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공공기관 선진화정책 반대 투쟁이라도 집단적 노무제공 거부행...
- 번호
- 2010고단737
- 일자
- 2010-11-15
집단적 노무제공 거부행위의 주된 목적은 공공기관의 선진화정책에 대한 반대투쟁의 취지를 제외해도 조합원들의 근로조건 유지·향상 등의 목적을 위한 쟁의행위를 전개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이 사건 지부는 단체교섭의 주체로 될 수 있는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의 지부이고, 피고인들의 위 집단적 노무제공 거부행위는 사용자인 이 사건 공사와의 단체교섭이 결렬된 이후에 개시된 것으로 조정신청, 조합원의 찬성결정 등 법령이 규정한 절차를 거친 것으로 판단된다. 그 수단과 방법도 폭력적인 방식에 의해 수행되지 않았다고 보인다.
그러므로 피고인들의 위 집단적 노무제공 거부행위는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4조, 형법 제20조에 의한 정당행위로 판단된다.
【피고인】 황○○ 외 9명
【검 사】 김○○
피고인들은 각 무죄
1. 공소사실의 요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 피고인들은 한국○○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고만 한다) 직원들로서 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연맹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 한국○○공사 지부(이하 ‘이 사건 지부’라고만 한다)의 지부장(피고인 황○○), 부지부장(피고인 최△△), 사무처장(피고인 민□□)과 각 국장들(나머지 피고인들)이다.
○ 피고인들은 2009.11.6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소재 한국○○공사 조합사무실에서 조합원들의 총파업과 출정식 참가를 지휘·독려하고, 가스노조 조합원 1,200여명과 함께 같은 날 15:00경 과천시 중앙동 소재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공공부문 선진화 분쇄와 사회 공공성 강화를 위한 공동투쟁본부 파업 출정식에 참가함으로써, 해당 근무지에 출근하지 아니하여 집단으로 노무제공을 거부하는 방법으로 위력으로써 한국○○공사의 업무를 방해하였다.
2. 소송관계인들의 주장
검사는 이 사건 지부는 2009년 내내 공기업 선진화 저지투쟁으로 일관하였고, 이 사건 지부를 포함하여 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연맹 소속 9개 노조로 결성된 공동투쟁본부를 중심으로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저지투쟁이 진행되었으며, 피고인들의 위와 같은 집단적 노무제공거부는 기획재정부가 ‘제3차 가스산업 선진화계획’에서 목표로 삼은 신규 판매사업자 허용을 통한 경쟁의 도입 추진과 관련성을 가지는 것으로서, 경영주체의 고도의 결단 내지 경영판단의 대상으로서 경영권에 속하는 사항인 가스 관련 도입·도매 부분의 경쟁 도입 등의 공기업 선진화 정책을 반대하기 위한 것이므로, 정당한 행위로 볼 수 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하여 변호인들은, 이 사건 지부의 단체교섭, 조정절차, 쟁의행위의 경과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피고인들이 행한 쟁의행위의 주된 목적은 ‘공공기관 선진화 반대’가 아니고 2009년 단체협약의 갱신 또는 단체협약을 고수하기 위한 것이었는바, 이러한 목적의 쟁의행위는 헌법상 단체행동권으로서 보호되는 것이어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조, 형법 제20조가 적용되어 구성요건해당성이 없거나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주장한다.
3. 판단
가. 사실관계
증인 이○○, 김△△의 각 법정진술, 피고인들에 대한 각 경찰 및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합동수련내역, 각 한국○○공사지부 유인물, 2009년 제1차 임시대의원대회 회의자료, 각 기자회견문, 투쟁명령 제1호, 파업자 참석현황, 사진, 문자메세지 내용, 선진화분쇄공투본 공동파업현황 및 출정식 안내, 공동파업출정식 결의문, 2009.10.1자 공동선언문, 2009년도 정기단체교섭 단체협약 개정요구안 요약, 1차 내지 8차 각 본교섭 회의록, 1차 내지 15차 각 실무교섭 회의록, 단체교섭 합의사항 전문비교표, 쟁의행위 찬반투표 용지, 2009.11.5자 노조의 본교섭 요청공문, 단체협약 합의서, 노사합의서, 임금협약서, 필수유지업무 재심결정서의 각 기재에 의하면 다음 사실이 인정된다.
○ 피고인들은 한국○○공사 본사 인사팀 소속 직원들로서 직급은 차장, 과장, 대리, 사원이며, 이 사건 지부에서 피고인 황○○는 지부장, 피고인 최△△은 부지부장, 피고인 민□□는 사무처장, 피고인 이▷▷은 기획국장, 피고인 고▽▽은 복지국장, 피고인 정▲▲은 총무국장, 피고인 이▼▼은 대외협력국장, 피고인 정◇◇은 조직국장, 피고인 김◆◆은 연대사업국장, 피고인 이◈◈은 가스노조정책국장을 맡고 있다.
○ 정부는 2008.10.10 공기업선진화의 일환으로 2010년 중 도입·도매부문의 신규판매사업자 허용을 통해 경쟁을 도입하되 우선 발전용 물량에 대해서 경쟁 도입 후 산업용으로 경쟁범위를 확대하겠다는 내용의 가스 산업 선진화 계획을 발표하였다. 한국○○공사는 위와 같은 정부의 방침에 따라 2008.11월경 선진화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2009.2월경부터 가스 산업 경쟁도입 법제화 등에 대한 연구용역을 시행하여 ‘도시가스사업법’ 및 동법 시행령, 시행규칙 개정안을 마련하였다. 그리고 위 개정안은 2009.5.경 입법예고, 2009.9.15 국무회의 의결 등의 절차를 거쳐 2009.9.28 국회에 제출된 이후, 지식경제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심사 중에 있다.
○ 이 사건 공시와 이 사건 지부는 2007.3.14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유효기간이 2009.3.13 만료됨에 따라 그 무렵 이를 갱신하기 위한 2009년도 단체협약 갱신교섭을 준비하였다. 사용자인 위 공사는 기존 단체협약 135개 조항 중 34개 조항의 개정과 부칙 1개 조항 신설 등 대폭적인 협약개정을 요구하였는데, 그 요구내용에는 조합원의 범위 축소, 근무시간 중 유급조합원 활동범위의 합리화, 노조의 자료열람권 남용방지, 순직 등으로 퇴직한 직원의 배우자와 직계자녀 특별채용의무의 재량권을 명시하고 업무와 사유로 사망한 직원의 배우자와 직계자녀 특별채용 규정의 삭제, 퇴직연금제 도입, 퇴직금 지급특례범위 조정, 특별유급휴가의 합리적 조정, 협정 내지 노동위원회 결정에 의한 필수유지업무 근무자의 쟁의행위 참가제한 등 노동조합의 활동과 조합원의 근로조건에 관련된 사항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 사건 지부도 단체협약 갱신시 24개 조항을 개정하고, 21개 조항을 신설할 것을 요구하였는데, 조합비 공제시 인도대상을 이 사건 지부에서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으로 변경, 조합원 교육시간 확보, 비정규직 정규직화, 임금총액 4.7% 인상, 연봉제와 성과급제 확대 등 임금제도 변경시 이 사건 지부의 동의를 받도록 하는 조항 신설 등 조합활동과 근로조건에 관련된 사항이 상당수를 차지하였다.
○ 이 사건 공사와 이 사건 지부는 2009.4.6 본교섭을 시작으로 2009.8.24까지 본교섭 6차례, 실무교섭 13차례, 임금교섭 5차례의 단체교섭을 실시하였는데, 주로 위에서 본 바와 같은 노사 양측의 노동조합 활동과 근로조건에 관련된 요구사항에 관하여 협의를 진행하였다. 그와 같이 장기간 진행된 교섭이 노사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2009.8.24에 교섭이 결렬되었는데, 이는 17개 쟁점조항(조합원의 범위 축소 여부, 산별교섭 참가에 성실히 응할 의무 조항 신설여부, 이 사건 공사의 사회적 책무에 관한 기금적립원칙 규정 여부, 가스산업의 공공성 규정 신설여부, 정년의 단체협약 명시, 부당징계와 해고시 위로금 지급규정 신설, 인사고과를 이유로 또는 쟁의행위 기간 중 임금 차등지급 금지 조항 신설여부, 유급휴일 축소 여부, 경영상 사유에 의한 해고 제한, 쟁의행위 기간 중 신규채용과 대체근무 금지조항 존치 여부 등)에 대한 노사 양측의 견해 차이 때문이었다.
○ 위 교섭 결렬 이후 위 지부는 2009.8.28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하였고, 위 공사와 위 지부는 조정기간 중에도 3차례에 걸쳐 특별조정회의를 하였다.
○ 중앙노동위원회는 2009.9.14 위와 같은 단체교섭 결렬사유에 관한 노사 간 주장 차이가 현격하여 조정안 제시가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조정종료를 선언하였다.
○ 한편, 이 사건 지부는 2009.7.14 공기업 노조인 철도·가스·발전 노조 2차 합동수련회에서 ‘공공기관 선진화, 경영효율화 반대’를 위해 10월 총력 투쟁을 결의하였다. 그리고 이 사건 지부는 2009.8.11 과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철도노조, 발전노조와 함께 ‘공공성 강화를 위한 철도·발전·가스 공동투쟁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선진화 정책 즉각 중단, 신규사업 인력 충원, 일방적인 인력 감축과 신규자 임금 삭감 원상회복, 불법적 노사관계 개입을 통한 노동조합 무력화 시도중단”을 내용으로 하는 ‘공공성 강화를 위한 철도·가스·발전 공동투쟁 선언문’을 발표하며 향후 3개 노조가 공동으로 구조조정 저지 등 공기업 선진화방안 반대를 위해 투쟁할 것임을 밝혔다. 또한, 이 사건 지부는 2009.9.3. 위 공공운수연맹 소속 철도·발전·공공연구·전력기술·가스기술·서울대병원·사회보험·사회연대연금 노조 등과 함께 민노총 1층 회의실에서, ‘이명박 정권의 공공부문 선진화 분쇄와 사회공공성 강화를 위한 공동투쟁본부 결성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① 공공부문 선진화·민영화 중단, ② 단협개악 및 성과연봉제 도입중단, ③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 및 부족인력 충원, ④ 노조탄압 분쇄 및 노동기본권 보장, ⑤ 4대강 정비사업 중단과 사회공공성 예산 확충” 등 대정부 5대 요구사항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이 사건 지부는 2009.9.15부터 9.16까지 임시대위원회를 개최하여 “가스 산업 선진화 및 경영효율화 대응을 위한 하반기 투쟁 계획을 안건으로 상정, 공공기관 선진화 및 노조탄압 분쇄를 위한 공동투쟁을 전개, 경쟁도입 입법추진 강행시 단독투쟁 불사, 10월 중 단체행동 및 농성돌입”을 의결하였다.
○ 이 사건 지부는 2009.9.21 조합원 등에게 배포한 ‘투쟁 2009(제3호)’에 “에너지공공성 유린하는 가스선진화 폐기하라”는 문구와 “공동투쟁 반드시 승리한다!”는 제목 아래 “선진화 분쇄하고 단체협약 쟁취하자”라는 구호와, “가스 사유화 법안 국무회의 통과(9.15)→대통령 재가 후 국회상임위로 넘어갈 듯…, 11월 공공기관 선진화 추진점검 워크숍 개최→하반기 공공기관 경영효율화 추진실적 경쟁 가시화 될 듯…”이라는 내용을 기재하였다.
○ 이 사건 지부는 2009.9.22부터 2009.9.24까지 전 조합원에 대하여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하였는데, 전 조합원 중 92%가 투표하여 그 중 85.2%가 파업에 찬성하여 가결되었다. 위 찬반투표 용지에는 “‘09년 임·단협 쟁취를 위한 쟁의행위 찬·반투표”라고 기재되어 있었다.
○ 민주노총 공공운수연맹 2009.10.10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철도·발전·가스노조 등 공동투쟁본부 소속 조합원 1만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공공부문 노동자대회’를 개최하였고, 민노총 공공운수연맹,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 명의로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 민노총, 공공운수연맹을 이명박 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공공기관 선진화 정책의 중단과 공공부문의 일자리 확대를 위한 정책적인 연대활동을 전개하기로 합의한다.”는 내용의 ‘이명박 정권이 추진하는 기만적인 공공기관 선진화 반대에 관한 공동선언’을 발표하였다.
○ 이 사건 지부는 2009.11.5 이 사건 공사에 “임·단협 본교섭 요청”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내어 임금협상과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본교섭을 요청하였다.
○ 이 사건 지부는 2009.10.23. 피고인 황○○ 명의의 ‘투쟁명령 1호’를 통하여 “가스지부 전 조합원에게 11.6 임·단협 쟁취를 위한 공동투쟁본부 파업 출정식에 따른 파업 참가지침을 하달한다, 필수유지업무자를 제외한 전 조합원은 11.6 9시부로 파업에 참가한다.”는 지시를 하였고, 2009.11.4 피고인 최준식 명의의 ‘본사지회 투쟁명령 2호’를 통해 “전조합원은 기 공지된 1차 집결지에 10시30분까지 집결한다, 2차에 걸친 인원 점검시 확인된 조합원에 한하여 파업참가를 인정한다, 그 어떠한 경우라도 조합원들의 사옥 출입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지시를 하였다.
○ 피고인 황○○는 2009.11.6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소재 한국○○공사 조합사무실에서 조합원들의 총파업과 출정식 참가를 지휘하고, 피고인 최△△은 같은 날 07:12경 같은 장소에서 조합원들에게 “현재 정문으로 조합원들의 출입이 불가능하오니 사옥 진입을 시도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고, 피고인 최△△, 피고인 민□□, 피고인 정▲▲, 피고인 정◇◇, 피고인 이◈◈은 같은 날 08:00경부터 10:00경까지 사이에 위 한국○○공사 정문과 사무실 등지에서 조합원들에게 출정식 참가를 위해 버스에 탑승할 것을 독려하고, 피고인 이▷▷은 출정식에서 낭독할 성명서를 작성하고, 피고인 고▽▽, 피고인 이▼▼, 피고인 김◆◆은 출정식 행사진행을 준비하고, 가스노조 전 사무처장인 이■■은 같은 날 09:40경 강원도 정선군 북평면 남평리 산 71 소재 한국○○공사 정선연수원에서 영어집체교육을 받고 있던 조합원들에게 출정식 참가를 위해 버스에 탑승할 것을 독려하였다. 피고인들을 포함한 가스노조 조합원 1,200여명은 같은 날 15:00경 과천시 중앙동 소재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공공부문 선진화 분쇄와 사회공공성 강화’를 위한 공동투쟁본부 파업출정식에 참가함으로써 해당 근무지에 출근하지 아니하여 집단으로 노무제공을 거부하였다.
○ 위와 같은 집단적 노무제공 거부행위가 실행되는 중에도 필수공익사업장인 위 공사의 필수유지업무(천연가스의 인수, 제조, 저장 및 공급업무, 천연가스시설의 긴급정비 및 안전관리업무)에 관한 최소한의 유지·운영수준(평상시의 100%)은 준수되었고, 가스의 공급업무 등이 중단되지는 아니하였다.
○ 위 공사의 위 지부는 2009년 12월경 본교섭을 재개하였고, 2010.3.31 단체협약 합의서를 작성하였다.
나. 이 사건의 쟁점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은 “이 법은 헌법에 의한 근로자의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보장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고, 노동관계를 공정하게 조정하여 노동쟁의를 예방·해결함으로써 산업평화의 유지와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제1조), “형법 제20조의 규정은 노동조합이 단체교섭·쟁의행위 기타의 행위로서 제1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한 정당한 행위에 대하여 적용된다. 다만, 어떠한 경우에도 폭력이나 파괴행위는 정당한 행위로 해석되어서는 아니된다.”(제4조)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다수의 근로자들이 상호 의사연락 하에 집단적으로 작업장을 이탈하거나 결근하는 등 근로의 제공을 거부함으로써 사용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였다면, 그와 같은 행위가 노동관계 법령에 따른 정당한 쟁의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경우가 아닌 한, 다중의 위력으로써 타인의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에 해당하여 업무방해죄를 구성하는바(대법원 1991.1.29 선고 90도2852 판결, 1991.4.23 선고 90도2771 판결, 2006.5.12 선고 2002도3450 판결 등 참조), 피고인들이 주도한 위와 같은 집단적 노무제공 거부행위 당시, 비록 필수유지업무에 관한 최소한의 유지·운영수준은 준수되었으나, 그 거부행위로 인하여 이 사건 공사가 수행하던 설비운영관리, 안전관리, 영업관리 등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은 저해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러므로 이 사건의 쟁점은 피고인들이 주도한 위와 같은 집단적 노무제공 거부행위가 노동관계 법령에 따른 정당한 쟁의행위에 해당되는지 여부인데,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다음의 사항을 검토하여야 한다. 근로자의 쟁의행위가 형법상 정당행위가 되기 위하여는 첫째 그 주체가 단체교섭의 주체로 될 수 있는 자이어야 하고, 둘째 그 목적이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노사간의 자치적 교섭을 조성하는 데에 있어야 하며, 셋째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에 관한 구체적인 요구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거부하였을 때 개시하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원의 찬성결정 등 법령이 규정한 절차를 거쳐야 하고, 넷째 그 수단과 방법이 사용자의 재산권과 조화를 이루어야 함은 물론 폭력의 행사에 해당되지 아니하여야 한다는 여러 조건을 모두 구비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5.12 선고 98도3299 판결, 2001.10.25 선고 99도4837 전원합의체 판결, 2003.11.13 선고 2003도687 판결 등 참조). 위의 목적 요건에 관련해서는, 정당한 쟁의행위는 쟁의관계 당사자가 그 주장을 관철할 목적으로 행하는 행위로서 여기에서 그 주장이라 함은 임금·근로시간·후생·해고 기타 대우 등 근로조건에 관한 노동관계 당사자 간의 주장을 의미한다고 볼 것이므로, 위와 같은 근로조건의 유지 또는 향상을 주된 목적으로 하지 않는 쟁의행위는 노동쟁의조정법의 규제대상인 쟁의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며(대법원 1991.1.29 선고 90도2852 판결 참조), 쟁의행위에서 추구되는 목적이 여러 가지이고 그 중 일부가 정당하지 못한 경우에는 주된 목적 내지 진정한 목적의 당부에 의하여 그 쟁의목적의 당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부당한 요구사항을 뺐더라면 쟁의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쟁의행위 전체가 정당성을 갖지 못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1.6.26 선고 2000도2871 판결, 2000도2871 판결, 2003.2.28 선고 2002도5881 판결 등 참조).
다. 쟁점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지부를 포함하여 9개 공공분야의 노동조합으로 구성된 위 공동투쟁본부가 2009.9.3 공공부분 선진화 중단,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 4대강 정비사업 중단 등 이사건 지부의 조합원들의 근로조건 유지·향상과 직접적으로 관련성을 가지지 않는 사항에 대한 요구사항을 제시하고, 이 사건 지부가 위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직전인 2009.9.15경 임시대의원회를 개최하여 가스산업 선진화 분쇄를 위한 투쟁전개를 의결하고, 2009.9.21 가스산업 선진화방안의 저지와 폐기를 위해 투쟁하자는 취지의 문건을 배포하였으며, 이 사건 지부가 소속된 위 공공운수연맹이 2009.10.10 공공부문 노동자대회를 개최하여 공공기관 선진화 반대를 선언하는 등의 활동을 전개하였으며, 이러한 활동이 피고인들의 집단적인 노무제공 거부행위와 상당한 연관성을 가지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피고인들의 집단적 노무제공 거부행위의 주된 목적 내지 진정한 목적이 무엇인지를 놓고 쟁의행위의 정당성을 판단하여야 할 것인데.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사건 공사와 이 사건 지부가 서로 2007.3.14자 단체협약의 갱신을 위하여 노동조합의 활동과 근로조건의 내용에 관한 요구사항을 제시하고 4개월 18일이라는 긴 기간 동안 본교섭 6차례, 실무교섭 13차례, 임금교섭 5차례의 단체교섭을 지속적으로 진행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신청을 한 이후에도 3차례에 걸쳐 관련된 협의를 계속 하였으며, 찬반투표 용지에는 임금협상과 단체협약을 위한 쟁의행위임을 명시하였고, 위 집단적 노무제공 거부행위 직전에도 이 사건 공사에 임금협상과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본교섭을 요청하였다는 등의 사정을 종합하여 본다면, 이 사건 지부의 지부장을 비롯한 핵심적인 간부들인 피고인들이 실행한 위 집단적 노무제공 거부행위의 주된 목적은 위 단체협약의 갱신과 임금협약의 체결을 통하여 이 사건 지부의 활동을 위한 유리한 조건을 획득하고, 조합원의 임금, 해고 등의 처우를 유지·개선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판단되며, 위와 같은 한국○○공사 등 공공기관의 선진화정책에 대한 반대투쟁의 취지를 제외하더라도 조합원들의 근로조건 유지·향상 등의 목적을 위한 쟁의행위를 전개하였을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집단적 노무제공 거부행위의 주된 목적은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노사 간의 자치적 교섭을 조성하는 데에 있었다고 판단된다.
(이 사건과 같이 단체행동이 기존의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이 도과한지 약 8개월이나 된 시점에서 상당한 정도의 단체교섭 철차를 거친 뒤에도 새로운 단체협약이 체결되지 못하고 있던 상황에서 이루어졌고, 결국 단체행동 이후 약 3개월이 지난 뒤 새로운 단체협약이 체결되었던 사정을 고려해 보면, 이 시건 지부가 시용자와의 단체교섭과 단체행동 이외의 외부 활동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위법한 행위를 하였다면 그에 따르는 법적 책임을 부담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이 사건 지부가 새로운 단체협약이 필요한 시기에 근로조건을 중심으로 한 단체교섭을 진행하다가 단체행동에까지 나아간 것이므로 이러한 단체행동이 근로조건 이외의 목적을 위하여 실행된 것으로 쉽게 단정하여서는 안 되며, 보다 신중하게 판단해야 하는 것이다.)
나아가 그 외의 쟁의행위의 정당성 요건에 대해서도 살펴보면, 이 사건 지부는 단체교섭의 주체로 될 수 있는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의 지부이고, 피고인들의 위 집단적 노무제공 거부행위는 사용자인 이 사건 공사와의 단체교섭이 결렬된 이후에 개시된 것으로서 조정신청, 조합원의 찬성결정 등 법령이 규정한 절차를 거친 것으로 판단되며, 그 수단과 방법이 폭력적인 방식에 의하여 수행되지 아니하였다고 판단된다.
그러므로 피고인들의 위 집단적 노무제공 거부행위는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4조, 형법 제20조에 의한 정당행위로 판단되어, 그 위법성이 조각된다.
4.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로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의하여 피고인들에게 각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홍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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