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결재권자가 부당하게 조퇴 허가를 하지 아니함으로써 몸이 아...
- 번호
- 2011가단28276
- 일자
- 2013-09-16
1. 사립학교 교원이 조퇴를 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미리 학교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할 것이나, 무릇 교원의 건강과 모성을 보호해야 하는 학교장으로서는 교원이 ‘몸이 아파 병원에 가야 한다’는 이유로 조퇴 허가 신청을 하는 경우 그와 같은 사유가 거짓이라는 등의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이를 허가할 의무가 있고, 만일 학교장이 부당하게 허가를 하지 아니함으로써 몸이 아픈 교원이 바로 병원에 찾아가 진료를 받지 못한 채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겪게 하였다면 이는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보아야 한다.
2. 교원인 원고가 거듭하여 ‘몸이 아파 병원에 가야 한다’는 이유로 조퇴 허가 신청하였음에도, 학교장을 보좌하여 학교를 운영하는 교감인 피고가 합리적인 이유도 없이 평소 사이가 좋지 않던 원고가 조퇴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원고로 하여금 바로 병원에 찾아가 진료를 받지 못한 채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겪게 하였으므로, 이는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한 사례
【원 고】 원고
【피 고】 피고
【변론종결】 2013. 5. 24.
1. 피고는 원고에게 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1. 7. 12.부터 2013. 7. 19.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이를 3분하여 그 2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5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1. 7. 12.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2002. 4. 1. OO고등학교의 영어교사로 부임하여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고, 피고는 1982. OO고등학교에 부임한 후 1998. 9. 1. 교감으로 승진하여 현재까지 교감으로 재직하고 있다.
나. 원고는 2011. 7. 12. 08:50부터 12:40분까지 3교시에 걸쳐 OO고등학교 3층에서 2학년 5반 학생 14명을 대상으로 국가성취도 평가시험을 치르게 하면서 동료교사 2명과 함께 시험 감독을 하게 되었다.
다. 당시 원고는 임신 3개월 상태였는데 시험감독 중 약간의 진통을 느꼈으나 참다가 마침내 시험이 끝났고, 같은 날 12:50쯤 심하게 복통을 느껴서 2층에 있는 피고에게 찾아가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급히 병원에 좀 가봐야겠다’고 이야기하였으나, 평소 원고와 사이가 좋지 않던 피고는 응시현황이 마감되어야 조퇴할 수 있다며 이를 거절하였다.
원고는 진통이 심하여 같은 날 13:40경 다시 피고에게 조퇴를 요청하였으나 피고는 자신이 교육청에 답안지를 주고 와야 조퇴할 수 있다며 이를 거절하였다.
원고는 복통이 너무 심하고 어지럼 증세까지 있어 같은 날 14:10경 2층에 있는 피고에게 찾아갈 수 없어서 인터폰으로 피고에게 조퇴를 요청했으나 안 된다며 거절하였다.
원고는 복통이 점점 심하여 같은 날 14:25경 교장 000에게 전화로 ‘몸이 너무 아파서 조퇴를 해야겠다’고 이야기 하였더니 위 교장은 피고와는 달리 어서 빨리 병원에 가라고 하락하였다.
원고는 같은 날 14:30경 통증을 참으며 학교 건물 서편에 주차된 원고 차량을 운전하여 조금 진행하는 순간, 중앙 현관 쪽에서 피고가 운전하는 차량이 경적을 울리면서 다가와 원고 차량 측면을 가로막았다. 원고는 피고에게 자신이 지금 임신 중인데 지금 위급한 상황이고 더 이상 진통을 참을 수 없어 병원에 가봐야 한다고 사정하였으나, 피고는 자신이 교육청에 가서 마무리를 짓고 올 때까지 못 간다며 다시 교무실에 들어가서 자신이 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하였다. 원고는 순간 피고의 지시를 무시하고 조퇴할 경우 피고가 과거에 몇 차례 그랬던 것처럼 향후 무슨 이유를 들어 징계에 회부할지, 업무를 핑계로 어떻게 괴롭힐지 겁이 나서 다시 차를 돌려 교무실로 돌아갔다.
라. 하지만 원고는 교무실에서 통증이 너무 심하였고, 같은 교무실을 쓰는 교사 A와 B가 몸이 우선이라고 말하면서 무시하고 빨리 병원에 가보라고 권하여 다시 있는 힘을 다하여 가장 가까운 병원인 000산부인과에 갔는데, 의사는 임신 3개월 만에 유산되었다며 급히 수술을 하지 않으면 산모가 위험하다고 하면서 자궁소파수술을 시행하였다. 원고는 다음날인 2011. 7. 13. 광주시에 있는 00산부인과로 옮겨 2011. 7. 21. 까지 입원치료를 받고 퇴원하였다.
[인정근거] 갑 1호증의 1, 2, 갑 3 내지 10호증, 을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판단
가. 사립학교법은 사립학교의 교원의 복무에 관하여는 국·공립학교의 교원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16조 제4항은 행정기관의 장은 연가 신청을 받았을 때에는 공무 수행에 특별한 지장이 없으면 허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17조 제3항은 질병이나 부상 외의 사유로 인한 지각·조퇴 및 외출은 누계 8시간을 연가 1일로 계산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18조 제1항은 행정기관의 장은 소속 공무원이 질병 또는 부상으로 인하여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 해당할 경우 등에는 연 60일의 범위에서 병가를 허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규정 등에 비추어 볼 때, 사립학교 교원이 조퇴를 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미리 학교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할 것이나, 무릇 교원의 건강과 모성을 보호해야 하는 학교장으로서는 교원이 ‘몸이 아파 병원에 가야 한다’는 이유로 조퇴 허가 신청을 하는 경우 그와 같은 사유가 거짓이라는 등의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이를 허가할 의무가 있고, 만일 학교장이 부당하게 허가를 하지 아니함으로써 몸이 아픈 교원이 바로 병원에 찾아가 진료를 받지 못한 채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겪게 하였다면 이는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보아야 한다.
나. 앞서 본 사실관계를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볼 때, 피고는 OO고등학교의 교장을 보좌하여 학교를 운영하는 중간 결재권자로서 교원인 원고가 거듭하여 ‘몸이 아파 병원에 가야 한다’는 이유로 조퇴 허가 신청을 하였으므로, 원고로 하여금 학교장의 허가를 받아 조퇴할 수 있도록 필요하고도 적정한 조치를 취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합리적인 이유도 없이 평소 사이가 좋지 않던 원고가 조퇴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몸이 아픈 원고가 바로 병원에 찾아가 진료를 받지 못한 채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이러한 피고의 행위는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금전으로나마 이를 위자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인데, 그 액수는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이 사건 변론과정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5,000,000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원고는 피고의 이 사건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유산이 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갑 3호증의 기재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 즉 원고는 2011. 7. 11. 000산부인과에 갔는데 당시 태아의 심장박동소리가 들리지 않아 자연유산이 의심되어 절대안정을 취하고 경과를 관찰하여야 한다는 의사의 소견이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의 이 사건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유산이 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위자료 액수를 정함에 있어 이 부분은 고려하지 아니한다).
결국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 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불법행위일인 2011. 7. 12.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투는 것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13. 7. 19.까지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심재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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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자료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구체적 사안은 전문가 상담을 권합니다.