 해고 문제를 쟁의행위의 목적으로 삼을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우선 이는 해고의 개념을 지나치게 형식적으로 이해한 것이며, 기간제 근로계약의 경우에도 계약갱신거절을 해고로 보는 경우가 있음(대법원 1994. 1. 11. 선고 93다17843 판결 등 참조)을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집단적 노사관계에서 현재 고용관계가 유지되고 있는지 여부는 문제되지 않는다는 점까지 감안한다면, 검사의 주장이 타당하지 않음은 쉽게 알 수 있다.

게다가 이 사건 안전운행투쟁 당시 식당외주화반대의 내용이 기재된 피켓이 쟁의행위 현장에 등장한 것만으로는 삭당외주화의 문제가 이 사건 안전운행투쟁에 있어 주된 쟁점이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오히려 변호인이 제출하고 있는 증 제57호증 등의 안전운행투쟁을 전후로 하여 생산된 철도노조의 문서들의 내용들에 비추어 보면, 식당외주화의 무제는 거의 언급되지 않고 있어 그것이 주된 쟁점이 아니었음을 추단케 할 뿐이다. 검사가 공소사실 및 법률의견서를 통하여 식당외주화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하는 것은 이 사건 안전운행투쟁이 2009. 5. 2.경부터 서울지역에서 행해진 안전운행투쟁과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되나, 이러한 검사의 시각에 부합되는 증거는 찾아보기 어렵다.

(2) 판례의 기준에 따를 때 목적의 정당성을 갖추었는지 여부

나아가 이 사건 안전운행투쟁의 직접적 목적이 무엇이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단체교섭의 진행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단체교섭과정에서는 경영에 관한 사항도 임의적 단체교섭사항으로서 논의가 될 수 있는 것이고,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노사협의회를 통한 경영참여가 보장되어 있는 상황에서 노조가 경영사항에 관하여 의견을 표명하는 것이 전적으로 잘못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또한 철도공사 노사협력팀장인 전○호의 증언에 의하면 단체교섭기간 중에는 노사협의회는 별도로 열리지 않고, 노사협의회에서 논의되어야 할 안건도 단체교섭을 통하여 함께 논의하여 왔다는 점이 인정되는바,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노조가 쟁의행위에 이르기 전까지 어떠한 요구사항을 표명하였다 하더라도 그것이 쟁의행위의 목적을 살피는 것과 필연적 연관성을 갖지 않을 수도 있음을 주의하여야 한다.

한편, 정원의 감축과 같이 근로자들의 고용안정성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사안에 대하여 노조가 아무런 목소리도 내지 않는다는 것이 오히려 이례적인 일이라고 할 것이므로, 단순히 노조가 그러한 사항에 대해 대외적으로 의견을 표명하고 있다 하더라도 이를 쟁의행위의 목적과 바로 연결시켜서는 안 될 것이고, 쟁의행위와 관련된 전후사정을 두루 살펴 결론을 내야 할 것이다.

즉, 위 인정사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철도노조에서 발행한 여러 문서들에 경영사항에 해당하는 여러 요구사항이 있다 하더라도, 이는 노사협의회를 겸한 단체교섭을 통해 사용자측과 논의하고자 하는 쟁점사항을 게시한 것이거나, 큰 틀에서의 정치적 목표를 제창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으므로, 만연히 이를 이 사건 안전운행투쟁의 주된 목적이라고 보아서는 아니 될 것이다.

사안에 관하여 자세히 살펴보자면, 이 사건 안전운행투쟁 당시 아직 단체협약이 체결되지 아니한 상황이었고, 2008. 11. 3. 중앙노동위원회 조정결정 당시까지 단체교섭과정에서 의견불일치로 미합의된 안건이 100여개가 남아 있는 상황이었으며(변호인 제출의 증 제1호증 중앙노동위원회 조정결정서), 이에 따라 단체교섭의 주된 목적이 단체협약의 체결에 있었던 점 및 공사측에서 단체교섭에 성실히 응하지 아니하고 있었던 점과 철도노조가 단체교섭에 성실히 응할 것을 촉구하면서 이 사건 안전운행투쟁을 개시한 점을 아울러 감안한다면, 이 사건 안전운행투쟁의 주된 목적은 사용자측에 대한 성실한 단체교섭을 촉구하는 데 있었던 것으로 보는 것이 상당하다.

노조법 제81조 제3호는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대표자 또는 노동조합으로부터 위임을 받은 자와의 단체협약 체결 기타의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거나 해태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사용자측이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자의 단체협약 체결 요구를 거부하거나 해태한 경우에 단체교섭에 응할 것을 촉구할 목적으로 쟁의행위를 택하였다면 그 목적의 정당성을 결한 것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대법원 1991. 5. 14. 선고 90누4006 판결 등 참조).

검사가 지적하는 바와 같은 공기업선진화방안의 반대와 같은 거대 목표 자체가 이 사건 안전운행투쟁의 주된 목적이라면, 그와 같은 쟁의행위가 단 하루로 종료되었다는 점을 이해하기 어려워진다.

단체교섭과정에서 공기업선진화방안의 반대 같은 내용이 거론되었음을 인정할 수 있고, 이로 인하여 성실한 단체교섭을 촉구하는 쟁의행위의 지향점이 결국은 공기업선진화방안 반대로 귀결된다고 보는 시각도 있을 수 있으나, 그것을 쟁의행위의 주된 목적이라고 볼 수 있을지는 또 다른 문제임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즉, 쟁의행위의 주된 목적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불법적 목적이 제외되었다면 쟁의행위가 진행되지 않았을 것으로 인정되어야 하는데, 공기업선진화방안 반대의 목적이 제외되었다고 하더라도 철도노조는 단체협약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이라는 당면과제를 안고 있었던 이상 위 안전운행투쟁은 진행되었을 개연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느 모로 보나, 이 사건 안전운행투쟁은 목적의 정당성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

다.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었는지 여부

1) 법률상 요구되는 쟁의행위개시절차

노동관계당사자는 쟁의행위에 들어가기에 앞서 조정절차를 거쳐야 하며(노조법 제45조 제2항), 조합원의 직접·비밀·무기명투표에 의한 조합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결정하지 아니하면 이를 행할 수 없다(이하에서는 위 조정절차와 찬반투표를 포괄하여 ‘쟁의행위개시절차’로 통칭한다).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피고인들 및 변호인들의 주장

피고인들 및 변호인들은 이 사건 안전운행투쟁을 전개함에 있어 조정절차를 거쳐 2008. 10. 29 ~ 2008. 10. 31. 사이에 치러진 쟁의행위찬반투표에 의해 쟁의행위개시절차를 거쳤으므로, 이 사건 안전운행투쟁은 절차적 적법성을 갖는다고 주장한다.

나) 검사의 주장

이에 대해여 검사는, 위 찬반투표 당시 거론되었던 쟁점들은 이후 대부분 해소되었고, 이 사건 안전운행투쟁의 주된 목적은 위 찬반투표 이후 새롭게 제기된 것으로서 피고인들이 쟁의행위를 행하기 위해서는 다시 찬반투표를 거쳐야 하는데 이를 거치지 아니하였으므로 절차적 적법성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주장한다.

4) 판단

위에서 미리 살펴본 사실관계 및 증거관계를 종합하여 보면, 검사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 안전운행투쟁 당시 종전 단체협약의 근로조건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가 완전히 해소된 상태라고 볼 근거는 부족하다.

비록 일부 쟁점이 쟁의행위의 목적으로 추가된 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이미 근로조건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로 노동쟁의상태가 발생한 이후에 종전의 노동쟁의발생 당시의 근로조건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가 해소되지 아니한 상태에서 다시 새로운 쟁점사항에 대하여 별도의 조정신청 및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칠 것을 요구한다면,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단체행동권을 지나치게 제약하는 것으로서 취하기 어려운 해석이라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들이 이 사건 안전운행투쟁에 돌입하기에 앞서 별도로 쟁의행위개시절차를 밟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를 두고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할 수 없다.

설사 철도노조가 이 사건 안전운행투쟁을 위하여 별도로 쟁의행위개시절차를 밟도록 하는 것이 법의 취지에 부합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하더라도, 철도공사와 철도노조 사이에 쟁의상태가 이미 발생한 상황에서, 기록에서 확인되는 바와 같이 2009. 5.경 단체협약 교섭이 재개되면서 2008년도에 이어 본교섭은 제10차 본교섭으로, 실무교섭은 제7차 실무교섭으로 연속하여 순번을 매기고, 2008년도에 합의되지 않은 단체협약사항에 대하여 교섭을 진행하여 왔던 점까지 보태어 보면, 쟁의상태 계속에 관한 인식이 노사간에 일치되어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적어도 피고인들에게 절차적 정당성 요건을 미비하였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볼 수도 없고, 그러한 오인에 상당한 이유도 존재한다고 할 것이다(위법성조각사유의 전제사실에 대한 착오).

라. 소결

위에서 살펴본 바를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이○식, 전○배가 주도한 2009. 6. 24.의 안전운행투쟁은 노조법이 요구하는 정당성요건을 모두 갖추었다고 할 것이므로, 같은 법 제4조, 형법 제20조에 따라 정당행위가 되어 처벌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3. 2009. 9. 8. 및 같은 달 16. 업무방해에 대하여

가. 단순한 노무제공거부행위를 업무방해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 여부

1) 쟁점

피고인들 및 변호인들은 피고인들의 행위가 적극적 폭력으로 나아가지 아니하고 단순한 노무제공거부에 그친 이상, 이를 형법상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인 ‘위력’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러한 단순한 노무제공거부행위는 민사상의 채무불이행을 구성할지언정 형법상의 업무방해죄로 처벌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구성요건해당성의 문제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쟁의행위가 면책(위법성조각)을 얻을 수 있는지의 문제에 앞서 판단하기로 한다.

2) 판단

대법원은 파업과 같이 단순한 집단적 노무제공거부행위도 위력에 해당한다고 보아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지 않는 한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고 하고 있고(주9), 나아가 “노동쟁의행위는 근로자들이 단결하여 사용자에게 압박을 가하는 것이므로 본질적으로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의 요소를 포함하고 있는 것”(주10)이라는 입장을 취한다.

이 쟁점에 관하여 노동법학계에서는 치열한 법리논쟁이 전개되고 있으나, 이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판례의 태도를 따를 만하다고 본다.

쟁의행위는 필연적으로 사용자에게 손해를 입힐 것과 이를 무기로 사용자의 의사를 제압할 의도가 담겨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또한 집단적 근로제공거부행위에 의해 사용자의 업무가 곤란을 겪게 될 것임도 의문의 여지가 없다. 대법원이 모든 노무제공정지 행위를 업무방해죄로 처벌하고 있는 것은 아니고, 상호 의사연락 하에 집단적으로 작업장을 이탈하거나 결근하는 등 근로제공을 거부하는 경우에 한정하여 업무방해죄의 성립을 긍정하고 있는 이상(주11) 집단적 노무제공거부행위를 ‘위력’이라고 보는 것은 가능한 해석이며, 적절한 해석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해석은 노무제공거부행위에 대한 합리적 범위를 둔 제한이라고 할 것이므로, 이를 두고 강제노역을 금하는 헌법과 국제법 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도 없다.

변호인은 집단성 자체를 범죄의 징표로 보는 해석은 단체행동권을 규정하고 있는 헌법의 정신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사회법적 규정이 전통적 시민법 규정을 전면적으로 대체한다고 불 수 없고, 양자는 상호 조화를 이루어 공존하여야 한다고 할 것인 이상 단체행동권의 사회법규정을 시민법질서에 앞세우고자 하는 해석은 채용할 수 없다.

또한 이러한 집단적 근로현장이탈행위는 단순한 노무제공정지에 그친다기보다는 적극적 작위로서의 본질을 갖는다고 보는 것이 옳다. 이를 부진정부작위법의 관점에서 평가해야 한다는 견해(주12)에 따르더라도, 근로자들에 대하여 근로계약에 따른 보증인지위를 인정할 수 있고, ‘집단적’ 노무제공정지행위는 업무방해죄의 행위동가성 역시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강제로 일하지 않을 권리’가 있으므로 보증인지위에 있지 않다는 견해(주13)는 찬성하기 어렵다.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는 이미 자신의 강제근로거부의 권리를 일정 부분 제한하기로 합의한 것이고, 보증인의 지위는 계약에 의해서도 설정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3) 소결

이상에서 살펴본 바에 따라, 이 법원은 소극적 노무제공거부행위도 이것이 쟁의행위의 형태로, 즉 집단적으로 이루어졌다면 이를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본다. 이하의 각 파업에 의한 쟁의행위에 관한 판단에 있어서도 같은 법리가 적용됨을 전제로 한다.

나. 목적의 정당성을 결하였는지 여부(주14)

1) 당사자들의 주장

가) 피고인들 및 변호인들의 주장

피고인들 및 변호인들은 위 쟁의행위가 성실한 단체교섭을 촉구하기 위한 목적에서 행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 검사의 주장

이에 대하여 검사는 피고인들의 주장은 대외적으로 표방한 목적에 불과할 뿐 실제로는 ‘5,115명 정원감축 철회 등 공기업선진화 반대와 공항철도 인수 반대, 해고자 복직, 고소·고발 및 징계 철회, 손해배상소송 철회, 단협개정 반대, 신입사원 임금삭감 및 연봉제 도입 반대, 신규사업인력 충원, 식당 외주화 반대’ 등 쟁의행위의 목적으로 삼을 수 없는 요구사항을 관철하기 위해 행해진 것이라고 주장한다.

2) 인정되는 사실관계

가) 철도공사와 철도노조는 2009. 5.경 단체교섭을 재개하면서 본교섭은 2주에 1회, 실무교섭은 1주일에 2회 개최하되, 노사 간사가 협의를 통하여 교섭주기를 조정할 수 있도록 하였다.

나) 철도공사와 철도노조는 2008년도에 이어 2009. 5. 25. 제10차 본교섭을 갖고 단체협약 갱신을 위한 교섭을 재개하고, 그 후 2009. 7.20. 제11차 본교섭, 이 사건 파업 후인 2009. 9.30. 제12차 본교섭 및 임금 제1차 본교섭, 2009. 10.21. 임금 제2차 본교섭을 진행하였다.

다) 위 2009. 5.25. 제10차 본교섭과 이 사건 파업 사이에는 2009. 6. 2. 제7차, 2009. 6. 9. 제8차, 2009. 6.10. 제9차, 2009. 6. 19. 제10차, 2009. 7. 14. 제11차, 2009. 7.28. 제12차, 2009. 8.13. 제13차, 2009. 8.28. 제14차 실무교섭이 진행되었으나 단체협약이나 현안사항에 대하여 별다른 진척이 없었다.

라) 철도노조는 2009. 5.25. 제10차 본교섭 이후 철도공사측의 본교섭일정이 지연되고 있자 제11차 본교섭 개최를 촉구하면서 2009. 6. 15.자로 같은달 18.에 개최할 것을, 2009. 6. 17.자로 같은 달 22.에 개최할 것을, 2009. 6.22.자로 철도공사측이 같은 달 25. 개최한다는 보도자료를 확인하여 줄 것을 각 요구하였고, 같은 달 24. 조속한 본교섭 재개를 촉구하였다.

마) 철도노조의 위와 같은 지속적인 요구에 의하여 2009. 7.20.에 비로소 제11차 본회의가 개최되었으나 그 후 또다시 본교섭이 진행되지 아니하자 철도노조는 다시 2009. 8. 4. 철도공사에 대하여 제12차 본교섭 개최를 촉구하고, 2009. 8. 7.자로 같은 달 18.에, 2009. 8. 18.자로 같은 달 25.에, 2009. 9.1.자로 같은 달 4. 또는 7.에 각 개최할 것을 요구하고, 2009. 8. 28. 제14차 실무교섭 석상에서도 본교섭을 조속히 개최할 것을 요구하였다. 그러나 철도공사는 을지연습(8.17 - 20.)과 본사이전(8. 24. - 9. 12.)등의 사정으로 본교섭이 어렵다고만 통지하고 실무교섭을 더 하자는 의견을 표시하였으며, 이에 따라 제12차 본교섭은 이 사건 파업 이후인 2009. 9. 30. 비로소 개최되었다.

바) 2009. 9. 1.자 철도노조의 중앙쟁의대책위원회 투쟁지침 제22호, 제24호, 제30호는 ‘한국철도공사의 본교섭 해태에 따른 한국철도공사의 성실촉구’를 2009. 9. 8.과 16.자 파업의 동기로 기재하고 있고, 철도노조 중앙쟁의대책위원회는 2009. 9. 4. 철도공사의 성실교섭촉구 경고파업을 예고하는 성명을 발표하였고, 철도공사의 노사협력팀장 전○호의 노경현안보고에서도 2009. 9. 8.자 파업이유를 본교섭 해태, 단체교섭 요구안 갱신교섭 의견 불일치로 보고하였다.

3) 판단

가) 쟁의행위 목적 판단의 기본적 방향

(1) 대외선전용문서들에 관한 문제

검사는 노조측이 파업직전에 생산한 대외선전용문서들은 파업돌입의 진정한 의도를 숨기기 위한 것이므로, 파업의 목적을 판단하는 데 직접적 증거자료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쟁의행위라는 것은 원래 사용자측에 대하여 노조의 요구사항을 관철하기 위하여 실시되는 것이므로 쟁의행위의 진정한 목적은 사용자측에 명확하게 전달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쟁의행위에 들어가면서 쟁의행위의 목적 내지 요구사항을 숨기기 위해 위장전술을 사용한다는 착상은 그 자체로 쟁의행위의 존재의의와 쉽게 어울리지 않음을 지적할 수 있다.

따라서 쟁의행위의 목적에 관한 인식이 노사 양측에 명백함에도 단순히 형식적인 합법성을 획득하기 위해 대외적 입장을 위장하는 경우가 있음을 인정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쟁의행위의 존재의의를 감안한다면, 근로자측이 대외적으로 내건 쟁의행위의 목적을 쉽게 무시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근로자측이 대외적으로 내건 쟁의행위의 요구사항을 사용자측에서 받아들인다면 쟁의행위를 지속할 명분을 잃을 수밖에 없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쟁의행위가 지속된다면 그때에는 그야말로 정당성을 잃은 쟁의행위가 되고 말 것이므로, 쟁의행위의 주체가 내건 대외적 명분을 아무런 의미 없는 것으로 치부할 수는 없다.

즉, 노조측에서 이 사건 쟁의행위의 목적으로 성실한 단체교섭을 촉구하였다면, 그것이 진정한 목적일 수 있음을 전제로 하여 단체교섭이 성실하게 진행되고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옳은 순서이고, 그러한 대외적 명분이 완전히 허구임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사용자측이 진정한 쟁의행위의 목적을 그러한 대외적 명분과 다르게 받아들인 근거들이 객관적으로 충분히 입증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2) 파업집회현장에서의 발언이 갖는 의미

검사는 공소사실을 통하여 노조가 파업집회현장에서 쏟아낸 발언들이 ‘5,115명 정원감축 철회 등 공기업 선진화 반대와 공항철도 인수 반대, 해고자 복직, 고소·고발 및 징계 철회, 손해배상소송 철회, 단협개정 반대, 신입사원 임금삭감 및 연봉제제 도입반대, 신규사업인력 충원, 식당 외주화 반대’ 등을 주장하고 있음을 들어 이것이 쟁의행위의 주된 목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노조 역시 하나의 이익집단으로서 특정한 정치적 목표와 지향을 갖는 것을 잘못되었다고 볼 수 없고, 이러한 목표와 지향은 항상적으로 유지되는 것으로서 노조원들이 집결하는 장소에서는 거의 항상적으로 그에 관한 발언들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고 할 것인바, 노조원들이 모인 집회현장에서 그러한 정치적 목표와 지향점에 관한 발언들이 이루어졌다고 해서 만연히 이것이 당해 쟁의행위의 진정한 목적이라고 보는 것은 다소 안이한 논리라 할 것이다. 즉, 집회현장에서 나온 발언들이 쟁의행위의 목적을 판단하는 데 있어 참고가 될 수는 있을지언정, 결정적 근거가 된다고 할 수는 없다.

나) 단체교섭촉구를 위한 파업이라고 보는 것이 상당함

위 쟁의행위가 표면적으로는 성실교섭 촉구지만 실질에 있어서는 철도선진화정책등에 반대하는 목적의 쟁의행위였다는 취지의 박○철, 조○식, 정○규, 김○석, 김○식, 강○룡, 이○흠, 이○박의 각 일부 법정진술(서울중앙지방법원 2010고단12 사건)은 그들의 의견을 나타낸 것으로 위에서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사실관계에 비추어 믿기 어렵고, 위 인정사실에 비추어 보면 위 쟁의행위는 철도공사의 성실한 단체교섭 촉구를 위한 목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할 것이다.

한편, 단체교섭에 대한 사용자의 거부나 해태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노동조합측의 교섭권자, 노동조합측이 요구하는 교섭시간, 교섭장소, 교섭사항 및 그의 교섭태도 등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상 사용자에게 단체교섭의무의 이행을 기대하는 것이 어렵다고 인정되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8. 5. 22. 선고 97누8076 판결 참조).

단체교섭의 일시를 정하는 데에 관하여 노사간에 합의된 절차나 관행이 있는 경우에는 그에 따라 단체교섭 일시를 정하여야 할 것이고, 교섭사항 등의 검토와 준비를 위하여 필요하다는 등 합리적 이유가 있는 때에는 상대방에게 교섭일시의 변경을 구할 수 있고, 이와 같은 경우에는 상대방이 교섭일시 변경요구를 수용하였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단체교섭에 응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단체교섭 거부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나, 사용자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상대방 제안 일시에 참설할 수 없다는 통지만 하고 그 구체적인 일정의 변경 등 상대방에게 아무런 의사표명도 하지 아니한 채 제안 일시에 단체교섭에 응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신의에 따라 성실하게 교섭에 응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단체교섭 거부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철도노조가 2008. 8. 4. 본교섭을 촉구하고, 2009. 9. 1.까지 수차례에 걸쳐 본교섭을 요구한 데 대하여 철도공사는 간사간 교섭주기의 조정도 없는 상태에서 계속하여 단체교섭을 거부하여 왔던 사실에 비추어 보면, 철도공사가 그 동안 이미 교섭사항 등의 검토와 준비를 위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있었다고 할 것이고, 을지연습과 본사이전 등의 사유만으로는 철도노조에게 본교섭에 응하지 않을 만한 합리적 이유가 있었다고 보이지 아니할 뿐 아니라, 철도공사가 본교섭일시 전에 철도노조측에게 교섭일시의 변경을 구하는 등 구체적 교섭일시에 관한 어떠한 의사도 표명한 적이 없음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철도노조가 통지한 위 각 일시에 단체교섭에 응하지 아니한 데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없고(철도공사는 그 동안 실무교섭 등을 해왔기 때문에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거나 해태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나, 단체교섭은 대표권이 있는 근로자의 대표자와 사용자의 대표자가 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합의에 의하여 실무교섭을 병행하여 진행하기로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실무교섭자에게 단체교섭의 대표권을 수여하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 동안 수차례 실무교섭이 이루어졌음에도 교섭사항에 대한 의견이 좁혀지지 아니한 상황에서 근로자의 대표자가 사용자의 대표자를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청하였을 경우, 사용자의 대표자가 실무교섭이 더 필요하다는 이유로 본교섭을 해태하는 것은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없다.), 이러한 철도공사의 단체교섭 해태에 대하여 그 단체교섭 촉구를 목적으로 이루어진 이 사건 파업은 목적에 있어서 정당하다고 할 것이다.

다) 계획된 파업이라는 검사의 주장에 대한 판단

검사는 철도노조가 2009년 초반에 이미 투쟁목표를 세우고, 2009년 9월경 임금단체교섭 및 투쟁조직화에 나설 것을 계획하고 있었음을 지적하면서, 노조가 단체교섭결렬을 선언하고 이 사건 파업에 나선 것은 철도선진화계획 분쇄 등 공투본과의 관계에서 미리 정해진 투쟁계획에 따라 전체 투쟁목표를 관철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거대노조를 이끄는 지도부의 입장에서는 쟁의상태의 흐름에 대한 장기적 예상시나리오를 갖고 있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할 것인데, 그러한 예상시나리오는 쟁의상태가 예정시점까지 해결되지 않았음을 전제로 대처방안으로서의 쟁의행위를 염두에 둔 것으로 파악하는 것이 상당하고, 위와 같은 예상시나리오가 있다고 해서 어떠한 상황변화에 불구하고 파업을 고집할 것으로 간주하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 다소 커 보인다.

철도공사 노사협력팀장인 전○호의 증언(서울중앙지방법원 2010고단12 사건)에 따르더라도, 2008년에는 이미 계획되어 있던 파업이 철회된 사례도 있다는 것이고, 아래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이 철도노조의 내부 통신에는 계획된 쟁의행위의 실천은 단체교섭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을 것을 전제로 하고 있었으며, 변호인 제출의 증 제31호증의 4 등에 따르면, 공투본에 소속된 사업장들 중에서도 임금단체협약이 타결된 사업장은 예정된 파업에 돌입하지 아니한 경우도 있었음을 알 수 있으므로, 위와 같은 검사의 논리는 충분히 입증되었다고 볼 수 없다.

다. 절차적 위법 여부

이 사건 쟁의행위는 앞서 본 2009. 6. 24.의 안전운행투쟁과 연장선상에서 계속되는 불성실교섭을 탓하는 데 그 본질이 있는 것이므로,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쟁의행위에 절차적인 위법은 없다고 판단된다.

라. 소결

위에서 살펴본 바를 종합하여 보면, 2009. 9. 8.과 같은 달 16.의 쟁의행위 역시 노조법이 요구하는 정당성요건을 모두 갖추었다고 할 것이므로, 같은 법 제4조, 형법 제20조에 따라 정당행위가 되어 처벌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4. 2009. 11. 5.과 같은 달 6. 업무방해의 점에 대하여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피고인들 및 변호인들의 주장

피고인들 및 변호인들은 위 쟁의행위 역시 철도공사의 교섭해태에 대하여 단체협약 성실교섭을 촉구하기 위해 경고파업을 진행한 것으로서 그 목적이 단체교섭 갱신체결에 있다는 점에서 목적상 정당한 쟁의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2) 검사의 주장

이에 대하여 검사는 위 쟁의행위 역시 철도선진화계획 분쇄, 단체협약 개악 반대, 고소고발 등 노조탄압 분쇄, 해고자 복직, 신규사업 정원확보 및 인력충원 등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것이 아닌 사항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파업이므로 목적의 정당성이 없는 쟁의행위라고 주장한다. 한편 검사는 위 쟁의행위에 대해서는 절차적 정당성의 흠결은 거론하지 않고 있다.

나. 인정되는 사실관계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이 인정된다.

1) 위에서 본 2009. 9. 8.자 파업에 이어 단체교섭이 재개되었고, 이에 따라 2009. 5. 25. 교섭재개 이후 2009. 11. 24.까지 실무교섭을 포함하여 총 77회의 교섭이 진행되었으나, 단체협약 총 187개 조항 중 97개 조항에 의견일치가 있었을 뿐 90개 조항에는 여전히 의견이 일치되지 아니한 상황이었다.

2) 또한 임금협상에 관하여는 공사측에서 2.5% 임금반납을 요구하고 있었고, 노조측에서는 이미 2007년도 성과상여금 환수조치 등 9% 가량의 임금삭감이 있었던 점을 들어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었다. 한편 공사측에서는 전직원 연봉제와 임금피크제 등 임금제도 변경을 요청하고 있었고, 노조측에서는 이 역시 수용하기 힘들다는 입장이었다.

3) 위와 같은 실무교섭이 진행되는 동안 노사간의 입장 차이는 좁혀지지 아니하였고, 공사는 그 내용에 있어서도 당초의 단체협약안을 그대로 유지하였을 뿐 아니라 2010. 10. 16.에 이르러 기존의 단체협약 조항 중 경영권이나 인사권을 침해하거나 분란의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27개 조항의 수정, 삭제를 요구하는 안을 제출하였고, 이에 대하여 노조측에서는 단체교섭 진행중에 이미 합의된 사안에 대해 삭제의견을 내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하였다.

4) 2009. 10. 21. 개최된 제2차 임금본교섭과 2009. 10. 23.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특별조정회의에서는 공사대표자가 불참하여 교섭이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다.

다. 판단

1) 성실한 단체교섭 촉구를 위한 목적임을 배척할 수 없음

위 인정사실에 비추어 보면, 단체협약 갱신을 위한 단체교섭과정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었고, 철도공사측에서도 이에 적극적 의지를 보이지 아니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비록 철도노조가 철도선진화방안 철회 등의 요구사항을 철회한 적이 없다고 하더라도(그러나 단체교섭석상에서는 9월 이후로는 이를 거론하지 아니하고 있었음), 위와 같이 단체협약갱신이 미진한 상황이었고, 90개에 이르는 단체협약사항에 대해 의견일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었던 점 및 이 사건 쟁의행위가 단 2일에 걸쳐 이루어진 것인 점을 고려한다면, 이는 피고인들 및 변호인들의 주장과 같이 사용자측에 대한 성실한 단체교섭을 촉구하는 의미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철도공사측에서는 노조측에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을 가진 임금 2.5%의 반납과 연봉제 및 임금피크제실시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었으며, 위와 같은 임금의 문제는 근로조건의 핵심적 부분에 해당한다는 점까지 감안한다면, 위와 같은 불일치 안건만을 이유로 노조가 쟁의행위에 나섰다고 하더라도 이를 가지고 도를 넘는 무리한 쟁의행위라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2) 임금·단체교섭이 결렬될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고 보는 시각에 대하여

일각에서는 철도노조가 2009. 9. 30. 1차 임금본교섭 당일에 교섭결렬을 선언한 점과 2009. 10. 16. 제16차 실무교섭, 2009. 10. 27. 제17차 실무교섭이 진행된 점을 들어 특별히 단체교섭이 결렬될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이러한 시각에는 위 쟁의행위가 이미 계획된 것이었으며, 그 합법성을 가장하기 위해 일부러 단체교섭결렬을 선언한 것이라는 관점이 내표되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임금에 관하여는 예산 문제로 인하여 연말까지는 협상이 타결이 되어야 하는 상황이었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10노2641 사건의 증인 최○호의 증언), 철도공사측에서도 임금 최종 합의시한을 11월 30일로 잡고 있었으며{변호인 제출의 증 제63호증 전국 노경담담팀장 회의자료(철도공사 작성 자료임)}, 노조 입장에서는 쟁의행위를 벌이기 위해서는 조정절차와 조합원 찬반투표 등의 추가적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에 노조 입장에서도 9월말 임금협상의 첫 본교섭 당시에는 이미 시한에 쫓기는 형편이었던 데 비하여, 2009. 9. 30. 임금본교섭 이전에 실무교섭이 수차례 있었음에도 공사측은 위 본교섭에서 처음으로 ‘임금 2.5% 반납’ 및 ‘전직원 연봉제 및 임금피크제’라는 새로운 안건을 들고 나옴으로 인해 노사간에 요구사항의 차이는 이전의 실무교섭 때보다 오히려 더 커졌다고 할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첫 본교섭에서 바로 협상결렬을 선언하였다 하여 이를 지나친 것이라거나 계획된 것이라고 볼 수만은 없을 것이다.

또한 위에서 살핀 바와 같이, 공투본이 정한 투쟁일정과 상관없이 임금협약·단체협약이 타결된 사업장에서는 예정된 쟁의행위에 돌입하지 아니한 예가 있었고, 2008년에도 임금협약이 타결됨으로써 예정된 쟁의행위가 철회된 적이 있음을 아울러 감안한다면, 근로조건에 관한 단체협약의 타결과 상관없이 현안사항들이 해결되지 않는 한 쟁의행위에 돌입할 계획이었을 것이라는 논지의 검사의 주장은 충분한 입증이 되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노조측이 1차 임금협상 본교섭에서 임금협상결렬을 선언하였다 하여 이를 가지고 계획적 협상결렬이라고 몰아가는 것은 논리가 충분치 않다고 생각된다.

4) 소결

위에서 살펴본 바를 종합하여 보면, 2009. 11. 5.과 같은 달 6.의 쟁의행위는 피고인들 및 변호인들의 주장과 같이 성실한 단체교섭을 촉구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행해진 것이라 보는 것이 옳고, 이에 배치되는 검사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라. 소결

위에서 살펴본 바를 종합하여 보면, 2009. 11. 5.과 같은 달 6.의 쟁의행위 역시 노조법이 요구하는 정당성요건을 모두 갖추었다고 할 것이므로, 같은 법 제4조, 형법 제20조에 따라 정당행위가 되어 처벌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5. 2009. 11. 26. ~ 12. 3. 업무방해의 점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검사의 주장

검사에 따르면, 위 쟁의행위는 철도선진화계획 분쇄, 단협 개악 반대, 고소고발 등 노조 탄압 분쇄, 해고자 복직, 신규사업 정원확보 및 인력충원 등 근로조건의 유지, 향상과 무관한 사항을 목적으로 하는 쟁의행위이므로 목적의 정당성을 결하여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2) 피고인들 및 변호인들의 주장

피고인들 및 변호인들은 이 사건 쟁의행위의 주된 목적이 근로조건에 관한 단체협약의 갱신 체결 및 임금체계 개악 저지여서 정당한 쟁의행위라고 주장한다.

나. 판단

1)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에 관련된 쟁의행위로 볼 수 있음

위 쟁의행위 직전까지 임금협상을 비롯하여 철도공사와 노조 사이에 타결되지 아니한 단체협약 안건이 여전히 90여개에 이르고 있었고, 위 미타결안건 중에는 철도공사측에서 요구하고 있던 ‘전직원 연봉제·임금피크제’, ‘근무형태변경(3조 2교대제에서 5조 2교대제 등 변형근로제 도입)’ 등 근로조건의 유지, 향상과 관련된 핵심쟁점들이 포함되어 있었으며, 위와 같은 철도공사의 요구는 대개 이전의 근로조건보다 악화되는 내용을 담고 있어 노조 입장에서는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들이었던 점을 감안한다면, 검사의 주장과 같이 노조측이 공식적으로 내세우고 있던 단체협약의 갱신 체결 및 임금체계 개악 저지라는 파업의 명분이 단순히 표면상의 명분에 불과하다고 쉽게 치부할 수는 없을 것이다.

2) 대외적 명분을 신뢰해서는 안 된다는 검사의 주장에 대한 판단

검사는 위 쟁의행위가 결국 단체교섭의 진행경과와 무관하게 공투본의 투쟁계획에 발맞춘 것으로서, 실질적으로는 철도공사의 정원감축 등 공기업선진화방안 반대, 공항철도 인수 반대, 해고자 복직, 고소·고발 및 징계철회, 손해배상소송 철회 등 쟁의행위의 목적으로 삼을 수 없는 내용(이하 ‘현안사항’이라고 한다.)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으며, 자신들의 불법성을 가리기 위해 대외적으로 합법적 목적을 내세우는 자료들을 신뢰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먼저, 공소사실에 적시된 바와 같이 파업집회에서 나온 발언들만으로 쟁의행위의 목적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점은 앞서 살핀 바와 같다.

또한 노조측의 내부적 입장을 알 수 있는 자료로서, 철도노조의 정책실장인 백○곤이 내부통신망을 통해 노조간부들에게 보낸 ‘쪽지’(변호인 제출의 증 제26호증, 제28호증의 1 내지 3)들의 주된 취지는 ‘실질적인 교섭이 이뤄질 경우 2차 투쟁일정(14일 ~ 21일)은 조정할 수 있다. 실질적인 교섭이 진행되지 않을 경우 준비된 투쟁을 진행하며, 구체적인 일정은 중앙의 결정에 따른다.’는 내용이며, 11월 26일로 예정된 파업은 공사측에 대하여 성실한 단체교섭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이며, 합의가 이루어지지 아니할 경우 파업을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취지도 담겨 있다. 이러한 내부자료들에 비추어 보면, 노조가 단체교섭진행경과와 상관없이 쟁의행위에 돌입하려 하였다거나 대외적 파업명분과는 다른 내부적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는 검사의 주장은 사실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오히려 철도공사측에서는 11월 26일자로 쟁의행위 돌입이 예고된 상황에서 11월 24일 철도노조측에 단체협약을 해지한다는 의사를 통지함으로써 노조를 자극하였고, 이로 인하여 철도노조측에서는 예정된 쟁의행위를 철회할 명분을 더욱 잃게 되었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검사는 단체교섭과정에서 현안사항(경영권 관련 사항)이 논의되어 왔던 점을 들어 이러한 단체교섭결렬을 이유로 하는 쟁의행위에는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전○호의 증언(서울중앙지방법원 2010고단12 사건)에 따르면 교섭기간 중에는 별도로 노사협의회를 실시하지 않고 교섭석상에서 교섭과 현안사항을 한꺼번에 논의하는 형식으로 운영해 온 사실 및 노조측에서도 교섭사항과 현안사항을 명확히 구분해 왔던 점을 인정할 수 있는바, 교섭석상에서 현안사항이 거론되고 있었다 하여 이를 쟁의행위의 주된 목적으로 바로 연결시키는 것은 안이한 논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3) 쟁의행위의 주된 목적에 관한 판단

쟁의행위에 있어 그 목적의 정당성이 부인되기 위해서는 불법적 목적이 그 쟁의행위의 주된 목적이어야 하는 것이고, 주된 목적인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그러한 목적이 제외되었을 경우에 쟁의행위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 인정되어야 한다는 점은 위에서 본 바와 같다.

이 사건으로 돌아와 살피건대, 노조와 공사측 사이에 임금 등 근로조건의 핵심적 사항에 관하여 위 쟁의행위 이전까지 타결에 이르지 못하고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검사의 주장과 같이 공기업선진화방안 반대 등 경영사항에 관한 내용이 쟁의행위의 목적에 포함되어 있었음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근로조건의 유지, 향상과 관련된 사항들만으로는 쟁의행위에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을 인정할 자료들이 필요하다고 할 것인데도, 검사가 제출하고 있는 증거 및 검사가 거론하고 있는 근거들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4) 소결

따라서 모든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쟁의행위의 주된 목적은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과 관련된 사항에 있었다고 보는 것이 옳고, 경영사항에 관한 내용이 쟁의행위의 목적에 포함되어 있었다 하더라도, 이를 주된 목적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한다. 즉, 이 사건 쟁의행위의 목적의 정당성은 인정된다.

다. 소결

위에서 살펴본 바를 종합하여 보면, 2009. 11. 26 ~ 같은 해 12. 3.의 쟁의행위 역시 노조법이 요구하는 정당성 요건을 모두 갖추었다고 할 것이므로, 같은 법 제4조, 형법 제20조에 따라 정당행위가 되어 처벌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Ⅲ. 결론

이 사건에서 검사 및 변호인이 제출한 증거들 및 제기한 주장들을 검토하여 볼 때, 이 사건 각 쟁의행위들이 발생한 일련의 흐름 속에 연계되어 있는 단체교섭과정에서 발견된 노사 양측의 입장 차이는 분명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노조의 입장이 타당한가 여부를 떠나서, 이러한 입장 차이가 발생하였을 때 노조가 쟁의행위의 수단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는 것은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법원이 검사의 주장과 다소 다른 결론에 이르게 된 것은, 이러한 단체교섭과정의 양상에 보다 주목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단체교섭과정에서 노사 양측의 입장차이가 발생하였을 때, 개별 노조가 상급단체 또는 여타 관련 노조들과 연계해서 정치적 역량을 키우고, 공동의 보조를 취하는 것을 비난할 수 있는가는 노동법에서 매우 근본적 차원의 문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사건의 진행양상을 보면, 상급단체와의 연계 및 다른 노조들과의 연합체 차원에서 공동투쟁의 모습이 드러났다. 그러한 공동투쟁의 과정에서 상호 일정을 조율하고, 쟁의행위의 보조를 맞추는 일이, 그리고 그러한 일련의 과정들 속에서 노동운동의 주체들이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하여 쟁의행위를 활용하는 거의 과연 절대적으로 불허되어야 하는 것인지의 문제는 상당한 고민을 요한다.

이 법원은 이러한 고민의 지점에서, 쟁의행위의 목적이 본질적으로 오염되지만 않는다면, 즉, 개별 쟁의행위들이 당해 단체교섭과정에서의 본질적 궤도와 목적을 이탈하지만 않는다면, 사실상 정치적 흐름을 달성하기 위해 개별 쟁의행위들이 어느 정도 조율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일정 범위 내에서 허용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였다(그러나 이른바 정치파업과 같이 순수한 정치적 목적의 쟁의행위는 별론으로 한다).

쟁의행위의 정당성을 판단함에 있어 주된 목적과 부수적 목적을 준별하고 있는 대법원 판례의 취지 역시 이와 동일한 선상에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쟁의행위에 다소간의 부당한 목적이 포함되어 있다 하더라도, 그것 없이 정당한 목적만 가지고도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쟁의행위라면 그러한 쟁의행위는 허용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앞서도 밝혔듯 그러한 접근방식을 취할 때 근로자 입장에서는 부당하게 단체행동권을 제약당하지 않게 되면서 사용자에게도 부당히 과도한 부담을 지우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검사의 주장은, 개별 쟁의행위들이 일련의 계획과 흐름 속에서 관련 노조들과의 일정조율 등이 있었던 점들에 주목하여, 해당 쟁의행위들이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을 위한 목적보다는 그러한 연합체가 추구하는 정치적 목적에 주안점을 둔 것으로 판단하여 그 위법성을 인정하여야 한다는 것이나, 이 법원은 그러한 큰 흐름보다 개별 쟁의행위가 본질적 목적에서 이탈하였는지 여부에 보다 집중하여 판단하기로 한 것이다.

즉, 이 사건 쟁의행위들이 발생할 당시 단체교섭과정에서 노사의 입장차이가 현격하였던 것은 인정되는 사실인바, 설사 이러한 입장차이가 좁혀졌다 하더라도 쟁의행위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점이나, 입장차이가 크더라도 그 이유만으로는 쟁의행위를 벌일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는 점을 인정할 명시적 자료가 없는 상황에서라면, 쟁의행위의 적법성은 추정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노동3권을 헌법적 권리로 승화시키고 있는 우리 헌법정신과 형벌의 겸억성(謙抑性)에도 보다 부합한다고 본다.

실제로 본문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공투본 소속 사업장들 중에는 임금, 단체협약이 타결됨으로써 예정된 투쟁일정에서 이탈하여 쟁의행위를 멈춘 사례들이 발견되었다. 사정이 그렇다면, 단체교섭과정에서 발견된 노사간 현저한 입장차이는 쟁의행위의 목적의 정당성을 판단함에 있어 상당히 주목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되고, 이 법원은 그러한 입장차이가 과연 쟁의행위로 이어질 만한 것인지 여부에 고민을 집중한 것이다.

노동법을 비롯한 사회법질서는 사회적 약자 보호라는 병분을 가지고 전통적 시민법질서에 대한 수정으로서 법체계 속에 도입되었다. 때문에 전통적 법질서와는 다소 이질적인 요소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전통적 시민법질서에 익숙한 법해석자로서는 전형적인 계약관계 불이행에 해당하는 노동현안을 바라볼 때 상당한 불편함을 느끼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이미 노동3권이 헌법적 현실로서 승인되고 있는 이상 우리에게 주어진 법질서를 통합적으로 해석해내기 위해서는, 법해석자는 그러한 불편함을 이기고자 하는 의식적 노력을 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다만, 노동법질서가 시민법질서를 부인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바탕위에 존재함을 인식한다면, 노동자들 역시 자신들의 권리행사가 사용자의 권리를 제약하고 그를 불편하게 한다는 점을 깨닫고 두 가지 법질서가 조화를 이루는 합리적 지점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법해석자의 역할은 그러한 합리적 지점이 어딘지를 발견하는 데에 있을 것이다.

이 법원은, 노동법의 현안을 고민함에 있어 이처럼 법해석자가 전통적 시민법질서에 익숙한 나머지 느끼는 불편함으로 인해 헌법적 현실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놓치게 되지 않을지에 대해 끊임없이 자문하고 고민하였다.

그와 같은 고민의 결과는 본문들에 자세히 설시하였고, 이와 같이 살펴본 바를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위법한 업무방해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공소를 제기한 이 사건 각 쟁의행위들은 노조법 제4조, 형법 제20조에 의해 정당행위가 된다 할 것이므로 그 위법성이 없어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한다.

따라서 피고인들에 대한 각 공소사실은 각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의하여 피고인들에 각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김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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