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유니온숍 협정을 이유로 산별노조의 단체교섭을 거부해선 안된...
- 번호
- 2010카합355
- 일자
- 2011-02-28
【채권자】 전국운수산업노동조합
【채무자】 ○○운수 주식회사
1. 채권자가 채무자를 위하여 보증으로 3천만원을 공탁하거나 위 금액을 보험금액으로 하는 지급보증위탁계약 체결문서를 제출하는 것을 조건으로, 채무자는 2010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 체결에 관한 채권자의 단체교섭 청구를 거부하여서는 아니된다.
2. 집행관은 위 취지를 적당한 방법으로 공시하여야 한다.
3. 채권자의 나머지 신청을 기각한다.
4.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신청취지】
주문 제1, 2항 및 채무자가 제1항 기재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 위반행위 1회당 1,00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채권자에게 지급하라.
1. 기초사실
이 사건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의 각 사실이 소명된다.
가. 채권자는 전국의 운수산업 및 관련 분야에 종사하는 근로자 등을 조직대상으로 하여 2007.1.31 설립된 산업별 노동조합으로(이하 ‘채권자 노조’라 한다), 그 산하에 택시, 버스, 항공, 공항항만 본부와 지부를 두고 있고, 최하부 조직으로 지회, 분회를 두고 있다.
나. 채무자는 버스운전 노동자 약 105명을 고용하여 경기도 일원에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을 주된 사업으로 하는 주식회사(이하 ‘채권자 노조’라 한다), 그 산사에 택시, 버스, 항공, 공항항만 본부와 지부를 두고 있고, 최하부 조직으로 지회, 분회를 두고 있다.
나. 채무자는 버스운전 노동자 약 105명을 고용하여 경기도 일원에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을 주된 사업으로 하는 주식회사(이하 ‘채무자 회사’라 한다)이다.
다. 채무자 회사에는 신청외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경기지역자동차노동조합 ○○운수지부’(이하 ‘이 사건 지부’라 한다)가 구성되고 있고, 채무자 회사는 2010.8.30 이 사건 지부와 사이에 2010.7.1부터 2012.6.30까지 유효한 단체협약을 체결하였으며, 위 단체협약에는 이른바 ‘유니온숍(Union Shop)’ 협정이 존재한다.
라. 채무자 회사 소속 근로자로서 이 사건 지부에 가입되어 있던 근로자들 중 약 22명(이하 ‘이 사건 근로자들’이라 한다)은 2010. 3.경 내지 같은 해 6.경 사이에 채권자 노조에 가입하였고, 이에 따라 ‘채권자 노조의 버스본부 ○○운수지회’가 설치되었다.
마. 채권자 노조는 2010.9.7, 2010.9.28, 2010.10.25 등 수차례에 걸쳐 채무자 회사에게 채권자 노조의 조합원들인 이 사건 근로자들을 위한 2010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 체결에 관한 단체교섭(이하 ‘이 사건 단체교섭’이라 한다)을 요구하였으나, 채무자 회사는 이미 채무자 회사에 이 사건 지부가 조직되어 있어 채권자 노조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상 설립이 금지된 복수노조에 해당하고, 이 사건 지부와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위 단체교섭 청구에 응하지 아니하고 있다.
2. 판단
가. 피보전권리에 관한 판단
1) 채무자 회사의 단체교섭 의무
노동조합법에 의하면, 노동조합의 대표자는 그 노동조합 또는 조합원을 위하여 사용자나 사용자단체와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을 가지고(제29조 제1항), 노동조합과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는 신의에 다라 성실히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하여야 하며, 정당한 이유 없이 교섭 또는 단체협약의 체결을 거부하거나 해태하여서는 아니된다(제30조)고 규정하고 있다.
위 기초사실에 의하면, 채무자 회사는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채권자 노조의 이 사건 단체교섭 청구에 응할 의무가 있다.
2) 채무자 회사의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채무자 회사는, 이 사건 근로자들이 채권자 노조에 가입한 사실을 인정할 수 없고, 설사 이 사건 근로자들이 채권자 노조에 가입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이 사건 근로자들이 모두 이 사건 지부에 가입되어 있고 이 사건 지부를 탈퇴하지 않은 상태에서(이 사건 지부와 채무자 회사외의 단체협약에는 유니온숍 협정이 존재하고, 따라서 이 사건 근로자들이 채무자 회사에 재직하는 한 이 사건 지부의 조합원의 지위를 유지한다) 채권자 노조에 중복가입한 것으로서 효력이 없으므로, 이 사건 근로자들이 채권자 노조의 조합원들임을 전제로 하는 이 사건 신청은 이유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이 사건 근로자들이 채권자 노조에 가입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설사 채무자 회사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 근로자들이 이 사건 지부에서 탈퇴를 하지 아니하여 여전히 이 사건 지부의 조합원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가정하더라도, 노동조합법 제5조는 ‘근로자는 자유로이 노동조합을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근로자들의 노동조합 가입을 특별히 규제하고 있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채권자 노조와 이 사건 지부가 이른바 복수노조에 해당되지 않는 이상 이 사건 근로자들은 이 사건 지부의 탈퇴 여부와 상관없이 채권자 노조의 조합원이 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채무자 회사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 채무자 회사는, 채권자 노조가 노동조합법에 의하여 설립이 금지되는 복수노조에 해당하므로, 채권자 노조는 단체교섭을 청구할 적법한 권리가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노동조합법 제5조는 ‘근로자는 자유로이 노동조합을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원칙적으로 복수노조의 설립을 전면적으로 허용하면서도 노동조합법 부칙(법률 제9930호, 2010.1.10) 제7조 제1항에서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노동조합이 조직되어 있는 경우에는 제5조에도 불구하고 2011.6.30.까지는 그 노동조합과 조직대상을 같이하는 새로운 노동조합을 설립할 수 없다‘고 규정하여(노동조합법 제정 당시부터 부칙에서 규정하고 있는 내용으로서, 그 후 순차 설립 금지 기한이 연장되어 현재에 이르렀다) 한시적으로 이른바 복수노조의 설립을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 ① 위 부칙 제7조 제1항의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노동조합이 조직되어 있는 경우’는 (가)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이 서립되어 있는 경우를 가리키는 것이고, (나) 독립한 근로조건의 결정권이 있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 소속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한, 초기업적인 산업별·직종별·지역별 단위노동조합의 지부 또는 분회로서 독자적인 규약 및 집행기관을 가지고 독립한 단체로서 활동을 하면서 당해 조직이나 그 조합원에 고유한 사항에 대하여는 독자적으로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체결 능력을 가지고 있어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에 준하여 볼 수 있는 경우도 포함된다. 그리고 ② 새로 설립된 노동조합이 기존의 기업별 노동조합과 조직대상이 중복되더라도 그 조직형태의 실질이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의 근로자만을 조직대상으로 한정하지 않은 산업별 노동조합인 경우에는, 그 산업별 노동조합은 기존의 기업별 노동조합과의 관계에서 위 부칙 제7조 제1항 소정의 설립이 금지되는 복수노조는 아니라고 할 것이므로, 기존의 기업별 노동조합이 설치된 사업장에 속한 근로자들은 새로이 설립된 산업별 노동조합의 조합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대법원 2008.12.24. 선고 2006두1540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① 채무자 회사가 제출한 자료들만으로는 이 사건 지부가 ‘기업별 단위노동조합’ 또는 ‘산업별 노동조합의 지부로서 독립성을 갖추어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에 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점을 소명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소명할 만한 자료가 없고, 따라서 이 사건 지부와 채권자 노조는 위 부칙 제7조제1항에서 말하는 복수노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채무자 회사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또한, ② 설사 이 사건 지부가 ‘산업별 노동조합의 지부로서 독립성을 갖추어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에 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채권자 노조는 그 조직형태의 실질이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의 근로자만을 조직대상으로 한정하지 않는 산업별 노동조합에 해당하고(채무자 회사는 채권자 노조가 그 실질에 있어서는 ‘기업별 단위노동조합’ 내지 ‘이에 준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채권자 노조는 산업별 노동조합에 해당한다는 점이 소명되므로, 채무자 회사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따라서 이 사건 지부와 채권자 노조는 위 부칙 제7조 제1항에서 말하는 복수노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채무자 회사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다) 채무자 회사는, 채무자 회사와 이 사건 지부 사이에 체결된 단체협약상 유니온숍 협정이 유효하게 존재하는 이상, 이 사건 근로자들이 채권자 노조에 가입하여 채권자 노조가 별도로 이 사건 단체교섭 청구를 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유니언 숍 협정이 체결된 노동조합을 탈퇴하여 조직대상을 같이 하면서 독립된 단체교섭권을 가지는 다른 노동조합에 가입하는 경우, 이를 허용한다면 사실상 회사 내에는 단체교섭권을 가지는 노동조합이 복수로 존재하게 되어 유니언 숍 협정의 근본이 와해되어 유니언 숍 협정은 유명무실한 것이 되어 버리는 결과가 되므로, 이와 같은 경우에도 유니언 숍 협정이 적용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나(대법원 2002.10.25. 선고 2000다23815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법리는 어느 근로자가 일정한 이유로 노동조합을 탈퇴하고 다른 노동조합에 가입한 경우 유니언 숍 협정을 적용하여 해당 근로자를 해고하는 것이 정당한지에 관한 판단에 적용되는 것이고, 이 사건과 같이 이 사건 근로자들의 채권자 노조 가입의 효력이나 채권자 노조의 단체교섭 권한의 존부에 관한 판단에 직접 적용할 것은 아니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채무자 회사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또한, 설사 위와 같은 법리를 직접 적용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의 경우 채무자 회사가 제출한 자료들만으로는 채권자 노조와 이 사건 지부(또는 이 사건 지부가 소속되어 있는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내지는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경기지역자동차노동조합’)가 모두 그 조직대상을 같이 하는 노동조합이라는 점을 소명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소명할 만한 자료가 없고, 그렇다면 이 사건 근로자들이 채권자 노조에 가입하여 채권자 노조가 이 사건 단체교섭을 청구하는 것이 채무자 회사와 이 사건 지부 사이에 체결된 단체협약상 유니언 숍 협정으로 인하여 허용될 수 없다고 볼 것은 아니므로, 이러한 점에서도 채무자 회사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그렇다면, 결국 채무자 회사는 정당한 이유 없이 채권자 노조의 이 사건 단체교섭 청구를 거부하고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가처분 신청은 그 피보전권리에 관한 충분한 소명이 있다.
나. 보전의 필요성에 관한 판단
1) 노동조합이 병존하는 경우 각 노동조합은 독자적인 존재의의를 가지고 그 고유의 단결권 및 단체교섭권을 보장받아야 하므로, 설사 병존하는 노동조합 중 하나의 노동조합과 이미 단체협약이 체결되어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모든 근로자에게 적용된다고 가정하더라도, 다른 노동조합은 여전히 단체교섭을 통하여 그 단체협약보다 유리한 단체협약을 체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만일 병존하는 노동조합에 의해 각 체결된 단체협약의 개별 규정 중 충돌이 있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른바 ‘유리한 조건 우선의 원칙’이나 ‘보충의 원칙’에 의하여 해결하여야 할 것이다), 반면 병존하는 노동조합 중 일방의 단체교섭권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해당 노동조합의 존재의의를 상실하게 하는 결과가 될 우려도 있다.
위와 같은 사정 및 앞서 본 바와 같이 채무자 회사가 정당한 이유 없이 채권자 노조의 이 사건 단체교섭 청구를 거부하고 있는 상활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가처분 신청은 그 보전의 필요성도 충분히 소명된다.
2) 이에 대하여 채무자 회사는, 이 사건 근로자들이 이 사건 지부에도 중복 가입되어 있어 이미 채무자 회사가 이 사건 지부와 체결한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고 있으며, 노동조합법에 의하여 2011.7.1부터 복수노조 허용에 따른 교섭창구 단일화가 시행되므로, 채권자 노조가 이 사건 근로자들을 위하여 지금 바로 이 사건 단체교섭을 하여야 보전의 필요성이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으나, 채무자 회사와 이 사건 지부 사이에 이미 단체협약이 체결되어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적용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채권자 노조로서는 여전히 단체교섭의 필요성이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2011.7.1부터 복수노조 허용에 따른 교섭창구 단일화가 시행된다는 사정이나 이 사건 근로자들이 채무자 회사 소속 근로자들 중 소수에 불과하다는 등의 사정은 채무자 회사가 채권자 노조의 이 사건 단체교섭 청구를 거부 내지 보류할 수 있는 정당한 이유가 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채무자 회사의 위 주장은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다. 집행관 공시명령 신청에 대한 판단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채권자 노조와 채무자 회사 간의 이 사건 단체교섭 청구 및 거부의 경위, 이 사건 단체교섭에 관한 채무자 회사의 태도, 기타 제반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주문 제1항 기재 명령을 공시할 필요성이 소명된다.
라. 간접강제 신청에 대한 판단
채권자 노조는 채무자 회사에 대한 이 사건 단체교섭 청구 거부 금지에 관한 간접강제를 아울러 구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은 채무자 회사가 그동안 이 사건 단체교섭 청구를 거부한 이유, 이 사건 소송의 경과, 기타 제반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가처분결정에 의하여 채무자 회사에 대하여 주문 제1항 기재와 같은 부작위의무를 명함으로써 이 사건 신청의 목적은 일응 달성된 것으로 보이고, 채무자 회사가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것에 대비하여 미리 간접강제를 명할 필요성에 대하여는 그 소명이 부족하므로, 채권자 노조의 이 부분 신청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신청은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신청은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판사 강승준(재판장), 김현진, 박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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