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시국선언에 참여한 교사에 대한 정직1월 처분이 정당하다고 ...
- 번호
- 2010구합899
- 일자
- 2010-10-04
시국선언에 참여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간부 대한 정직 1월의 처분은 교원노조법에서 금지하는 정치활동금지와 국가공무원법상의 집단행위 금지의 원칙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판결한 사안
【원 고】 김○○
【피 고】 충청북도 교육감
【변론종결】 2010. 7. 22.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09. 11. 20. 원고에 대하여 한 정직 1월 처분을 취소한다.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1989. 3. 1. 공립중학교 국어교사로 신규 임용되었고 2009. 3. 1.부터는 ◎◎중학교로 전보되어 근무하고 있으며 ◇◇◇◇◇◇◇◇◇(이하 ‘◇◇◇’라 한다) ◈◈지부 수석부지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나. 제1차 교사 시국선언
(1) ◇◇◇는 2009. 6. 9. 제360차 중앙집행위원회에서 6월 교사 시국선언을 실시하기로 결정하였다. 이에 ◇◇◇ ◈◈지부장 남▣▣는 2009. 6. 15. ‘교사시국선언 실시알림’이라는 제목 아래 2009. 6. 17.까지 시국선언에 서명하여 송부하여 달라는 내용으로 ‘교사 시국선언문’과 ‘교사 시국선언 참가자 명단’을 첨부한 공문을 작성하였고, 원고는 그 공문에 결재한 후 이를 ◈◈지역 각 학교의 ◇◇◇ 분회에 보냈다. 그 후 ◇◇◇ ◈◈지부는 시국선언 참여교사의 명단을 파악하여 ◇◇◇ 본부에 보고하였다.
(2) 교육과학기술부는 2009. 6. 17. 각 시.도 교육청에 시국선언 추진 및 서명◎◎ 참여 자제 요청 공문을 발송하였고, 피고는 2009. 6. 18. 지역 교육청 및 각 급 학교 전체에 교원들의 서명◎◎ 및 시국선언 참여를 자제하도록 지도하라는 내용의 ‘교원의 시국선언 및 서명◎◎ 관련 복무 관리 철저’ 공문을 발송하였다.
(3) 정○○ ◇◇◇위원장 및 ◇◇◇ 중앙집행위원회 간부 20여명은 2009. 6. 18. 11:15경부터 같은 날 11:25경까지 서울 ○○구 ○○동에 있는 ○○○ ○○○ 앞에서 기자회견 형식으로 별지 기재와 같은 시국선언문을 ‘6월 민주항쟁의 소중한 가치를 기리는 정○○ 외 16,171명의 교사’명의로 발표하고(이하 ‘제1차 시국선언’이라 한다), 같은 날 이를 ◇◇◇ 인터넷 홈페이지(www.*******.***)에 게시하였으며, 그 후 2009. 6. 19.까지 시국선언 참여 교원들을 추가로 확인하여 2009. 6. 22. ◇◇◇ 소식지인 ‘교육희망’에 ◈◈지부 소속 교사 817명이 포함된 17,170명의 명단을 게재하였다.
다. 제2차 교사 시국선언
(1) 교육과학기술부는 제1차 교사 시국선언과 관련하여 ◇◇◇ 간부들을 검찰에 고발하는 한편 시.도교육청에 중징계 조치를 취하도록 요청하였고, 교육과학기술부의 위와 같은 방침에 반발한 ◇◇◇는 2009. 6. 28. 19:30경 제361차 임시중앙집행위원회를 개최하여 2차 교사 시국선언을 하기로 결정하였다.
(2) ◇◇◇ ◈◈지부장은 2009. 6. 30. ‘제2차 교사 시국선언 집행계획 알림’이라는 제목으로 “제361차 중앙집행위원회(2009. 6. 28.) 결정에 근거하여 아래와 같이 제2차 교사 시국선언을 집행하오니, 학교 현장에서는 적극적으로 선언자를 조직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공문을 ◈◈지역 각 학교의 ◇◇◇ 분회에 보냈다.
(3) ◇◇◇ 소속 교사 28,634명은 2009. 6. 30.부터 2009. 7. 중순경까지 서명용지에 서명을 하여 이를 ◇◇◇ 각 소속 지부에 제출하거나 또는 시국선언에 참여한다는 의사를 ◇◇◇ 각 소속 지부에 표시하였다. ◇◇◇ ◈◈지부를 비롯한 ◇◇◇ 16개 지부는 같은 기간 동안 각 지부별로 교사들로부터 서명을 한 서명용지를 받거나 시국선언에 참여한다는 의사를 확인한 후 참여자 명단을 취합하여 ◇◇◇ 본부에 보고하였고, ◇◇◇ 투쟁본부 조직팀이 이를 취합하였다.
(4) 정○○ 등 20여명은 2009. 7. 19. 14:00경부터 같은 날 14:20경까지 서울 중구 ▣▣▣ *가에 있는 ▣▣▣▣에서 “◇◇◇는 시국선언의 정당함을 확인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과 고발 및 징계를 철회하기 위한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라는 내용이 포함된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정○○ 외 28,634명의 교사 명의로 된 ‘민주주의 수호교사 선언’이라는 제목의 시국선언문을 발표하였고, 같은 날 ◇◇◇ 인터넷 홈페이지(www.*******.***)에도 위 기자회견문과 시국선언문이 게시되었다. 위 시국선언문의 주요내용은 교과부의 징계방침을 위헌적인 공권력 남용이라고 비판하고, 헌법상 표현의 자유 보장 및 시국선언 교사에 대한 고발.징계 방침 철회를 요구하면서 정치적으로 이해대립이 첨예한 쟁점에 대한 ◇◇◇ 소속 교사들의 의견표명인 1차 시국선언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한편 ‘대통령의 자세전환’을 요구하는 것이었다. ◇◇◇는 시국선언 참가자를 추가로 확인하여 2009. 7. 23. ◇◇◇ 홈페이지에 시국선언에 동참한 교사 28,711명의 명단을 담은 동영상을 공개하였다.
라. 7. 19. 시국선언 탄압 규탄대회 등
(1) 정○○ 등은 2009. 7. 19. 16:00경부터 같은 날 17:00까지 ○○역 광장에서 ○○○○당 강○○ 의원, 이○○ 의원, ○○당 송○○ 의원, 노○○ ○○○당 대표, 임○○ ○○○ 위원장, 이○○ 전 ○○○ 위원장, ◇◇◇ 소속 조합원 1,100명, ○○○소속 조합원 150명, ○○○ 소속 조합원 100명, ○○○○ 소속 조합원 50명이 참가한 가운데 ◇◇◇ 사무처장 임○○의 사회로 ‘7. 19. 제2차 범국민대회’의 사전행사인 ‘교사.공무원 시국선언 탄압 규탄대회’를 개최하였고, 원고는 규탄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 간부들과 함께 ○○역 광장 등지에서 ‘MB 귀족교육 반대’라는 문구가 새겨진 옷을 입고 “표현의 자유, 양심의 자유 보장하라”는 등의 피켓을 든 채 구호를 제창하는 방법으로 행사에 참여하였다.
(2) 계속하여 같은 날 17:00경부터 19:00경까지 ◈◈역광장에서 ◈◈◈ 노◈◈ 노조위원장의 사회로 ‘민주회복, 민생살리기 2차 범국민대회’가 진행되었고, 집회참가자들은 위 범국민대회 집회 과정에서 “언론악법 철회하고 언론자유 보장하라! 비정규직 다 죽는다, 정규직화 시행하라! 혈세 낭비 환경파괴 4대강 죽이기 중단하라! 시국선언 탄압 말고 표현의 자유 보장하라!”는 등 구호를 제창하였다.
마. 원고에 대한 징계 처분
(1) 징계위원회는 2009. 11. 3. 원고의 비위에 관하여 정직 1월로 의결하였고, 피고는 2009. 11. 25. 원고에게 다음과 같은 사유(이하 ‘이 사건 징계사유’라 한다)를 들어 정직 1월의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① 원고는 2009. 6. 15. ◇◇◇ ◈◈지부 수석부지부장으로서 ‘교사 시국선언 실시 알림’문서에 결재하여 각 급 학교 ◇◇◇ 분회장을 수신자로 하여 6월 교사 시국선언을 실시하니 서명하여 2009. 6. 17.까지 팩스로 송부하여 달라는 내용으로 시국선언을 안내하고 서명 협조를 요청하였다.
② 원고는 2009. 6. 30. 각 급 학교 분회장에게 송부하는 ‘제2차 교사 시국선언 집행계획 알림’ 문서에 결재하여 제2차 교사 시국선언을 실시하니 서명을 하여 7. 15.까지 송부하여 달라고 시국선언을 안내하고 서명 협조를 요청하였다.
③ 원고는 2009. 7. 19. ‘교사.공무원 시국선언 탄압 규탄대회’에 참가하여 ‘MB 귀족교육 반대’라는 문구가 새겨진 옷을 입고 집회에 참가하였다.
원고는 위와 같은 행위를 함으로써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이하 ‘교원노조법’이라 한다) 제3조(정치활동의 금지), 국가공무원법 제56조(성실 의무), 제57조(복종의 의무), 제63조(품위유지의 의무), 제66조 제1항(집단행위의 금지)을 위반하였다.
(2)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09. 12. 21.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심사청구를 하였으나 2010. 3. 16. 기각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 내지 3, 을 제1 내지 8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징계사유에 적시된 행위를 하였다. 그러나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의 시국선언 참가 행위는 현행 법령을 위반한 것에 해당하지 않고 혹시 그렇지 않더라도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하다.
(1) 제1차 및 제2차 시국선언(이하 위 각 시국선언을 통틀어 ‘이 사건 시국선언’이라 한다)의 주요 내용은 ‘권력 남용 말고 국정 쇄신하라. 언론과 집회 및 양심의 자유와 인권을 보장하라. 특권층 위주 정책 중단하고 사회적 약자 배려 정책 추진하라. 미디어법 등 반민주 악법 강행 중단하고 한반도 대운하 재추진 의혹 해소하라. 자사고설립 등 경쟁만능 학교정책 중단하고 학교운영의 민주화 보장하라. 빈곤층 학생 지원 교육복지 확대하고 학생인권 보장 강화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이는 국민이 정당하게 국가에 대하여 헌법상 규정된 의무를 제대로 지키라고 촉구하는 것이므로 당연히 자유롭게 허용되어야 한다.
(2) 교원노조법 제3조(정치활동금지) 위반에 관하여
국가공무원법 65조 및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27조, 사립학교법 제58조를 종합하면 교원노조법 제3조에서 금지하는 정치활동은 ‘선거에서 특정정당이나 특정인을 지지 또는 반대하기 위한 여러 행위 태양들’에 한정되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시국선언은 선거와 전혀 관계가 없고 아울러 특정 정당 또는 후보자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것도 아니므로 이는 법에서 금지하는 정치활동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
(3) 국가공무원법 제66조 제1항(집단행위금지) 위반에 관하여
국가공무원법 제66조 제1항의 ‘공무 이외의 일을 위한 집단행위’는 ‘공익에 반하는 목적을 위하여 직무전념의무를 해태하는 등의 영향을 가져오는 집단적 행위 를’의미한다. 이 사건 시국선언은 그 목적이 공익을 위한 것으로서 국민전체의 이익을 저해하지 않고 아울러 불과 몇 분간 시국선언에 서명하거나 근무시간 외에 이를 발표하였다고 하여 직무수행에 무슨 지장을 주는 것도 아니므로, 이는 직무전념의무를 해태하는 집단적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4) 국가공무원법 제56조, 제57조, 제63조(성실, 복종, 품위유지의무) 위반에 관하여
이 사건 시국선언은 법령을 위반한 행위가 아니고 교사들의 직무수행과 아무런 관련도 없으므로 이에 관하여 학교장 등 상관의 지시에 복종할 의무가 없을 뿐만 아니라, 그 지시 자체도 헌법상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내용으로서 위법하므로 더욱이 거기에 복종할 의무가 없다. 이 사건 시국선언은 교사들이 헌법과 민주주의에 관하여 책임감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행위일 뿐 교사의 품위를 손상시키는 것이 결코 아니다.
(5) 재량권의 일탈.남용
원고는 21년간 교사로 재직하면서 업무와 관련하여 다수의 상을 받았고, 학생들을 위해 읽기 자료집을 출간하거나 청소년 문예지 제작에 힘쓰는 등 열정적으로 업무 및 청소년 문화 운동에 이바지하였다. 이런 모든 사정을 고려할 때 이 사건 처분은 지나치게 가혹하므로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에 해당하여 위법하다.
나. 관계법령
별지 관계법령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원고가 징계사유 ①, ②, ③과 같은 행위를 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이하에서는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가 징계사유에 적시된 현행 법령에 위배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차례로 검토한다.
(2) 교원노조법 제3조 위반 여부
㈎ 교원노조법 제3조는 ‘교원의 노동조합은 일체의 정치활동을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은 교원 노동조합(이하 ‘교원노조’라 한다)에 대하여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지하면서 그 구체적인 내용을 적시하지 않고 있으므로, 과연 교원노조에게 금지된 ‘일체의 정치활동’이 무슨 의미인지와 이 사건 시국선언 및 그와 같은 취지로 이루어진 시국선언탄압 규탄대회(이하 ‘이 사건 시국선언 등’이라 한다)가 금지되는 정치활동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 공무원과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과 정치적 의사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
헌법 제7조 제1항은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 제2항은 ‘공무원의 신분과 정치적 중립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공무원의 신분 및 정치적 중립성 보장은 엽관제를 지양하고 정권교체에 따른 국가작용의 중단과 혼란을 예방하여 일관성 있는 공무수행 및 공무수행의 독자성과 영속성을 유지함으로써 직업공무원제도를 확립하려는 것이고, 이를 통하여 모든 공무원으로 하여금 어떤 특정 정당이나 특정 상급자에 대한 것이 아니라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의 소임을 다할 수 있게 함으로써 공무원 개인의 권리나 이익을 보호함에 그치지 아니하고 나아가 국가기능의 측면에서 정치적 안정의 유지에 기여할 수 있다(헌법재판소 1992. 11. 12. 선고 91헌가2 결정 참조). 헌법 제31조 제4항은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 및 대학의 자율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은 교육이 국가의 백년대계의 기초인 만큼 국가의 안정적인 성장.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교육이 외부세력의 부당한 간섭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교육자 내지 교육전문가에 의하여 주도되고 관할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데서 비롯된 것이다(헌법재판소 2004. 3. 25. 선고 2001헌마710 결정 참조).
헌법 제21조는 모든 국민에 대하여 언론ㆍ출판ㆍ집회ㆍ결사의 자유, 즉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고, 그와 같은 표현의 자유에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포함된다. 그러나 국가공무원법 제65조는 국가공무원이 정당이나 그 밖의 정치단체의 결성에 관여하거나 이에 가입할 수 없고, 선거에서 특정 정당 또는 특정인을 지지 또는 반대하기 위한 투표 권유 행위 등 소정의 정치◎◎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교육기본법 제6조 제1항은 ‘교육은 교육 본래의 목적에 따라 그 기능을 다하도록 운영되어야 하며, 정치적ㆍ파당적 또는 개인적 편견을 전파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용되어서는 아니 된다’, 같은 법 제14조 제4항은 ‘교원은 특정한 정당이나 정파를 지지하거나 반대하기 위하여 학생을 지도하거나 선동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각 규정함으로써 앞서 본 바와 같은 공무원 및 교육의 중립성 보장이라는 공익을 실현할 목적으로 공무원 및 교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에 일정한 제한을 두고 있다.
㈐ 교원노조법 제3조의 ‘정치활동’의 의미
위 각 규정과 달리 교원노조법 제3조는 금지하는 정치활동의 범위에 관하여 명확한 규정을 두고 있지는 않으나,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할 때 교원노조의 본질적인 활동을 제외한 모든 정치활동, 즉 선거에서 특정한 정치세력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것에 국한하지 아니하고 선거 유무를 떠나 정책결정 과정에 영향을 미치기 위하여 행하는 모든 정치적 의사표현 행위까지 금지하는 취지라고 봄이 상당하다.
① 교원은 학생들에 대한 수업과 학교생활지도를 담당하여 아직 가치관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학생들에게 심대하고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위에 있기 때문에 교원의 정치활동은 교육수혜자인 학생의 입장에서는 수업권 내지 교육을 받을 권리의 침해로 받아들여질 수 있고, 자녀가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교사들로부터 균형 잡힌 교육을 받아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통상적인 학부모들의 요구에도 상충되는 점에서 현 시점에서는 교원의 정치적 기본권보다는 국민의 교육기본권을 더욱 보장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공익을 우선시해야 한다(헌법재판소 2004. 3. 25. 선고 2001헌마710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② 교원노조법은 국가공무원법에 정치활동금지 규정이 이미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굳이 정치활동 금지에 관한 규정을 따로 두면서 그 범위에 관하여는 ‘일체의 정치활동’이라고 표현하여 금지되는 정치활동에 한계를 두지 않고 있으므로, 이는 앞서 본 바와 같은 교원 및 교원이 담당하는 교육업무의 막중한 사회적 기능과 책임을 감안하여 특별히 정치활동 금지의 취지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③ 연혁적으로도 교원노조를 합법화하여 교원노조법을 제정할 때 교원 근로의 특수성, 국민의 학습권과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 침해될 가능성을 우려하여 이 같은 정치활동 금지를 명문화하였다. ④ 개인으로서의 교원과 달리 단체로 조직된 교원노조는 그 특성상 전국적인 단위에서 조직적으로 활동할 수 있고 그만큼 교육 및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도 크기 때문에 이러한 특성으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방지하기 위하여 특별히 교원노조법 제3조와 같은 규정을 둔 것으로 보인다. ⑤ 교원노조 조합원인 교원이라 하더라도 노조활동으로서가 아니라 개인적 활동 영역에서는 교원노조법 제3조가 적용되지 않으므로 조합원이 아닌 다른 교원과 비교하여 특별히 차별대우를 받는 것이 아니다. ⑥ 교원노조법 제6조 제1항에 따라 교원노조의 설립 취지와 활동 범위는 ‘교원노조 또는 그 조합원의 임금, 근무조건, 후생복지 등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에 한정되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 이 사건 시국선언 등이 교원노조법 제3조의 ‘정치활동’에 해당하는지 여부
이 사건 시국선언 등이 교원노조법 제3조의 ‘정치활동’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시국선언의 목적과 경위, 동기, 구체적 표현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5. 12. 선고 2005도4513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각 증거 및 사실관계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시국선언문에는 다양한 집단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어 있는 미디어법 개정과 4대강 개발사업 추진 등 정부 정책, 촛불집회와 피디수첩 관계자에 대한 수사, 용산화재 참사의 발생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등 복잡한 쟁점과 다양한 요소를 포함하고 있어 이념과 정파적 이해대립에 따라 사회구성원들 사이에 극명하게 찬반이 갈리는 특정사건들에 관하여 어느 일방에 완전히 치우친 견해가 지나치게 편파적으로 표출되어 있고, 현 정권을 극단적으로 비민주적인 군사정권에 비유하면서 이 사건 시국선언이 그에 대항하는 진정한 민주적 저항정신의 발로라고 주장하는 내용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비록 그 가운데 교육복지의 확대, 학교운영의 민주화, 학생인권의 보장 등 일부 교육정책에 관한 부분이 포함되어 있지만 이는 시국선언의 주된 논지가 아닌 점, ② ◇◇◇ 집행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2009. 5. 23.) 이후 정부의 각종 정책에 관하여 정파들 사이에 첨예한 대립이 이어지는 비상한 시점에 때맞춰 이 사건 시국선언 등을 함으로써 정부를 압박하고 ◇◇◇가 반대하는 정책의 결정 및 집행을 저지하거나 정부.집권 여당의 정책 추진을 반대하는 야당을 비롯한 다른 정치집단의 입장을 지지하려고 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이 사건 시국선언 등으로 말미암아 정부 정책에 관하여 사회적 이해관계가 다른 국민들 사이에 갈등과 혼란을 가중시키고 아울러 공무원인 교원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농후하였던 점 등 이 사건 시국선언의 내용, 시기, 사회 전반의 정치적 상황 및 시국선언이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시국선언 등은 정파적 이해관계에 치우치지 않고 그야말로 공정하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순수하게 각 사안에 따른 장단점에 의지하여 국가의 발전과 사회적 안정을 기도하였다기 보다는 오히려 사회 전반에 걸쳐 격렬한 정치적 투쟁이 전개되는 혼란기에 편승하여 특정 정치세력 또는 그 정책에 대한 일방적 비판과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서 이는 교원노조법 제3조에서 금지하고 있는 정치활동에 해당한다.
㈒ 이 사건 시국선언의 주체 및 교원노조법 제3조의 수명자
앞서 본 사실관계에 의하여 인정되는 것처럼 이 사건 시국선언이 개별 교원들로부터 자발적으로 시작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 집행위원회의 결정으로 기획되어 ◇◇◇ 산하 조직을 통하여 극히 짧은 시간에 전국적 단위에서 조직적으로 이루어졌고, 시국선언에 참여한 교사 중 상당수가 ◇◇◇ 소속 조합원이었으며 그 발표자, 발표수단 및 게재매체 등이 모두 ◇◇◇와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비록 이 사건 시국선언이 형식상 ◇◇◇가 아니라 시국선언에 서명한 교원들의 명의로 발표되었지만 사회통념에 비추어 이는 실질적으로 ◇◇◇가 그 조직ㆍ기구를 이용하여 주체적으로 한 행위로 보아야 한다.
교원노조법 제3조에서 교원노조 자체의 정치활동을 금지하고 있지만 교원노조의 실제 활동은 그 성질상 소속 조합원인 교원을 통하여 이루어질 수밖에 없으므로, 법에서 금지하는 정치활동은 비단 교원노조 뿐만 아니라 소속 조합원인 교원이 노조활동으로서 하는 행위에 대하여도 당연히 적용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 소결론
원고가 이 사건 시국선언 등에 참여한 행위는 교원노조법 제3조에서 금지하는 정치활동을 한 것으로서 위 규정에 위배된다.
(3) 국가공무원법 제66조 제1항 위반 여부
㈎ 국가공무원법 제66조 제1항의 의미
국가공무원법 제66조 제1항은 ‘공무원은 노동조합이나 그 밖에 공무 외의 일을 위한 집단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에서 말하는 ‘공무 외의 일을 위한 집단행위’란 공무가 아닌 어떤 일을 위하여 공무원들이 하는 모든 집단적 행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언론, 출판, 집회, 결사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 헌법 제21조 제1항, 헌법상의 기본원리, 국가공무원법의 취지, 국가공무원법상의 성실의무 및 직무전념의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공익에 반하는 목적을 위하여 직무전념의무를 해태하는 등의 영향을 가져오는 집단적 행위'라고 축소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05. 4. 15. 선고 2003도2960 판결, 헌법재판소 2007. 8. 30. 선고 2003헌바51, 2005헌가5(병합) 결정 등 참조]. 또한 어떤 행위가 위와 같은 집단적 행위에 해당하는 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단순히 행위자들이 행위의 명목으로 내세우는 사유뿐만 아니라 그 행위의 태양, 그 행위가 이루어진 시기.장소.동기.방법 및 행위의 구체적인 표현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관찰하여 그 해당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3. 24. 선고 2005도220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시국선언 등이 일부 교원들에 의해 집단적으로 이루어진 행위임은 다툼의 여지가 없으므로, 나아가 그것이 과연 공익에 반하는 목적을 위한 행위인지 및 직무전념의무를 해태하는 등의 영향을 가져오는 행위인지에 관하여 살펴본다.
㈏ 이 사건 시국선언 등이 공익에 반하는 목적을 위한 행위인지 여부
앞서 본 각 증거 및 사실관계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비롯하여 이 사건 시국선언 등이 이루어진 시기, 그 동기와 경위 및 구체적인 표현 내용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이 사건 시국선언 등은 공익에 반하는 목적을 위한 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① 교원노조법 제3조는 헌법과 관련 법률에 의하여 제도적으로 보장되고 있는 공무원 또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라는 중대한 공익을 실현하기 위하여 교원노조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 규정이다. 그런데 이 사건 시국선언 등은 교원노조법 제3조에 위배되는 행위로서 위 규정이 수호하려는 공익상의 요구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혹시 원고의 주장처럼 거기에 참여한 교원들은 공익을 추구하려는 의도 하에 그런 행위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개인의 내심에 있는 주관적 의도를 앞세워 함부로 현행 법령을 위반하는 것은 법치국가의 원리에 비추어 허용될 수 없으므로 그런 사정만으로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는 위법행위를 정당화할 수는 없다.
② 교원의 정치적 의사표현의 자유를 제한한 제반 법률 규정은 그 공익상의 필요, 입법 목적 및 그로 인해 제한되는 행위의 태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교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므로 헌법 제37조 제2항에 위배되지 않는다.
③ 이 사건 시국선언 등은 교원들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개별적으로 정치적 입장을 표명한 것이 아니라 ◇◇◇ 활동의 일환으로 전국적 단위에서 극히 조직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단순한 개인적 입장 표명에 머물렀을 때와는 전혀 달리 사회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 여기에 참여한 교원들은 그런 사정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오히려 그런 사정을 적극적으로 염두에 두고 현행 법령이 허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어느 일방에 지나치게 편향된 정치적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④ 이 사건 시국선언 등에서 주장된 시국상황에 대한 정치적 평가는 그 당시 국민 대다수에 의해 동의되는 상태라고는 단정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교육과 별로 관련이 없는 정부의 정책추진사항에 대하여 과격하고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정부 정책에 관하여 사회적 이해관계가 다른 국민들 사이에 오히려 갈등과 혼란을 유발하고 사회불안을 조장하는데 기여하였다.
⑤ 감수성이 예민하고 독자적인 정치적 판단능력이 미숙한 학생들에게 교사가 직.간접적으로 정치적 견해를 표명하는 경우 학생들은 쉽게 여기에 물들어 편향된 정치적 시각을 가질 개연성이 크고, 아울러 교원의 활동은 근무시간 내외를 불문하고 학생들의 인격 및 기본생활습관 형성 등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잠재적 교육과정의 일부분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 사건 시국선언 등은 감수성과 모방성, 수용성이 왕성한 학생들에게 가치판단의 혼란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 이 사건 시국선언 등이 직무전념의무를 해태하는 등의 영향을 가져오는 행위인지 여부
원고가 참여한 이 사건 시국선언 등이 앞서 본 바와 같이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및 교원의 정치적 중립의무를 저버린 중대한 위법행위로서 공익에 반하는 목적을 위한 것으로 인정되는 이상 이는 곧 직무전념의무를 해태하게 하는 등의 영향을 가져오는 행위에 해당한다.
비록 일선 교사들이 이 사건 시국선언문에 서명하는 시간 자체는 불과 몇분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직무전념의무를 해태하였는지 여부를 단지 시간의 길고 짧음만을 기준으로 판단할 것은 아니고, 뿐만 아니라 적어도 원고의 경우에는 ◇◇◇ ◈◈지부의 핵심 간부로서 이 사건 시국선언 등과 관련하여 기획 및 조직, 독려, 서명 취합 및 분석 등을 함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직무전념의무를 해태하는 등의 영향을 가져오는 집단행위는 근무시간 중에 행해졌거나 근무시간 외에서 행해졌거나 상관이 없으므로(대법원 2009. 6. 23. 선고 2006두16786 판결 참조), 이 사건 시국선언 발표행위 및 시국선언탄압 규탄대회가 근무시간 외에서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그것만 가지고 직무전념의무를 해태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 소결론
원고가 이 사건 시국선언 등에 참여한 행위는 공익에 반하는 목적을 위하여 직무전념의무를 해태하는 등의 영향을 가져오는 행위에 해당하므로, 원고는 이로써 국가공무원법 제66조 제1항 규정을 위반하였다.
(4) 국가공무원법 제56조 위반 여부
국가공무원법 제56조는 ‘모든 공무원은 법령을 준수하며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원고가 이 사건 시국선언 등에 참여함으로써 교원노조법 제3조 및 국가공무원법 제66조 제1항을 위반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위와 같이 법령 위반행위를 한 이상 원고가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는 국가공무원법 제56조에 저촉된다.
(5) 국가공무원법 제57조 위반 여부
국가공무원법 제57조는 ‘공무원은 직무를 수행할 때 소속 상관의 직무상 명령에 복종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원고는 소속 상관인 피고로부터 사전에 명시적으로 시국선언 서명운동 및 시국선언 참여 행위를 자제하라는 명령을 받았고, 제1차 시국선언 후에는 교육과학기술부가 ◇◇◇ 간부 등에 대하여 고발 및 중징계 방침을 천명하였다. 원고는 위와 같은 직무상 명령 및 정부의 방침을 정면으로 무시한 채 이 사건 시국선언 등에 참여하였으므로 위 규정 위반에 해당함이 분명하다.
원고는, 위와 같은 상관의 명령은 직무수행과 아무런 관련이 없고 오히려 헌법상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내용으로 위법한 명령이므로 거기에 복종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시국선언 등을 금지하는 것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려는 헌법상 요청에 부합하여 부득이 표현의 자유를 일부 제한하려는 것이지 그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것은 아니므로, 이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이라는 직무수행의 본질적 성격과 당연히 관련이 있다.
(6) 국가공무원법 제63조 위반 여부
국가공무원법 제63조는 ‘공무원은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그 품위가 손상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원고는 현행 법령에서 허용하지 않는 정치적 성격이 강한 교원노조의 집단행위에 참여함으로써 교사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하였다.
(7)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교원, 특히 보통교육과정에 종사하는 교원은 그 직책상 불편부당한 중립적 가치를 제시하여 다양한 가치 및 세계관 가운데 배우는 학생들이 스스로 정당한 가치관과 세계관을 세워나가도록 도와주어야 하는 책무를 부담하고 있으므로, 교원은 교육의 본질에 위배되는 정치적.사회적.종교적 세력 등에 의한 부당한 영향을 받지 않도록 신분이 보장되어야 하는 한편 이러한 영향을 거부하고 중립성을 지켜야 할 의무도 함께 지고 있는 점(헌법재판소 1991. 7. 22. 89헌가106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원고는 위와 같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마련된 현행 법령에 위반하여 이 사건 시국선언 등에 참여하였고, 그 참여 방법에 있어서도 일반 교사들과 같이 단순히 시국선언문에 서명하는 정도에 그친 것이 아니라 ◇◇◇ ◈◈지부의 핵심 간부로서 시국선언의 기획 및 조직, 독려, 서명 취합 및 분석 등의 절차를 주도한 것은 물론이고 시국선언탄압 규탄대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까지 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을 충분히 감안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은 그로써 달성하려는 공익에 비하여 원고에게 미치는 불이익이 더 크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을 함에 있어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하였다고 볼 수 없다.
(8)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고, 이를 다투는 원고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3. 결론
원고 청구 기각.
판사 황성주(재판장), 신정일, 김나영
출처: 원본 자료실에서 보기 ↗
본 자료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구체적 사안은 전문가 상담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