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폐업이 순전히 노조의 잦은 파업 때문이라는 내용으로 보도한...

번호
2010다50762
일자
2011-10-17

【원고, 피상고인】 전국금속노동조합 인천지부 콜트악기지회

【피고, 상고인】 주식회사 동아일보사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2점에 대하여

정정보도청구는 사실적 주장에 관한 언론보도가 진실하지 아니한 경우에 허용되므로 그 청구의 당부를 판단하려면 원고가 정정보도청구의 대상으로 삼은 원보도가 사실적 주장에 관한 것인지 단순한 의견표명인지를 먼저 가려보아야 한다.

여기에서 사실적 주장이란 가치판단이나 평가를 내용으로 하는 의견표명에 대치되는 개념으로서 증거에 의하여 그 존재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사실관계에 관한 주장을 말한다. 이러한 개념이 반드시 명확한 것은 아니다. 언론보도는 대개 사실적 주장과 의견표명이 혼재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어서 그 구별기준 자체가 일의적이라고 할 수 없고, 양자를 구별할 때에는 당해 원보도의 객관적인 내용과 아울러 일반의 독자가 보통의 주의로 원보도를 접하는 방법은 전제로, 사용된 어휘의 통상적인 의미, 전체적인 흐름, 문구의 연결 방법뿐만 아니라 당해 원보도가 게재한 보다 넓은 문맥이나 배경이 되는 사회적 흐름 및 독자에게 주는 전체적인 인상도 함께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6. 2. 10. 선고 2002다49040 판결 등 참조). 한편 '진실한 사실'이라고 함은 그 내용 전체의 취지를 살펴볼 때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는 사실이라는 의미로서 세부에 있어 진실과 약간 차이가 나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더라도 무방하다(대법원 2002. 1. 22. 선고 2000다37524,37531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이 사건 기사는 "노조의 강경투쟁 때문에 직원 120여 명이 평생직장을 잃고 모두 거리로 나앉게 됐다."는 부평공장 생산부장 이○○의 인터뷰 내용을 소개하고 폐업의 원인에 대하여 노조의 장기파업에 따른 경영압박과 누적된 적자 때문이라고 요약하면서 원고가 2002년 금속노조연맹에 가입한 뒤 매년 잦은 파업을 하였다고 기술하고 해외 바이어의 방문 무산이나 거래처 변경 등의 사례를 든 후 회사 경영이 적자로 돌아서 결국 폐업하게 되었다는 취지로 되어 있으며, 피고는 '인천 두 기업 엇갈린 운명'이라는 제목으로 이 사건 기사 왼쪽에 '14년 무파업 선물'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나란히 배치하였는데, 위 기사는 14년 동안 매출액이 9,058억 원에서 5조 원으로 초고속 성장한 동국제강 인천제강소의 성장은 14년 동안 노동조합의 파업이 없었던 덕분이라는 취지로 되어 있으므로, 이와 같은 이 사건 기사의 전체적인 흐름이나 기술 방식, 관련기사와의 배치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 기사를 접하게 되는 일반 독자들로서는 콜트악기 주식회사(이하 '콜트악기'라고 한다)가 순전히 원고의 잦은 파업 때문에 폐업하게 되었다는 취지로 받아들일 것으로 보인다고 한 다음, 콜트악기의 폐업에는 이 사건 기사에서 원고의 파업으로 압축하여 표현하고 있는 노사문제만이 아니라 생산기지의 해외 이전이라는 경영상의 판단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였다고 보이는데도 콜트악기 의 폐업이 순전히 원고 노동조합의 잦은 파업 때문이라는 내용으로 보도한 이 사건 기사는 허위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위배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명예훼손에 있어서의 사실과 평가·의견표명의 구별, 정정보도청구 사건에 있어서의 진실성의 판단 및 구두변론주의와 직접심리주의에 관한 법리를 위반한 잘못이 없다.

2.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언론·출판의 자유와 명예보호 사이의 한계를 설정함에 있어서 표현된 내용이 사적관계에 관한 것인가 공적관계에 관한 것인가에 따라 차이가 있다. 즉 당해 표현으로 인한 피해자가 공적인 존재인지 사적인 존재인지, 그 표현이 공적인 관심사안에 관한 것인지 순수한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사안에 관한 것인지, 그 표현이 객관적으로 국민이 알아야 할 공공성, 사회성을 갖춘 사안에 관한 것으로 여론형성이나 공개토론에 기여하는 것인지 아닌지 등을 따져보아 공적존재에 대한 공적 관심사안과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사안 간에는 심사기준에 차이를 두어야 하며, 당해 표현이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사안에 관한 것인 경우에는 언론의 자유보다 명예의 보호라는 인격권이 우선할 수 있으나, 공공적·사회적인 의미를 가진 사안에 관한 것인 경우에는 그 평가를 달리하여야 하고 언론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 완화되어야 하며, 피해자가 당해 명예훼손적 표현의 위험을 자초한 것인지의 여부도 또한 고려되어야 한다(대법원 2002. 1. 22. 선고 2000다37524,37531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이 사건 기사는 콜트악기 부평공장의 폐업이 순전히 원고의 잦은 파업 때문이라고 보도함으로써 원고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켜 명예를 훼손하였다고 판단한 다음, 이 사건 기사의 작성 당시 피고 소속 기자는 콜트악기 사용자측의 진술을 듣기는 하였으나, 원고측에게는 아무런 사실관계의 확인을 하지 아니한 점, 피고 소속 기자가 당시 확인할 수 있었던 콜트악기 및 관련 회사들의 자산상황, 매출, 당기순이익 등 경영상태에 대한 자료들만이라도 객관적으로 인용하였다면 이 사건 기사에 나타난 오류는 쉽게 피할 수 있었다고 보이는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이 사건 기사의 내용을 진실이라고 믿은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명예훼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공적 사안에 관한 언론보도의 허용범위를 지나치게 제한하거나 충돌하는 이익에 대한 비교형량을 그르친 잘못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전수안(재판장), 김지형, 양창수, 이상훈(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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